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10월 말까지 내리 덥다가, 11월이 되니 또 갑작스레 추워진 이 시점에 독자 여러분들의 건강은 괜찮으신지, 그간 잘 지내셨는지 궁금합니다.
겁쟁이에 신뢰를 깬 글쟁이, Gawayn입니다··· 네, 마지막 공지가 되리라 당당히 출사표를 올리고 떠난 것 치고는 서두부터 장황한 변명이 올라왔습니다.
완결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갑작스러운 휴재··· 는 아주 약간의 건강상의 문제와 다소 큰 지분을 차지하는 제 개인사, 그리고 지난하게 늘어지는 스토리에 대한 점검 탓이었습니다.
연말이 다가오자 분주해지는 시점에서 선택하기엔 퍽 어리석은 행동이었던 것 같아 반성 중입니다. 차라리 억지로라도 썼다면 지금쯤 완결을 찍고 한숨 돌리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저를 괴롭히고, 글이 안써지는 날이면 뜬눈으로 밤잠을 설쳤습니다.
독자 여러분들과의 약속, 일년이 넘는 시간동안 쏟은 소설에 대한 애정, 거의 다 그려져 가는 캔버스를 스스로 찢어 버린 것만 같은 불안함과 초조함. 그런 감정들 속에서 하루하루 일상 생활을 이어나가는 것이 너무 고역이었으니까요.
차라리 완결 후에 쉬는 것이 나았을 겁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이 들 때 마다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억지로, 그 지지부진해진 이야기를. 나조차도 흥미를 갖지 못할 것 같은 ‘예상 가능하고’ ‘동일한 패턴을 자기복제하는’ 수준의 추후 플롯들을 쓰는 것이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일까? 나는 그런 글을 쓰려고 소설을 시작했나?
어떤 대단한 명작을 남기고 싶다는 욕망이 아니었습니다. 그건 그저 사소한, 적어도 제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을 결과물을 가져오고 싶다는 소망에 가까웠습니다.
작가가 연재 도중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면서 나아가는 것은 필연적으로 소설의 방향에 영향을 미칩니다. 비틀거리는 플롯을 볼때마다 손이 멈추고, 쓴 글들을 모두 뒤엎는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지금 나온 글은 아직 완결까지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스스로 말씀 드리기에 너무나 구차하고, 또 너무나 면목 없지만, 제게 올 한해가 마무리 될 때 까지만 시간을 유예해주시길 바랍니다.
삼십일 남짓, 그 시간 안에 어떻게 해서든 정리를 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22년을 시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못난 작가를 애정으로 살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부족한 사람의 기나긴 변명이었습니다만, 한 문장만 저 구차한 변명 위에 더하겠습니다.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12.01
Gawayn 올림.
Comment ' 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