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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을 보는 환생 군주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공기재단사
작품등록일 :
2022.12.22 15:12
최근연재일 :
2023.06.1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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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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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약스 도시연합

DUMMY

도시연합의 다른 도시와 달리, 보어는 왕정국가였고, 대대로 왕위가 세습되는 도시였다.

약스리베루스 공화국이 되면, 왕의 가문이 왕위를 세습하는 명분이 약해지는 것이었다. 황제와 귀족을 배제하고 의회에 의해 다스려지는 약스리베루스 공화국에서 공화주의의 물결이 보어의 왕정에 영향을 끼칠까 봐 왕은 내심 걱정하고 있었다.


“나로서는 연합공화국 설립이 내키지 않는 일이요. 하지만, 크라베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다른 도시들이 모두 긍정적이니 내가 독자적인 입장을 낼 처지가 아니오.”


미하일은 왕의 입장을 이해한다면서 대안을 제시했다.


“다른 도시도 리베루스와의 연합공화국을 세우는 것에는 반대할 겁니다. 그때 같이 입장을 내시면 됩니다.”


“그걸 어떻게 장담하오?”


“그들도 각자 나름대로 반대할 사정이 있으니까요.”


“다들 찬성 의견을 냈다고 알고 있는데?”


“저스틴의 구상이 듣기에 그럴듯해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추진하면 여러 문제점이 발생할 겁니다.”


보어 왕은 수염을 쓸며 생각에 잠겼다.


“그렇게만 된다면야 우리도 반대의 목소리를 낼 거요. 우리가 나서서 반대할 수는 없지만, 다른 도시가 이견을 내면 우리도 힘을 실을 거요.”


보어 왕은 자신이 나서서 공화제를 거부하는 발언을 하기는 어렵지만, 다른 도시가 문제 제기를 하면 그에 동조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프니에 도착한 은쿤은 이프니의 수상을 만나러 갔다. 은쿤은 수상에게 인사하고 돌려서 말을 꺼냈다.


“이거 참 난처하시겠습니다. 크라베가 또 일을 벌여서 말입니다.”


이프니는 약스 도시연합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로, 크라베와 라이벌 관계였다. 이프니는 제국의 가운데 위치한다는 지리적 이점으로 중개 무역이 활발했다. 이프니는 크라베보다 부유한데도 약스 도시연합의 의장국이 크라베라는 것에 은근히 반감을 가졌다.


“의장국이면 의장국답게 행동해야하는데, 매번 다른 도시의 의견을 제대로 묻지도 않고 일을 밀어붙이니 말입니다.”


은쿤이 크라베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수상은 동의한다는 듯이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크라베가 우리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고 갑작스럽게 통보하는 게 이번이 처음도 아닙니다. 늘 그래왔지요.”


크라베는 서쪽 끝에 위치해서 도시연합으로부터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 항상 새로운 이슈를 선점하려고 들었다. 반면에 이프니는 지리적으로 중간에 위치해서 안정적으로 무역을 할 수만 있다면 굳이 변화를 꾀하지 않는 보수적인 입장이었다.


“제국을 상대로 무역을 잘하고 있는데, 갑자기 독립해서 연합공화국을 세우자니, 쓸데없는 일을 벌이는 겁니다. 우리는 장사만 할 수 있으면 독립하든 안 하든 상관없습니다만, 크라베가 왜 이렇게 급하게 일을 처리하는지 그 저의가 의심스럽긴 합니다.”


이프니는 제국으로부터 독립해서 이득을 보는 것보다, 무역의 축소로 인한 손해가 더 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손익을 계산하며 주저하고 있었다.


은쿤은 이프니 수상에게 그들이 중개무역으로 경제적 이득을 누리는 것은 제국의 보호망 아래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주지시켰다.


“이프니가 제국에 세금을 내기는 하지만, 그만큼 제국의 덕을 보고 있습니다. 마라 섬의 해적을 퇴치한 것도 결국은 약스 도시연합이 아니라 제국의 해군이 한 일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이프니는 마라 섬과 가까워서 해적에게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던 곳이었다. 그래서 해적을 퇴치해준 아슬라프에게 고마워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렇습니다. 해적이 없어지니, 배가 나포될 걱정도 없고, 배에 선원을 많이 태울 필요도 없고, 수익이 크게 늘어서, 아슬라프 대공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마라 섬에 해적이 사라진 이유도 노헨그라드 공국의 해군기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프니도 그 영향권에 있죠.”


은쿤은 이프니가 리베루스의 편을 들어 제국과 전쟁에 돌입하면, 마라 섬에 있는 아슬라프의 해군기지로부터 공격받게 될 거라고 넌지시 압박했다.


이프니의 수상은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


“우리는 독립하든 안 하든 관계 없습니다. 그런데 크라베에서 자꾸 밀어붙이니까 동의한 것뿐입니다. 제국과도 크라베와도 마찰없이 무역을 계속했으면 하는 마음이라, 대세에 따를 겁니다.”


그의 말은 다른 도시가 찬성하면 찬성하고, 반대하면 반대하겠다는 거였다.


“무작정 반대하기에는 명분도 약하고...”


“명분이 약하다니요. 크라베가 약스 도시연합을 전쟁으로 끌고 들어가는데, 보고만 계실 겁니까? 이프니가 도시연합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데 목소리를 내셔야죠.”


은쿤은 이프니의 수상을 부추기면서 한편으로는 크라베를 견제하고 주도권을 잡으라고 바람을 넣었다.


“이 기회에 크라베의 기세를 꺾어놔야, 앞으로 자기 마음대로 도시연합을 끌고 가려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다른 도시도 반대하는 곳이 많으니, 같이 목소리를 내십시오.”


“반대하는 곳이 있습니까? 내가 알기로는 모두 찬성했다고 들었는데요.”


이프니의 수상은 솔깃해서 은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당장 다음달에 크라베에서 연합공화국 출범을 위한 공동법령 제정 회의에 출석하라고 통보가 왔습니다.”


“그렇게 밀어붙인다고 되겠습니까?”


은쿤은 팔짱을 끼고 고개를 저었다.


“회의석상에서는 저스틴의 제안이 그럴듯해서 긍정적으로 반응했겠지만, 뜯어보면 속빈 강정입니다. 내용이 없어요. 다른 도시도 곧 돌아설 겁니다.”


“반대하는 도시가 과반이라면 우리도 반대할 용의가 있소. 굳이 제국을 적으로 돌릴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오.”


이프니의 수상도 다른 도시가 독립에 반대한다면 이프니도 굳이 제국과 갈등에 불을 붙이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시사카에 도착한 예레이는 시사카를 다스리는 의회 의장을 만났다.

시사카는 도시연합가운데서 가장 작은 도시였다. 인구도 적고 힘이 약해서 독자적으로 방어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도시였다.

시사카는 리베루스의 바로 남쪽에 위치해서 거리상으로 매우 가까웠다.


“시사카는 리베루스와 인접해있으니, 연합공화국을 세우면 리베루스의 영향권에 들어가게 될 겁니다.”


예레이는 시사카가 제국에서 벗어나더라도 결국 리베루스의 지배를 받게 될 거라고 지적했다.


“제국과 전쟁을 하면 시사카가 단독으로 방어할 수 있습니까? 리베루스의 도움을 받아야겠죠. 리베루스의 군대가 시사카에 주둔하게 될 겁니다. 그렇다면 제국의 치하에 있는 것과 다를 게 뭐가 있습니까?”


제국에서 독립한다 해도 리베루스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는 현실이었다.


“제국군을 방어하기 위해서 리베루스의 군대를 받아들이면, 여우를 막기 위해 호랑이를 불러들이는 겁니다. 그럴 필요가 있습니까? 리베루스가 시사카를 점령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습니까?”


예레이의 말에 시사카의 의장은 신중하게 입술을 꾹 다물었다.


“사실 그렇소. 우리 입장에서는 제국보다 가까이 있는 리베루스가 더 두려운 존재요. 저들이 마음만 먹으면 우리 도시를 포위하고 굶겨죽이는 건 쉬우니까. 굳이 리베루스와 연합해야 하는지 의문이오.”


시사카도 내심 연합공화국의 성립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제국과 척을 지고 싶지는 않지만, 큰 도시가 하자는 대로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시사카의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오.”


시사카 의장의 말에 예레이는 다른 도시도 곧 반대 의견을 낼 거라고 말했다.


“다른 도시도 본심은 다릅니다. 그들이 반대할 때 같이 의견을 내시면 됩니다.”


“그게 정말이오? 다들 긍정적이라고 들었는데?”


“처음 듣기에는 그럴듯하지만, 각자 처한 현실을 무시한 계획입니다. 도시마다 다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어서 실행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예레이의 말에 시사카 의장은 다른 도시가 반대한다면 시사카도 그에 동조할 거라고 했다.


아슬라프의 편지를 받은 랑쥬 황자는 찬디에 인접한 반투 항구에 사절을 파견했다. 찬디족 지도자인 나쿰을 보내라는 조언대로 그를 사절에 임명해서 보냈다.


반투에 도착한 나쿰은 반투를 다스리는 의회 의장을 만났다.


“반투가 약스리베루스 연합공화국에 찬성한다고 들었는데, 그렇습니까?”


반투 의회 의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이다. 제국이 세금을 많이 걷어가는데, 그에 비해서 딱히 도움받는 부분도 없으니, 우리도 이참에 독립해서 연합공화국이 되어볼까 하오.”


제국의 동쪽 끝에 위치한 반투는 약스도시연합과는 바닷길로 밀접하게 연결되어있지만, 제국 본토로부터는 별로 도움받는 게 없다고 느꼈다.


“공화국이 되면, 지금보다 더 강화된 공화주의를 실행해야 할 텐데. 괜찮으시겠습니까?”


“그게 무슨 말이오?”


“공화주의는 시민을 대표하는 자들로 의회를 구성해서 운영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반투의 의회 의원들은 시민 전체를 대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렇죠?”


나쿰의 말에 반투 의장은 불편한 표정으로 목을 가다듬었다.


“의원들은 모두 적법하게 추천받아 선출된 사람들이오. 그들은 반투 시민을 대표하는 의원들이오.”


“시민 전체가 아니라 샨족을 대표하는 거겠죠. 찬디족 의원은 한 명도 없지요.”


나쿰의 말대로 반투에 거주하는 주민 가운데 찬디족이 상당 수 있었는데 의원은 샨족이 독차지했다. 제대로 된 공화주의를 하려면 의원의 절반은 찬디족이 차지해야 맞았다.


반투 의장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턱을 문질렀다.


“찬디족은 의원이 될 만큼 명망있는 자가 없으니 그럴 수밖에 없소.”


“과연 찬디족도 그렇게 생각할까요? 약스리베루스 공화국이 출범하면, 반투 의원의 절반 이상을 우리 찬디족이 차지하게 될 겁니다.”


나쿰의 말에 반투 의장은 펄쩍 뛰었다.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요? 찬디족이 의석의 절반을 차지할 거라니? 반투는 샨족이 세운 식민도시요.”


“공화주의는 모든 게 투표로 결정되니, 의원도 투표로 뽑게 되겠지요. 그러면 머릿수가 많은 찬디족이 못해도 의석 절반은 가져가지 않겠습니까.”


반투는 초기에 샨족이 세웠지만, 그들 밑에서 일하는 찬디족이 점점 이주해와서 인구의 절반 가까이 되었다.

반투의 의원은 추천제로 이루어져서, 샨족이 서로를 추천해서 의원 수를 채웠다. 그런데 완전한 공화제가 되어서 투표로 의원을 선출하면 찬디족도 투표권을 행사해서 찬디족 의원 수가 급격히 늘어날 것었다.


“찬디 족의 권익을 위해서는 찬디 족 의원이 늘어나는 게 바람직하죠. 반투가 연합공화국에 참여하면 공화국의 이상에 맞게 의회 구성을 교체해야 할 테고, 나 역시 찬디 족 대추장으로서 찬디 족이 의원에 출마하면 적극 지원할 겁니다.”


나쿰의 말에 반투 의장은 당황하며 서둘러 고개를 저었다.


“리베루스의 독립을 지지한다고 했지, 연합공화국 수립은 아직 결정난 건 아니오. 각 도시의 정치적 독립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반투는 연합공화국에 참여하지 않을 거요.”


반투 역시 약스리베루스 연합공화국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바꿨다.


동상이몽에 빠진 약스 도시연합은 자신의 이득을 계산하느라 분주했다.


저스틴은 약스리베루스 공화국 수립 계획을 구체적으로 논의하자고 제안했지만, 약스 도시연합은 차일피일 답변을 미루었다.


‘전에 얘기했을 때하고 분위기가 다른데?’


미지근한 반응에 이상한 낌새를 느낀 저스틴은 크라베 의회에게 자기가 직접 약스 도시연합에 연합공화국의 필요성을 설득하겠다고 제안했다.


크라베 의회는 도시연합의 의원들과 저스틴이 회의를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했다.

여섯 개 도시의 의원단이 크라베에 모여서 연합공화국 수립을 위한 회의를 했다.

각 도시에서 의원들을 태운 배가 속속 도착했고, 의원들은 원형 극장 모양의 의원 회의실로 향했다.


넓은 회의실에 무거운 침묵이 감돌고, 분위기가 사뭇 냉랭했다.


‘뭐야? 분위기가 왜 이래?’


저스틴은 불길한 예감에 의원들의 표정을 주시했다.

그리고 연단에 올라가서 여섯 도시 의원을 향해 연설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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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제국의 전쟁(2) 23.06.11 214 8 12쪽
167 제국의 전쟁 23.06.10 218 8 12쪽
166 종교개혁 23.06.09 212 9 12쪽
165 노헨그라드 제국의 황제가 되다 23.06.08 225 9 13쪽
164 비요른의 반란 +1 23.06.07 211 8 13쪽
163 저스틴(2) 23.06.06 199 9 12쪽
162 저스틴 23.06.05 203 8 12쪽
161 리베루스 포위전 23.06.04 207 8 12쪽
160 약스 도시연합(2) 23.06.03 216 9 12쪽
» 약스 도시연합 23.06.02 227 7 12쪽
158 혁명(2) 23.06.01 245 7 12쪽
157 혁명 +1 23.05.31 251 8 12쪽
156 이달고의 오산(2) 23.05.30 243 8 12쪽
155 이달고의 오산 23.05.29 243 8 12쪽
154 마약상 딩기스 23.05.28 249 9 13쪽
153 포획 작전 23.05.27 245 8 12쪽
152 의사 헤이즐 23.05.26 255 7 13쪽
151 코카나무 농장 23.05.25 261 8 13쪽
150 환관 이달고의 제안 23.05.24 256 8 12쪽
149 모함의 결과 23.05.23 267 9 13쪽
148 군터의 모함 23.05.22 262 8 13쪽
147 태풍(2) 23.05.21 260 9 12쪽
146 태풍 23.05.20 257 9 12쪽
145 해적왕 크사이(3) 23.05.19 258 9 13쪽
144 해적왕 크사이(2) 23.05.18 259 6 12쪽
143 해적왕 크사이 +2 23.05.17 283 9 12쪽
142 마라 섬의 해적(3) 23.05.16 295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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