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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님의 서재입니다.

어나더 라이프 (another life)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SF

복면
작품등록일 :
2017.06.26 11:24
최근연재일 :
2017.11.01 07:40
연재수 :
1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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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206
추천수 :
4,601
글자수 :
1,045,870

작성
17.10.18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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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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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글자
12쪽

뱀파이어 저항세력(6)

DUMMY

클로드는 둘이 도대체 왜 저렇게 웃는 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일단 일을 매듭지어야 하니 넘어가기로 했다.

뭐 어쨌든 질질 짜는 것보다는 차라리 웃는게 상대하기는 쉬웠으니까.

하이로슈와 크리스티나는 한참을 그렇게 웃고 나더니 감사의 인사를 건네왔다.


“고마워요. 이상한 인간.”

“후후··· 정말 고마워요.”

“아니에요. 뭐 그냥 제 일을 처리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뿐이니까 딱히 감사 받을 일도 아니죠.”

“그래도 고마운 건 사실이죠 이상한 인간.”

“그래요, 저 쓰레기 같은 놈은 우릴 너무 오랜 기간 괴롭혀 왔죠. 고마워요 인간.”

“후··· 일단 알려준 것처럼 전 클로드란 이름이 있으니 그 ‘인간’이란 소리는 그만해 줄래요?”

“그럼 저도 티나라고 불러주세요.”

“나도 로슈라고 불러도 되요, 인간.”

“끄응··· 알았어요 티나, 로슈. 근데 왜 이런데 붙들려 있었던 거에요?”


클로드는 보다 자세한 사정을 이해하기 위해 둘에게 물었다.

둘의 얘기를 들어보니 찰리는 외성의 수문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많은 빈민가의 뱀파이어들을 착취해 왔다고 한다.

하이로슈와 크리스티나의 아버지들은 비록 귀족은 아니지만 강력한 힘을 지닌 몬스터 사냥꾼이었다.

둘은 거성 밖에 나가 몬스터를 사냥하여 얻은 수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거성 밖으로 나가려면 성문을 거쳐야 했고, 출입은 찰리가 통제하고 있었다.

매번 몬스터를 사냥하더라도 통행세 명목으로 대부분의 부산물을 빼앗겨서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거성 밖에 나가 몬스터를 사냥하고 그 피를 섭취하지 않으면 사냥할 힘조차 잃게 되기에 사냥을 해도 찰리의 배만 불려주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멈출 수가 없었다.

가끔씩은 피를 몰래 숨겨 들어오는 것에 성공하여 딸이나 이웃들에게 피를 나눠줄 수 있었는데, 찰리 녀석이 이를 어찌 알았는지 검색을 강화하면서 더 이상 이렇게 피를 공급할 수 없게 되었다.


나날이 쇠약해지는 딸들을 보며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된 둘은 결국 성 밖으로 몰래 나갔다 오기로 결심했다.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에는 강력한 힘을 지닌 수문장 찰리 정도의 뱀파이어가 아니면 일반 보초들은 나올 수 없으니 이 때 로브와 각종 천으로 몸을 꽁꽁 싸매고 몰래 성벽을 타 넘어 밖에 나가 사냥을 했다.

돌아올 때는 다시 동이 터 오며 보초들이 햇빛을 피해 집으로 돌아간 뒤에 다시 성벽을 타 넘어 거성으로 돌아오는 위험한 줄타기는 다행이 성공적이었다.

아무리 둘이 강력한 힘을 지녔다 하더라도 햇빛 밑에서 움직이면 힘이 엄청나게 제약되고, 귀족급의 힘을 지닌 이들과 달리 햇빛에 직접적으로 노출이라도 되면 죽을 수도 있기에 굉장히 위험하고 고된 일이었다.


하지만 그 성과가 너무도 컸다.

둘은 원래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사냥을 나갔는데, 그 한 번의 몰래 한 사냥으로 거의 두 달치의 수입을 올릴 수 있었던 것.

무엇보다 그 달콤하고 향기로운 데다 강력한 힘까지 지닌 피!!

자신들과 두 딸에게 나눠주고도 한참이나 남아 집에 비축해 둘 수 있을 정도의 양이었다.

그래서 둘은 간간이 이렇게 몰래 거성을 나가 몬스터를 잡게 되었다.

더 이상 통행세를 내고 거성 밖으로 나갈 이유는 없어졌지만, 의심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밖으로 사냥을 나가 통행세를 뜯기는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문제가 생긴 것은 그들의 두 딸 때문이었다.

절친한 친구인 아버지들의 영향과 어머니가 모두 안 계시다는 공통점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마치 친자매처럼 자라난 둘은 상당한 미모를 지니고 있었다.

여기에 둘의 아버지가 몬스터를 잡아 피를 충분히 마실 수 있게 해 주면서 둘의 미모는 마치 만개한 꽃처럼 절정기를 맞게 되었다.

사실 뱀파이어의 미모는 그 강력한 힘에 비례하는 편이고, 둘 모두 아버지의 강력한 힘에 충분한피의 공급이 이루어지자 빈민가 출신으로 보기에는 힘든 외모를 가지게 되었던 것.

찰리는 예전부터 이런 둘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었고, 그 때문에 이 둘의 아버지에게 가혹한 통행세를 징수하는 등 여러가지로 수작을 부리고는 했던 것이다.

그러던 차에 그토록 괴롭혔는데도 오히려 사냥꾼 둘의 얼굴이 전보다 더 생생해 보이고 형편도 점점 더 나아지는 것 같아 이상하게 생각한 찰리가 감시의 눈길을 보내면서 일이 틀어졌다.

마음씨가 곱고 이웃들과 친하게 지내던 로슈와 티나가 몰래 다른 이웃들에게도 남는 피를 나눠주고 있었고, 둘에게 치근덕대곤 하던 동네 양아치들이 이를 눈치채는 바람에 이 사실이 찰리의 귀에 들어간 것.

찰리는 이 사실을 알게 되자 몰래 사냥을 갔다 오던 로슈와 티나의 아버지들을 현장에서 체포하여 감옥에 가두었고, 둘에게 아버지들을 구하고 싶으면 자신의 시중을 들 것을 요구했다.

귀족들은 이런 빈민들에게는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고, 이런 거성 출입에 관련된 일은 찰리의 관할로 막강한 권한을 자랑했기에 둘은 저항할 수 없었다.

마음만 먹으면 찰리는 충분히 둘의 아버지를 기둥에 묶어 햇빛 밑에서 타 죽게 하는 잔인한 처형까지 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둘은 찰리에게 끌려온 지 벌써 한 달 가까이 되었고, 아버지들을 인질로 잡은 찰리에게 별다른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클로드가 나타나 찰리를 처치해 버린 것이다.


“이야··· 정말 죽을 놈이 죽었네요. 다행입니다.”

“맞아요. 살아있어 좋을 것이 하나도 없는 놈이었죠.”

“그런데 그럼 둘의 아버지들은 어디 있는데요?”

“찰리 그 나쁜 자식이 아버지와 우리를 괴롭히려고 이 곳에 데려와 가둬놨어요.”

“어? 그럼 아버지들부터 가서 풀어줘야 하는 것 아니에요?”


클로드가 니들은 그런 상황에 아이템부터 챙기고 있었냐라는 듯 책망하는 눈초리로 쳐다보자 둘은 화들짝 놀라 변명했다.


“우리가 졸음은 참고 이렇게 움직이고 있어도 햇볕 밑에서 움직이는 건 무리에요.”

“아버지들은 옥상에 있는 감옥에 갇혀 있어서 우린 가까이 갈수도 없어요.”

“그래요? 옥상으로 가는 계단은 못 본 것 같은데···”

“그건 이 방 뒤쪽에 있어요. 감옥 쪽으로 통하는 길이라 찰리가 머무는 곳을 통해서만 갈 수 있죠.”

“흠··· 그렇군요. 일단 전 아무런 영향이 없으니 가서 한 번 봐야겠군요.”


‘잘 하면 저항세력에 끌어들여도 되겠는 걸?’


원래 퀘스트 디자인이 이런 식으로 되어있는 것인지 알아서 세력을 늘릴 수 있게 되자 클로드는 기쁜 마음이 들었다.


“올라가면 꼭 조심해야 돼요.”

“함부로 문이나 창문을 열게 되면 당신이야 괜찮을 지 몰라도 이미 쇠약해진 아버지들은 버티지 못할 거에요.”

“알겠습니다. 둘은 일단 여기서 기다려요.”


클로드는 티나와 로슈에게 그렇게 말하고 자신이 들어왔던 곳 반대편에 달려있는 문으로 방을 나섰다.

짧은 복도를 지나치자 다시금 방으로 통하는 문이 나오고, 문을 열고 들어서자 화려한 침대와 함께 갖가지 물건들로 치장되어 있는 커다란 방이 눈에 들어왔다.


“휘유~ 그동안 얼마나 해 먹은 거야?”


방은 각종 무구부터 옷, 보석, 특이한 장식품들로 가득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법.

클로드는 건질 것이 없나 방을 뒤지고 다니기 시작했다.


‘역시 RPG는 남의 집을 털어먹는 맛이지~’


콧노래까지 부르며 방을 뒤진 클로드는 약 10분 뒤 머리를 감싸 쥐며 털썩 주저 앉았다.


“제길··· 이게 뭐야···”


보기에는 화려하고 물건들로 가득 차 있었지만, 실제 아이템으로 쓸 수 있는 것은 옷 몇 벌과 보석들 뿐.

그것 마저도 장비로 착용한다 기 보다는 관상용이나 상점에 팔아 골드를 챙기는 용도였다.


“겨우 건진 게 이거야?”


[델피노의 멧돼지 같은 지구력 장화]

등급: 고유

종류: 방어구

방어력: 120

체력+20, 이동속도+10%

전설적인 모험가 델피노가 사용하던 장화.

10,000 걸음을 걸을 때 마다 체력이 영구히 1증가한다.

<소유자:뚜벅이>


[델피노의 여행자용 노숙 망토]

등급: 고유

종류: 방어구

방어력: 80

체력+20, 마법저항력+5%

전설적인 모험가 델피노가 사용하던 망토.

노숙을 하더라도 충분한 체력을 유지시켜 준다.

망토 착용상태로 6시간 이상 한 자리에서 노숙 시 8시간동안 체력+30.

<소유자:뚜벅이>


“후··· 아이템은 괜찮아 보이는데 장물이라니···”


둘 모두 고유 아이템에, 스탯이 체력 위주인 것이 조금 걸리지만 상당히 특이한 옵션을 보여주는 물건이었다.

특히 장화의 경우, 영구히 체력을 증가시켜주는 옵션이 붙어있다는 것은 굉장한 것.

10,000걸음이라는 큰 제약이 있지만 영구히 스탯을 올려주는데 못 할 것이 무엇인가.

그냥 사냥하다가 오르는 것만 노려도 충분히 가치가 있어 보였다.

문제는 소유자가 명확히 표시되어 있는 이른바 장물이라는 것.

클로드도 뱀파이어 거성이 발견되는 경위를 알려주는 영상을 이미 본 적이 있기에 이게 누구의 것인 지 알 수 있었다.


‘그 최초 발견자가 분명 뚜벅이라는 사람이었지.’


거성에 들어서자 마자 뭔가에 당해 죽었는데, 그게 아무래도 찰리였던 것 같다.

떨군 아이템은 찰리가 챙겨온 것이고.


‘그냥 챙기고 입을 쓰윽 닦을까?’


무엇보다 장화가 탐이 났다.

지금 클로드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스탯이 체력인데, 효과가 즉각적이진 않아도 꾸준히 부족한 스탯을 보충할 방법이 생긴 것.

뚜벅이라는 사람도 반쯤은 포기한 것으로 보였으니 자신이 꿀꺽해도 아마 알 사람은 없을 것 같았다.

아바타가 죽으면서 떨군 물건은, 혼란을 피하고 제 주인을 찾기 쉽게 하기 위해 소유자가 표시가 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딱히 주운 아이템을 쓰는데 제약이 걸리는 것은 아니었다.

단순히 소유자 표시가 되는 것이 좀 걸리는 데, 그냥 모른 척 하고 착용한 채 한 달만 버티면 소유자 표시가 사라지고 자신의 물건으로 옮겨갔다.

아니면 직접 소유자와 물건을 주고 받는 형태로 거래를 해도 되었다.

이런 어나더 라이프의 정책은 많은 사람들을 시험에 들게 하는 방식으로, 한국식으로는 ‘주운 사람이 임자’, 영어권에서는 ‘파인더스 키퍼스(Finders Keepers)’ 정책이라고 불리며 논란이 되고 있었다.

그냥 소유자를 알 수 있으면 못 쓰게 막아 버리면 되는데 그걸 하지 않아 사람들의 양심을 일부러 시험하는 나쁜 방식이라고 말이다.


“아~ 몰라! 그냥 일단 집어넣고 보자고.”


클로드는 가방에 장화와 망토를 쑤셔 넣었다.

이미 이 방을 뒤지느라 시간을 제법 썼는데 더 이상 고민한다며 시간을 끌 수는 없었기 때문.

어차피 직접 챙기든, 주인을 찾아주든 들고 가야 했으니 가방에 집어넣는 게 맞았다.


그렇게 방 수색을 마친 클로드는 침실의 한 켠에 있는 계단을 통해 옥상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옥상에는 일반적으로 감옥이라 생각될 만한 구조물이 보이지 않았다.


‘설마 저건가?’


클로드가 바라보고 있는 것은 옥상 한 켠에 1미터 남짓한 높이로 올라와 있는 부분이었다.

옆의 벽에는 문 같은 것도 달려있지 않고, 벽에는 중간중간 너비 10센티정도 되는 사각형의 구멍이 여기저기 뚫려 있었다.

조금 더 다가가 보니 특이하게 문으로 보이는 것이 천장 부분에 달려있었다.

천장에도 마찬가지로 구멍이 군데군데 뚫려 있었다.


‘상당히 특이한 구조네.’


뭔가 쇠창살이 달려있는 일반적인(?) 감옥을 생각했던 클로드는 예상과 다른 모습에 약간 난감했다.


‘하긴 그냥 쇠창살만 밖아 넣고 안 가려 놓으면 그냥 햇빛에 노출되겠군.’


일단 클로드는 올라 온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물었다.


“저기요~ 거기 안에 누구 있나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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