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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장 님의 서재입니다.

내 소환수에겐 비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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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장
작품등록일 :
2024.02.0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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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4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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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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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1. 파티장에서 2

DUMMY

사실 박대중 회장은 장자 승계를 선호했다. 큰아들과 둘째 녀석에게 기업을 물려주고 막내에겐 적당한 회사 하나를 맡길 생각이었다. 헌데, 능력도 없으면서 두 아들 녀석이 하는 꼴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반면, 막내 녀석은 어떤가?

사실 반쯤 내놓은 자식이다.

녀석은···.

한 번의 실수로 태어난 녀석이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형제들에게 조롱, 괴롭힘을 당했다. 박 회장 역시 모든 알고 있었다.

그리고 무시했다.

그에게 박인환은 그저 실수로 얻은 치부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떠났던 녀석이 아비의 부름에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모두가 포기하고 버려졌던 기간트 사업을 맡아 다시 일으켰다. 아니 일으킨 것을 넘어 대한민국 최고 회사를 꿈꾸고 있다. 더해 그룹의 미래를 개척을 위해 또 다시 전진하고 있다.

서자를 후계자로 삼았다며 원망만 늘어놓는 그런 못난 녀석들보다 더 훌륭한 후계자가 아닌가?


"요즘 세상에 적자와 서자가 어딨어! 아들이면 아들인 게지, 그리고 회사를 뛰어난 놈에게 줘야지!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기업을 내 대에서 망하게 할 수는 없다."

"뭐···틀린 말은 아니긴 한데···어째 불안 불안한데?"


국내 굴지에 식품회사를 운영 중인 김회장이 멀찍이 수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여 있는 두 사내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바로 박 회장의 두 아들 박지철, 박신철 형제들이었다.


"회장님!"


그때 비서실장이 다가와 귓속말을 전하고 돌아갔다.


"왔다!"


박대중 회장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지며 입구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곧 호텔리어의 안내를 받으며 한 쌍의 남녀가 천천히 파티장 안으로 들어섰다.


팅팅~


때를 같이해 박 회장이 스픈을 들어 와인잔을 가볍게 두들겨 시선을 모았다.


"자! 오늘 주인공이 도착했군요."


한껏 미소를 지으며 앞장선 박회장이 제임스에게 다가갔다.


"여러분, 대한민국 최초 후작급 헌터이자 저희 S그룹 기간트 개발 이사를 맡고 있는 제임스 강을 소개하죠."


짝짝짝~


장내 모여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박수를 치며 제임스를 맞이했다. 물론 모두가 반가워하는 건 아니다. 당장 박지철, 박신철 형제는 못 마땅 얼굴이 역력했고, 몇몇 사람들의 얼굴엔 경계심이 어렸다. 대부분이 대형 길드의 길드장 들이다.


"어서오게 제임스 이사···아니 강 이사라고 불러야 하나?"

"그냥, 제임스라 불러주십시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하! 그래, 반갑군."


제임스를 바라보는 박 회장의 얼굴엔 웃음으로 가득했다. 바로 이 사내 덕에 S그룹 주식은 연일 상종 가를 달리고 있었고, 기간트 사업과 길드 사업 역시 순항 중이었다.

그는 이미 수백억을 가졌다.

그 돈을 넘긴 게 바로 자신이다. 그러니 굳이 일하지 않아도, 대를 이어 잘 먹고 잘살 수 있는 돈이다. 그럼에도 친구를 위해 아낌없이 자신의 지식을 개방했다.

또 스스로 감춰두었던 힘을 드러내며 길드 창단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었다.

그러니 박 회장으로선 눈앞에 이 사내야말로 진정한 보물이었다.


"자네가 바로 제임스 강이군! 생각했던 것 보다···더 크군."


'L사 전우진 명예 회장님이세요. 저희 회장님과 오랜 친우분이세요.'


하인선이 재빨리 낮은 목소리고 눈앞에 나타난 노신사에 대해 말했다.


"제임스 강입니다. L사가 만든 '아토스' 정말 멋진 기종이었습니다. 이렇게 전 명회 회장님을 만나 영광입니다."


아토스는 L사가 만든 군용 기간트다. 체고는 3.5M, 1.8천 마력이다. 서클하트 출력이 좀 떨어지긴 했지만, 기체 자체가 워낙 튼튼해 헌터들 사이에선 제법 알려진 기체다. 하지만 15년전 군용 기간트 교체사업에서 출력 문제로 경쟁사인 N사에 밀려나면서 이젠 가끔 중고 무기 시장이나 하급 파티원들 사이에서만 간간이 발견되는 하급기체가 되었다.

L사 역시 최근 2서클 하트 개발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현재 바라산 포털 수비에 동원되고 있는 1.8천마력 기간트가 바로 '아토스'를 개량한 모델이다.


"자네가···아토스를 아는 건가?"

"물론입니다. 출력이 아쉽긴 했지만, 기체만큼은 최고였습니다. 할아버님께서 늘 말씀하시길 '아토스는 국내 기간트 중 최고 걸작 중 하나다'라고 늘 말씀하셨습니다."


제임스의 말은 빈말이 아니다.

우명환 박사는 '아토스' 기체를 항상 칭찬했다.

제임스가 소유한 3M 남짓 작은 기체 '그리핀' 역시 '아토스'의 기술 일부를 차용한 기체였다.


"허허! 잊혀진 줄 알았는데···여기서 '아토스'를 기악하는 사람을 만나다니···맞아, '아토스'는 선친께서 계획하고 내가 완성한 기체였어!"


전 명예회장이 '아토스' 제작에 열정을 불살랐던 그때를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 사람아! 다 늙어서 주책은···난 김회성이란 사람이네!"


'풀만 식품 명예회장님이세요.'


곧장 하 비사의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처음 뵙겠습니다. 제임스 강입니다."

"허허! 키가 몇인가? 요즘 덩치 큰 사람을 많이 보긴 했지만, 정말 키가 크군!"

"정확히는 저도 알지 못합니다. 재어 보질 않아서요."

"그런가?"


김 명예 회장이 웃는낮으로 말을 이었다.


"듣자 하니, 아직 혼인 전이라고?"

"예? 그···그렇습니다."

"잘됐군! 어떤가? 마침 아직 혼자인 손녀 녀석이 있는데?"


김 회장의 말에 옆에 있던 전 회장이 발끈해 소리쳤다.


"자네 손녀는 아직 어려! 이제 대학에 들어갔잖아!"

"요즘 10살 정도는 나이 차이도 아니야! 그리고 헌터는 나이를 잘 먹지도 않고, 장수한다잖아! 그럼 10살 정도가 무슨 문제인가!"


헌터가 이계에서 죽지만 않는다면, 장수하는 건 사실이다. 에테르가 몸 안으로 침투하는 병균을 차단하고 세포를 조금 더 강하고 튼튼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지 말고 우리 외손녀 한번 만나보겠나? 지 엄마를 닮아 아주 예쁘다네! 나이는 올해 23살이야!"

"허허! 이 망할 놈들, 감히 우리 제임스 이사를 빼돌리려 해!"


눈에 뻔히 보이는 수작질에 박 회장이 버럭 소릴 질렀다.


"험, 수작이라니···."

"난 그냥 혼인을 안 했다고 해서···."


두 사람은 알고 있었다.

그는 단순한 헌터가 아니다. 무려 기간트 마스터!이번 2서클하트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란 사실을 말이다.

그런 제임스에겐 아직 가정이 없다. 가족도 없다. 제임스의 친아비가 박 회장이란 소문이 돌지만, 그건 그냥 소문이다.

박 회장과 두 사람은 무려 40년 지기다.

박 회장에게 또 다른 여자가 있었다면 몰랐을 리가 없다.

그러니 누구보다 제임스가 박 회장과 아무런 사이도 아니라는 걸 두 사람은 알고 있다.

그러니 손녀를 소개시키려는 것이다.

지금 두 사람에게 제임스는 낚아채기 딱 좋은 먹이감이기 때문이다.


"근데, 넌 뭐냐?"

"나?"

"그래! 넌 기간트 쪽엔 관심도 없잖아! 그런데 왜 제임스를 노리냐고?"

"그냥? 손녀사위 삼고 싶어서?"

"망할! 그걸 믿을 것 같아!"


박 회장이 버럭 소릴 질렀다.

어찌 보면 나이 먹은 회장씩이나 된 사람들의 가벼운 처신인데, 다들 그런가 보다 하며 별다른 시선이 없다.

저런 투닥거림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만 자리를 피하는 게 좋겠죠?"

"아마도···."


하인선의 말에 제임스도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지나가는 웨이터에게서 샴페인 잔을 받아 걸음을 옮겼다.


"왔냐?"


미리 와있던 박인환이 다가왔다.


"그래!"

"하 비서, 옷이 잘 어울리는데?"

"감사해요."


하인선이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미안한데···잠시만, 제임스와 이야기하고 싶은데?"

"그럼, 전 잠시 물러가 있을게요?"


하인선이 물러가자 박인환과 제임스는 사람들 시선에서 벗어난 커다란 기둥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파티가 끝나면 따로 회장님을 만날 거다."

"흠···말씀은 드렸냐?"

"어느 정도 의심은 하시는 중이다."

"그래?"

"형들 쪽은 어때?"

"자금 쪽을 살피고 있다만···아직까지 발견한 건 없다."


암살자는 일반적인 암살자가 아니다.

이능력을 부리는 귀족급 헌터다. 일반인이 그런 암살자를 고용하려면 상상할 수 없는 많은 돈이 필요할 것이다.


"아닐 수도 있단 말이군."

"나도 아니길 바라지만···따로 비자금을 만들어놨다면 당장은 추적이 어렵다. 만약 처가 쪽에서 자금이 나왔다면 더 추적이 어려울 거다."


박인환이 힘없이 말했다.

아무리 배다른 형제라고 해도 결국 형제다.

하나뿐인 친구를 죽이기 위해 형제들이 암살자를 보냈다는 사실만은 아니길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상황은 자꾸 형제들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아닐 거다. 우리가 모르는 다른 누군가가 보냈을 가능성도 있다. 너무 형제들만 의심하지 마라!"


제임스가 할 수 있는 위로는 여기까지다. 하지만 두 형제 중 누군가가 암살자를 보냈다면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 지금이야 제임스에게만 보냈지만, 그 대상이 박인환이나 박 회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 구석에 박혀서 무슨 작당 모의를 하시나?"


멀지 않은 곳에서 건장한 사내들이 다가왔다.

그중 한 명이 박인환을 향해 비틀린 웃음을 지었다.


"둘째 형이다."

"박신철?"

"맞아···!"

박인환이 나즈막한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였다.


"오셨군요."

"왜? 내가 못 올 때라도 왔냐?"


박신철이 박인환을 향해 툭 쏘아붙이더니 고개를 돌려 제임스를 위아래로 흘겨봤다.


"당신이 바로 제임스인가 보군?"

"그런데?"


제임스가 박신철을 내려봤다.

박신철 역시 작지 않은 체구지만, 제임스보단 한 뺨 이상은 작아 보였다.


"그런데?"


제임스와 박신철은 대략 10살 정도 차이가 난다. 그럼에도 제임스는 박신철을 향해 말을 놓았다.


"왜? 이상한가?"

"허! 너 내가 누군지 몰라?"

"알고 있다. 뭐가 문제지?"

"난 너보다 10살은 더 먹었다. 그리고 난 전무다. 너보다 직급이 더 높아! 그런데도 말아 짧다고 생각하지 않나?"

"듣기 싫으면 가면 된다."


제임스는 간단히 박신철의 말을 무시했다.

왜?

박신철은 제임스를 어쩔 수 없다. 그건 그도 알고 나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다른 사람이 나선다면 어쩔 수 없지만···.


"젊은 친구가 예의가 없군."


박신철 옆에 선 거구의 사내가 미간을 찌푸렸다.

건장한 체구, 파티에 참석했음에도 등 뒤엔 두툼한 참마도가 걸려있다. 아공간의 보관해도 될 참마도를 등 뒤로 비끄러매고 있다는 건 스스로 헌터임을 강조하려는 것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런 파티에 초대될 정도면 평범한 헌터는 아닐 것이다.


"하룻강아지일 뿐입니다. 노 길드장께서 참으시죠."


박신철이 비릿하게 웃으며 노 길드장을 달랬다.

실상은 제임스를 조롱하는 듯한 태도지만 말이다.

박신철은 평범한 일반인이다.

아무리 직급이 높다고 해도 무력을 지닌 헌터를 상대로 저런 태도를 보일 수 없다.

아마도 앞에 나선 중년 길드장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상류층 파티에 참석할 만한 길드장 중 노씨는 한 명뿐이다.

강북에서도 서쪽에 자리 잡은 청룡길드의 길드장

백작급 헌터 노상길

강인한 헌터로 알려져 있다.

몇 해전 백작이면서 일본 후작급 헌터를 격파한 인물로 유명했다.

덕분에 한국에서는 뇌검 다음가는 실력자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3대 길드장 중 이런 사실을 인정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같은 등급에도 상, 중, 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백작 중 상급, 후작 중 하급 둘이 붙으면 결과를 알 수 없다. 에테르의 농도와 질에서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 실상은 종이 한 장 차이다.

그러니 남은 3대 길드장이 보기엔 그다지 대단해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고 백작이 후작급 헌터를 격파한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어쨌든 실력이 없다면 이루어 낼 수 없는 성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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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69. 혈연 24.04.02 790 17 12쪽
68 68. 족쇄 24.03.31 828 19 11쪽
67 67. 조사단 24.03.30 793 18 11쪽
66 66. 암살자2 24.03.29 772 22 12쪽
65 65. 암살자1 +1 24.03.28 820 19 12쪽
64 64. 비밀공안지부 +1 24.03.27 851 19 11쪽
63 63. 움직이는 주변국 24.03.26 882 19 12쪽
62 62. 등급을 초월하는 검 3 24.03.25 910 19 12쪽
61 61. 등급을 초월하는 검 2 +3 24.03.24 914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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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59. 영입 +2 24.03.22 949 22 12쪽
58 58. 전승자 +1 24.03.21 969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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