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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adang 님의 서재입니다.

Silent 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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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adang
작품등록일 :
2016.05.28 18:22
최근연재일 :
2021.01.01 11:41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2,111
추천수 :
13
글자수 :
35,974

작성
20.12.1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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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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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칼리스토 07

DUMMY

『 명칭: 배틀아머(무장호위 사양,Blue Peace패턴)

제조 행성: 가니메데

무게: 8톤

전장: 1.5m

전폭: 2.8m

전고: 3m

장갑: 55mm

주무장: G328 50구경 중기관총

부무장: 배틀아머 전용 대구경 산탄총(플레셰트, 슬러그탄 호환) 』




격납고 가득 메아리 울려 들리는 배틀아머의 걸음 소리가 마리아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격납고에 울리던 기계의 발걸음 소리는 마리아의 앞에서 멈춘다.


"그래도 이제부터 죽일 사이인데, 서로 인사는 해야겠지?"


배틀아머의 몸통 중앙부가 열리며 한 남자의 모습이 드러났다.

제멋대로 흐트러진 머리, 충혈된 눈, 약간 마른 인상의 남자였다.


"드레... 드레... 드레이..."


남자의 모습과 마주한 마리아의 첫마디였다.


"그래!! 생각났다!! 드레이크! 발켄!!"


"알켄이다! 이 멍청아! 그리고 애초에 드레이크도 아니야! 드레이브다, 드레이브!!"


예상보다 훨씬 멍청한듯한 소녀의 발언에 드레이브가 더 화가 난듯했다.


"어? 드레이브였어? 뭔가 더 이름에 힘이 빠진 거 같지 않아? 이참에 드레이크로 이름을 바꾸는 건 어때?"


"망할 꼬맹이가!"


콕핏커버를 닫는 것도 잊은 채 드레이브의 배틀아머의 왼팔이 마리아를 향해 내뻗었다.


"왜에~ 좋잖아, 드레이크! 뭔가 더 쎄보이게 들리잖아"


허공을 가르는 배틀아머의 팔을 피하며 마리아의 여유 섞인 말이 이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보통 오랜 기간 수련을 하다 보면 상대의 주먹이나 발이 자신을 향해 다가올 때 커져 보인다고는 하지만, 이경우는 정말 보통의 주먹과 발이 아니라 3m 크기의 철거인의 주먹이었으니 이런 공격을 피하는 건 무도가인 마리아에겐 너무 여유로운 상황이었다.



"갈가리 찢어버리면 격납고가 더러워질까 봐 쓰기 싫었지만..."


배틀아머의 왼 주먹이 젖혀지고, 거대한 총구가 드러났다.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격납고를 가득 메우는 산탄총의 발사 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차피 부하 놈들한테 시킬 거니까."


"다시 말해줄래? 너무 시끄러워서 뭐라고 말하는 건지 모르겠어."


이전의 여유는 조금 사라졌지만, 그래도 순순(侚循)을 사용해 쉽게 피해내는 모습에 드레이브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렇게 원한다면, 크게 들려주지."


자신도 여유가 있음을 표현하기 위해 눈을 크게 뜨고, 입 끝을 당겨 크게 웃으며 드레이브가 잊고 있었던 콕핏커버를 닫았다


"어때! 이제 잘 들리나?"


배틀아머의 외부 스피커를 통해 격납고에 쩌렁하게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다시 시작해볼까?"


거대한 기계의 장갑에 의해 보호받는 안정감 덕분인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온 드레이브의 목소리가 몹시 격양되었다.


"난 아직 시작도 안 했는걸?"


"하! 허세치곤 꽤 소소한 편이다만, 언제까지 그렇게 피할 수 있을까?"


"이제 슬슬 공격해야지 피하는 것도 계속하면 힘들거든."


순순(侚循)에는 그리 큰 체력이 소모되는 건 아니었지만. 상대는 자신과는 달리 체력이라는 개념이 없는 기계였기 때문에 마리아 역시 슬슬 결착을 내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철 덩어리 상대로는 처음 해보는 건데... 아! 사람을 상대로도 솔직히 스승님 외엔 이번이 처음이야."


드레이브의 시야에서 또 사라진 마리아를 다시 배틀아머의 카메라가 마리아를 포착했을 때는 이미 그녀가 너무나도 가까이 접근한 뒤였다.


"콴(Quan)류 팔극권, 세 번째 투로(鬪路). 각왕(角王)!!!"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외치고 자신이 타고 있던 배틀아머에 거리낌 없이 공격을 가해오는 소녀의 무지함에 잠시지만 조종간에서 손을 놓았던 드레이브였다.

이 소녀가 진심으로 자신의 공격이 배틀아머의 장갑에 통할 꺼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의문이었다.


"어어엇!?"


드레이브는 눈앞에 보이는 광경이 믿기질 않았다.

이따금 들리는 바닥을 차는 소리와 함께 눈앞에 나타난 뒤 다시 사라지며 종횡무진... 자유로이 눈앞에서 나타났다 사라지며 배틀아머의 장갑을 두들겨댔다.


"하하하!! 멍청한 놈!! 아무리 그래도 배틀아머를 사람의 힘으로 어찌해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그리곤 잠시 무시무시한 기세로 쇠를 두들기는 소리가 잠시 멈췄다.


"후우우, 그렇지? 아무래도 수련이 부족한가 봐. 팔다리 전부 부셔버리려고 했는데, 고작 한 개라니..."


호흡을 가다듬는 소리와 함께 드레이브의 배틀아머 앞에 나타난 마리아가 짜증이 난 듯 얼굴을 찡그렸다.


"한 개? 그게 무슨 소리야!! 무슨 한 개! 어디? 무슨?"


당황한 드레이브의 눈에 뒤늦게 콕핏허드의 붉은 등이 들어왔다 .


-좌완부 손실-


그제야 배틀아머의 왼팔이 어깨에서 전선들과 함께 뜯겨 나갔다.

거대한 배틀아머의 팔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 그리고 이어지는 고요함.


"라이자아~오고 있어?"


정적을 깨고 마리아가 팔목에 찬 팔찌를 통해 라이자를 불렀다.


"어... 음... 그러니까"


"뭐야? 아직도!?"


라이자의 대답에 조금은 놀란 마리아였다.


"그게 말이지, 행성 내 저공비행을 하려면 아무래도 허가가 필요한데 이게 좀 오래 걸리는듯해서..."


자신을 앞에 두고 당당하게, 그것도 눈앞에서 느긋하게 동료와 대화를 하는 소녀의 모습에 드레이브가 정신을 차리고 호흡을 한번 크게 내쉰 뒤 외부 스피커 버튼을 누른다.


"이 쥐새끼가!! 지금 처한 상황도 모르고 한가롭게 수다라니!"


"어? 잠깐만, 방금 너무 시끄러워서 못 들었어."


격납고에 쩌렁하게 울리는 드레이브의 소리에 짜증이난 마리아가 라이자와의 통신에 답했다. 그리고 한쪽 팔을 뻗어 손바닥을 펴보인후 잠시 말을 멈춰달라는 듯한 수신호를 드레이브에게 보냈다.


"참.는.것.도...정도가 있는 거다!!!"


그 순간 배틀아머의 오른팔에서 불꽃이 뿜어져 나왔다. 총알들은 정확하게 마리아를 향해 날아가진 않았지만 어차피 조준하고 쏴도 맞지 않는다면 마구잡이로 주변에 난사하는 것이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해서였다.


컨테이너들이 총알에 뜯겨나가며 파편이 격납고 이것저곳에 흩어지고 스노우바이크의 폭발과 함께 크고 작은 상자들이 불타올랐다 .


"하하...하...하하하하!!!! 이래도 살아있다면 넌 진짜 사람이 아닌 거다."


불타는 잔해들에서 나오는 검은 연기와, 잘린 전선들의 스파크 소리, 모닥불이 타는듯한 타닥타닥 소리들로 가득한 격납고 내부.


"마리아! 괜찮아? 방금 엄청난 소리가 들렸는데?"


격납고 어딘가에서 라이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응. 뭐 일단은. 근데 아까 전에 한말은 뭐야? 뭐가 이제 곳 도착할 거라고?"


쓰러진 컨테이너의 뒤편에서 바닥에 놓인 상자들을 발로 걷어내며 마리아가 모습을 보였다. 사방이 불에 타고 이곳저곳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태연하게 걸어 나오는 소녀의 모습에 드레이브의 입이 다물어지질 않았다.


"꾸...꿈이라면...제발 깨줘...이건 너무하잖아. 제발 꿈이라면 깨줘어!!"


공포에 질린 드레이브의 비명과 함께 배틀아머의 어깨 위로 8발의 미사일의 연기가 꼬리 그리며 마리아를 향했다.


미사일이 드레이브의 배틀아머를 떠나 호를 그림과 동시에 격납고의 천장을 뚫고 무엇인가가 마리아의 앞에 떨어졌다.


암적색의 택티컬 슈트였다. 그와 동시에 몸을 웅크린 채로 바닥에 도착한 붉은 기체는 몸을 일으킨 뒤 날아오는 미사일을 향해 충격파를 내보냈다.


"다행이다! 늦진 않았어! 혹시나 해서 화후(火猴)를 먼저 네가 있는 위치로 보냈거든."


어두운 붉은색의 기체. 라이자가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대부분은 마리아에 의한 강제적 시행착오였지만) 칼리스토에 도착하기 전 개조를 완료한 마리아 전용의 택티컬 슈트였다.


마리아의 움직임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군용 택티컬슈트 이상의 통상 속도와 저항력 및 방어력을 발휘하도록 개조했고, 이온 드라이브의 도약 기능이 더해져 대부분의 공격을 가볍게 피해낸다.

이런저런 무장을 달아 화력 보강을 시도했지만 조종사의 체술 만능주의 덕분에 외면당했다. 그렇게 다중 무장시스템을 때어내고 오로지 장갑과 기동성 그리고 사용자의 기호에 따라 반동 억제기들로 간결하게 구성된 기체였다. 라이자의 마지막 자존심으로 긴 설득 끝에 화염방사기와 쇼크웨이브 발생장치만은 기체 구성에 채택되었다.


"자아! 다시 해보자고 드레이크!"


어느새 화후(火猴)에 탑승한 마리아가 드레이브를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작가의말
Stefflon Don - 16 Sh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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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칼리스토 06 16.06.05 237 1 7쪽
7 칼리스토 05 16.06.03 193 1 7쪽
6 칼리스토 04 16.06.02 217 1 8쪽
5 칼리스토 03 16.05.31 269 1 8쪽
4 칼리스토 02 16.05.30 234 1 8쪽
3 칼리스토 01 +2 16.05.29 278 1 11쪽
2 Hogshead +2 16.05.28 273 1 12쪽
1 Prologue +1 16.05.28 344 3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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