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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adang 님의 서재입니다.

Silent Sen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퓨전

Takadang
작품등록일 :
2016.05.28 18:22
최근연재일 :
2021.01.01 11:41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2,074
추천수 :
13
글자수 :
35,974

작성
16.05.29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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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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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칼리스토 01

DUMMY

『 Silent Sen


종별: 행성간 다목적 수송선

전장: 190m

전폭: 74.2m

전고: 55.6m

본체중량: 1876 long ton


무장: 대함용 플라즈마 캐논 1문 대함미사일 6기 회전포탑식 레일런 2문

주요장비: 중력블록X2 공기, 수질정화 시스템, 파워크레인


라이자의 신입 선원 안내서 발췌』



목성행 게이트 위상차 공간의 Silent•Sen호, 레어는 화성에서 목성까지 4일 정도 소요되는 이동시간을 고려해 화성의 오래된 서점에서 사온 행성간 위상차 공간 게이트의 발명가인 미라벨 페러데이 (Mirabell Faraday)의 위인전기를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미리 선내로 돌아와 브리핑을 준비 중이였던 안나 역시 라이자와 마리아에게 이번 의뢰의 목적지인 칼리스토와 의뢰대상인 Blue Peace에 대한 설명에 한창 이었다.


"칼리스토는 테라포밍이 시작된 지 37년이나 되긴 했지만, 지각의 조산운동이 없는 죽은 행성이기 때문에 기후의 변화가 적은 대신 도시 외곽은 영하70도 내외로 행성탐사용 방한 장비 없이 도시 외곽을 활동하기는 무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칼리스토시 내부는 영하 30도이니까요 현장 정보탐색에는 제약이 비교적 작을듯합니다."


"으엑! 영하 70도? 아니.... 거주시설 자체도 영하 30도니까....하아~ 고난이 예상된다. 차라리 지루하더라도 간편한 수송의뢰가 편했을 텐데 말이야."


잔뜩 풀이 죽은 목소리의 라이자가 어깨를 늘어뜨리며 테이블에 엎드렸다.


"계속하자면 테라포밍 이후에도 이주민 유입이나 개척의 진행이 방금 말한 기후의 영향으로 늦어지는 편이라 칼리스토 정부에선 가니메데 정부의 지원을 받아, 산업투자유치를 하고 있는 실정이죠. 주요산업이래 봐야 광산업과 지금 Blue Peace의 테러활동의 원인이 된 루쿠(Ruku)수렵에 연관된 산업이니까요."


"루쿠? 아아....그 지구의 바다표범 닮은 거 말이지?"


"네. 화이트 씨는 잘 알고 계시네요, 기본적으로 지구의 바다표범을 테라포밍 당시 유전자 조작을 통해 좀 더 추운 곳에 적응하도록 한 거죠. 환경적응을 위한 풍성한 털 덕분에 화성에서는 루쿠의 털과 고기가 꾸준히 소비되고 있습니다. 고기의 경우는 맛보다는 희소성 때문인듯하구요. 이런 루쿠의 남획을 전면 중지하라는 요구가 Blue Peace의 테러활동 이유죠."


검은 외투 깃에 얼굴을 파묻은 채 의자에 앉아 책을 읽던 레어도 흥미가 생겼는지 책을 덮어둔 후 안나에게 고개를 돌려 대화에 참여했다.


"애초에 루쿠라는 생명을 죽은 행성에 퍼트린 것도 인간, 이후 루쿠들을 죽이며 생명을 앗아간 것도 인간, 또 그런 인간에 대항해 그들을 지켜주려는 것 역시 인간이니....루쿠들 입장에선 인간이라는 존재가 적인지, 아군인지, 혹은 자신들의 신인지 혼란스러울 거야. 그리고 또...."


"으아~악! 안 그래도 지루한 브리핑에 더한 지루함을 가져오지 말라고 선장!"


라이자가 계속되려는 레어의 말을 끊으며 브리핑 시작과 동시에 테이블에 엎드려 잠든 마리아를 가리키며 말했다.


"제 브리핑이 지루했나요. 화이트 씨?"


"아....아니 꼭 지루하다기보단 어려워, 어려워서 이해가 잘 안되다 보니 그런거지. "


"그럼 최근 Blue Peace에 대해 알아낸걸 알려줘 안나, 어이! 마리아 너도 이건 들어두는게 좋을꺼야. "


잠든 마리아의 어깨를 잡아일으키며 레어가 말했다.


"네 그럼.최근 Blue Peace는 칼리스토 시의 서쪽에 위치한 수렵거주지 5곳 폭파를 시작으로 시 인근의 루쿠 모피가공공장 파괴에 나아가 민간선 납치까지 테러행위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칼리스토 정부 측에선 비밀리에 협상을 위해 개체 수 조절 수준의 포획량 축소를 약속한듯하지만, Blue Peace의 요구 자체가 포획 전면금지라서 도무지 이루어질 수 없는 협상이었죠. 협상결렬 후엔 아시다시피 정부에서 현상금을 내걸 정도로 지속된 테러행위가 있었습니다. 칼리스토 행성 자체가 세간의 주목을 받을 정도로 번성한 행성이 아니기 때문에 네트 상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정보는 이 정도가 한계인듯합니다."


이야기를 마친 안나는 가벼운 눈인사와 함께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정보는 대충 들었으니 자세한 건 아무래도 칼리스토에 도착해서겠지? 그럼 앞으로 최소 3일간은 Silent•Sen에서 보내야 하니 다들 자유로운 시간 보내."


말을 마친 뒤 레어는 자신이 앉아있던 의자를 향해 걸음을 돌렸다.


"그런데 왜 레어는 안나처럼 데이터 패드로 책을 안 보고 언제나 종이책이야? "


함장실이건 혹스헤드에서건 시간을 보낼 때의 레어는 언제나 한 손에 책을 들고 자신의 옷깃에 얼굴을 반쯤 가린체 책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 떠오를 만큼, 늘 책과 함께인 레어를 보아온 마리아는 레어가 종이책을 고집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어? 나도 몇 번은 데이터 패드로 보려고 시도해봤지만 나에겐 책의 내용도 물론 중요하지만, 앞표지와 책등의 디자인, 가름 끈의 색과 재질, 책장을 넘길 때의 감촉 같은 것들이 중요해서 말이지. 어떤 종이가 최고다라고는 할 수 없지만 많은 책을 읽는 동안 취향이라는게 생겨버렸거든....아무래도 내 취향은 금성자생 프류후 갈대로 만든 다소 거치면서 무게감이 있는 종이가....."


자신의 책에 대한 사랑을 양껏 내 비취려 하는도중 선내의 경고음이 울려 퍼졌다, 윙윙거리는 소리 때문에 레어의 말은 마리아에게 닿지 못했고, 라이자는 경고음의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조종실 중앙의 홀로그램 콘솔로 향했다.


"미사일!? 위상차 공간에서 미사일이라고? 제정신이 아닌 이상 누가 이런 짓을!"


보통 위상차 공간에서의 해적행위는 드문 일이다. 약탈에 성공했더라도 출구에서 대기하는 경비대에게 잡히는 것은 물론이고, 여차하면 게이트를 막아버릴 수도 있다는걸 라이자도 모르는 것이 아니였기 때문에 술에 취한 해적이 아닌 다음에야 경계방어시스템의 오류라고 생각했다.


"진짜 미사일이잖아!! 접근 중인 미사일 4발! 함대함 수평유도 미사일! 좋았어, 이참에 새로 장착한 플라즈마 캐논의 성능이나 실험해봐야겠다."


마리아야 본래 기계와는 인연이 없으니 이 상황에서 도움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던 라이자는 서둘러 전투 콘솔을 조작해 새로이 장착한 플라즈마 캐논의 충전을 시작했다. 다가오는 미사일의 요격을 위한 것도 있지만, 라이자는 아무래도 새로운 장비를 실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선내에는 플라즈마 캐논의 충전음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고 잠시 울리던 웅웅소리가 멈추자마자 S.S호의 포좌에서 푸른색 빛과 함께 굉음이 울려 퍼졌다. 발사된 플라즈마의 빛이 그어지며 다가오던 4발의 미사일을 불덩어리로 만들었다.


"위기는 일단 넘긴듯하고, 자아 이제 반격할 때인가....어라? 통신요청? 항복권고라도 할 셈인가? "


조종 콘솔에서 작은 청색 점의 불빛이 통신요청신호를 알리고 있었다. 승인버튼을 누르자 대형스크린에 검은 머리에 덥수룩한 검은 수염을 기른 중년의 남자가 호탕한 웃음소리를 내며 나타났다.


"하하하! 오랜만이군 레어! 아니, 이젠 페어본 선장인가? "


방금 소동에도 평온하게 책장을 넘기던 레어는 화면에 비췬 남자를 알아보곤 책을 덮은 뒤 자리에서 일어나 화면을 향해 다가섰다.


"오랜만이에요 벨라미 대위님. 조금 전 미사일은 너무하잖아요, 이쪽은 나름대로 무장은 있다고 하지만 일단은 수송선이라구요 비무장이었으면 어쩌실려고....."


"와하하하!! 여우 같은 네놈이라면 무장 없이 돌아다닐 일도 없을 테고, 몇 시간 전부터 발광신호를 보냈는데 반응이 없길래 미사일이라면 확실한 반응이 올 거라 생각해서지. 그리고 대위칭호는 바꿔야 할 거 같다, 이젠 작은 함정의 함장이 되어버렸거든."


"축하해요 벨라미 함장님. 엘하임에서의 만남 이후 6년 만이군요, 다시 개척은하로 가시는 건가요?"


"아....이번엔 좀 다른 목적으로 가는 거긴 한데, 뭐 일단은 개척은하로 가는 길이긴 하지. 사략선의 함장으로서 가는 거니까."


레어는 방금의 대답으로 군소속 정규함정과는 전혀 다른 외형의 함정에 대한 궁금증과 군소속의 함장치곤 다소 단정치 못한 벨라미 함장의 외모에 대한 의문을 해결했다. 자라고 벨라미(Zharago Bellamy)는 레어의 내행성연합함대 근무 시절의 상관으로 그와는 개척은하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한 동료이자 스승이었다. 9년간의 근무기간을 마친 레어가 어느 날 군과의 인연은 여기까지라며 사라진 후 6년 만의 조우였다.


"그때 그렇게 사라지지만 않았어도 지금 레어 너도 이 Grand Hound의 소속으로 훌륭한 부관이 되었을 텐데 ."


지난 시절 레어가 군을 떠날 때를 떠올렸는지 벨라미 함장은 인상을 찡그리며 자신의 수염을 매만졌다.


"하하! 저는 지금 제 생활에 만족해요. 군인은 적성에도 안 맞았구요. 그나저나 개척은하로 가시려면 지구태양계 외곽까지 가셔야겠네요? "


"그래, 안 그래도 지금 일정에 뒤처져서 서두르던 참이었는데, 위상차 공간 내에서 스캔 모듈 체크 겸해서 함선 스캔을 돌려봤더니 등록소유선장이 너라서 옛 기억도 떠올리게 할 겸 선물을 몇 개 보낸 거지."


"함장님, 슬슬 시간에 맞추려면 지금의 속도로는....."


벨라미 함장의 뒤편에서 모습을 비친 검은 단발의 여자가 벨라미 함장에게 말을 걸며 두 사람 대화를 중단시켰다. 냉소적인 표정으로 벨라미 함장을 바라보던 여자는 자신의 할 말을 함장에게 전달한 후 화면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음....들어서 알겠지만, 출정식을 어제 너무 거하게 하는 바람에 일정에 늦어져서 말이지, 아쉽지만 이번 만남은 여기까지인듯싶군. 다음에 지구태양계로 돌아오면 연락하도록 하지. 그때도 부름에 답이 없다면 미사일 만으로 끝나진 않을 거다!"


"네, 그럼 다음에 다시 만날 때까지...."


통신이 종료되고 레어는 레이더에서 Grand Hound를 표시하는 광점을 한동안 지켜보다가 광점이 사라진걸 확인한 뒤 다시 의자에 자신의 몸을 깊게 파묻고 덮어두었던 책을 펼쳤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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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칼리스토 08 21.01.01 30 2 8쪽
9 칼리스토 07 20.12.18 28 1 9쪽
8 칼리스토 06 16.06.05 234 1 7쪽
7 칼리스토 05 16.06.03 191 1 7쪽
6 칼리스토 04 16.06.02 213 1 8쪽
5 칼리스토 03 16.05.31 269 1 8쪽
4 칼리스토 02 16.05.30 229 1 8쪽
» 칼리스토 01 +2 16.05.29 275 1 11쪽
2 Hogshead +2 16.05.28 270 1 12쪽
1 Prologue +1 16.05.28 336 3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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