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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사육사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의 수수께끼 전학생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돌사육사
작품등록일 :
2021.10.24 15:11
최근연재일 :
2022.01.23 19:00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33,892
추천수 :
1,012
글자수 :
314,378

작성
21.10.25 19:00
조회
2,092
추천
44
글자
8쪽

02화. 이것이 상태창? -2-

DUMMY

최윤혁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봤다.


짙은 보랏빛 머리에 오드아이. 감탄스러울 정도로 매끈한 미소년의 얼굴이 보였다.


처음 보는 얼굴이지만 윤혁은 이상한 기시감을 느꼈다. 어디선가 본 얼굴이다. 아니다. 이런 얼굴은 현실에서 어디에서도 볼 수 없다. 본 것이 아니다.


나는 분명 이런 묘사를 읽어본 적이 있어.


그렇다. 읽었다. 윤혁은 분명 보라색 머리카락과 오드아이 등 신체적 묘사를 웹소설에서 읽은 적이 있다.


“수수께끼의 전학생 유성운···.”


윤혁은 뒷말을 차마 잇지 못하며 유성운의 이름을 되뇌었다.


자신은 웹소설 아속아구의 캐릭터, 수수께끼의 전학생 ‘유성운’이었다. 그 떡밥조차 제대로 풀리지 않고 맥거핀으로 남았던 캐릭터 말이다.


그 순간, 시야의 좌측 상단에 디지털 폰트 문구가 깜빡이며 나타났다.


[코드 네임 : 쵸즌]

[동기율 : 15%]


“진짜 웹소설로 들어온 거야?”


윤혁은 모든 것이 도저히 믿겨지지가 않았다. 충동적으로 자신의 뺨을 후려쳤다. 짝! 하는 소리가 나며 고개가 확 젖혀졌다. 뺨만 얼얼하다.


아프다. 꿈이 아니다.


“진정하자, 진정해. 진정하는 거야···.”


유성운은 크게 심호흡하며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증강현실처럼 눈앞에 나타나는 문구들이 혼란을 가중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을 감아도 디지털 문구는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많은 문구가 나타났다.


[간섭력 100% 출력]

[현재 위치 - 아크 춘향 C섹터12 레스토랑 푸른 옷소매]

[생체 시그널 활성화]

[뇌파/심박/호흡 불안정]

[경고 : 과호흡]


게임화면 같은 UI들이 가득 나타났다. 붉은색으로 깜빡이는 것이 더욱 정신 사납게 만들었다.


윤혁은 어쩔 수 없이 다시 눈을 떴다.


“성운아, 괜찮아?”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성운은 날 부르는 거지?


윤혁은 몸을 돌렸다.


“너 왜 그래? 뭐 잘못 먹었냐?”

“유세프.”


중동 소년 유세프. 엄밀히 말해 아속아구에서는 과거 지구에 존재했던 국가는 없었다. 오직 DNA에 내제된 인종 정보뿐이다.


[이름 : 유세프]

[출신지 : 아크 춘향 섹터 B1]

[아랍계]

[기자루 식품기업 3남]


윤혁의 시선이 유세프를 보자 간략한 프로필이 오른쪽 상단에 나타났다. 굳이 문구를 읽지 않아도 윤혁은 유세프가 누구인지, 어떤 관계인지 모두 알고 있었다.


유세프는 아크 춘향의 식품제조 대기업의 아들이다. 간단히 말해서 금수저. 그 외에도 함께 테이블에 앉아 있던 아이들은 내로라하는 상위계층 자녀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성운의 절친들이었다.


미쳐 말릴 사이도 없이, 성운의 머릿속에 유세프, 그리고 그 패거리들과 함께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생일날 이벤트와 기말고사, 크리스마스 파티, 종업식, 졸업식, 아는 지인의 결혼식에 함께 참석했던 일까지. 소년의 기억은 파노라마처럼 주욱 이어졌다.


이것은 윤혁의 기억이 아니었다. 다른 누군가의 기억. 바로 유성운의 기억이다.


“윽······.”


윤혁은 이를 악물었다. 아니, 성운이 악문 것이다.


지금 최윤혁은 곧 유성운이고, 그가 곧 최윤혁이었다.


두 개의 기억이 교차하며 다시금 끔찍한 현기증이 올라왔다.


"크헉······.”


별안간 경고문자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늘어난 붉은 문자들은 어느 새 시야를 가득 메웠다.


이유는 짐작이 갔다. 스스로가 생각해봐도 점점 제정신을 잃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윤혁은 호흡곤란을 일으키며 목을 부여잡았다. 그 모습에 사색이 된 유세프가 윤혁을 부축했다.


“야! 왜 그래? 숨이 안 쉬어져?”


[체중 : 55kg]

[키 : 176.5cm]

[나이 : 16세]

[비각성자]


유세프가 다가오자 추가적으로 정보가 나타났다. 정보가 너무 많았다. 머리가 터져버릴 것 같았다.


“다, 다가오지마!”

“으악···!”


윤혁은 홧김에 유세프를 밀쳐버렸다. 유세프는 외마디 비명소리와 함께 튕겨져 나갔다. 앗 하는 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세면대가 깨지는 바람에 파이프에서 물이 뿜어져 나왔다. 나가떨어진 유세프 머리 위로 깨진 타일과 유리조각이 우수수 떨어졌다.


“헉···미, 미안!”


세면대는 물론이고 거울까지 박살이 났다.


얼빠진 윤혁이 사과를 건넸지만, 쓰러진 유세프는 꼼짝도 하지 못했다. 다행히 목울대가 움직이는 것이 아직 살아있는 듯했다.


윤혁은 놀라움과 당혹감, 두려움에 질려 화장실 밖으로 뛰쳐나왔다.


뭐야, 이 힘은?


난 도대체 누구고, 이 힘은 무엇일까. 그리고 여긴 어디?


레스토랑 손님과 점원들은 난장판이 된 화장실 앞에서 웅성이며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름 : 카렌 이자벨라]

[여성]

[비각성자]


[이름 : 조엘 라마조티]

[남성]

[비각성자]

[체중 : 78kg]



“으아아······.”


정보, 정보, 정보, 정보, 정보, 정보, 정보, 정보, 정보, 정보, 정보, 정보, 정보, 정보, 그리고 정보.


마주치는 사람마다 그에 따른 정보가 나타났다. 심지어 사물을 보면 사물의 구성 물질까지 분석해서 UI로 나타났다. 대리석, 시멘트, 폴리우레탄···.


끝없는 정보가 머릿속으로 흘러들어왔다.


“씨발! 좀 제발! 그만!”


윤혁은 혼란스러움에 몸부림치며 미친 사람처럼 팔을 휘저었다.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가야 한다.


윤혁은 무의식중에 사람들을 밀쳐내며 계단으로 향했다. 밀려난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튕겨나가서 쓰러졌다. 심지어 건장한 체격의 식당 직원도 속절없이 나자빠졌다.


머리가 어지럽고 속이 뒤틀렸지만 온몸에 비정상적인 힘이 넘쳐흘렀다. 사람이건 벽이건 뭐든 부숴버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쿵!


마구 내달리던 윤혁은 방향전환을 하다가 자기 힘에 못 이겨 복도의 벽에 부딪혔다. 그러자 육중한 소리와 함께 벽에 금이 가며 움푹 패여 버렸다.


마치 자동차가 달리다가 벽에 들이박은 듯 했다.


윤혁은 그런 이상한 현상을 미처 알아채지도 못했다. 그저 사람들을 피해 미친 듯이 달릴 뿐이었다.


“헉, 헉···.”


비상구 계단으로 온 윤혁은 계단을 몇 개씩 건너 뛰어 올랐다. 두 개, 세 개··· 심지어 한번 바닥을 박차면 한 층을 통째로 뛰어서 올라 갈수 있었다.


눈 깜짝할 새에 수십 층을 뛰어올라간 윤혁은 옥상으로 향하는 문에 도착했다. 옥상문은 잠겨 있었으나 몸으로 들이박자 간단하게 부서져버렸다.


-쾅!


열린 정도가 아니라 문이 경첩 째 뜯겨서 박살이 나버렸다. 마침내 옥상에 올라온 윤혁은 숨을 거칠게 내쉬며 주변을 둘러봤다.


밤하늘에 별이 가득하다. 달이 높게 떠있다.


숨이 가빠오고, 팔 다리가 제멋대로 후들후들 떨렸다. 지쳐서 그런 것이 아니다. 지나친 호흡으로 온몸이 컨트롤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척비척 발걸음을 옮겨 옥상 모서리 펜스가 세워진 곳까지 다가갔다. 그러자 윤혁의 눈앞에 펼쳐진 도시의 모습이 보였다.


기왓장과 용마루를 얹은 현대식 빌딩이 하늘을 찌를 듯 서 있다. 오방색과 당초문이 어우러진 조명이 빛을 발하고, 하늘엔 방패연을 닮은 드론이 줄지어 날아다닌다.


대한민국의 전통양식과 현대식 건축이 어우러진 도시 풍경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하지만, 이것으로 확실해졌다,


여긴 절대 서울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육지가 아니었다. 그가 밟고 선 땅은 섬이었다.


“섬? 섬이라고? 서어어어엄?”


저 멀리 도시의 끝자락쯤에 드넓은 바다가 보였다. 몸을 돌려 다른 면을 봐도 마찬가지였다. 도시의 모든 면을 바다가 둘러싸고 있었다. 부드러운 밤바람이 불어와 윤혁의 얼굴을 스쳤다.


[아크 춘향]

[인구 43만 명]

[아원자력 코어 – 17개]

[위치 - 29°21'33.6"S 16°54'07.9"W]

[북서 진로로 이동 중]


아크 춘향. 이동하는 부유섬.


프론테라.


“여기이이이이인 어디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경고 : 과호흡]

[경고 : 신체 활동 일시 중단]


윤혁은 절규하다가 이내 줄이 끊어진 인형처럼 픽 하고 바닥에 쓰러져버렸다. 귓가에는 아련하게 다급한 발소리만 들려올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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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화. 이것이 상태창? -2- +8 21.10.25 2,092 44 8쪽
2 01화. 이것이 상태창? -1- +6 21.10.25 2,659 57 11쪽
1 00화. 프롤로그 +24 21.10.25 3,154 80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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