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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뚜기 님의 서재입니다.

극한던전운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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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뚜기
작품등록일 :
2019.04.1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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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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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랜덤 뽑기 성전사라고 들어나 봤을까?-(2)

DUMMY

잠깐만? 그러고 보니 그 동안 심심치 않게 날아오던 고블린들의 독침 공격이 한 동안 뜸했다. 물론 그동안 전부 피하거나 막는데 성공했기 때문에 놈들이 조준에 신중을 가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어째 그런 것으로 치부하기엔 그 동안 좋은 기회가 상당히 있었지만 그냥 넘어간 것 같다.


그렇다는 건? 나는 그 동안의 전투에서 고블린들이 어떤 패턴으로 행동했는지 생각해보았다. 놈들이 하는 짓이야 단순하다. 원래부터 고블린이 훌륭한 전투 요원들은 아니고 그동안 놈들이 파편 파티에서 맡은 역할은 대부분이 매복해 있다가 전투를 개시하는 선빵질. 그런 후에는 후방 지원이 다였다.


하지만 고블린 놈들의 특기는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그들의 창조자는 전투보다는 건설자로 신명을 날린 신이다. 고로 그의 파편이라면 당연히 전투 계열의 권능보다는 다른 분야의 권능을 부여받았을 확률이 높았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순간적으로 지금 지형이 눈에 들어왔다. 주변은 인공 던전 저층 특유의 꾸밈없고 간결한 경치의 전형이었다. 이 곳 마이더스의 손가락 2층 같은 경우에는 풀이나 나무 같은 식생이 듬성듬성 배치되어있고 그 사이에 가도가 놓여있는 느낌이다.


그러나 이곳은 엄연히 던전. 식생이 나 있다고는 해도 비주얼을 위해 인공적으로 배치해 놓은 것들이기에 사람이나 파편이 지나가는 길에는 풀이나 잔해 등이 없어야 했는데... 그런데 길이 조금 어수선하군?


물론 하루에도 수십 번씩 전투가 일어나는 저층 던전의 특성상 아직 전투의 흔적이 남았고 이곳이 인기가 없는 루트라서 아직 정돈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타당한 의심을 무시할 이유 또한 없는 법.


씨익!


나는 놈들에게 의미심장한 미소를 날렸다. 전투의 상황이 불리한 만큼 잔뜩 쫄아 있는 녀석들의 안색이었지만, 뭐랄까? 나를 두려워하기 보다는 다른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면면들이었다.


거리를 좁히던 발걸음을 멈춰 섰다. 놈들과의 거리는 얼추 7m 정도일까? 멀었다. 단순히 단검으로 육탄전을 벌이기에는 말이다. 그러나 잠깐 생각을 해보기에는 딱 좋은 거리다.


전에도 언급했다시피 나는 파편들과의 전투에서의 핵심이 얼마만큼 마나를 덜 쓰고 효율적으로 파편들을 사냥할 수 있냐에 달려 있다고 정의했다. 사실 웬만해선 파편과 애신족들이 붙으면 애신족들이 훨씬 유리한 게 당연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던전계에서 만큼은 애신족들이 주인 노릇을 할 수 있었던 것일 터였다.


이 점을 바탕으로 생각해보면 모험가들이나 군단 혹은 나를 포함한 성전사들이 강해지는 보편적인 방법도 얼추 예상 할 수 있다. 아마 자신의 수준에 한에서 ‘보다 약한’ 파편들을 ‘보다 효율적’으로 때려잡아서 다량의 마나를 획득하는 것이겠지.


성전이나 던전에 무지하다지만 지금까지 몇 번의 전투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원리였기 때문에 어느 정도 확신도 있었다.


그래서 핵심이 뭐냐고? 간단하다. 성전사들 대부분은 여기 7m 거리에서 가던 발을 멈추고 ak를 꺼내든다는 판단을 쉽게 하지 않을 거라는 거다. ak 같은 발당 마나를 소모하는 현대식 소총 무기를 쓰기보다는 본능적으로 접근하여 단검으로 그어버릴 생각을 하겠지. 물론 나도 그럴 뻔 했다.


안타깝지만 놈들의 운이 없었다. 내가 고블린들이 나 말고 다른 것에 겁을 내고 있다고 쉽게 눈치를 챈 시점에서 보면 말이다. 고블린들은 자신들의 행운에 배신당할 까봐, 그게 두려웠던 거다.


철커덕


두두득!


정확하게 세 방 머리에 박아줬다. 그리고는 이제 쓸모없어진 ak를 냅다 앞의 어질러진 지면 위로 내던졌다.


철커덕! 팡팡팡!


함정이라? 거기에 함정을 숨길 수 있는 특유의 권능도 사용되었을 터다. 의심을 하지 못했거나 혹은 무시했다면 저 함정에 걸려 고전을 면치 못했겠지. 재수없으면 사냥 당하는 비참한 결과로 이어졌을 수도 있다.


“이봐! 계속 할 거냐?”

“아니다. 항복한다.”

“그래. 잘 생각했다.”


이제 남겨진 적은 방패를 장비한 오크 한 마리. 저항할 의사가 있다면 명대사 그대로 처분해주면 된다. 하지만 이런 저층의 쩌리 파편들에게 무슨 거창한 명예며 복수심 같은 게 있을까? 다 본능에 따라 자신의 성전을 위해 싸우는 것일 뿐인데 목숨을 귀중히 여기는 것이 무슨 잘못이랴.


요 몇일 마주친 다른 파편 파티 중에서도 싸울 의사가 없는 녀석들은 잘 보호 했다가 본인이 원하는 곳에서 방생 조취를 취했다. 나 말고도 대부분 포로 파편의 인계는 잘 지켜지는 편으로 알고 있다. 따지고 보면 인공 던전의 파편들은 다른 군단의 사유 재산 이기도 했기 때문에 죽여서 소량의 마나를 얻기보다는 환원하는 게 성전 자체에는 더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도덕적 혹은 신념적인 영역의 규칙이다. 당연히 강요되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지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딱히 착한 척하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니고, 다른 쪽으로 이득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놈에게 다가가 내 고유의 이공간(異空間)을 열어 야영 장비를 꺼내주며 말했다.


“야영 준비나 하도록. 어차피 거주 구역까지는 혼자 못 갈 것 아냐? 조금 쉬웠다가 근처까지 동행해 주지.”

“알았다.”


이제 실질적인 전투는 끝났지만 아직 제일 중요한 과정이 남았다. 바로 정산을 하는 일이다. 나는 단말기를 꺼내 마나 저장고 앱을 켰다.


보유 마나: 26660

추정 생산량:100(p/h)

최근 5일간 평균 입수:4800(p/d)


입출내역

최근 전투로 인한 흡수:kill:고블린(최하급)x3 트롤(최하급) 오우거(최하급),오크(최하급)....

마법사용으로 인한 지출: 재생(100), 헤이스트(5p/s) 쉴드(550)

창조로 인한 지출: 아이메스 딱 좋아 모험가 야영 장비(1500), 기타 식료:300

기타 상항: 권능 사용:(1100),리로드:ak-822:(130)

........


뭐, 이런 느낌이다. 요즘은 시대가 좋아서 마나 저장고 앱 하나면 전체적인 마나 입출 상황을 알 수 있다. 방금의 전투를 치루기 전에 내가 보유하고 있던 마나는 약 23000마나 정도였고 한 번의 전투로 3000~4000의 마나를 획득했다.


그러고 보니 또 최고 획득량을 갱신했군. 확실히 다음 층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게, 조우하는 파편 파티가 질적이나 양적으로 고급화되고 있었다.


아! 잠깐 해석을 도와보자면 다른 건 별거 없고 마법사용으로 인한 지출 중 쉴드와 재생의 차이에 주목해보자. 만약 전투 후반 중 임프가 날린 파이어 볼트를 쉴드를 시전하여 막았다면 고스란히 450 이라는 만만치 않은 마나를 더 토해 냈어야 했을 터였다. 반면 여유가 되는 한에서 재생을 사용하여 버텨내는데 성공하면 100마나로 통칠 수 있는 것이다.


시전 한 그 즉시 효과를 발휘해야 하는 쉴드류 마법의 특성상 발생하는 마나의 코스트가 비쌀 수밖에 없다. 반면에 재생이나 힐 같은 치유 계통의 마법은 비교적 싼 편이었다.


물론 타협해서 그 중간 사이즈의 급속 치유 계열의 마법을 사용할 수 도 있지만 가진 거라곤 남들 다 하나씩들 받는 권능 빼고는 튼튼한 몸뚱아리가 전부인 마당에 한 푼이라도 더 아껴야만 만족스럽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눈여겨 볼 상항은 기타 부분의 권능으로 인해 소모 된 마나이다. 아무래도 내가 생각한 것보다는 세상이 조금 더 박한 편인가보다. 대부분의 권능, 특히 마법처럼 사용했을 시에 효과를 발휘하는 권능은 적당량의 마나를 소모하는 게 보통이라곤 해도, 몇몇 대신배 신을 모시고 있는 성전사들은 공짜 권능을 사용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던데...


딱히 그 분의 경제적 상황을 탓하려는 것은 아니고. 하여튼 내 권능에도 적당량의 마나가 소모된다. 첫 번째 무기를 소환했을 시에 평균 100~500의 마나가 소모되고 연이어 두 번째 무기를 소환했을 시에는 10배 정도인 1000~5000의 마나가 필요하다. 마나 소모량의 차이가 꽤 있어서 두 번째 무기를 소환 하는 건 최대한 자제하고 될 수 있으면 처음 받은 무기만으로 전투를 끝내는 게 하나의 과제라 할 수 있겠다.


물론 10배의 가격만큼 분명한 메리트는 존재했다. 우선 소환의 지속 시간이 상당히 길다. 첫 번째 무기가 10분 정도가 유지 되는데 반해 연이어 두 번째 소환한 무기의 경우엔 길게는 30분 이상 남아 있는 적도 있었다.


거기다가 성능 면에서도 두 번째 소환이 평균적으로 좋은 무기가 뽑히는 느낌이 있다. 느낌이라는 애매한 표현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은 두 번째 무기에서도 충분히 꽝이 나왔던 적이 있었걸랑.


솔직히 지금까지 소환한 무기가 전부 그럭저럭 쓸 만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을 만한 저급이 뽑히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연이은 소환을 해야만 했는데 그렇게 두 번째 무기를 뽑아 놓고 보니 첫 번째로 뽑은 꽝이 두 번째 무기로 인해 어느 정도 회생하는 경우가 잦았던 것이다.


성능차이야 내가 전문가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고 조합을 갖추게 된다는 점에 주목한다면 평균적으로는 마나 값을 할 확률이 높다 뿐이지, 두 번째 소환에서 조차 꽝 자체는 존재한다는 게 요지다.


씁... 이러고 보니 이거 완전 모바일 게임 뽑기 장난질 아닌가? 아, 아니야! 그분이 주신 귀중한 장비를 내가 전부 못 다루고 있을 뿐이겠지. 그럴 거야. 암.


하여튼 이런 식으로 정산이 이루어진다. 좋은 습관을 들여 놓기 위해서 전투가 끝나면 항상 내역을 확인하여 어떤 점에서 더 마나를 줄일 수 있었는지 혹은 더 투자했어야 했는데 씀씀이가 부족한 부분이 있는지를 되짚어보고 있다.


내가 정산을 하고 있는 짧은 시간만에 오크는 야영 준비를 다 끝내 놓았다. 던전에서의 야영인 만큼 거창한 게 아니었기에 준비는 금방 이루어졌다. 요 아이메스 사의 히트 상품인 모험가 야영 세트는 초보자도 큰 힘들이지 않고 괜찮은 쉼터와 각 종 야영 도구들을 제공해주는 마법 아이템으로서 소문이 자자하고 광고가 인상 깊었던 게 생각나 큰 맘 먹고 하나 구매했다. 이게 또 상당한 고 퀼리티의 물건이여서 새삼스럽게 얼마나 성전에 미쳐 있는 시대인지를 다시 느낄 수 있었을 정도다.


오죽했으면 현대의 최신식 마법 아이템과 접점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 되지 않은 오크 파편 나부랭이마저 사사삭! 사삭! 하니깐 그럴듯한 캠프가 완성 되어버렸으니 말 다했다. 경보 마법은 물론 견제용 방어 시설도 갖춘 양질의 쉼터가 허름한 던전의 구석을 떡하니 차지하고 있는 광경이 아직까지는 익숙해지지 않는다. 언젠가는 익숙해 질 날, 아니 지겨워 질 날이 오겠지만.


“사양 말고 편히 쉬어라.”

“누가 보면 네 녀석이 주인이 줄 알겠군.”

“원래 던전의 야영지에선 제일 힘 보탠 놈이 주인 먹는 거다. 아직 던전 경험이 부족하구나. 정복자여.”

“거, 어떤 놈은 기만자라고 놀리고 누구는 정복자라고 치켜세워주고. 확실하게 호칭을 통일해 줬으면 좋겠는데.”

“그건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서로 다른 교리에 묶여 있는 한 말이지.”


듣고 보면 그렇겠군. 따지고 보면 애신족 중에서도 파편들을 도구 개념으로 취급하는 작자들이 있는가 하면 파트너 혹은 호적수로 묘사하고 있는 집단도 있는 걸 보면 파편들이 우릴 뭐로 정의 하는 지는 그치들의 창조자에 따라 다르겠지.


나는 사양하지 않고... 잠깐, 애초에 내 피 같은 마나를 들여 직접 ‘창조’한 것이잖아! 사양이라고 할 것도 없는데 어느 순간 손님이 되어버렸다. 이 오크 녀석, 한두 번 포로가 되어본 솜씨가 아닌 듯싶다.


각설하고 나는 원래의 목적을 위해 자리를 잡고 정좌를 취했다. 바닥에는 튼튼한 가죽 재질의 카펫이 깔려 있어서 노숙하는 것 치고는 불편하지 않았다. 소풍 온 것도 아니고 전투 후에 간단한 휴식을 위한 목적으로는 이정도가 적당하리라.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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