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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고 님의 서재입니다.

개방거지 공청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마치고
작품등록일 :
2022.03.30 13:35
최근연재일 :
2022.04.20 16:07
연재수 :
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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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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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수 :
54,229

작성
22.03.3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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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3] 공청과 개장국

DUMMY

[3] 공청과 개장국


개장국집 주인은 안절부절 절치부심이었다.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공청을 향해 미소 띄며 비위를 맞추고 있지만, 속은 문드러지고 있었다.


공청은 왕이라도 된 듯 하였다.


“여봐라~ 여기 자리 마다 개수육 큰것으로 돌리고 술은 달라는대로 내어주도록 하라~"


"알겠습니다요"


"여봐라~ 개장국은 빼먹지말도록하라”


“아이고 얼른 올리겠습니다.”


개장국집 주인은 죽을 맛이었다.


‘이 거지새끼가 이번엔 주렁주렁 다른 거지 새끼들 까지 때거지로 달고 왔구나’


“여기 내가 다 책임 질 터이니 다들 배 터지게 먹어보자!”


[우와~우와]


“큰형님 최고입니다.”


공청을 따라온 다리 밑 거지들은 신이나 설쳤고, 고린내 팍팍 풍기는 거지가 얼추 스무명이 넘는 통에 일찍이 개장국집에 자리했던 손님들은 황망히 자리를 떴다.


...


자리가 정리 되고 왁자왁자 거지들의 잔치가 시작되자, 개장국집 주인은 그제서야 맥이 풀린 듯 주방에 주저 앉았다.


이 모든 상황을 개장국집 딸이 유심히 지켜보더니 안되겠다 싶었는지 직접 나섰다.


"이봐요"


공청은 자신을 부른 이가 여러 번 설전을 벌린 개장국집 딸임을 알아보곤 막걸리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자그마한 키지만 오밀조밀, 보통 야문게 아닌 개장국집 딸이었다.


[크으읔~ 좋다. 쩝쩝쩝]


“저기요~ 잠시 이야기 좀 해요”


공청은 어떤 상황인지 뻔히 알고 있음에도 켈켈 웃으며 응했다.


“켈켈켈 한잔 주랴?”


개장국 집 딸은 ‘욱’하고 속 깊이 욕지기가 치밀어 올랐지만 꾹 참았다.


“저번 일은 여러번 죄송하다 하였고, 손님만 대상으로 원 없이 음식을 내어드리기로 했잖아요.”


“그랬었지, 암, 그랬었지”


공청이 순순히 인정하는 듯 하자, 말이 통한다 싶었는지 개장국집 딸은 처음의 날 선 말투를 누그러트렸다.


“이건 너무하잖아요~ 그래도 어쩌다 지인분들 한 둘 데려오시는 것까지는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였어요, 하지만 지금과 같이 우르르 때거지로 몰려오면...,”


"뭣! 때거지"


때거지 소리에 공청의 눈은 가늘게 주름잡혔고 광대가 들썩였다.


개장국집 딸은 공청이 툭하면 말꼬리 잡아 깐족거리는 것을 알기에 그의 변한 표정을 보고 아차 싶었다.


그래서, 얼른 말을 끊으려 했으나


[켈켈켈켈켈..]


듣기 싫은 웃음소리가 개장국집에 퍼졌다.


“그렇지! 때거지야, 거지는 원래 때거지로 다녀야 제맛이지~ 켈켈켈 암 그렇고 말고”


개장국집 딸은 밑도 끝도 없이 말꼬리 잡는 공청의 개소리,


이는 빨리 끊는 것만이 해답임을 앞서 잘 알고 있었다.


“그 말이 중요한게 아니잖아요~ 지금 처럼 아무때나....”


"땍!"


[이익~]


개장국집 딸은 자신의 말을 단박에 끊은 공청의 주둥이가 너무나도 얄미워 세게 한대 때리고 싶었다.


“꾸냥은 우리 세계를 너무 모르는구만, 거지들 세계에선 때거지가 무척 중하다~”


"지금 그 이야기를 하는게 아니잖아요!"


[휘비적 휘비적]


거드름 피우며 능청스레 손가락으로 코를 후비며 공청은 계속 말했다.


“홀로 다닌 거지를 그대는 신경이라도 쓴 적 있는가? 없겠지, 하지만 때로 다니면? 켈켈켈켈 거지는 사람들 시선 밖에 난 사람들이지만 여럿 모인 때거지라면 좀 다르지 그게 조직의 힘인게야~”


‘이 뭔 개풀 뜯어 먹는 소리야’


개장국집 딸의 얼굴은 자신의 성질을 이기지 못하고 붉어졌다.


"알았어요! 때거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겠으니..."


[펄럭~]


공청은 한 손을 들어 개장국집 딸이 하는 말을 제지하였다.


"꾸냥이 안다고 하니, 지금 우리의 단합이 얼마나 중 한지 알겠군"


[후우~~ 후우~ ]


개장국집딸은 가슴 깊이 치밀어 오르는 화와 답답함에 호흡이 가빠졌다.


"가슴깊이 새기도록하라, 켈켈켈켈"


개장국집 딸은 입을 꾹 다물고 듣기 싫은 웃음소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


“알았어요, 그런데 지금 이건 해도 너무하잖아요! 그깟 손톱만한 기석 하나로 언제까지 괴롭힐꺼에요!”


공청과 개장국집 딸의 드잡이질을 재미나게 구경중인 거지들,


"기석?"


새롭게 합류한 덩치는 옆에 있는 거지의 옆구리를 툭툭치며 무슨 일인지 물었다.


속삭이는 소리였지만 누구나 들을 수 있는 소리였다.


“큰형님이 2년 전 기석 하나를 가지고 여기서 개장국 한 그릇을 먹었지 뭡니까요.”


“기석으로 개장국을? 허허허 그래서?”


“그런데 거스름돈은커녕 큰형님이 세상물정 잘 몰라 보이니 그냥 기석을 개장국 한그릇으로 퉁쳐버린 것이지요”


“헙, 이런 도둥놈의 새끼들이”


“하여튼 나중에 큰형님이 이를 알고 여기서 계속 개고기를 받아먹기로 하고 일단락 한 것입죠.”


좌중은 다시 공청과 개장국집 딸에게로 시선이 모아졌다.


개장국집 딸은 불안한 듯 자신을 보고 있는 아버지를 향해 단단히 결심한 듯 야무진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기석과 관련한 두 해 전 일은 저희가 잘못했어요. 하지만 지금처럼 언제까지 저희가 고통을 받을 순 없어요.”


“꾸냥~ 고통이라니 너무하구려~ ”


[으드득~]


개장국집 딸은 깐족거리는 공청을 무시하며 계속 말을 하였다.


“솔직히 이 년 동안 드신걸로 기석값은 충분하다 싶어요. 오늘 여기 모든 분께 최대한 술과 음식을 대접할테니 이후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약속해주세요.”


“섭섭하구려 꾸냥~ 그럼 나는 어디서 개장국 한 그릇을 먹는단 말이오?”


개장국집 딸은, 불쌍한 표정으로 깐족거리는 공청을 한심하게 바라봤다.


[후우~]


개장국집 딸은 어차피 공청 한 명이야 이전처럼 구석진 방에 넣어 다른 손님에게 영향 미칠일 없게 할 것이니 적당히 타협하고자 하였다.


“왕초껜, 계속 제공해드겠어요.”


개장국집 주인도 딸의 시선을 받자, 고개를 빠르게 끄덕 끄덕였다.


"왕초? 왕초? 내가 왕초인게야?"


공청은 뭍 거지들을 향해 자신이 왕초임을 되물었다.


"뭐 딱히 틀린말은 아닙니다요~ 킥킥"


공청은 기분 나쁘지 않고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졌다.


“켈켈켈켈 내 꾸냥의 안을 받아드리리다.”


선뜻 동의하는 공청이 의아했으나 다행이다 싶었는지 개장국집 딸의 표정은 한결 밝아졌다.


“휴~ 고마워요”


공청은 애초에 괴롭힐 생각도 없었고 수지타산을 맞춰볼 생각도 없었다. 그저 안절부절 하는 모습이 재미져 지금까지 온 것이었다.


...


왁자왁자 이제부턴 진짜 거지들의 대잔치였다.


부어라 마셔라 거지들의 대환장 잔치,


개장국집 통째 거지들 한 가득이니 꼬롬한 냄새가 진동을 하였다.


특히 거지들 중 공청의 냄새는 타의 추정을 불허하는 고약한 냄새였다. 타고난 개방거지와 현시대의 거지는 차원을 달리하는 냄새의 벽이 있었다.


문을 활짝 열어도 쉬이 냄새가 빠지지 않는 그런 냄새였다.


쉴새 없이 음식을 나르는 종업원 중 일부는 순간 구역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공청을 큰 형님으로 모시게 된 덩치가 공청옆에 붙어 궁금함을 물어보았다.


“큰형님 무식한 제가 알기에도 기석은 부르는게 값이라는데 아무리 크기가 작아도 수천만원은 받는다 합니다.”


[글적글적]


“켈켈 나도 알고 있으나, 대인된 도리로 약자를 괴롭힐 수 있겠느냐~ 그리고 꾸냥의 효심을 보지 못했느냐”


짐짓 엄한 표정이었다.


‘나이도 어린놈의 새끼가 꼭 애늙은이처럼 말하는 뽐새하곤, 에휴 약한게 죄다.’


“역시 대인다운 모습입니다. 형님!”


“켈켈켈”


상세한 내막을 아는 한 거지는 공청의 말에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공청이 개장국집에 준 기석은 크기도 크지이지만 금도가고 썩 좋은 상태가 아니어서 개장국집 주인이 흥정에 흥정을 더해 인근 헌터 협회에 오백만원이 채 되지 않는 가격에 처분한 것이다.


그리고 공청이 2년간 먹은 개장국이며 개고기 값이면 그 값을 곱절 상회하고도 남을 터였다.


더군다나 공청은 물리지도 않고 매 끼니마다 꼭 이 집 개장국만 먹지 않았던가.


이를 두고 다리 밑 거지들은, 공청이 개고기에 환장한 미친놈이거나, 이 집이 개장국에 조미료 대신 마약을 넣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비밀 아닌 비밀처럼 떠들고 다녔다.


...


“네놈은 어쩌다 거지가 되었느냐?”


공청은 덩치가 왜 거지가 되었는지 사연이 궁금하였다.


다른 거지완 달리 이자는 몸의 덩치며 문신까지 꽤나 사연이 있는 듯 하여 물어본 것이었다.


[푸우~]


한숨을 팍 쉬는 덩치는 씁쓰레한 얼굴이 되었다.


“저는 왕년에 꽤 나름 잘나갔습니다. 뭐 아시겠지만 세상이 바뀌었지요, 성님같은 헌터들이 나타났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저 같은 건달들은 솔직히 살기 힘들어 졌습니다.”


“뭐 대충은 알고 있다만, 아직도 주먹쓰는 자들은 지천에 있지 않느냐?”


공청은 이 곳 3년 눈칫밥으로, 자신이 살던 세계나 여기나 겉보기만 다를 뿐, 큰 틀에선 대부분 일치하기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쉽게 이해하였다.


공청이 보기에 덩치는 잘 쳐줘야 청루 홍루에 소속된 하오방 말단정도였다.


그러면 그냥 건달정도이지 상거지 까지는 아닌 것이었다.


[주섬주섬]


“내 큰 형님께 뭘 속이겠수~”


덩치는 바지춤을 풀어 한쪽 허벅지를 공청에게 보여주었다.


덩치의 허벅지에는 긴 자상이 나있었다.


“내 이래 다리 병신이오~ 큰 조직은 헌터까지 영입하는 마당에 내가 팔팔한 상태도 아니고, 쩝 나같은 다리병신은 낄 자리가 없더군요.”


공청을 본지 얼마나 됐다고 쉽사리 허벅지를 보여주는 즉흥적인 성격의 덩치였다.


“흠흠 그렇구먼~그만 바지올려, 이놈아”


공청은 거뭇 거뭇 털이 북슬북슬한 다리통이 눈앞으로 계속해서 다가와 영 거북하였다.


“허허허허, 형님이 헌터라 형님을 탓하는 거 아닙니다.”


[끌끌끌~]


곧 공청은 코를 시원하게 팠다.


[휘비적~ 휘비적]


공청이 보기에 덩치는 단순했다. 자신을 꾸미고 계산할 줄 모르는 성격인 것이다.


'이런 놈은 대게 뒤가 구리진 않지'


“네놈, 내 통수만 치지 말거라, 그럼 밥 굶진 않을 테니"


"이미 그러고 있습니다. 형님!"


...


술이 돌고돌아 다들 거나하게 취하자


거지들은 흥에 겨워 큰 방 마루까지 경계없이 낄낄대며 거지랍시고 각설이 타령 까지 하였다.


어디서 꺼내왔는지 즉석으로 냄비 두드리는 거지까지 생겼다.


개장국집 주인과 딸은 오늘로 끝인 마지막 미친 짓거리라 여기며 울그락 불그락 꾹꾹 화를 눌러 참았다.


“형님”


[꿀꺽~ 꿀꺽~]


공청은 난장판 소란스런 상황에서도 꾸준히 술을 들이키며 고기맛을 즐겼다.


[쩝쩝쩝~]


"왜"


“대게 헌터는 능력에 따라 세력을 만들어 떵떵거리며 살거나, 나라에 고용되어 편히 살던데 형님은 왜 이렇게 거지로 지내는거요?”


[피식~]


덩치의 질문에 공청은 스승 구구개와 지냈던 생활이 떠올랐다.


[네놈은 복받은 놈이로다. 세상 천지 어느 누가 제자놈을 위해 이렇게 따라다니며 아등바등 챙겨주느냐.]


[이노옴!!! 자세가 틀리지 않더냐! 처음을 정확히 해야 응용이 되는 법, 내가 되었다 할 때 까지 쉬지 말거라]


[이런 석두 석두 돌머리를 보았나~ 그 구결이 어찌 그리 해석되더냐!]


[따다닥, 뭘 멀뚱멀뚱 서있느냐 당장 개 한마리 잡아오지 않고!]


[....]


공청은 눈에 눈물인지 모를 습기가 차, 소매로 눈가를 훔쳤다. 지난날 있었던 고된 생활 때문인지, 스승에 대한 그리움인지 스스로도 헛갈렸다.


"이놈아~ 아등바등 사는 것 보다 즐기며 사는 게 얼마나 복 받은 것인지 네놈은 모르는 모양이다. 네놈도 즐길 수 있을 때 즐겨두거라"


"그렇습니까 형님"


"...."


[스승님 거지면 거지답게 좀 편히 살면 안됩니까요?]


[이놈아 편히 살고 싶으냐? 배고파 구걸하면 끝인게냐?]


[제자 동냥질 하난 끝장나게 구슬프게 잘 합니다요 헤헤헤]


[그래 구슬피 동냥질 해서 꾹꾹 채운 바가지, 딴 놈이 채가면 어쩔것이냐?]


[헤헤헤 숨겨둔 바가지가 하나 더 있습니다요]


[따악!]


[아이쿠야]


[이놈아~ 세상 편케 살려면 힘이 있어야 하는게다. 그 힘은 학자라면 학문의 깊이에서 나오는 것이고, 우리같은 무림족속은 무공에서 나오는 법]


[그렇습니까 스승님, 그런데 스승님께선 전혀 편치 않아 보입니다요]


[그르게 말이다. 내 무슨 죄를 지어 거지꼴을 하고 이리 바쁘게 사는지...클클 그런데 네놈도 한 몫 하느니라]


전대 방주 구구개는 무림의 일로 항상 쫒기듯 바빴다.


이미 방주직을 후계에게 물려주었음에도 그러하였다.


기가 막히게 위치를 알고, 쉴세 없이 오가는 개방의 고수들, 무엇 인가를 끊임 없이 요청하는 사람들,


그런 스승 밑에서 빡빡하다 못해 종살이에 비할 바 없는 고된 생활을 한 공청


‘스승님 보고 계십니까. 제자 아주 상거지처럼 퍼질러 잘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청은 언제까지 지금처럼 퍼질러 있을 생각은 없었다. 지난 고생이 하도 심하여 마음껏 자유를 만끽하며 즐겼으니, 이젠 조금씩 다시 돌아갈 방법을 찾으려 하였다.


그리고 처음부터 놀고먹을 목적이 아닌, 새로운 세계에 적응 할 기간이 필요하기도 하여 아주 편히 적응했을 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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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 최상급 마물 22.04.20 25 0 10쪽
8 [8] 만정산으로 22.04.18 30 0 17쪽
7 [7] 만정산으로 22.04.12 41 0 12쪽
6 [6] 만정산으로 22.04.04 48 0 11쪽
5 [5] 제우스의 방패 22.04.01 53 0 12쪽
4 [4] 제우스의 방패 22.03.31 58 0 15쪽
» [3] 공청과 개장국 22.03.31 76 0 13쪽
2 [2] 현대로 넘어온 공청 22.03.31 106 1 14쪽
1 [1] 개방거지 공청 22.03.30 197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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