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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선주 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 초능력자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신은선주
작품등록일 :
2022.05.11 22:45
최근연재일 :
2022.07.18 19:20
연재수 :
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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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77
추천수 :
483
글자수 :
183,693

작성
22.05.3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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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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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초능력 수련 (2) 가야시 초능력과 사이다 초능력

어쩌다 초능력자




DUMMY

14화


내가 지향하는 초능력의 궁극적인 목표는

상대방을 완전히 움직여야 한다.

지금처럼 ‘됐다 안 됐다 초능력’ 가지고는 오히려 초능력을 소유하고 있는 것 자체가 독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끊임없이 사람들을 겪어서, 각 상황별 분류하여,

보완하고 수련해야 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상대방이라는 사람’도 나를 움직이려고 언어를 습득하여 지식을 쌓고 경험을 학습한다.

‘상대방이라는 사람’도 나를 움직이려고 자신도 모르게 뇌파, 음파, 장파를 나에게 쏜다.

나는 ‘상대방이라는 사람’의 뇌파, 음파, 장파를 막아내고,

내 뇌파, 음파, 장파로 상대방을 통제할 수 있게끔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

이것이 초능력인 것이다.


피규어는 무생물이기 때문에 상대에게 보내는 힘(뇌파, 음파, 장파)이 매우 미약하다.

그래서 처음 초능력에 입문할 때에는, 피규어를 통해 수련하는 것이다.


민선은 지하 2층의 작지 않은 방에 수천 점의 피규어와 미니카와 프라모델이 있는 것을 보고 놀라워 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의아해한다.


“이걸로 어떻게 수련해?”


“첫번째는 감상이야. 두 번째는 대화고, 세 번째는 스토리 부여야.”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


“차차, 자연적으로 알게 돼.”


“무지하게 많다. 돈 벌어서 다 이런 걸 수집하느라 옥탑방에 혼자 사나 봐. 근데, 혹시 얘네들이랑 대화해?”


“교감이 일어나.”


“교감? 피규어와 교감을 해? 방법을 좀 알려줘?”


“일단, 피규어 자체를 존중해줘야 해. 예술 작품 만지듯이, 도자기 감상하듯이, 조심스레 어루만져주어야 해.”


나는 루피(피규어)를 집어들어 민선에게 보여주며 말한다.


“이 표정 봐. 살아있지? 온몸의 기를 모아서 한 방 칠 때 나타나는 표정인 거야. 감히 인간이 흉내낼 수 있는 그런 표정이 아니야.”


“아! 고무고무 주먹, 이 표정만 봐도 느껴져.”


“여기 상디(피규어)의 고독하게 담배 피우는 모습. 인간이 이렇게까지 고독하게 담배를 피울 수 있을까?”


“······.”


“조로(피규어)가 발도하는 찰나의 표정을 봐봐. 이 표정만 봐도, 조로의 상대는 이미 베어졌을 것 같지 않아?”


“······.”


“또 나미(피규어)를 봐봐. 이렇게 섹시하게, 사랑스럽게 그리고 청순한 표정을 가진 사람이 과연 지구상에 존재할까?”


“잘 만들었네.”


“작가의 혼이 담겨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작가의 혼이 담긴 작품이라······.”


“작가 혼의 일부가 여기 들어가 있지 않으면, 완성될 수 있는 작품이 아닌 거지. 그러니까 이 피규어 안에도 혼이 있는 거야.”


“······.”


“우리 몸 안의 혼은 우리 육체를 움직일 수 있어. 육체가 생물이니까. 그런데 피규어 안에 들어있는 혼은 피규어를 움직일 수가 없어. 당연히. 무생물이니까.”


나는 몇 걸음 더 가서, 연합군 피규어와 독일군 피규어를 가리키며 말한다.


“여기 있는 피규어를 여기 시가지 미니어처에 배치해봐. 가령 2차세계대전 독일군과 연합군과의 전투 현장처럼 말이야.”


민선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독일전차를 정중앙 큰 길에 두고, 그 뒤를 따라오는 독일병사처럼 배치한다. 그리고는 시가지 건물 곳곳에 연합군을 숨겨놓는다.

민선은 나를 쳐다보며 차분히 말한다.


“이 정도면 됐어?”


“느끼는 거 있어?”


“음, 그냥 멋있다는 거?”


“포화소리 들려?”


“포화소리?”


“그럼 전차의 궤도소리는?”


“······.”


“몰입해봐. 그리고 그 상황을 떠올려봐.”


민선은 피규어를 유심히 바라본다.

그리고 자신이 배치해 놓은 피규어 몰입하더니, 내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전쟁소리가 들리는 거 같아. 따발총소리, 박격포소리, 군인들의 절규소리.”


“······.”


“처참해.”


“그만 됐어. 이제 몰입을 중단하고.”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방금 이 상황은, 민선이 네가 과거에 보았거나 읽었던 전쟁 이미지가 재현된 거야.”


“응?”


“너의 기억 속에 있는 영상이 여기 있는 이 피규어들과 결합된 거야. 그리고 너는 여기 있는 피규어들을 통해서 생생히 재현된 현장에 있는 거고.”


나는 민선에게 미니카가 있는 쪽으로 안내한다.

그리고 민선에게 1/64 스케일부터, 1/32, 1/18, 1/10 스케일 미니카의 재원에 대해 차례대로 설명한다.


“여기 미니카들 좀 봐봐.”


“와, 정교해. 오빠는 좋겠다. 이런 완구들 틈에서 함께 지내고. 어머 이쪽은 디즈니, 디즈니&픽사 미니카도 있네?”


“이쪽은 마블 미니카야.”


“근데 여기는 왜 미니카와 피규어와, 뒤섞어 놓았어?”


“여기 마블 캐릭터와 여기 아우디 a7은 모두 1/18 스케일이야. 마블 캐릭터의 역동성과 아우디 a7의 디테일함이 결합되어, 1/18 스케일의 세상이 따로 열리는 것 같지 않아?”


“하하. 와 근데 1/18 스케일 진짜 정교하다. 어머 조향장치도 움직이네? LED 라이트에도 불도 들어오네? 근데 클랙슨은 안 울리네.”


“민선아! 너, 여기 1/18 스케일의 세상에 빨려들어가는 것 같은 착각이 들지 않아?”


“응, 아직.”


나는 몇 걸은 더 걸어가, 1/18 스케일의 미니어처 공간으로 민선을 안내한다.

민선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말한다.


“정말 정교하다. 이 건물은 다 뭐야? 어머 경기장도 있네? 여기는 국회의사당이고. 이건 서강대교고. 우와! 한강에 물이 흘러.”


“이 세계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응. 소인국에 온 착각을 일으켜.”


“그렇지? 소인국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지? 그것은 미니어쳐라는 배경이 잠시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거야.”


“잠시 뇌가 마비되는 느낌이 들어야.”


“그것이 초능력이야.”


“뭐라고?”


“상대방의 뇌를 마비시켜서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거. 그래서 내 통제에 따르게 하는 거.”


“헐!”


“자 이쪽으로 와봐.”


나는 민선을 작은 부스로 안내한다.

부스 각 벽에는 장식장에는 로봇 프라모델로 가득하다.

그 부스 책상에서 조립하다가 만 로봇 프라모델을 보여준다.


“로봇 프라모델의 공학적 메커니즘은 또 다른 신세계야.”


“와! 이거 조립하는 데 며칠은 걸리겠다. 근데 이거는 오빠가 좋아서 하는 거지? 취미생활이지?”


“이 세계는 숫자로 이루어져 있어. 아니 이 세계는 모두, 숫자로 환산 가능해. 여기 정확한 수치가 계산된 각각의 다른 파츠가 있어. 이 파츠들이 모이는 순간 놀라운 형태가 만들어져. 마치 생명체가 탄생하는 것처럼.”


“······.”


“자, 잘 봐!”


“······.”


나는 두 손을 모아 가상의 구형태로 만든 후, 프라모델 파츠에 파동을 쏜다.


“후욱업!”


책상 위에 있던, 프라모델 파츠가 순식간에 조립이 되어 프라모델 로봇이 완성된다.

민선은 얼이 빠진 모양새다.

나는 민선을 깨워, 다음 부스로 안내한다.


“여기는 미니카 트랙이야. 1/64 미니카 트랙은 여기, 이쪽이고, 건전지로 작동하는 바이트초이카나 타미야 트랙은 여기, 이쪽이야.”


“여기선 뭘 하는 곳이야? 아이들이 노는 곳 같은데?”


“잘 봐!”


나는 핫휠 트랙에 레이싱카를 하나 장착한다.

그리고 스위치를 넣는다.

레이싱카는 트랙을 따라 빠르게 정신없이 빠르게 돈다.


“보여?”


“뭐가? 정신없어. 이렇게 빨리 돌면 별 재미를 못느껴.”


나는 핫휠 트랙에 레이싱카를 하나씩 다섯 대를 장착한다.

레이싱카는 총알이 나가듯이 정신없이 돈다.


“보여?”


“뭐가? 정신없어.”


“레이싱카를 자세히 봐봐.”


“이렇게 빨리 도는데 어떻게 자세히 봐?”


“자세히 봐보래도?”


“아이 몰라 어지러워.”


“이 다섯 대의 레이싱카 중 운전자가 있는 차가 있어. 그걸 골라내봐.”


“헐!”


“계속 보고 있으면 보일 거야.”


민선은 트랙을 도는 레이싱카를 한참 들여다본다.

그러더니 고개를 돌려 눈을 비비면서 말한다.


“못하겠어. 너무 빨라.”


“시간이 조금 느리게 흐르면 가능하겠지?”


“시간이?”


“여기 들어오면서 못 느꼈어? 바깥과 다른 공간에 들어왔다는 거?”


“······.”


“공간이 시간을 결정해. 그리고 네가 앉은 돌의자, 그거 아주 밀도가 높은 돌이야.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돌.”


“공간, 시간, 밀도?”


“시간은 공간에 따라, 밀도에 따라, 다르게 흘러. 다시 한번 트랙을 돌고 있는 레이싱카를 봐봐.”


민선은 트랙을 돌고 있는 레이싱카를 유심히 보더니,

소리를 지르며 말한다.


“악! 보여. 이 빨간색 레이싱카에는 운전자가 있어.”


나는 트랙 스위치를 끄고, 레이싱카를 모두 집어든다.

민선이 말대로 빨간색 레이싱카에만 운전자가 있다.

미하엘 슈하머 기념 한정판 레이싱 미니카이다.


나는 철제문을 열어, 민선을 복도로 안내한다.

복도 끝, 왼쪽으로 돌아 아주 큰 유리문을 연다.

이곳은 예전 건물주가 회전식 주차장으로 만들려다가 만 곳으로,

내가 개조하여 실험실로 쓰고 있는 곳이다.

나는 들어오기를 꺼려 머뭇거리는 민선에게 말한다.


“들어와. 그리고 잘 봐!”


민선은 어리둥절해한다.

나는 7옥타브로 크게 외친다.


“가야시!”


지하 메아리가 끝나기 무섭게,

방에 있던 피규어, 미니카, 프라모델이 일제히

굉음을 내며 내게 날아와, 내 주변에 빙 둘러, 떠 있다.




빈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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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인칭 전지적 주인공 시점 (일전주시) +4 22.06.02 83 6 10쪽
15 발단, 본격 스토리의 시작 +8 22.06.01 96 9 10쪽
» 초능력 수련 (2) 가야시 초능력과 사이다 초능력 +5 22.05.31 102 11 9쪽
13 초능력 수련 (1) 덩어리들 저리로 가! +5 22.05.30 110 8 9쪽
12 빌런의 등장 (4) +5 22.05.28 101 7 10쪽
11 빌런의 등장 (3) +5 22.05.27 101 10 10쪽
10 빌런의 등장 (2) +6 22.05.25 107 8 9쪽
9 빌런의 등장 (1) (9화→13화 워프 가능) +5 22.05.23 132 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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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됐다 안 됐다 초능력 (3) 다 된 밥에 뿌려진 재 +4 22.05.14 266 32 9쪽
2 됐다 안 됐다 초능력 (2) 남자는 되고 여자는 안 된다 +5 22.05.13 357 38 9쪽
1 됐다 안 됐다 초능력 (1) 사기 한 번 치겠습니다 +14 22.05.11 545 6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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