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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가서점 영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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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와캬퍄
작품등록일 :
2022.06.26 17:42
최근연재일 :
2022.10.01 12:09
연재수 :
2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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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328
글자수 :
1,227,852

작성
22.09.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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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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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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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86화

DUMMY

오도열도 정벌이 성공적으로 끝이 나고.

동부군과 무림맹은 섬을 돌아다니며 뒤처리를 하고 있었다.

포로로 잡은 왜구는 잘 묶어 배에 실었고 부상병의 치료로 바쁘게 움직였다.

돌아가기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사이 선우진은 단씨 부자와 함께 왜구의 소굴을 털고 있었다.


“대당가, 여기 좀 보십시오.”

“히야, 황금이 산으로 쌓여있네. 이게 다 얼마야?”

“이것이 다가 아닙니다. 분명 다른 섬에도 채화가 쌓여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는 한데 우리에겐 시간이 없으니 이것만 들고 가야겠네요.”


태자와 약속한 기간인 석 달.

벌써 그 기간의 반이 지났고 돌아가는 시간을 생각해 보면 여유가 없었다.

태자가 최대한 버텨보겠다 했지만 황제군의 수가 워낙 많아 어떤 상황에 처했을지 알 수 없었다.

그러니 다른 섬에도 분명 이만한 재화가 쌓여 있겠지만 포기하고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선우진은 금덩이를 보며 아쉬움에 입맛만 다셨다.

그때 단천기가 무언가 발견한 듯 소리쳤다.


“대당가, 잠깐 이쪽에 와 보십시오.”

“무슨 일이오?”


단천기의 목소리를 따라 내려가 보니 그곳에는 수십 명의 사람들이 좁은 공간에 모여 있었다.

그들은 바로 왜구에게 붙잡혀온 사람들이었다.


“왜구가 사람들을 잡아 노예로 판다고 하더니 사실이었나 봅니다.”

“천사도 때문에 활동이 뜸했다고 들었는데 그것도 아니었나 보군.”

“대당가, 저는 호 대인께 이 사실을 알리고 오겠습니다.”

“부탁드리겠소.”


왜구에게 붙잡힌 사람들을 찾았다는 말에 호헌종은 한달음에 달려왔다.

그는 붙잡힌 백성들의 처참한 모습을 보더니 혀를 찼다.

왜구에게 얼마나 시달린 것인지 그들의 얼굴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호종헌은 그들을 안심시킨 후 병사들을 시켜 배로 안내했다.


“이 빌어먹을 왜구 놈들. 감히 우리 백성들을 납치하다니.”

“그래도 구한 것이 어딥니까?”

“참, 중통도에 사람이 잡혀 있다면 다른 네 개의 섬에도 똑같겠군.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었어.”

“그렇겠네요.”

“병사들을 보내 그 사람들도 구출해야겠어.”


군인으로서 붙잡힌 백성들을 두고만 볼 수 없었다.

시간이 촉박하기는 했으나 그들을 구출해야만 했다.

호헌종은 병사들을 다른 네 개의 섬에 보내 붙잡힌 사람들을 구해오라고 명령했다.

선우진은 단씨 부자를 같이 보내 그들을 돕게 했다.

단씨 부자의 수색 능력이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게 그들이 사람들을 구출하고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대인, 배에 여유 자리가 부족해 사람들을 모두 태울 수 없습니다.”

“그런가? 그럼 왜구들의 배를 쓰게. 배는 멀쩡하니 괜찮을 거야.”

“알겠습니다.”

“장군! 큰일 났습니다. 저기 왜선 수십 척이 저희를 향해 다가오고 있습니다.”

“뭐야? 설마 왜구의 잔당이 아직 남아있었단 말인가?”


저 멀리 정체불명의 배가 다가오고 있었다.

돌아가기 위해 배에 올라 있던 호헌종은 다른 왜구가 쳐들어오는 것으로 생각하여 공격 명령을 내렸다.

병사들이 그들을 향해 화포를 쏘려고 하자 척광계가 말렸다.


“대인 섣불리 공격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무슨 뜻인가?”

“저 선박은 왜구의 것과 비슷하나 다릅니다. 혹시 동영의 군대가 아닐까요?”

“음, 일리가 있는 말이야. 왜구는 동영에서도 골칫거리니 정벌을 위해 왔을 수도 있겠군.”


왜구란 족속들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놈들은 배가 닿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달려가 약탈을 자행하곤 했다.

언젠가 나라에서 동영에 왜구가 날뛰지 못하게 해달라고 요청하니 그들도 난색을 표했던 기억이 있다.

호헌종은 병사들에게 긴장을 늦추지 말라고 전하고 그들을 지켜봤다.

그때 놈들이 불화살을 쐈다.

돛에 불이 붙고 병사들이 화살에 맞아 쓰러지자 호헌종의 얼굴이 굳어졌다.


“이런 역시 왜구였군. 당장 화포를 쏴 공격하라!”


배에 실린 수십 문의 화포가 불을 뿜었다.

혹독한 훈련으로 명사수의 반열에 오른 병사들이 화포를 쏘자 백발백중이었다.

결국 왜선 몇 척이 침몰하고 놈들은 하얀 깃발을 걸고 두 팔을 흔들었다.


“저건 무슨 뜻이지?”

“항복한다는 신호인가 봅니다.”

“하하, 놈들이 뜨거운 맛을 보더니 깜짝 놀랐나 보군. 그래. 바로 이게 우리 수군이지.”


왜구에게 붙잡혀 자존심에 금이 갔던 호헌종은 그제야 활짝 웃을 수 있었다.

땅에서야 왜구들이 예상치 못한 화포 공격을 하고 기습을 가해 당했으나 제대로 싸우면 이런 결과가 되는 게 당연했다.

호헌종은 거만한 자세로 놈들이 오길 기다렸다.


***


잠시 후.

대장선으로 보이는 배에서 왜인들이 내렸다.

그들은 호헌종에게 다가가 굽신거렸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저희가 왜구로 착각을 했지 뭡니까.”

“호오? 왜인으로 보이는데 제법 우리 말을 하는군.”

“작은 섬나라의 사람으로서 대국의 언어는 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하하, 당연한 말이지. 아주 자세가 된 사람들이구만.”


낮은 자세에 굽어진 허리.

싹싹 비는 손까지.

왜인은 혀에 기름칠을 한 듯 화려한 언변으로 호헌종을 녹였다.


“저는 사가모토 가문의 가신 요시키라고 합니다. 혹시 대인의 존함을 알 수 있겠습니까?”

“나는 정왜총독 호헌종이라고 한다.”

“역시. 대인의 위명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네들은 이곳에 온 이유가 무엇인가?”

“사실 저희는 왜구를 소탕하기 위해 왔습니다. 저희에게도 놈들은 큰 문제라서요.”


요시키는 호헌종에게 하소연을 하듯 왜구에게 어떤 피해를 당했는지 늘어놓았다.

그러면서도 자신들 대신 골칫거리를 해결해 주어 고맙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아니네. 우리가 모든 왜구를 섬멸했으니 이제 걱정하지 말게.”

“예? 설마 오도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 있는 왜구까지 처리하신 것입니까?”

“그게 무슨 소린가? 왜구가 또 있단 말이야?”

“아, 북쪽의 두 섬에 있는 왜구들은 처리하지 못하셨군요.”


요시키는 호헌종에게 오도열도 외에도 대마, 일기도에 또 다른 세력이 있음을 말했다.

그러자 호헌종은 물론이고 남궁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이제 모든 왜구를 소탕해 동부군과 태자에게 돌아가면 될 줄 알았는데 왜구가 또 있다니.

왜구의 위협이 남아 있다면 동부군이 움직이는데 차질이 생긴다.

갑자기 분위기가 무거워지자 요시키가 물었다.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십니까?”

“사실 나라에 큰일이 있어 그것을 해결해야 하는데 왜구가 우리 백성을 괴롭히니 움직일 수 있어야지.”

“그런 사정이 있으셨군요.”

“어쩔 수 없군. 이왕 이렇게 된 것 나머지 왜구까지 토벌할 수밖에.”

“안 됩니다 대인. 태자 전하께서 말씀하신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어쩌자는 건가? 왜구를 정리하지 못하면 동부군을 움직일 수 없어. 자네들이 돌아갈 배는 내어 줄 테니 가게.”


동부군의 역할은 왜구로부터 백성들을 지키는 것.

호헌종이 아무리 태자를 지지하고 있다곤 하나 군인의 본분을 잊고 백성들을 위험에 빠트릴 수는 없었다.

두 사람이 언쟁을 벌이자 요시키는 그의 옆에 있던 왜인과 속닥거리며 무언가를 논의했다.


“대인 정말 이러실 것입니까? 도탄에 빠진 천하를 구하셔야지요.”

“내겐 왜구를 막는 일이 더 중요하네. 전하께는 사람이 많으니 위기를 잘 넘기실 수 있을 거야.”

“북부의 장성수비대가 황제군을 돕고 있습니다. 전하께는 대인이 필요합니다.”

“난 그저 나의 자리에서 본분을 다할 뿐이야. 전하께서도 그것을 원하실 것이고.”

“장군!”

“저기······.”


두 사람의 말싸움이 끝을 모르고 이어질 때 요시키가 조심스럽게 끼어들었다.

그는 두 손을 비비며 말했다.


“제게 두 분의 걱정거리를 해결할 방법이 있습니다.”

“무엇인가?”

“저희가 왜구를 모두 토벌하겠습니다. 그러니 저희에게 놈들은 맡기시고 돌아가십시오.”

“자네들이?”

“예. 본래 저희도 왜구를 토벌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입니다. 대인께서 이곳을 정리해 주셨으니 남은 곳은 저희가 처리하겠습니다.”

“정말인가? 그래 주면 고맙지. 부디 다시는 우리나라에 왜구가 오지 못하도록 해 주게.”

“걱정 마십시오.”


요시키는 맡겨만 달라며 두 사람을 안심시켰다.

호종헌은 그의 뒤에 있는 장수들의 면면을 봤을 때 그들을 믿고 맡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궁위는 호종헌이 고개를 끄덕이자 혹시나 마음이 변할까 봐 얼른 말했다.


“그럼 호 대인 빨리 출발하시죠. 시간이 없습니다.”

“알겠네. 본국으로 돌아가 납치된 사람들을 처리하고 바로 산동으로 가지.”


이미 출항 준비를 마친 그들은 요시키에게 왜구의 처리를 부탁한 후 떠났다.

또다시 길고도 지루한 항해가 시작되었다.


***


중통도의 상공에 떠 있던 만규성은 아래를 내려다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만규성은 아래로 내려가 요시키의 뺨을 후려쳤다.

그의 손은 요시키를 때리지 못하고 통과했으나 그는 멈추지 않았다.


“이 빌어먹을 놈. 여전히 재수 없는 면상이야.”

“무엇 때문에 그러세요?”

“내가 이놈 때문에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열이 뻗쳐서 그래.”

“이 사람 덕에 왜구를 모두 소탕할 수 있던 것 아니었어요?”

“나도 이때까지만 해도 놈들이 왜구를 처리할 줄 알았어. 그런데 같은 패거리였더라고.”

“예?”

“놈들이 바로 왜구들의 주인이라고.”


당시 동영은 전쟁이 한창이었다.

서로가 깃발을 들고일어나 권좌를 차지하기 위해 병사들을 일으켰다.

사카모토 가문 역시 다른 가문들과 전쟁 중이었고 승리를 위해 많은 물자가 필요했다.

해서 그들은 왜구를 이용했다.

약탈과 노예 매매로 번 돈을 군자금으로 사용했던 것이다.

요시키가 말했던 대마도와 일기도의 왜구도 사카모토 가문의 병사들이었다.


“처음 놈들이 나타났던 이유도 중통도를 공격한 우리와 싸우려고 했던 거였어.”

“그런데 화포에 당해 꼬리를 내린 것이군요.”

“맞아. 멍청하게도 우린 놈을 믿었고 결국 동부군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활개를 치고 다녔지.”


이때 요시키는 호종헌과 남궁위의 대화에서 동부군이 자리를 비우게 될 거라는 정보를 얻고 약탈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그때 얼마나 왜구에게 당한 피해가 컸는지 일부 지역에서는 왜구의 왜 자만 들어도 학을 떼었다.

지금도 절강 등 동남부 지역에선 전 황제인 태자를 권력욕에 눈멀어 군대를 멋대로 움직였다고 욕을 먹고 있었다.


“놈들 때문에 그분이 또 배를 탄 것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깬다니까.”

“또 왜구를 토벌하러 가셨던 거예요?”

“한때 그분이 공명심에 눈이 멀었던 적이 있었거든. 남궁위가 왜구를 토벌하면 명성을 얻을 수 있다는 말에 혹해서 배를 탔지.”

“형님이요? 에이, 형님은 명성에 집착하시는 분이 아니잖아요.”

“다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 계속 보다 보면 알게 될 거야.”


선혜성은 이해할 수 없는 만규성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동안 그가 겪은 선우진은 명예보다는 실리며 남을 위하는 마음은 있어도 굳이 나서는 성격은 아니었다.

그런데 군인도 아닌 선우진이 왜구를 토벌하기 위해 그 먼 바닷길을 건넜다는 것은 믿기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만규성은 미리 알면 재미없다며 답해주지 않았다.

만규성은 그저 씁쓸히 웃으며 손뼉을 쳤다.

그러자 주위가 빠르게 변하며 절강총독부를 비췄다.


“자, 그럼 계속해서 보자.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말이야.”


만규성과 선혜성은 벽을 통과하여 총독부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동부군의 장수들과 무림맹의 무인들이 앉아 있었다.

그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의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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