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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adang 님의 서재입니다.

Silent 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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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adang
작품등록일 :
2016.05.28 18:22
최근연재일 :
2021.01.01 11:41
연재수 :
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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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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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2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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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Hogshead

DUMMY

「 "가니메데에서 목성으로 돌아오는 길이 가장 힘들었어, 깜빡하고 술을 안 샀거든" -2085년 트럭커 랠리 우승자 니콜라 리프트(Nicola Rift) 」




화성 3궤도 X39Pn 지구행 3번 게이트 앞에 위치한 화성 제7 물류터미널. 광활한 우주를 오가며 하루에도 수천 대의 수송선들이 오고 가는 거대한 궤도스테이션이다. 스테이션의 외부는 드나드는 트럭커들의 컨테이너에 꼭 맞아떨어지게 6각형의 도킹베이가 수백 개로 구성돼있으며 구획 별로 고유의 색깔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알록달록한 벌집을 보는 듯하다.

내부에는 트럭커들을 위한 휴게시설에서부터 은행, 정비소, 카지노까지 대부분 시설이 갖춰져 있어 트럭커들의 자신의 집보다 더 자주 드나드는 제2의 집과 같은 곳이었다.


혹스헤드(HogsHead)... 터미널 외곽의 도킹클러스터를 바라볼 수 있는 커다란 유리 벽이 있는 이 전망 좋은 가게의 주인은 마크 겐스바인(Mark Gänswein)으로, 9년간 개척행성의 파견용병으로 근무하며 저축한 돈을 모아 지금의 가게를 3년 전에 개업하였다. 개업 당시 전망 좋은 스테이션 외곽의 자리를 사기 위해 꽤 거금이 들어갔지만, 그런 위치 덕분에 내행성계 대부분의 물류가 통과하는 터미널에서 나름 번창한 가게가 되었다.

게다가 이젠 단골도 제법 많아져서 시간이 날 때마다 유리 벽 밖을 바라보며 도킹하는 단골 트럭커들의 컨테이너 수송함에 연결된 컨테이너를 수를 헤아리며 손님맞이를 준비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많은 손님이 오고 가다 보니 자연스레 터미널 내 의뢰알선소보다 혹스헤드에서 의뢰를 찾는 것이 더 쉽다는 소문이 날 정도였다. 게다가 의뢰수수료도 안 들고 기록 또한 남지 안아 다소 불법적인 의뢰도 가능하니 의뢰알선을 위해 가게를 찾는 사람들 또한 나날이 늘어가고 있었다.

이만하면 마크가 개척행성으로 파견 나간 시간과 개업 후 잠시간도 아껴가며 가게에 공들인 것에 대한 최고의 보상을 받은듯하다.


3 궤도 기준시 새벽 3시. 궤도 기준시간이라는 것이 존재하지만 일과 대부분을 우주에서 보내는 트럭커들에겐 기준시는 무의미할 뿐이었다, 그에 따라 자연스레 혹스헤드의 영업시간 또한 24시 연중무휴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오늘은 어쩐 일인지 평소와는 다르게 손님은 보이지 않고 테이블 위의 홀로라이트만이 빈자리를 비추고 있을 뿐이였다.


"으하~암! 오늘은 정말이지 드나드는 손님이 없군, 지금쯤이면 래빗익스 녀석들이 올 때가 됐는데 말이지.... 아! 만디군? 이럴 때 한참 미뤘던 청소라도 해두는 게 어때? "


하품 때문에 그렁하게 고인 눈물을 팔로 닦아내며 얼마 전 사들인 로봇을 바라봤다. 모델명 Mandy-N90 바이오 셀을 탑재한 자아 지능형 로봇이라는 점원의 말은 기억이 나지만 그 외 점원이 1시간 동안 마크의 옆을 따라다니며 정신없이 떠든 다른 기억들은 나질 않았다. 바에서 쓰일 서버 로봇이 필요하다는 말에 점원이 추천해준 녀석이었다.


"코어파일 업데이트 시간이라 현재 명령수행이 불가능합니다. 업데이트 완료 예상시간 149분"


토막토막 끊어지는 기계의 특유 음으로 마크에게 답 한후 맨디는 대기모드로 들어갔다.


"분명....자아 지능형 로봇이라고 했지만....저리 본래의 목소리도 아닌 기계음까지 내면서 뺀질대는 기능까지 생길줄은...."


찡그린 미간을 엄지와 검지로 집으며 마크는 다음이라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팔자에 어울리지도 않을 로봇은 사지 않겠노라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서빙에 자체학습기능까지 갖춘 녀석 이라 해서 큰맘 먹고 구매한 로봇이었다.

가게에서 보고 들으며 정보습득이 되는 사람의 대부분이 트럭커들뿐이니 그 영향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되지만 정작 필요로 했던 청소와 서빙은 본인의 몫이고 저 애증스러운 로봇은 손님이 오면 테이블 앞에 자리 잡고 수다 떨기에 바쁘니....마크는 다시 한 번 맨디를 바라본 뒤 짧은 한숨을 쉬었다.


마크는 유리 벽에 기대어 있었다. 가게 안을 채우고 있는 건 조용한 음악과 조명뿐이었다. 무슨 일로 이례 없는 이런 고요함이 혹스헤드에 찾아온 건가 알아보고 싶었지만 가끔은 이런 조용한 시간을 잠시나마 보내는 것도 좋지 않나 싶어서 마크는 이 시간을 그대로 흐르게 두고 있는 중이었다. 조용히 혹스헤드를 채우던 음악마저 멈추고 고요함이 그 자리를 메울 때쯤 문이 열렸다.


"마스터! 오늘도 장사가 잘되....으음?! 손님이 없잖아?"


문을 열고 들어온 남자는 텅빈 가게 안을 두리번거리며 의아해했다.


"여~어 사일렌트 센의 선장! 그러게 말이야. 최근에 사람이 이렇게 적은 적이 없었던지라 나도 당황스럽군. 덕분에 모처럼의 작은 휴일이 되었지."


어깨를 으쓱이며 마크는 고개를 절레였다.


"그러고 보니 레어, 나머지 일행은? 매번 가장 먼저 앞장서 들어오는 개도 안 보이는데?"


"마리아랑 안나는 마스터가 한눈판 사이에 이미 저쪽에서 만디군이랑 이야기 중인듯한데요? 라이자는 센에게 줄 새로운 장난감이 나왔다고 내내 들떠있었으니 아마도 조금 있다 올듯해요."


레어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방향으로 뒤돌아보자 밝은 웃음을 띤 마리아가 허공에 팔을 크게 휘저으며 인사했다.


"아무래도 오늘 손님이 없었나 보죠?"


시선이 테이블 위 데이터 패드에 고정된 채 만디가 내온 밀크티를 입에 가져다 대며 안나가 마크에게 물었다.


"어....응. 이상하게도 오늘은 조용했지."


"잠시 후면 다시 북적일 거에요. 저희가 지금 게이트 주변 해적소탕 의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거든요."


안나는 찻잔을 내려놓고 만디에게 집게손가락을 펴 보이며 잔을 다시 채워달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음? 그런 일이 있었던건가? 요즘은 가게 일이 바빠서 바깥소식은 누가 전해주지 않으면 도통 알 수가 없어"


바텐더 테이블로 걸어가며 마크가 안나에게 대답했다. 레어 역시 마크를 뒤따라 걸은 뒤 늘 그랬듯 자연스럽게 롱테이블의 뒤편에 진열된 술 중 한 병을 집어 들고 맞은편 자리에 앉아 마크와의 대화를 이어갔다.


"이번 의뢰는 정말로 위험했다고, 해적 주제에 프리깃 급이라니, 대함작살까지 써가며 백병전까지 치르는 바람에 S.S호에 구멍까지 나버렸지....다행히 마리아가 선내로 들어온 녀석들을 막아준 덕분에 현상금 부수입이 생긴 건 좋긴 했지만....그 때문인지 라이자는 오는 내내 오버홀 시기가 지났다면서 잔소리를 해댔지...."


레어가 잔에 따라놓은 술을 한 모금 마시기 위해 대화를 잠시 멈춘 순간 가게의 문이 열리며 한 남자가 흰색의 개를 앞세우며 들어왔다. 남자는 마크와 가볍게 눈인사를 주고받으며 마리아와 안나의 테이블을 향해 걸어간 뒤 의자 다리를 발등으로 밀어내 앉으며 마리아에게 소리쳤다.


"세상에 어떤 바보가 텍티컬슈트를 입고 체술을 쓰냐고!! 내가 분명히 간•단•한 육탄전 정도까지 가능하다고 했지만, 네녀석의 그 무식한 움직임을 따라가기에는 무리일꺼라고 했지? 게다가 다른 부위는 관절부 외에는 부서진 데가 없는데 오른쪽 다리와 오른쪽 팔은 접합부, 관절, 동력전달장치 장갑 외엔 멀쩡한 데가 없다고!


"전질보...... 발경...."


대수롭지 않은 일인 냥 마리아가 머리를 긁적이며 라이자에게 답했다.


"그....그게뭔데? 체술의 일종인가?"


"음....체술이라기 보다 무술이지. 지구에서 유래된 팔극권이라는 건데 대부분의 동작엔 진각이라는 발 구르기로 하반신에서 끌어올린 힘을 상반신을 이용해 타격하는 거라...."


라이자는 탁자에 엎드려 얼굴을 감싸 쥐었다. 이대로 놔뒀다간 밤새도록 무술에대한 강의를 들어야 할듯해서 화제를 돌리기로 마음먹고 테이블 아래 이제 막 잠을 청하던 하얀 개를 품으로 안아 올리며 안나에게 말했다.


"이거 보라고 안나!! 센을 위해 이번에 독스헤븐에서 주문한 물건이야, 어때? 기간 한정판이라서 발매 시작 15분 만에 매진됐었다고."


안고 있던 개의 턱을 들어올려 목에 찬 목걸이를 안나에게 보이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이전의 목걸이랑 뭐가 달라진 거죠? 화이트 씨?"


"모르겠어? 하긴 매번 털에 반쯤은 덮여있으니....자아! 무엇이 달라졌는고 하니! 바로 이 목걸이의 안쪽이 자가부유 장치로 되어있어서 센이 어떤 자세를 취하건! 살이 찌건!! 중력이 변하건!!! 아~아무 문제 없이 지낼 수 있다는 거지. 요즘 살이 쪄서 목걸이를 바꿔줘야겠다 생각하던차에 발견한 물건이라 고민 없이 샀지. 어때? 이만하면 차이를 알겠지?"


이때 레어가 뒤편에서 걸어와 라이자의 어깨를 짚으며 물었다.


"이쪽 센말고 우리 Silent•Sen은 어때? 돌아오는 길에 잭 아저씨네 맡긴다고 했었지? "


빙그레 웃는 레어를 향해 고개를 돌린 라이자의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둘을 지켜보던 안나가 말을 이어가지 못하는 라이자를 대신해 대답했다.


"수입내용부터 말씀드리자면, 생포한 해적의 현상금이 80만 크레딧, 의뢰성공보수가 100만 크래딧. 그리고 몇 분 전 블랙 씨의 정비소에서 온 명세서에 의하면 함선 수리비는 70만 크레딧 Reinhard사의 플라즈마 캐논과 제어장치 설치비용이 350만 크레딧 택티컬 슈트 부품 5세트 50만 크레딧. 180만의 수입과 470만의 지출을 합산해서 총 마이너스 290만 크레딧 입니다. 화이트 씨가 이번에도 초과지출을 하셨군요."


안나의 팔목의 데이터 리슬릿을 통해 투사된 -290만이라는 숫자가 테이블에 비추고, 라이자는 여전히 답할 변명을 찾지 못했는지 품에 안긴 센을 만지며 앉아있었다.


"에...뭐.. 일단은 이미 달아버린 건 어쩔 수 없으니까. 잭 아저씨에게 일단 지급 가능한 액수는 보내고, 나머지 금액은 조금 기일을 늦춰달라고 회신해줘. 그리고 마스터, 의뢰 들어온 건 없어? 지금 들어서 알겠지만, 우리가 지금 급전이 필요하게 됐거든."


마크가 만디를 불러 의뢰내용 영상을 띄워달라고 부탁한 뒤 가게에 몰려닥칠 손님들을 대비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손님이 없던 원인인 해적들을 레어일행이 처리해 다시 게이트가 다시 활성화 되었을 테니 잠시 후면 분명 바빠질 것이다.


"총 5건의 의뢰가 검색되었네요. 평소보단 확실히 적은 의뢰 건수이긴 하지만 가장 보수가 높은 순서대로 출력했습니다."


레어는 출력된 영상으로 가까이 다가가 유심히 목록들을 살펴보았다.


"지구행 화물수송...아스트로이드군 채굴스테이션 경비임무...이건...그다지 내키지 않는군....아! 이게 좋겠어! 칼리스토 정부의 공식의뢰다."


리스트 가장위의 위치한 의뢰를 가르키며 일행들을 불러모았다.


"칼리스토의 테러단체 Blue Peace의 리더 드레이브 알켄(Drave Alken)의 현상금 500만 크레딧. 초기엔 평화시위외엔 별다른 활동이 없던 환경보호단체였지만, 최근 리더의 교체로 정부상대로 칼리스토의 모든 야생동물 사냥에 대한 전면중지를 요청, 이에따른 정부와의 교섭이 결렬되자 화물선 나포, 민간기 납치, 정부시설 폭파. 규모가 그리 큰 단체는 아니지만, 그래도 태생이 환경보호단체여서 정부에서는 군을 동원하기가 껄끄러웠는지 현상금을 걸어 행성 외부인들을 통한 문제해결을 원하는듯하군요."


레어의 손가락이 멈춘 지점을 확인한 안나가 의뢰상세내역을 읽어내려갔다.


"좋아!그럼 1시간내에 Silent•Sen에서 모이는걸로 하고, 움직이자!"


"오케이! 그럼 난 만디군한테 도시락이라도 부탁해야겠다."


"저는 더 자세한 브리핑을위해 먼저가서 준비하겠습니다 페어본 씨"


"아하하! 그럼 난 우리 센이랑 쇼핑이라도 더 하러가야겠써, 칼리스토는 꽤 춥다고 들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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