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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님의 서재입니다.

나 혼자 시스템이 두 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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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세
작품등록일 :
2023.12.14 12:32
최근연재일 :
2023.12.22 21:05
연재수 :
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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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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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글자수 :
51,760

작성
23.12.20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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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시스템 오류

DUMMY

99레벨. 199레벨. 299레벨.

용사든 마왕이든 모두 앞자리 숫자가 바뀌는 99레벨쯤에서 성장이 멈춘다.

이른바 벽이라고 부르는, 속이 터질 정도로 레벨이 안 오르는 구간.

그러나 나는 렘파드를 죽이고 기름칠이라도 한 것처럼 스무스하게 뚫었다.


322레벨.

업적으로 쌓은 포인트들도 넘쳐난다.


[용사 포인트: 2010p]

[마왕 포인트: 1000p]


님프, 임프! 내가 이걸로 살만한 게 뭐가 있을까?


-용사의 품위를 올리는 멋진 방어구들! 멋진 장신구와 보석! 고결한 순백의 백마! 최고급 여관 이용권! 동료들과 함께 받을 수 있는 버프 등등이 있는 거예요!

-마왕성. 오우거의 뼈로 만든 해골 말. 찬란한 금은보화. 저주. 사천왕 맹약권. 마왕으로서의 품격을 올릴 수 있는 수많은 것들이 있는 거셈.


님프와 임프가 수산시장의 어부들처럼 자기 물품들을 자랑했다.

음음, 그렇구나.

다 고만고만한게, 있으면 좋을 것 같지만 확 이거다 싶으면서 당기는 건 딱히 없는걸.


예상치 못한 생일선물로 받으면 좋을 거 같고, 직접 포인트 써가며 사기는 싫은 느낌?

솔직히 지금까지 빈곤하게 살아온 내게는 전부 사치처럼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마왕성? 여관 이용권? 땅을 침대 삼아 하늘을 이불 삼아 자면 공짜로 해결이다.


방어구는 사치품 색이 강하게 베여있어서 멋 부릴 생각이 없다면 거품 가격이고.


장신구와 보석 금 같은 건 왜 필요하지?

사람의 가치는 번쩍이는 것들이 아니라 내면에서 흘러나오는 법이라고 배웠다.


탈 것이야, 멀쩡한 두 다리 두고 왜? 건강 생각해서 그냥 걸어가면 되지!


“와, 여자들이 딱 싫어하는 고리타분한 좀생이 스타일이네. 인기 없지? 사귀면 진짜 피곤할 거 같네.”

“교수님, 그쪽은 이미 여친 후보 탈락이니까 김칫국 마시지 마쇼. 비처녀 히로인은 왕도가 아니거든.”

“아, 아니 이 녀석이 진짜...! 성희롱 좀 그만해! 나는 순결한...”

“어허, 땍! 제가 다 봤는데 무슨.”


레이첼이 귀를 붉히며 잔뜩 미간을 찌푸렸지만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

흥, 본디 인기야 강해지고 권력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법.

역시 지금 당장 강해질 수 있는 이상적인 방법은 남은 포인트를 스킬에 쓰는 거다.


신성(3), 마기(2), 최음, 집중, 독살, 탐색, 성장, 음모, 무투, 검술, 학살, 철거, 극복, 마무리, 기만, 배신, 가학, 공포, 몰살, 무정···..


그러나 또 다시 선택의 문제.

가진 스킬이 너무 많은데 여기서 대체 뭘 선택해야 할까?


[3010p → 410p]


[신성A (3) → 신성A (4)]

[마기A (2) → 마기A (4)]

[집중(1) → 집중(4)

[최음(1) → 최음(4)]


일단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 같은 중요한 스킬 네 개의 숙련도만 전부 올렸다.


스킬명 : 신성

종류: 고유

스킬 등급: A

숙련도 : LV 4

옵션 a+ : 신성한 기운으로 주변 모든 걸 가까이하는 정도의 능력.

옵션 b+ : 신성한 힘을 발휘하여 악을 부정하는 정도의 능력

옵션 c+ : 신성한 축복의 힘으로 죽은 자를 소생시키는 정도의 능력(new!)


일반 신성이라면 상처 치유 정도의 효과에 불과한데, 오염의 영향에 의해 소생으로 바뀌었다. 마기도 마찬가지.


스킬명 : 마기

종류: 고유

스킬 등급: A

숙련도 : LV 4

옵션 a+: 사악한 기운으로 주변 모든 걸 멀리할 수 있는 정도의 능력.

옵션 b+: 사악한 힘을 발휘하여 선을 부정하는 정도의 능력(new!)

옵션 c+ : 사악한 저주의 힘으로 죽은 자를 소생시키는 정도의 능력(new!)


파격적인 능력이다. 저주의 힘과 축복의 힘으로 죽은 자를 부활시킬 수 있단다. 과연 어떤 차이가 있을까.


번쩍!


마력이 순식간에 쭈욱 빠져나갔다.

집중 스킬 4레벨이 도움이 됐다.

넘쳐서 누수될 마력을 잡아둘 수 있었기 때문이다.


“캬아아악!”

“허, 헉! 뭐지! 나는 분명 죽었을 텐데!”


죽었던 마족 시체 두 구가 벌떡 하고 일어났다. 그러나 그들은 내가 선물한 두 번째 삶이 즐겁지 못한 듯하다.


레벨: 50

클레스: 구울

고유 스킬: 부패D

심리: 그워어어.... 그워어어어어···


마기로 부활한 마족은 지능도 레벨도 완전히 잃었다.

그저 내 명령대로 움직이는 시체에 불과.


레벨: 199 → 198 → 197 →....

클레스: 바바리안

고유 스킬: 용맹C

심리: 다시 살아나다니··· 학생회장 된 몸으로 학우들을 지키지도 못했는데... 대체 내가 왜...


신성으로 부활한 마족은 온전한 육체와 정신을 가졌으나 실시간으로 레벨이 빠르게 하락했다.

얼마 버티질 못하는군.


“써, 썬더! 너... 왜 이런 몸이 되어버린 거냐! 설마... 이창우 네놈! 소중한 아카데미를 부순 걸로도 모자라 이제는 우리의 죽음까지 우롱하는 거냐!”


심지어 그녀는 옆의 구울을 보고 격노하며 은혜도 모르고 달려들기까지 했다.


“싫으면 다시 죽던가.”


서걱!

서걱!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란 식이군.

대신 죽음을 선물해 주었다. 애석하게도 경험치는 또 주어지지 않았다.


소생의 퀄리티가 높아지려면, 내 레벨이 더 높거나 관련 스킬이 생겨야 하나보다.


교장과 렘파드는 레벨이 높아서인지, 다시 일어나지도 않았다.


-말도 안 되는 거예요! 신성 스킬에는 죽은 자를 되살릴 수 있는 권능이 없는 거예요!

-마기도 마찬가지인 거셈. 죽음을 농락하는 건 오직 리치왕의 영역인데... 말도 안 되는 신입 마왕인 거셈.

-마왕이 아니라 용사인 거예요! 임프는 닥치는 거예요!


님프와 임프가 소란스럽게 투닥거리며 움직이는 시체를 구경했다.


-마기랑 신성, 스킬 발동을 보조해 주는 집중의 레벨을 올린 이유까지는 알았다는 거예요. 그런데 최음 스킬을 강화한 이유를 알 수가 없는 거예요! 그건 왜 중요한 것이에요? 죽은 자를 살리는 만큼의 효과가 있는 것이에요?


글쎄, 그건 지금부터 알아봐야지.


스킬명 : 최음

종류: 일반

숙련도 : LV 4

옵션 a : 성적인 매력이 증가하는 정도의 능력.

옵션 b : 음란한 기분이 들게 하는 정도의 능력.

옵션 c : 민감해지게 하는 정도의 능력.


짝!


서큐버스 하체에 달린 커다란 두 살덩이가 물결처럼 출렁거렸다.


“꺄, 꺄악...!”


손바닥 공격 한 번에 순식간에 무력화된 레이첼이 다리에 힘이 풀린 채 바닥에 쓰러졌다.


“무, 무슨 짓이니...!?”


잔뜩 격분하며 따지는데 목소리가 떨려서 하나도 화가 난 거 같지 않았다.

귓볼은 왜 누가 불로 지지기라도 한 것처럼 새빨개졌는지!


“불량 학생! 드디어 그 음습한 변태 같은 본성을 드러내는...!”

“신사라고 했습니다. 헛소리하지 마쇼. 그냥 새로 얻은 스킬을 시험해 봤을 뿐이니까.”


불손한 의도 따위는 하나도 없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당당하다.

지구의 어느 나라에서는 무사가 새 칼을 구매하면 시험 삼아 지나가는 행인을 베는 풍습도 있었다더라.

새로운 도구를 얻으면 품질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은 모두가 느끼는 보편적인 욕구다.

확실히 품질이 자연산에 탱탱한 거 같긴 하네!


“스킬 효능의 감상이 탱탱? 완전히 저질이네, 진짜. 마검이 있는 곳까지만 안내하고 난 바로 떠나겠어.”


그러던가. 이제 교수님에게는 관심 없다.

사랑은 타이밍이라.

괜히 한 번 튕기면서 관심을 끌어내려는 수작 같은데 이미 버스는 떠났다.


그나저나 258레벨을 손바닥 한 번에 제압할 수 있는 위력의 스킬이라!

고유 스킬로 만들어버리면 얼마나 더 위험한 스킬이 될지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


“창우야, 너... 너어...!”


아카데미를 나오니, 멀리서 나를 발견한 아르웬이 다가왔다.

건물 붕괴 전에 미리 대피한 생존자 무리에 섞여 있던 것이다.

뭐지, 학교를 박살 낸 내게 복수라도 하려는 심산일까?


“사, 살아있었구나! 레이첼 교수님도!”

“아, 아르웬 학생?”

“두 사람 다 제페토 아카데미로 갈 거죠? 저도 같이 데려 가줘요! 저는 반드시 마왕이 되어야 하거든요. 여기서 꿈을 포기할 순 없어요!”


아르웬이 울먹이며 호소했다.

줄곧 밖에 나와 있어서 내가 마족들을 학살하는 장면을 못 봤나 보다.


“아르웬 학생. 교수로서 마지막으로 가르침을 줄게. 남은 마생이 귀중하다면 이 남자를 따라와서는 안 된단다. 우리 목적지는 아카데미도 아니야.”

“교수님, 부탁할게요. 창우야 부탁할게. 저는 이제 갈 곳이 없어요. 레이첼 교수님은 역사 지리 쪽으로는 그 누구보다 능통하시고 이미 다른 아카데미에서도 스카웃 제의도 많이 받았다고 들었어요. 제발 같이 가요.”

“끙...”

“요리나 빨래 잡일은 제가 다 할게요! 관련 스킬도 많아요!”


아르웬은 막무가내였다.

110레벨에 클레스는 괴식물 사육가.

별 도움은 안 되지만 받아줬다.

내 동행에 여자가 아니라 남자가 낀다는 점에서 대단히 불쾌하지만 그래도 잡일 담당 하나 있으면 편하니까.


"가자."


마계에서는 서쪽으로 갈수록 마기가 짙어진다.

반대로 동쪽으로 갈수록 인계랑 가까워지며 마기도 옅어진다.


레이첼이 마검이 있다고 주장하는 장소는 마계도 인계도 아닌 특수한 곳이었다.


중립지역이라고 할까?


식물도 자라고, 뛰어다니는 동물도 있는 그런 곳.


가끔씩 고블린이나 오크 같은 마족들이 돌아다닌다는 위험만 감수하면 인간도 살만했다.


제국의 행정법이나 교단의 교리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섬겨야 할 영토의 주인도 없다.


잔혹한 세율이나 귀족들의 폭거를 신경 쓰고 싶지 않은 농부들이 마을을 이루고 자경단을 차리고 산다.


“저기 인간 마을이 있어요! 습격해서 배라도 채울까요?”


아르웬이 싱글벙글 웃으며 가리켰다.

우리가 떠드는 소리에 인기척을 감지하고 마을 안에서 한 무리가 나왔다.

흠, 평범한 마을 주민이 아니다.

아르웬 정도의 마족의 먹잇감으로 보기는 힘들었다.


LV 299

LV 252

LV 199

LV 134


여자 둘에 남자 둘의 정직한 성비.

탱커와, 근접 딜러. 원거리 딜러, 그리고 힐러로 이루어진 정석적인 조합이다.

이 정도면 중상위 급의 파티 정도는 될 거 같다.


게다가 천장에 닿은 299레벨도 한 명 껴있는데 저 정도면 상당한 수라장을 넘어 업적을 산처럼 쌓은 베테랑급 용사다.


“요, 용사들이에요! 그냥 저희 돌아갈까요?”


보란 듯이 휘황찬란한 장비를 보고 아르웬이 실수했다고 깨달았다.

레이첼도 상당히 난감한 표정이었다.

그녀도 레벨만큼은 저들과 비슷하지만 클레스부터 학자이지, 전투요원이 아니다.


“치유 교단 소속 용사 이창우입니다.”

"오오. 용사시군요."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네며 신성을 뽐내자

그들도 안심한 듯이 미소와 신성으로 화답했다.

긴장됐던 분위기가 따스하게 녹았다.


레벨 299의 방패 전가 대표로 나와 사근하게 말을 걸었다.


“마찬가지로 치유 교단 소속 용사입니다. 이 마을에 방문했다는 건 용사님도 전설의 성검, 엑스칼리버를 뽑으러 오신 겁니까?”


엑스칼리버? 성검? 나는 마검이 있다고 해서 왔는데?

내가 당황하고 있으니 레이첼이 귓속말을 했다.


“소문에는 인간들에게는 선택받은 용사만 뽑을 수 있는 성검이라고 와전돼있지. 그 정체는 마족만 뽑을 수 있는 마검이야.”


음, 그렇군. 제대로 찾아왔네!

마왕 아카데미 최단 시간 졸업한 위대한 엘리트 마왕에게 어울리는 무기가 여기 있다는 거군.


낡은 10포인트 롱소드. 이제 헤어질 때가 됐다.

너와 함께 했던 시절이 떠오른다.

함께 마족 교수도 베고, 학생회도 베고, 따분한 교장, 불륜 성기사도 베었었지.

단언컨대 너는 세계 최고의 낡은 롱소드야.


“꿈을 품고 검을 바꾸러 오셨나봅니다.”


299레벨 용사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기대는 안 하는 게 좋을 겁니다. 그만큼 실망이 클 테니까.”

“엥? 뭐가요?”

“상태창, 보입니다. 견습용사 시잖습니까.. 레벨도 76이면 평범하고.”


엥? 견습 용사는 맞는데, 내가 76레벨이라고?


“날고 긴다는 용사들도 다 실패했습니다. 물론 299레벨인 저도 그렇고. 이야, 그거 진짜 꿈쩍도 안 한다니까요. 허세 잔뜩 부렸는데. 아, 다시 생각해도 창피합니다.”


299레벨 전사가 멋쩍게 웃자 파티원들이 깔깔 웃었다.


이게 지금 뭔 소리람?

천장을 뚫은 이 322레벨이라는 숫자가 너희들 눈에는 안 보이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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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시스템이 두 개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 마검을 손에 넣다 23.12.22 160 2 12쪽
10 용사란 작자들은 대게 꼴통이다 23.12.21 195 1 11쪽
» 시스템 오류 23.12.20 203 1 13쪽
8 루시드 아카데미를 졸업하다 23.12.19 236 3 10쪽
7 자유를 얻은 성기사 23.12.18 237 1 12쪽
6 봉인된 기사 렘파드 23.12.17 240 1 12쪽
5 SSS급 도내 최강 쿨뷰티 미녀 23.12.15 257 1 12쪽
4 마왕 시험에 합격했다 23.12.14 296 1 12쪽
3 용사 시험에 합격하다 23.12.14 291 4 12쪽
2 용사 시험에 떨어졌다. +1 23.12.14 370 3 10쪽
1 프롤로그 23.12.14 376 4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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