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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님의 서재입니다.

나 혼자 시스템이 두 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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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세
작품등록일 :
2023.12.14 12:32
최근연재일 :
2023.12.22 21:05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2,861
추천수 :
22
글자수 :
51,760

작성
23.12.14 21:49
조회
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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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마왕 시험에 합격했다

DUMMY

배식 시간이 되자 마족들이 식판을 들고 몰려왔다.

톡 쏘는 듯한 신성함이 일품인 성수를 탄 카레를 즐겁게 받아 갔다.


“캬아아아! 물...! 물! 물이 필요해!”

“매워어어어엇! 매워어어어엇!”

“히끅! 히끅!”


전쟁통처럼 곳곳에서 비명과 신음 소리가 들려왔다.

아주 난리가 났다.

마족들이 퉁퉁 부은 붉은 입술을 씰룩이며 입에서 불을 뿜었다.

아니, 비유가 아니라 몇몇 마족은 진짜 불을 토해내며 앞자리 수험생을 태우고 있었다.


한심하기는! 겨우 이 정도로 오버를 떤다고? 불닭이라도 개발해서 프랜차이즈를 열면 마계 정복도 꿈이 아닐 거 같은데?


“이건 마족이 먹는 음식이 아냐!”


진실에 도달한 누군가가 땀을 뻘뻘 흘리며 책상을 쾅 내리치며 외쳤다.


“하지만... 뭐지? 멈출 수가 없어!”


그리곤 다시 접시에 코를 박고 허겁지겁 먹어대기 시작했다.

원래 몸에 해로운 음식이 중독되고 맛있는 법이다.

다들 괴로워하면서도 접시를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었다.


“천박하게도 먹는구나.”


난장판이 된 급식실을 둘러보던 루마닉은 혼자 코웃음을 쳤다.


“엥? 루마닉? 다음 시험은 실기인데 굶으려고?”

“나는 어머니가 정성스레 준비한 프리미엄 7단 도시락이 있다. 성분도 모를 저급한 인간으로 만든 요리는 못 미더우니까.”


아쉽게도 루마닉이 발을 뺐다. 조금 손실이 있긴 하지만 크게 걱정할 건 없다.


우락부락하게 생긴 그의 똘마니들이 하위 마족들을 밀치며 새치기로 배식 줄에 섰다.

이론 시험 등수도 높고, 레벨도 높으니 실기도 높은 점수가 예정된 우등생들.

그대로 나를 위한 영양가 높은 경험치가 될 것이다.


“어이! 반인반마! 인간의 머릿고기를 듬뿍 담아.”

“나는 심장을 줘.”

“여자의 야들야들한 허벅지살을! 실기 시험 때 봐줄 테니까. 죽이지는 않을게. 히히!”


나는 기쁜 마음으로 그들의 요구를 수락하여 듬뿍 담았다.

하하, 많이 먹고 쑥쑥 크려무나.


배식이 끝나고 나가니 화장실 줄이 놀이공원 어트랙션 줄처럼 길었다.

신성에 대한 저항력이 없는 마족은 이미 여기저기 거품을 물고 쓰러져 있었다.


정확히 30분 뒤, 실기 시험이 시작됐는데 시험장은 썰렁했다.

황량한 먼지 바람만 부는 운동장에서 시험 감독관들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마왕 시험을 망치다 +500p>


[1 LV → 76 LV]

[+몰살(new!)] [+독살(new!)] [+음모(new!)] [+요리(new!)]


용사 포인트와 레벨이 대폭 올랐다.

이 세계는 행동을 통해 기술을 획득할 수 있어서 추가로 스킬도 얻었다.


-캬하핫! 벌레 같은 지능의 마족들이 전부 죽은 거예요! 극독으로 작용하는 성수를 먹고도 살아있을 리가 없는 거예요! 어떻게 용사가 주는 음식을 아무 의심 없이 먹는 거예요? 진짜 바보들인 거예요! 캬하하핫!


님프가 배를 잡고 깔깔 웃었다.

그녀는 용사인 내가 마계에서 어떤 경계도 당하지 않고 섞여있는 이 기묘한 상황을 의심하지 않았다.

마족들이 바보라서라는 결론을 내리고 퉁 쳤다.

과연 누가 바보인 걸까.


“이거 어찌해야 한다...”


진행위원들이 긴급하게 회의를 시작했다.


나는 이론 시험에서 최하점을 찍어 탈락 확정이나 다름없었지만 나머지 수험생이 전부 중도 포기를 한 상황.

남은 나를 합격시켜야 하는가, 아니면 이대로 시험을 취소해야 하는가.

어디 높은 자리라도 꿰차고 있을 것 같은 흰 수염이 난 늙은 집행위원장은 결정에 골머리를 앓았다.


잘만 돌아가면 마왕 시험도 합격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용사님! 빨리 눈앞의 마족들을 전부 죽이라는 거예요! 마왕 시험같이 음흉한 암계를 꾸미는 악당들은 전부 퇴치하라는 거예요! 이 세계를 위해!


시끄러워, 멍청아.

진행위원들은 전부 상위 마족인데 어떻게 이겨? 저기 저 할아버지는 레벨이 400대야.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악은 정의를 이길 수 없는 거예요! 용사라면 어떤 위기 상황이라도 용기와 열정으로 헤쳐 나가야 한다는 거예요! 죽이는 거예요! 몰살인 거예요!


귓가에서 얼토당토않은 소리를 씨부렁 거리는 님프가 좀 많이 거슬렸다.

용사들 전부 이런 귀찮은 요정을 달고 다니면서 왜 다들 불평 한마디 안 하는 걸까?


“걱정하지마. 아직 내가 남았으니.”


뒤늦게 루마닉이 여유롭게 터벅터벅 걸어왔는데 감독관들의 표정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


순수한 마인! 귀족! 이론 시험 1등!

반인반마인 내가 합격하는 보다 훨씬 적합한 인재가 나타났다.


“실기 시험을 시작하겠소! 수험생 루마닉과 이창우! 둘의 대련을 통해 실기 점수를 채점한 뒤, 총점을 내려 합불을 가리겠소!”


늙은 집행 위원장이 솔로몬이라도 된 듯이 기뻐하며 결론을 냈다.

다른 감독관들도 다행이라는 듯 가슴을 쓸어 내렸다.


“쓰레기 같은 급식 대신에 어머님의 사랑이 가득 담긴 도시락을 챙겨 오길 잘했군. 어이, 반인반마! 덤벼라. 더러운 잡종의 피로 검날이 상할까 아까우니 특별히 맨손으로 상대해 주지.”


루마닉이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도발했다.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의 레벨은 다른 수험생에 비하면 상당히 높다.


레벨: 73

클레스: 검사. 하급 귀족.

고유 스킬: 마계 검술 E, 품격 D

심리: 이 미천한 반인반마만 쓰러트리면 합격인 건가? 쯧, 시시해서 하품이 다 나오는군.


비록 E급이지만 고유스킬은 무섭다.

그러니 마계 검술만 조심하면 되는데, 알아서 검을 안 써준다니 얼마나 고마운가!


“열등종, 내가 맨손으로 상대해 주겠다고 했거늘 왜 움직이지 않지? 아하. 이놈 단단히 겁을 먹었구나. 그렇다면 그냥 얌전히 항복이나...”


나는 냅다 칼을 던졌다. 황급히 고개를 숙여 피한 루마닉의 안면에 무릎을 꽂았다.


퍼억!


“커헉! 이놈 생각보다 힘이...”


뒷목을 잡고 연속 공격!


퍽!

뻐억!

빠각!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윽! 자, 잠깐! 아니, 잠깐ㅁ... 우욱!”


내 엉덩이 밑에 깔린 루마닉이 코피를 질질 흘리며 벗어나려 발버둥 쳤지만 내 힘이 더 우위였다. 멍청한 놈!


검사가 검을 사용하지 않고 제대로 싸울 수 있을 리가 없지.

마운트 포지션에서 열심히 파운딩을 꽂았다.

중재할 심판도 없으니 마음껏 코 뼈고 안와골이고 왕창 뭉개버렸다.


마계의 귀족 도련님을 저렇게까지? 뒷일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참혹한 광경에 감독관들이 입을 틀어막았다.


“잘 하고 있는 거예요! 마족 따위 가차 없이 죽여 버리는 거예요! 나이를 먹을 만큼 먹고도 아직 배가 고파 엄마의 등골을 희생양으로 수제 7단 도시락까지 처먹는 사악한 마마보이 악당을 죽여 버리는 거예욧! 캬하하핫!”


세상에서 제일 즐거운 tv쇼를 보듯이 님프가 공중에서 배를 잡고 폭소하며 굴렀다.

마족의 어머니를 얘가 대체 왜 걱정하는 걸까? 그 어머니도 어차피 마족일 텐데!

뭐든 마족을 욕할 수 있는 소재가 있으면 딱히 가리지 않는 것 같다.


“키에에엑...!”


루마닉의 얼굴 피부가 곪아서 더러운 진물이 뚝뚝 흘렀다. 주먹에 새로 생긴 스킬 독살을 담은 탓이었다. 열심히 두들기다 보니 새로운 스킬도 생겼다.


[+무투(new!)]


콰직!


주먹에 담긴 힘이 더 대단해졌다. 루마닉의 헐렁한 아래턱이 완전히 박살 났다.


<마마보이 악당을 엄마의 품에서 벗어나게 해줌! +30p>


“이걸로 마왕 시험 합격인 거지?”


나는 손에 묻은 피를 털어냈다. 감독관들은 다들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말도 제대로 못했다. 채점용 수첩과 볼펜은 진즉에 멈춰있었다.


“추, 축하하오. 마왕 시험에 합격하셨소.”


집행위원장 할아버지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중얼거렸다.



***


“위대한 마신의 대리인 자격으로 임프가 축복을 내리는 거셈.”


반나절이 지나고 나서, 차원을 뚫고 나타난 박쥐 날개의 작은 악마가 마법을 사용했다.


용사로 합격할 때와 마찬가지로 내 몸 위로 검은 별빛이 우수수 쏟아져 내렸다. 마왕 클레스가 새로 생겼다.


[+견습 마왕]


[마기(1) → 마기(2)]


[+마왕 시스템(S)]

옵션 a : 자신의 정보와 타인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정도의 능력.(new!)

옵션 b: 적을 처치하면 레벨이 오르는 정도의 능력.(new!)

옵션 c : 악명과 관련된 업적을 달성하면 마왕 포인트를 축적할 수 있는 정도의 능력(new!)

옵션 d : 마신의 창고를 열람할 수 있는 정도의 능력(new!)


후천적 클레스를 획득했다. 그런데 이게 또 용사 클레스의 시스템이랑 내용이 상당히 겹치네?


일단 옵션 a는 완전히 중복이라 쓸모없는 거 확정이고.

옵션 c와 d는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보상을 얻을 수가 있으니 괜찮겠지.

다만 문제는 옵션 b인데··· 마왕의 적이라 함은 인족이다.

즉, 인간을 죽이면 추가로 레벨이 오른다는 소리일까.


허허, 이것 참. 곤란한데.


마왕이 된 용사 따위 전례가 없으니 내가 처음 안 사실일 것이다.

그런데 신기한 일은 하나 더 있었다.


[오염(X) → 오염(XX)]

옵션 a : 오염된 영혼으로 선과 악을 동시에 품을 수 있는 정도의 능력.

옵션 c : 주변의 인지 능력을 오염시킬 수 있는 정도의 능력.

옵션 c : 일반 스킬을 오염시켜 조작할 수 있는 정도의 능력.(new!)


뜬금없이 랭크업한 오염 스킬.

···그런데 다른 스킬을 조작할 수 있다고?


“......”


흠, 그러고 보니 꽤 전부터 이질감이 느껴지고 있었다.

시스템으로 표시되지는 않지만 내 안에 분명히 존재하는 어떤 기운.


처음 마기 스킬을 얻었을 때, 그리고 마왕 클레스로 전직한 지금 두 번에 걸쳐서 쌓였다.


밥그릇에 담긴 형태가 없는 액체와 같다고 할까.

이 알 수 없는 기운을 스킬에 쫄쫄 따르면 무언가 변화가 생길 터였다.

내가 가진 스킬 중 제일 쓸모없는 걸 두 개 골랐다.


신성 (일반) → 신성 (고유)

고유 스킬 등급 판정: A

[선성한 기운으로 주변 사람들을 가까이할 수 있는 정도의 능력 → 신성한 기운으로 주변 모든 걸 가까이하는 정도의 능력.


마기 (일반) → 마기 (고유)

고유 스킬 등급 판정: A

[사악한 기운으로 주변 사람들을 멀리할 수 있는 정도의 능력 → 사악한 기운으로 주변 모든 걸 멀리하는 정도의 능력.]


어머나?

일반 스킬이 고유 스킬이 됐어요! 그것도 A랭크!


스킬 효과 문장도 묘하게 바뀌었다.

주변의 모든 것? 이러면 해석의 의미가 상당히 달라지잖아.

관계성에만 그치지 않고 물리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소리인가?

염력처럼!


시험 삼아 아까부터 굳게 닫힌 화장실의 문을 향해 손을 뻗었다.


쉬이이이익!

우직끈!


새하얀 신성의 빛이 번쩍이자 문짝이 부서졌다.

아까부터 아무리 노크해도 도통 나올 생각을 하지 않던 최하급 마족이 확, 끌려 나와 목덜미를 잡혔다.


“고, 고블! 아직 다 안 쌌다! 고블고블!”


발목에 바지를 걸친 채로 하반신을 노출한 고블린이 당황했다.

이번에는 마기를 발산하자 누가 던진 듯이 화장실 벽으로 날아갔다.


우직!


모기 시체처럼 찌부러진 고블린.


“이건 아닌 거셈. 무슨 마법을 부린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 죄 없는 불쌍한 고블린을 괴롭히는 건 마왕의 품격에 어긋나는 거셈.”

“캬하핫! 죄가 많은 거예요! 변비에 걸렸으면 똥은 공중변소가 아니라 집에서나 싸라는 거예요! 민폐를 끼치는 마족을 정의의 힘으로 처치한 거예요!”


님프와 임프가 각자 귓가에서 중얼거렸지만 내 귀에는 들리지가 않았다.

문짝이 사라진 변소에 앉아 생각하는 동상 포즈로 고뇌했다.


일반 스킬보다 훨씬 가치가 높은 고유 스킬이 되어버린 신성과 마기.

심지어 A급이다.

밀었다 당겼다, 신처럼 마음대로 상대를 조종할 수 있는 힘.

나는 아무래도 밀당의 고수가 되어버린 것 같다.

이거라면 어떤 미녀도 손쉽게 함락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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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시스템이 두 개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 마검을 손에 넣다 23.12.22 160 2 12쪽
10 용사란 작자들은 대게 꼴통이다 23.12.21 195 1 11쪽
9 시스템 오류 23.12.20 203 1 13쪽
8 루시드 아카데미를 졸업하다 23.12.19 236 3 10쪽
7 자유를 얻은 성기사 23.12.18 237 1 12쪽
6 봉인된 기사 렘파드 23.12.17 240 1 12쪽
5 SSS급 도내 최강 쿨뷰티 미녀 23.12.15 257 1 12쪽
» 마왕 시험에 합격했다 23.12.14 297 1 12쪽
3 용사 시험에 합격하다 23.12.14 291 4 12쪽
2 용사 시험에 떨어졌다. +1 23.12.14 370 3 10쪽
1 프롤로그 23.12.14 376 4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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