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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사육사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의 수수께끼 전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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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사육사
작품등록일 :
2021.10.24 15:11
최근연재일 :
2022.01.23 19:00
연재수 :
6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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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893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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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14,378

작성
21.10.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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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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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07화. 베테랑 헌터 스쿼드 ‘추(秋)’ -3-

DUMMY

타이탄비스트를 중심으로 강력한 충격파가 터져나왔다.


- 파직 파직 파지직


투명한 에너지의 물결이 수 백개의 동심원을 그리며 주변을 휩쓸었다. 그 여파에 해안 주변의 조명이 일순간 꺼지고, 관측하던 드론들이 하루살이처럼 추락했다.


이는 강력한 전자기펄스(electromagnetic pulse, EMP)이면서도 간섭력을 역류시키는 타이탄비스트의 간섭효과 탓이었다.


휩쓸린 헌터들도 무사하지 못했다.


“크허억···.”


타이탄비스트를 향해 도약했던 조르주는 충격파에 맞고 튕겨져 날아가 버렸다.


어찌나 반발력이 심했는지 대타이탄병기였던 픽셀코어도 산산조각이 났다. 피투성이가 된 조르주는 그대로 지상으로 추락했다.


“꺄악!”


하전입자빔을 준비하던 아멜리아는 백플래시로 간섭력이 역류하며 그대로 기절해버렸다. 눈과 코, 귀 입 등 얼굴의 구멍이란 구멍에서는 피가 줄줄 흘러나왔다.


“대, 대장! 아멜리아! 이런 제기랄!”


타이탄비스트와 가장 근접해 있던 자크와 통차이는 상대적으로 충격이 적었다. 그들은 조르주와 아멜리아에 비해 간섭력을 적게 활용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크와 통차이는 왼쪽 어깨에 도달했지만, 갑작스러운 위기에 움직임이 멎었다.


타이탄비스트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크르르르르르르


놈이 거대한 손바닥을 들어 왼쪽 어깨를 가볍게 쓸었다. 그것만으로도 자크와 통차이는 여름날 모기마냥 맞고 튕겨져 나갔다.


“으아아아아아!”


홀로 남겨진 하와스는 쓰러진 아멜리아를 보호하기 위해 미친 듯이 낫을 휘둘렀다. 그러나 소용없었다. 잠시 저항하던 하와스는 파도에 휩쓸리는 작은 돛단배처럼 패러사이트들에게 덮여버리고 말았다.


그 사이 타이탄비스트의 구멍 뚫린 오른쪽 어깨는 모두 회복됐다. 심지어 더 두꺼운 각질이 뒤덮여 있었다.


-크르르르르르


놈은 귀찮은 벌레를 때어내서 후련한 듯 콧김을 한번 거칠게 뿜고 발걸음을 옮겼다.


‘안돼······.’


조르주는 바닥에 추락하는 순간까지도 타이탄비스트로부터 시선을 떼지 못했다.


헌터 스쿼드 추는 사실상 궤멸해버렸다.


# # #


고래이를 닮은 패러사이트들이 파괴된 해안 방벽기지를 뚫고 아크 춘향 내부 시가지까지 밀고 들어왔다.


병력이 해안 방어기지에 몰려 있는 탓에 시가지는 무주공산이 다름없었다. 이렇게 된 이상 통상적인 주둔군으로는 막을 수 없다. 패러사이트의 진격을 막으려면 헌터 스쿼드가 와야만 했다.


그러나 추 스쿼드는 북동 방어기지에서 고전 중이었고, 춘과 하, 동 스쿼드는 각자 다른 방벽 기지에서 몰려들어오는 패러사이트를 막아내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시작된 동시다발적인 습격에 헌터 스쿼드들의 대응은 한없이 늦어지고 있었다.


“꺄아아아아악!”


시민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기 바빴다. 지금 같은 긴급한 상황에 그들이 갈 수 있는 곳은 아크 춘향의 중앙 대피소뿐이다.


하지만 달아나는 시민들 속에서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한명 있었다.


바로 쵸즌, 유성운이다. 맨발에 병원복 차림의 성운은 개떼처럼 달려드는 패러사이트 무리에 뛰어들었다.


-캬르으으으윽 키잇 케에에에엑!


고래이 패러사이트는 건장한 성인 남성 두 배에 가까운 덩치를 자랑했다. 단단한 갑각으로 둘러싼 세 쌍의 팔, 그리고 두 개의 역관절 다리는 강철을 찢고 콘크리트 벽을 부쉈다.


패러사이트 한 놈은 달려드는 성운을 발견하고 자동차를 들어 냅다 집어던졌다.


-키에에에엑 크엑 키익!


성운은 잠깐 멈칫했지만, 여기까지 오면서 몸소 체험했던 쵸즌의 초인적인 힘을 믿고 그대로 자동차를 향해 펀치를 뻗었다.


-콰앙!


성운의 간섭력을 담은 펀치는 광범위한 충격파를 만들어내 자동차를 때렸다. 기교가 섞이지 않은 순수 물리력을 행사하는 간섭기술이다.


자동차는 단번에 박살나며 폭발해버렸다. 심지어 충격파는 전방의 패러사이트 수십 마리를 산산조각 내며, 그 뒤 건물의 외벽까지 무너트려버렸다.


동시에 펀치를 내지른 팔이 부러져버렸다.


-뿌득


“끄아아악?”


성운은 고통과 당황스러움에 비명을 질렀다. 팔이 덜렁거리며 아래로 축 늘어졌다. 어깨부터 주먹까지 뼈가 죄다 아작이 난 것 같았다.


막대한 간섭력을 조절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불상사다. 역시 대타이탄 병기 없이 맨손으로 간섭력을 방출하려면 여러모로 위험했다.


“아이고오오! 내 팔!”


다행히도 부러진 뼈는 곧바로 맞춰지며 재생했다. 통증도 서서히 사라졌다. 엄청난 회복력이다. 쵸즌은 굳이 간섭력을 사용하지 않아도 상처와 부상을 회복했다.


어쩌면 쵸즌이었기 때문에 팔만 부러진 것으로 끝난 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했다.


무엇보다 무지막지한 위력이다. 무심코 간섭력을 마구 사용하다가는 패러사이트가 아니라 성운이 도시를 박살내버릴 것 같았다.


“조, 조심해서 써야겠다.”


마치 다른 사람이 사용하던 게임 캐릭터를 조종하는 기분이다. 사실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었다. 지금은 몸으로 익히며 나아 가야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난 시민들을 구해야 할 의무가 있다.’


평소의 윤혁이라면 절대로 생각하지 않을 무거운 책임감이 온몸을 감쌌다. 그렇기 때문에 고통을 감수하면서도, 공포를 이겨내며 패러사이트들과 싸울 수 있었다.


“하앗!”


성운은 힘을 조절하며 패러사이트 무리를 다시 간섭력 펀치를 뻗었다. 동작이 너무 빨라서 팔이 흐릿하게 잔상만 남았다.


-쿠웅!


이번 충격파는 정확히 패러사이트들에게만 전해졌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강력한 물리력에 휩쓸린 패러사이트들은 피곤죽이 되어 으깨졌다.


“좋았어.”


점점 간섭력 활용에 익숙해졌다.


-캐에에에에엑!

-크륵 크르르!


성운은 순수 근력만으로도 충분히 패러사이트들을 죽일 수 있었다. 여기에 간섭력이 덧씌워지니 말 그대로 빗자루처럼 패러사이트들을 정리해버렸다.


일반적인 헌터들은 흉내조차 낼 수 없을 위력이다.


결국 패러사이트들은 성운의 위압감에 겁에 질려서, 점점 뒤로 밀려났다. 놈들이 후퇴하기 시작했다.


성운이 마음먹고 패러사이트들을 소탕하는 것에만 집중했으면 능히 해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패러사이트들이 아니었다.


성운은 달리기에 속력을 올려서 재해급 타이탄비스트가 감지되는 지점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쿠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


겨우 현장에 도착하니 마침내 거대한 재해급 타이탄비스트와 마주하게 됐다.


“아니, 너무 크잖아···.”


성운은 멍하게 중얼거렸다.


터무니없는 크기다. 강남 대로변에 세워진 빌딩이 걸어 다니면 이런 느낌일까?


놈이 한번 발을 내딛을 때마다 땅이 흔들렸다. 살아 있는 자연재해였다. 가까이서 보니 그 위압감은 말로 묘사하기 힘들 정도였다.


맙소사, 고딩 때 나 삥 뜯던 양아치보다 몇 배는 더 컸다. 무슨 수로 저거랑 싸우냐?


“뭐가 터지고 막 난리 났던데······.”


성운이 파괴된 방벽기지에 거의 다 다다를 때쯤, 꽤나 강력한 간섭력 방출을 연달아 느낄 수 있었다. 분명 타이탄비스트를 막기 위해 출동한 헌터들의 흔적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의 반응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전멸한 건가.”


성운은 주변을 빠르게 살폈다.


[생체 시그널 탐지]

[···탐색 중]


“오지마! 오지마아아아아악!”


주변을 스캔하고 있던 중 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의복이 찢겨지고 온몸에 부상을 입은 코카소이드계 여성이었다. 지구식으로 따지면 북유럽쪽 사람 같았다. 아름다운 백금발은 뜯기고 헝클어져서 굉장히 처량해보였다.


그녀는 거대한 캐논을 몽둥이처럼 휘두르며 패러사이트들과 맞서고 있었다. 말이 좋아 맞서는 거지 발악에 더 가까웠다.


성운은 주저 없이 여성 헌터 주변의 패러사이트를 쓸어버렸다.


“헉···헉···.”


그녀는 갑자기 패러사이트들이 자신을 공격하지 않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주변을 살폈다. 그러다가 다리에 힘이 빠져서 제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성운은 얼른 여성의 허리를 감싸며 부축했다. 그녀는 눈물과 피로 범벅이 된 얼굴을 들었다.


“누, 누구···?”


머릿속이 부상과 피로로 제정신이 아니었다. 두 눈 또한 흐릿해서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가까스로 알아본 것은 성운이 입은 병원복 뿐이었다.


“괜찮아요? 살아있죠?”

“도, 도와주···세요. 하와스가··· 대장도··· 으윽···.”


그녀는 성운에게 안긴 채 말을 잇지 못하고 숨을 헐떡였다.


성운은 여성의 얼굴을 스캔했다. 그러자 눈앞에 여성의 정보가 주욱 나타났다.


[아멜리아 이바노바]

[베테랑 헌터]

[방출 랭크3.2 / 흡수 랭크1.9]

[코카소이드계]

[추(秋) 스쿼드 대원]


성운은 혀를 차며 그녀를 조심스럽게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러자 아멜리아는 온힘을 짜내서 성운의 팔을 턱 하고 부여잡았다.


“빨리···다른···스쿼드를···. 아크 춘향을···지켜야···.”


아멜리아는 말을 잇지 못하고 기절해버렸다.


성운은 아멜리아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쓸어서 이마에 손을 올렸다. 상태가 좋지 않았다. 아마도 죽을힘을 다해 마지막까지 저항했던 것이리라.


[상완골/대퇴골/엉치뼈 골절]

[전신 타박상]


[생체 시그널 – 위험]


“와 이거 거의 산송장이네?”


아멜리아의 상처가 너무 많아서 한도 끝도 없이 부상 경고가 이어졌다.


그녀의 심장박동은 벌써부터 느려지고 있었다. 이대로 두면 무조건 죽는다.


“구조대가 올 때까지는 어떻게든 살려놔야 해.”


간섭기술에 정통한 의사라면 손을 대는 것만으로도 부러진 뼈를 맞추고 상처를 지혈할 수 있다. 그러나 초짜 중 초짜인 성운에게 그런 고도의 작업은 무리다.


대신 성운은 막대한 간섭력을 이용해 아멜리아의 신체를 강제로 활성화시키기로 했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간섭기술이 서툰 그에게는 모험이었다.


성운은 손바닥에 간섭력을 담아 서서히 아멜리아의 몸에 흘러 넣었다. 이윽고 아멜리아의 가슴팍이 다시 안정적으로 오르락내리락했다. 불완전하지만 심박도 돌아왔다.


“후우······.”


성운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몸을 일으켰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였다.


“젠장.”


최윤혁은 타이탄비스트를 막기 위해 싸우다가 중상을 입은 아멜리아를 보자 마음이 복잡했다.


엄청난 감정의 파도가 복받쳐왔다. 이 감정은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쵸즌의 것이었다.


사람을 도와야 한다. 프론테라를 구해야 한다. 그것이 쵸즌의 사명.


그 사명이 윤혁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성운은 엉망이 된 아멜리아의 캐논을 집어 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헌터의 대타이탄병기는 사용자에게 귀속된다. 간섭력은 지문과 홍채처럼 개개인의 특정한 파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운은 어렵지 않게 아멜리아의 전용무장 대타이탄병기를 활성화시켰다.


-슈우우우우우우웅


캐논은 성운의 간섭력에 반응해 곧바로 충전이 완료됐다. 아멜리아처럼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크르르르르르르


갑자기 타이탄비스트의 움직임이 멎었다. 놈이 성운의 엄청난 간섭력을 감지한 것이다. 타이탄비스트라는 이름답게 야수 같은 본능이었다.


“인사 대신이다.”


성운은 최대 출력으로 캐논을 발사했다.


-콰콰콰콰콰콰카캌


캐논의 포구에서 응축된 하전입자가 발사됐다. 아멜리아가 했던 것처럼 깔끔한 한줄기 광선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거칠고 광포한 원뿔 형태에 가까운 빛줄기였다.


문자 그대로 폭포수처럼 쏟아진 빛이 타이탄비스트의 머리를 강타했다.


-캬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하전입자원뿔(?)에 맞은 타이탄비스트가 몸을 비틀다가 손을 들어 올려 얼굴을 가렸다.


아멜리아의 공격을 받은 후 놈의 갑각은 하전입자빔에 적응한 상태였다. 그 탓에 처음처럼 신체가 녹아내리지 않았다.


하지만 성운이 발사한 엄청난 출력의 공격은 타이탄비스트에게 괴로움을 주고 있었다.


문제는 하전입자캐논의 상태가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어? 이거 고장 나겠는데?”


계기판이 빙글빙글 돌고, 포신이 붉게 달아올랐다.


캐논이 성운의 무식한 간섭력을 견디지 못한 탓이다.


“아씨, 뭐가 이렇게 약해?”


헌터의 전용무장은 하나하나가 이 세계 기술력의 정수다. 오늘 처음으로 간섭력을 사용한 성운이 쉽게 다룰만큼 만만한 물건이 아니었다.


심지어 이 캐논은 간섭력 랭크3의 베테랑인 아멜리아의 전용무장이다. 랭크가 6에 달하는 성운의 막대한 간섭력을 감당할 수 있는 놈이 아니었다.


캐논에 균열이 가기 시작하자, 성운은 허겁지겁 공격을 거뒀다. 더 간섭력을 썼다가는 폭발할 지경이다.


성운은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크르르르르르······


얼굴과 팔이 그을린 타이탄비스트가 화가 난 듯 으르렁거렸다. 놈은 성운을 향해 노려보고 있었다.


지금까지 덤벼든 헌터들은 귀찮은 모기 같은 존재들이었으나, 방금 전 공격으로 성운을 위험대상으로 인식한 것이다.


-캬아아아아아아아아악!


타이탄비스트가 괴성을 질렀다. 지금까지는 숨소리와 같은 웅얼거림이었다면 이번에는 명백히 적의를 품은 울음소리였다.


엄청난 괴성이 지축을 뒤흔들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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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7화. 베테랑 헌터 스쿼드 ‘추(秋)’ -3- +3 21.10.27 974 26 13쪽
7 06화. 베테랑 헌터 스쿼드 ‘추(秋)’ -2- +2 21.10.26 1,054 28 12쪽
6 05화. 베테랑 헌터 스쿼드 ‘추(秋)’ -1- +4 21.10.26 1,183 30 11쪽
5 04화. 난데없이 보스전 +4 21.10.25 1,473 32 11쪽
4 03화. 이것이 상태창? -3- +5 21.10.25 1,853 36 11쪽
3 02화. 이것이 상태창? -2- +8 21.10.25 2,093 44 8쪽
2 01화. 이것이 상태창? -1- +6 21.10.25 2,659 57 11쪽
1 00화. 프롤로그 +24 21.10.25 3,154 80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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