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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벽s 님의 서재입니다.

그라운드의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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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벽s
작품등록일 :
2020.06.30 06:40
최근연재일 :
2020.08.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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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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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캄프누

DUMMY

선제골 득점에 성공하면서 바르셀로나의 기세는 더욱 높아져만 갔다.

홈 팬들의 응원에 힘 입어 사기는 극대화가 되었고 선수들은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마음껏 구사하며 그라운드를 누비기 시작했다.


"막시미아노!"


허나 경기 종료까지 대략 10분 가량이 남은 후반전 80분.

바르셀로나는 세비야 FC의 역습을 저지하던 중 센터백의 실수로 공간을 허용하게 되었고 이후 무리하게 몸 싸움을 시도하던 탓에 페널티 박스안에서 휘슬이 불리게 되는데.


'후우.'


바르셀로나의 골키퍼 루이스 막시미아노는 심호흡을 내쉬며 가볍게 몸을 풀고 있다.

키커와 골키퍼가 1대1 상대로 대치된 상황.

페널티 킥을 허용하게 된 바르셀로나는 극도의 긴장감에 달했다.


'결국 빈틈을 보이게 될 줄이야.'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자 고개를 떨구었다.

계속해서 롱패스를 시도하며 후방의 뒷 공간을 노리던 세비야의 공격을 끝내 막지 못한 것이다.

아직 실점이 나온 상황은 아니었지만 이러한 위협적인 순간은 지속해서 나왔었다.

잘 방어해내며 후반전 80분까지 끌고온 수비진의 노력은 가상했으나.

결국 마지막 집중력에서 무리한 시도를 한 탓에 경기 상황 최고의 위기가 발생하자 펩은 노트를 꺼내들며 피드백을 적어가기 시작했다.


'세세한 플레이보다 더 중요한것이 위기 상황에 대한 대처법이지.'


그는 선수들의 기량을 믿었다.

하지만 간혹 프로답지 못한 실수를 보이는것에 대해선 용납을 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많은 질책이 쏟아 나왔다.

펩의 입에서.

훈련을 할때면 늘 샤우팅을 내지르며 엄하게 선수들을 가르쳤고.

이것은 더 잘 할 수 있을것이라는 기대와 우승을 향한 열정이 담긴 그의 행동이었다.


라리가 2라운드.

캄프누에서 펼쳐지는 세비야 FC와의 경기.

상대가 아무리 강호라지만 그들이 상대하는 팀은 바르셀로나다.

펩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무척이나 강했다.

그렇기에 단 한번의 패배도, 심지어 무승부도 허용하지 않겠다라는 심정으로 늘 승리에 대한 갈망을 표출했다.

위닝 멘탈리티를 선수들에게 심어주었고 그들도 팀에대한 자부심을 한 층 더 높게 생각하길 바랬고 말이다.


후반전 80분.

홈 구장에서 발생한 최대의 위기.

숨 죽이며 상대팀의 실수를 기다리는 펩 과르디올라의 모습과 홈 팬들의 모습은 비슷했다.

실점을 허용하게 되면 승리는 장담 못 한다.


확률상.

수치로 따졌을 땐 무승부라는 결과가 가장 높지 않을까.


물론 경기 후반에도 강한 모습을 드러내는 바르셀로나의 선수들이다.

그들의 집중력은 다른 프로들의 레벨과는 차원이 달랐고 주어진 시간이 적더라도 한 골 더 득점에 성공시킬 수 있는 충분한 기량을 가진 자들이었다.


그렇기에 최악의 상황인 실점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다.

그렇게 하는것이 당연하고 말이다.


펩은 많은 생각에 잠겼다.

여러가지 플랜들, 그리고 경기가 끝날때까지의 수 많은 변수들과 상황들을 가정하며 머릿속을 파헤쳤다.


용병술.

혹은 라인을 급격하게 올리며 무리하게 공격을 시도하는 것.

그 외에도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펩은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최고의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지금 해야할 일이야.'


최악의 상황은 잠시 버려둔다.

그는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

굳이 어려운 길을 택하고 싶진 않았던 것이다.

만약 지금 주어지는 페널티 킥에서 상대방의 슛팅을 선방할 수 만 있다면.

그것만큼 기분 좋고 머리가 덜 아픈 상황이 또 있을까.


완벽한 모습을 보이면 위협적인 상황은 적게 연출된다.

그리고 그러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온 선수들이었다.


골문을 지키는 수장 '루이스 막시미아노'

펩 과르디올라는 루이스 막시미아노의 훈련 모습을 수 없이 지켜봐왔다.

막시미아노는 골키퍼 코치와 함께 많은 상황을 고려하며 훈련, 그렇게 성장해가며 동물적인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 했다.

그리고 지금.

현재 직면한 상황에 대해서도 당연히 고려했었고 말이다.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 하지만 심리적인 문제는 반드시 첨가되는 법이지.'


경기 시작전.

펩 과르디올라는 코치진과 함께 많은 얘기를 나누었었다.

요점은 경기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지혜였다.

전술, 컨디션, 부상에 대한 대비 등.

많은 부분들을 섬세하게 파고들며 고민했다.

상황을 가정했고 그들의 판단은 틀리지 않는다고 확신했다.


그러한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지금.

위기를 기회로 많들기 위한 찬스와도 같은 상황.

페널티 킥이라는 위기가 찾아왔지만 이러한 상황은 고려해온 리스트에 당연히 포함되어 있었다.

그에 맞게 훈련도 했고 말이다.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데이터를 공부했다.

그러한 연구를 통해 터득한 방법을 발휘할 수 있고 실험해 볼 수 있는 기회도 왔다.


'이번엔 어디로 차는지 한번 지켜보자고.'


8번의 페널티 킥.

그 중 6번을 오른쪽 방향으로 찼다는 데이터 결과.

막시미아노 앞에서 킥을 준비하고 있는 저 공격수가 이번에도 오른쪽으로 차게 된다면 준비해온 대비상황이 정확히 드러맞게 된다.


상대방을 알면 반드시 이긴다.

펩은 그렇게 생각했다.

키커가 선호하는 방향을 조사했고 그렇게 상대팀에 대한 맞춤형 전략을 연구했다.

더군다나 공의 위치는 항상 낮은 쪽, 높게 뛰어오르는 다이빙도 필요하지 않다.

공과 발이 닿기전에 미리 생각을 해놓는다면 다가오는 공을 더욱 빠르게 쳐 낼 수가 있었다.


'왼쪽방향, 낮은 위치로 들어오는 강한 슛팅.'


루이스 막시미아노는 다시 한번 머릿속으로 되새겼다.

경기 시작 전, 최악의 상황을 고려한 코치진들의 충고가 계속해서 맴돌았기 때문이다.

앞에 위치한 선수는 오른쪽 방향을 선호하는 키커.

자신의 위치에선 왼쪽이었으며 낮은 위치로 오는건 어디에서나 동일하다.

그는 휘슬이 불리기 전까지 계속해서 자신에게 말했다.


'할 수 있어, 그냥 정한대로 몸을 날려야 해.'


불안이 엄습해 왔지만 침착하게 멘탈을 가다듬고 있었다.

혹여나 공이 자신이 생각한 방향으로 오지 않는다면.

정말 그렇게 된다면 안 좋은 상황을 초래할 수가 있지만.


'다른 생각하지마, 심리전도 걸지 말자고.'


하지만 이는 생각하지 않기로 한다.

덮쳐오는 불안과 의구심이 자신을 뒤흔들고 있지만 뚝심있게 밀고 가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는 나지막히 조용히 혼잣말을 내뱉는다.


"왼쪽, 그냥 무조건 왼쪽이야."


왼쪽으로 몸을 날려야 한다고.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이다.


<세비야의 페르난데스 선수가 페널티 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바르셀로나에게 있어선 엄청난 변수가 찾아왔군요.>

<만약 페르난데스가 득점에 성공하게 된다면 세비야는 정말 한 숨 놓이게 되는거죠. 현재 경기 종료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양 팀 모두 득점을 할 수 있는 시간이긴 합니다만 두 팀 다 쉽게 실점을 허용해주진 않을것으로 보이거든요? 만약 오늘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게 된다면 세비야로썬 나쁘지 않은 성과를 낸 것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네. 물론 경기가 끝나봐야 결과를 알겠지만은 어찌됐건 세비야는 유리한 고점에 올라선 상태군요.>

<원정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하게 된다면, 더군다나 그 득점이 불리한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는 발판까지 된다면! 정말 더할나위 없이 좋겠죠. 반면 바르셀로나는 조금 초조해지지 않을까 예상이 됩니다.>

<네! 키커 페르난데스 선수가 호흡을 내쉬고 있습니다! 과연 득점에 성공할 지!>


삐익-!


휘슬이 울린다.

세비야의 공격수, 페르난데스는 골문을 바라본 뒤 조금씩 속도를 올리며 공을 향해 뛰어간다.


타닥-!

타다다다닥-!


축구화와 잔디가 맞닿는 소리.

이어서 공과 발이 맞닿는 소리가 들려온다.


뻐엉-!

.

.

.

.

파앗-!


그렇게 맞닿은 공은 얼마지나지 않아 반대편에 위치한 골키퍼의 손과도 맞닿았다.


"와아아아아!"

"대애박!"

"골키퍼가 살렸다! 막시미아노!"


홈 팬들의 함성소리가 들려온다.

아쉬움을 드러내는 원정 팬들도 있었다.

중계화면에선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펩 과르디올라의 모습이 잡혀있다.


'후우.'


적중.

키커 페르난데스는 정확히 골문의 오른쪽 방향을 겨냥했다.

높이도 낮았다.

막시미아노도 의식을 하고 있었고 망설임 없이 그곳을 향해 다이빙했다.

정확히 들어맞은 예측이었다.

벤치에 앉아있던 모든 선수들과 코치진이 양 손을 번쩍들며 기쁨을 감추지 못 했다.


"걷어 내!"


막시미아노는 사이드 방향으로 흘러간 공을 주시했다.

아직 위기 상황을 완전히 벗어난건 아니었다.

오른편 사이드 방향으로 흘러간 공은 점차 속도를 줄이며 굴러갔고.

라인 밖으로 나갈듯 말듯한 애매한 위치에서 양 팀 선수들의 볼 소유권을 위한 경합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뻐엉-!


먼저 공을 소유한 쪽은 바르셀로나.

세비야는 탈환하기 위해 압박을 시도했지만 바르셀로나의 윙백 파비안이 현명하게 대처한다.

그는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듯 무작정 앞으로 공을 걷어냈다.

공을 돌리거나 드리블을 하는, 그런 시도는 하지 않았다.

이곳에서 뺏기게 되면 또 한번의 위협적인 상황이 연출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제길, 이걸 놓치다니!"


세비야는 기회를 놓치자 많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감독 곤살레스는 허공에다 소리를 지르며 그러한 감정을 표출하는데.

세비야에게 있어선 무승부, 혹은 승리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강호 바르셀로나의 홈 구장 캄프누.

그곳에서 단 1점이라도 승점을 얻게 된다면 좋은 결실을 맺게 되는것이니 말이다.


일반적인 원정경기와는 달랐다.

다른 팀들이었으면 반드시 승리를 거머쥐겠다고 생각했었겠지만.

바르셀로나라면 얘기가 달랐으니.


이기면 더할나위 없이 좋고.

설령 무승부라는 결과가 나와도 선방하는 것이다.

세비야의 입장에선 그러했다.

물론 오로지 승리를 위해서 경기에 임하겠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결과를 기대하자면 그것은 무승부였기 때문이다.


홈 구장에서 펼쳐지는 경기와 원정경기는 차이가 크다.

페널티.

마치 정말로 페널티가 부여되는 듯 선수들의 기량 차이는 제법 컸다.

이는 축구 역사상 바뀌지 않는 너무도 당연시되는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세비야는 골망을 흔들었어야만 했다.

남은 시간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의 골망은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결국.


세비야는 페널티라는 부분을 더욱 크게 체감하기 시작한다.


"와아아아아아!"

"바르셀로나! 추가골 가자!"

"막시미아노! 막시미아노!"


상대팀 홈 팬들의 힘찬 응원.

그리고 자신들에게 들려오는 맥없는 야유소리.

기회를 놓친 아쉬움.

한 골 뒤쳐지고 있는 경기의 불리한 흐름과 종료까지 남은 적은 시간.

이 모든것들이 세비야 선수들의 멘탈을 흔들기 시작한 것 이다.


'정말인지 해답을 찾기 어려운 곳이야.'


캄프누.

그곳은 다시는 올라서고 싶지 않은 링과도 같은 존재였다.


작가의말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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