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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카이히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의 행정보급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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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yHeaven
작품등록일 :
2019.04.02 18:49
최근연재일 :
2019.05.12 08:30
연재수 :
61 회
조회수 :
53,652
추천수 :
994
글자수 :
246,973

작성
19.04.26 12:10
조회
746
추천
16
글자
7쪽

[2장-북부전선]

DUMMY

[30]


"레이번 소위! 정신차려 이런 곳에 쓰러져있으면 안돼!"


하지만 그가 의식을 다 잃어가기도 전에 익숙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흐릿해진 시야속에 보이는 실루엣, 다른 이들에 비해서 얇은 실루엣과 검은색의 머릿결을 가진 존재...미성이 섞인 목소리를 통해 그가 누구인지 눈치챌 수 있었다.

모습은 확실히 보이지 않았지만 다행인 점은 확실히 그녀가 아군이라는 점이다.


"이거 험한 꼴을 보여드리고 말았네요..."


"말하지마, 조금만 참고 기다려봐."


이리나 중위는 황급히 품안에서 작은 약같은 것을 꺼내더니 레이번의 입에 물려줌과 동시에 수통에 들어있던 물을 먹이며 알약을 삼키게 했다.

그와 동시에 새하얀 장갑을 낀 그녀의 손이 레이번의 왼쪽의 튀어나온 뼈를 향해 움직이더니 일 순간 레이번은 극심한 고통과 함께 몸부림을 쳤지만 마치 무엇인가가 자신을 구속한 것처럼 몸은 움직이지 않았고 괴로움이 가득찬 비명소리를 내질렀다.

결코 맨정신으로는 참아낼 수 없는 고통에 몸부림을 치며 한 순간에 놓아지려던 의식을 붙잡게된 그, 이윽고 자신의 행동을 마친 이리나는 레이번의 상처에 약을 바르며 헝겊을 덮더니 뒤이어 붕대를 감아 그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응급조치를 마쳤다.

잠시 후, 조금씩 눈앞의 시야가 돌아오며 아슬아슬했던 의식의 끈이 확실히 붙잡혀지자 뒤이어 그녀의 주변에 있던 다른 병사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자신을 붙잡고 있는 이들의 모습에 왜 고통에도 몸부림치지 못했는지 눈치챌 수 있었다.

자신을 놓아주며 물러서는 병사들, 호흡은 아직 가빠진 상태였지만 이리나가 처음 발견했을 때 보다는 상당히 안정된 상태였다.

레이번은 자신의 왼팔을 바라본다.

어느새 튀어나온 뼈는 사라져 있었고 상부위와 왼팔 전체가 붕대로 감싸져있어서 어느 정도는 치료가 된 모습이었다.


"정보대의 사람들은 응급치료도 기본인가보군요."


"이 상황에서 지금 그런 말을 하는거보니 나아진 것 같네...그래도 지금은 무리하면 안돼, 출혈이 너무 심한 상태여서 자칫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었던 상황이야. 지금은 조금 안정을 취할 필요가 있어."


"전쟁터에서 그런게 어딨겠습니까, 가만히 있어도 결국 전쟁에서 패하면 잡혀 죽을탠데."


레이번은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났고 한 병사가 그를 부축해준다.


"일단 레이번 소위는 후방으로 빠지는게 좋겠어. 그 상태로는 더이상 뭔가를 할 수는 없어. 내가 한 것도 응급치료일 뿐이지 완전히 치료를 한 건 아니란 말이야."


"아뇨, 일단 지휘소로 빨리 향해야 합니다...알펜 준장님께 보고해야할 사항이 있어요."


다리에 힘이 빠지려고 했지만 애써 힘겹게 두 다리를 지탱하고 있는 레이번의 모습은 다소 아슬아슬하게만 보였다.

무덤덤하게 말하고는 있지만 말하는 내내 은근히 떨려오는 목소리와 눈으로 보일 정도로 후들거리는 그의 다리는 결코 '정상적인 상태'가 아님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레이번 소위 이건 명령이야. 지금 당장 전선에서 이탈해서 회복에 전념하도록해, 보고할 사항은 지금 내게 말하도록."


"그런 명령 남용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만..."


"말대꾸 하지마. 지금 한 명의 장교라도 중요한 상황에서 너까지 죽어버리면 정말 곤란하단 말이야!"


"그렇습니까..."


레이번은 한숨을 내쉬더니 자신의 얼굴을 쓸어내렸다.


"그럼 대신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윽고, 레이번은 자신이 바라본 광경, 그리고 그것을 통해 느낀 모든 것을 이리나에게 이야기해주기 시작했다.

레이번은 눈앞에 펼쳐진 르토바의 대군을 보고서 2가지의 추론을 스스로에게 제시했다.

어두운 밤을 틈탄 전면전, 그리고 다른 하나는 그들이 준비하고 있던 책략이 완성되어 지금 당장 실행에 옮겼다는 것...

그 중에서도 레이번은 후자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었고 높은 가능성을 염두해두고 있었다.

포병부대가 배치되는 시간을 까마귀부대를 통해 지연시킴으로서 르토바의 대군을 레긴스 요새를 당장에라도 들이닥칠 수 있도록 배치한다, 그 후 '땅굴'을 이용한 침입부대가 레긴스 요새 내부로 들어와 성문을 열고 도개교를 내리는 순간 르토바의 대군이 레긴스 요새 내부로 들이닥친다는 시나리오였다.

단순히 전면전을 위해서였다면 까마귀부대를 통해 요새 성벽이 혼란스러운 틈을 타 공성병기나 사다리등을 이용하여 들이닥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저들의 움직임은 그런 것 보다도 마치 다른 곳에는 신경을 쓰지 못하도록 외부에서 큰 압박을 주고 있었고 그 부분에서 레이번은 내부로의 침입이 가장 유력하다고 생각해냈다.

물론 아직 당장 요새 내부에서 르토바의 병사들이 나타난 것이 아니었기에 이 또한 가설에 불과했지만 까마귀 부대의 후퇴, 포병부대가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함에도 불구하고 르토바의 보병이 후퇴하고 있지 않는 것을 통해 이를 확신하게 되었다.

이 이야기를 모두 전해들은 이리나 또한 곰곰히 생각에 잠긴다.

레이번의 추론은 상당히 그럴듯한 이야기였다.

이상할 정도로 많은 병력을 후방으로 빼버린 르토바의 군대, 야습을 이용한 공격 치고는 적극적이지만 적극적이지 않은 저들의 움직임, 그리고 위협적인 포병부대의 배치가 시작되었음에도 철수할 생각은 하지 않고 화살비를 만들어내고 있는 저들의 모습은 더더욱 레이번의 가설에 힘을 보태주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지금 저희 대대원들이 요새 내부를 뛰어다니고 있을 겁니다...무언가 이상한 것을 발견하면 신호탄을 쏘라고 알렸으니 만약 신호탄을 보거든 즉시 그 주변으로 병력을 배치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그럴 시간에 차라리 모두 요새를 빨리 벗어나는게 났지 않아?"


"시간이 모자를겁니다. 누군가는 성벽에서, 요새 내부에서 녀석들의 진군을 저지해야만 남은 병력들이라도 살아남을 수 있을겁니다...조금이라도 틈을 보인다면 녀석들은 금방이라도 들이닥쳐서 오히려 전멸해버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내부로 침입한 병력이 있다면 58대대원들을 이용하도록 하세요, 이미 내부로 진입해있는 상태라 당장 운용가능한 부대고 신호탄을 보면 모이도록 조치를 취해놨으니 가장 적합한 부대가 될겁니다. 그 직후에 판단은 장군님께서 현명하게 해주시겠죠..."


"알았어, 레이번 소위를 치료소로 옮기도록, 나는 장군님께 이 사실을 보고하러 갈테니까."


이리나의 말에 그녀의 병사들은 알겠다는 듯 경례를 하고서 레이번 소위를 등에 업은 체 임시 진료소를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녀 또한 뒤이어 요새 중앙에 위치한 지휘소로 향하기 시작했다.

다 죽어가는 마당에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던 레이번의 지략에 이리나는 상당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알펜 장군을 향해 뛰어가는 내내 당장에라도 쓰러질 것 같으면서도 조금이라도 계책을 떠올리던 레이번의 모습은 결코 처음 전쟁을 겪어보는 이의 모습이 아니었다.

지휘소로 향하는 길 내내 대체 레이번이라는 남자가 어떤 존재인지 궁금증을 유발하게 만들었다.


작가의말

저는 잉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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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3장-종전의 불씨] 19.05.07 538 10 12쪽
51 [3장-종전의 불씨] 19.05.06 526 14 12쪽
50 [3장-종전의 불씨] 19.05.06 546 1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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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3장-종전의 불씨] +2 19.05.05 591 13 12쪽
47 [3장-종전의 불씨] 19.05.04 621 13 14쪽
46 [3장-종전의 불씨] +3 19.05.04 678 13 7쪽
45 [3장-종전의 불씨] 19.05.03 668 16 7쪽
44 [3장-종전의 불씨] +1 19.05.03 640 13 7쪽
43 [3장-종전의 불씨] 19.05.02 674 18 7쪽
42 [3장-종전의 불씨] 19.05.02 658 14 7쪽
41 [3장-종전의 불씨] +1 19.05.01 707 14 7쪽
40 [3장-종전의 불씨] 19.05.01 660 14 7쪽
39 [3장-종전의 불씨] 19.04.30 676 17 7쪽
38 [3장-종전의 불씨] 19.04.30 671 16 7쪽
37 [3장-종전의 불씨] +2 19.04.29 699 15 7쪽
36 [3장-종전의 불씨] 19.04.29 717 1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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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2장-북부전선] +1 19.04.27 768 1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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