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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가서점 영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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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와캬퍄
작품등록일 :
2022.06.26 17:42
최근연재일 :
2022.10.01 12:09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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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27,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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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2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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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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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02화

DUMMY

쾅!

남궁위는 맹주전의 탁자를 세게 내려쳤다.

그는 분을 참지 못하고 몸을 떨었다.


“선우진! 분명 내게는 검을 놓겠다 했으면서 명성을 높여? 날 속인 것이냐.”


남궁위는 신경질적으로 맹주전의 모든 것을 부수기 시작했다.

그 소리를 들은 제갈약란은 급히 안으로 들어왔다.


“상공, 진정하세요.”

“진정? 지금 선우진이 뭔 짓을 하고 다니는지 모르시오?”

“왜 모르겠습니까? 그에 대한 소문이 파다한 것을요.”

“어떻게 해서든 막아야 하오. 총단을 개봉으로 정한 것만 해도 흑사방의 힘을 키우는 꼴인데 선우진의 명성마저 높아진다면······.”


지금도 사파는 황제를 등에 업고 세를 키우고 있다.

특히 사흑련에 소속된 방파들은 정파의 세력을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검을 놓겠다던 선우진은 갑자기 명성을 쌓겠다고 산적이나 마인 등을 잡으며 협객행을 하고 다니니 남궁위의 불안감은 커져만 갔다.


“선우진은 사파에서 유일하게 날 견제할 수 있는 놈이오. 그러니 황제가 그를 밀어주는 것이겠지.”

“무엇을 그리 걱정하십니까? 아직 그의 이름은 천하에 퍼지지 않았어요.”

“시간문제일 뿐이오. 놈은 명성을 쌓아 황제의 힘을 빌려 맹주위를 노리는 것이 분명하오.”

“상공, 부맹주는 자리에 대한 욕심이 없는 사람입니다.”

“사람 속은 모르는 법이오.”


남궁위는 선우진이 다시 검을 들고 협행을 하는 이유가 맹주 자리를 빼앗기 위함이라고 생각했다.

황제가 뒤를 봐주어 사파의 세력은 점점 커지고 있으며 혁련세광의 정당한 후계자라는 신분이 있으니 명성만 높아지면 언제든 그는 자신을 밀어낼 수 있다.

지금이야 선우진이 움직인 지 그리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아 괜찮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의 명성은 천하를 울릴 것이다.


“약란, 지금은 안일하게 녀석을 믿을 때가 아니라 대책이 필요한 때요.”

“상공께서 불안하시다면 방법이 있습니다.”

“무엇이오?”

“그것은······.”

“맹주님, 개방과 청성, 공동파의 장문인들께서 뵙기를 청하셨습니다.”


그때 밖에서 맹주전을 지키던 무인이 방문객이 왔음을 알렸다.

남궁위는 인상을 찌푸리며 그들을 들였다.

문이 열리고 소걸아와 두 문파의 장문인이 들어왔다.


“무슨 일이오?”

“맹주님, 대체 언제까지 사파 놈들을 두고만 보실 생각이십니까?”

“황제가 놈들의 뒤를 봐 주고 있으니 어쩌겠소?”

“지금 놈들 때문에 저희가 얼마나 괴로워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남궁세가의 안휘에만 놈들이 없다고 너무 방치하시는 것 같습니다.”


사흑련 소속 열다섯 문파는 각 성에 자리 잡고 있다.

하남에는 흑사방이 사천에는 우상방이 있으며 감숙에는 기린방이 있다.

한창 천하를 구한 영웅으로 세력을 확장해야 할 세 문파가 그들에게 막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에 비해 팽가는 흑웅방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안휘에는 사흑련 소속 방파가 없었다.

남궁위는 그들의 불만에 손사래를 쳤다.


“그럴 리가 있겠소. 우리 여섯 문파는 북방에서 함께 모든 것을 누리기로 맹약한 사이 아니오.”

“그랬죠. 마도연합이 사라지고 난 후의 세상에서 과실을 나눠 먹고자 남궁을 수장으로 따랐지요.”

“그런데 요즘 맹주님께서 하는 일들을 보면 후회가 됩니다.”

“뭐요?”

“구파는 예전의 성세를 되찾겠다고 설치고 있고 사파는 우리의 세력을 갉아먹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개방의 제자가 선우진에게 망신을 당했다지요?”

“그건······.”

“이 사태를 해결하지 못하신다면 저희는 더이상 남궁을 따를 수 없습니다.”

“사파와 구파를 없애든지 저희와 갈라서든지 알아서 하십시오.”


과거 무림맹이 북방에 있을 때부터 남궁척을 지지하며 따랐던 여섯 문파들.

지금의 남궁위가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흔들리려고 하고 있다.

그들이 남궁을 떠난다면 구파나 사흑련에게 밀려 남궁위는 맹주직을 내려놓아야 할지 모른다.

남궁위의 눈동자가 심하게 요동쳤다.

그러자 제갈약란이 그들을 진정시켰다.


“제게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게 무엇이오?”

“차도살인(借刀殺人), 소리장도(笑裏藏刀), 조호이산(調虎離山) ,금적금왕(擒賊擒王).”

“약란, 자세히 말해 보시오.”

“그러니까 계책은 이렇습니다······.”


제갈약란은 사파를 무너트릴 수 있는 계책에 대해 설명했다.

그날 맹주전은 밤이 깊도록 불이 꺼지지 않았다.


***


최근 선우진은 만규성이 짜준 명성 쌓기 계획에 맞춰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산에 올라 산적들을 죽이고 붙잡힌 사람들을 구했고 마도연합의 잔당과 싸우며 차근차근 이름을 알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참지 못하고 개봉에 돌아와 있었다.

선우진은 선우혜성을 목마 태우고 장원을 돌아다녔다.


“아들, 어때? 재밌어?”

“응. 근데 아부지 또 떠나?”

“으응? 아마 사흘 뒤에 또 가야 할 것 같은데?”

“그렇구나.”

“왜? 아버지가 없으니까 싫어?”

“싫긴 한데 그래도 괜찮아. 아부지는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걸. 친구들도 아부지가 훌륭한 사람이래.”

“정말?”

“응. 그래서 다들 내가 부럽데.”


그동안의 노력이 통했는지 선우진은 제법 사람들 사이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선우혜성도 어깨가 올라가 있었다.

선우혜성이 기뻐하자 선우진은 그간의 피로가 싹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그가 마도연합도 사라진 마당에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선우혜성에게 자부심을 심어 주기 위해서였다.

아들만 좋아한다면 배를 다시 타야 한다고 해도 기꺼이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이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만규성이 다가왔다.


“진아.”

“형, 무슨 일이야?”

“맹주가 널 좀 보자고 한다.”

“날? 왜?”

“몰라. 하지만 좋은 일은 아닐 거다. 네가 명성을 쌓을 수록 맹주도 불안해할 테니.”


남궁위가 선우진을 부르는 것은 그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일 것이다.

지금 천하에서 그의 적수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선우진뿐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남궁위의 부름은 만규성의 생각보다 늦은 일이었다.


“일단 가서 만나봐. 무슨 소리를 하나 들어보고 헛소리하면 바로 말해. 우리 사파도 힘을 키웠으니 꿀리지 않아.”

“별일이야 있겠어?”

“참, 그리고 황실에서 무림맹에 왜구 토벌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어.”

“왜구?”

“그래. 오도를 정벌했음에도 놈들이 다시 기승을 부리나 봐.”

“그런데?”

“남궁위를 만나면 네가 가겠다고 하고 와. 양민들에게 이름을 알리려면 왜구 정벌이 최고야.”


암만 산적들에게 잡힌 사람들을 풀어주고 마도연합의 잔당을 죽여 봤자 명성은 그리 높아지지 않는다.

그에 비해 왜구 토벌은 많은 사람들에게 확실히 이름을 알릴 수 있다.

왜구에게 고통받는 사람들은 강소, 절강, 복건 등 동남부 지역의 백성들로 토벌에 참여하면 그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또한 황실의 일을 돕는 일이기에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물론 우리 조카와는 긴 시간 동안 떨어져야 하겠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야.”

“뭐? 그럼 안 할래.”

“대신 이 일만 처리하면 다른 때보다 더 큰 명성을 얻을 수 있어. 또한 맹주직도 노려볼 수 있지.”

“맹주는 남궁이 하고 있잖아. 난 관심 없어.”

“자식아,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지. 아무튼 무조건 갔다 와.”

“알았어. 그럼 난 무림맹에 다녀올게.”


황제가 사파의 편을 들어주자 만규성은 조금씩 욕심이 생겼다.

그는 무림의 역사상 최초로 정파를 누르는 사파의 세상을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것은 남궁위와 비슷한 무위를 지닌 선우진 만이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만규성은 선우진을 설득해 왜구 토벌에 보내고자 했다.

그의 명성이 높아져야만 원하는 것을 달성할 수 있으므로.

선우진은 딱히 내키지는 않으나 만규성의 계속된 설득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선우혜성을 만규성에게 맡긴 선우진은 무림맹으로 향했다.


***


“남궁, 불렀다며?”

“아, 왔나?”


일에 열중하던 남궁위는 선우진이 들어오자 하던 것을 내려놓고 차를 건넸다.

역시 맹주라서 그런지 대접하는 차의 향이 심상치 않았다.

선우진은 향을 음미하며 단숨에 차를 들이켜고 찻잔을 내려 놓았다.


“야, 남궁. 차가 좋은데? 황궁에서 맛보던 용정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어.”

“네가 차 맛을 논하다니. 황궁에 자주 가나보지?”

“어. 황제 폐하가 툭하면 날 찾아서 안 갈 수도 없다니까.”

“하긴. 너희 사파가 폐하와 함께 하고 있으니 그렇겠구나.”


일순간 남궁위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표정이 살짝 어두워지던 그는 금세 환한 미소를 띠었다.


“맹 내에서도 사파인들이 일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냐?”

“그랬어?”

“외당 당주부터 여러 곳에 사흑련 무인들이 있지. 그게 다 내가 너희를 생각해서 반대를 무릅쓰고 처리한 일이야.”

“역시 남궁이다. 의리를 잊지 않았구나.”

“그래도 아직 맹 내의 정파인들은 너희를 좋게 생각하지 않아.”

“예전부터 내려오던 관계가 있으니까.”


정마대전 이전 사파는 언제나 정파의 밑을 기는 신세였다.

그렇다 보니 정사가 하나가 된 지금의 무림맹에서도 대부분의 정파인들이 사파를 무시하고 있다.

남궁위는 선우진에게 자신이 나서서 그것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가 정파와 사파 사이에 끼어서 고생하고 있다.”

“그것은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그래서 말인데 부탁 하나만 들어주라.”

“뭔데?”

“황실에서 왜구 토벌에 대해 지원을 요청해왔다. 그런데 맹에는 믿을 만한 사람이 없거든. 그러니 네가 그곳에 가 줘야겠어.”


남궁위의 말에 선우진은 내심 쾌재를 불렀다.

왜구 토벌이라면 만규성이 반드시 가야 한다고 말했던 일이 아닌가.

그가 말하지 않아도 부탁하려고 했었는데 잘된 일이었다.

선우진은 남궁위의 말이 바뀌기 전에 얼른 수락했다.


“내가 사흑련 형제들과 함께 갔다 올 게.”

“사흑련 무인들과 가는 것은 좋은데 하오문, 흑웅방, 응사구패 등 몇몇 방파는 두고 가라.”

“왜?”

“아직 마도연합의 잔당이 천하에 숨어들어 기승을 부리고 있어. 그들을 잡기 위해서는 너희 사흑련 무인들이 필요해.”


정파인들은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사흑련 무인들의 무공은 정도문파 무인들 보다 뛰어났다.

그러니 마도연합의 잔당을 없애기 위해 그들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왜구 토벌이야 그리 대단할 것도 없으니 굳이 사흑련의 형제들을 모두 데려갈 필요는 없다.

선우진은 남궁위의 말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출발은 언제래?”

“열흘 후 절강에서 떠난다고 한다. 여유가 그리 많지 않으니 어서 준비해.”

“알았다. 그럼 난 가 볼 게.”

“그래. 부탁한다.”


열흘 안에 왜구 토벌을 함께할 사람들을 모집하고 절강에 도착하려면 시간이 조금 빠듯했다.

황명으로 내려진 일에 늦을 수도 없었기 때문에 선우진은 서둘러 떠날 준비를 하기 위해 움직였다.

선우진이 맹주전을 나가고 잠시 뒤 제갈약란이 들어왔다.


“상공, 일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선우진이 왜구 토벌을 승낙했소. 이제 녀석은 달포 정도 바다에 나가 돌아올 수 없을 거요.”

“호랑이를 산에서 빼 내는 것은 성공했군요. 이제 남은 것은 산왕이 돌아오기 전에 다른 동물들을 없애는 것뿐이에요.”

“그럼 선우진이 떠나는 것과 동시에 정파인들을 소집하겠소.”

“사파가 알아채지 못하게 은밀히 해야 합니다. 개방에서 놈들의 눈을 가릴 것이니 소림에서 보는 것으로 하세요.”

“알았소.”


이제 선우진이 바다로 떠나고 정파인들의 힘을 모으면 그의 속을 뒤틀리게 만드는 불안감도 사라질 것이다.

이를 위해 많은 것을 만들었고 또 준비했다.

남궁위는 깊은 안광을 빛내며 모든 것이 계획대로 이루어 지리라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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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196화 22.09.26 354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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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194화 22.09.25 370 3 12쪽
193 193화 22.09.25 390 3 12쪽
192 192화 22.09.24 376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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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188화 22.09.23 341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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