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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백작 님의 서재입니다.

이계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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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백작
작품등록일 :
2018.12.26 22:37
최근연재일 :
2019.02.01 13:15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15,562
추천수 :
256
글자수 :
164,081

작성
18.12.26 23:08
조회
670
추천
8
글자
6쪽

프롤로그

DUMMY

"그동안 고생했네. 김원일 중사."


"감사합니다. 행정관님."


"몸조리 잘 하고 도움이 필요한 일 있으면 연락하게."


"예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가보게."


"예. 필승!"


김원일 중사는 행정관실을 나오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내가 암이라니...'




몇 년 전부터 몸 상태가 이상했다. 훈련하다가 몸이 무겁고 가슴이 쿡쿡 찌르는 것처럼 아프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최근엔 훈련도 못 할 정도로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건강에 민감한 여동생과 부모님의 성화에 종합병원에서 건강검진 결과 폐에서 암이 발견 됐다. 어렸을 때부터 했던 잦은 흡연과 군내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담배로 풀다보니 암이 생겨난 것이었다.


그 날 받은 충격은 상상을 초월했다. 젊은 나이에 폐암이라니. 드라마에서 보던 광경은 꿈에 불과했다. 의사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기 폐암으로 살 날이 6개월도 안 남았을 거라며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말을 했다. 너무 차분한 목소리라 드라마에서처럼 놀라진 않았다.


그 날부터 원일은 담배를 끊었다. 뒤늦은 후회라 늦었지만 조금 더 살고 싶었다. 군인으로서 산 삶이었지만 한순간 송두리째 그 삶이 파괴되었다. 성당에도 가보고 암에 좋다는 음식은 다 찾아 먹었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매일 고통과 눈물의 연속이었다. 찾아가본 병원마다 하는 말은 대동소이했다. 그렇기에 암 치료는 애초에 하지 않았다. 괜히 고통만 더 받고 가족들에게 부담을 줄 바에 그냥 혼자 죽자고 다짐했다. 그러니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


사정을 설명하고 전역 신청을 했다. 소문이 돌았는지 대대장부터 연대장까지 위로의 말을 전했다. 병사들 또한 다르지 않았다. 부소대장으로 병사들을 잘 대했는지 전역할 때 중대에서 십시일반 돈을 모아서 주었다.


원일은 죽으면 돈이 무슨 소용이냐며 오히려 병사들에게 풀고 떠났다.




20살에 부사관으로 입대해서 27까지 해병 부사관으로 쭉 포항에서 근무했기에 집으로 가는 서울 버스 안에서 눈물이 흘렀다. 정든 일터를 떠나는 버스가 야속하게만 느껴졌다.




집에 와서 원일은 암에 좋다는 행위는 다했다. 식당을 하시는 부모님은 자식을 살려 보려고 식당을 팔고 좋은 것들은 다 찾아서 먹였다.


그럼에도 원일의 몸은 나아지지 않았다. 언젠가 12시간을 내리 잔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진짜 자식이 죽은 줄 알고 목놓아 우셨다고 했다.


그 동안 못 만났던 친구들도 만났다. 밖에서는 암에 걸린 걸 안 알렸기에 친구들도 웃는 낯으로 만났다. 술도 먹었다. 그러나 담배는 피우지 않았다. 친구들은 골초였던 원일이 담배를 끊자 이유를 물었으나 원일은 금연중이라고만 말했다.


친구들과 헤어지고 집에 오는 골목길에서 원일은 쓰러졌다. 가슴이 쓰리고 속이 뭉개질 것 같은 통증에 구역질이 연신 나왔다. 토사물이 묻는 것 따위는 신경쓰지 않고 몸을 굴렀다.


지나가던 행인이 경찰에 신고해서 다행히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흠...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겠습니다."


의사의 말을 들었지만 입원은 하지않았다.


삶의 시간을 옥죄어 오는 압박감이 매일 다가 왔다. 하루하루가 소중했다.


"엄마. 포항에 다녀 올게요."


"원일아. 몸도 성치 않은데 어딜 가려고!"


"그래도 제가 근무했던 곳을 가 보고 싶어요. 가는 김에 낚시도 좀 하고 오려고요."


원일은 직감적으로 때가 왔음을 느꼈다. 그전에 마음의 준비도 하고 좋아하던 낚시도 다녀올 생각이었다.


배낭에 낚시용품을 챙기고 회를 좋아했기에 회칼도 한 자루 챙겨 갔다.


포항의 구룡포에 가서는 과메기도 먹고 해변도 걸었다. 한여름이었기에 젊은 연인들이 노니는 광경을 보니 기분이 착잡했다. 장기 군인으로 전환된 다음 결혼을 약속했던 전 여자친구 다혜가 생각났다. 암에 걸렸다는 소리를 듣고는 헤어졌는데 지금은 얄궂게도 다혜가 생각났다.


근처 모텔을 잡고 잠시 낮잠을 자고는 낚시 방에서 수배해 놓은 낚싯배를 탔다. 배에 탄 사람들과 통성명하는 동안 배는 바다로 나아 갔다.


낚시를 하는 순간은 마음이 차분해지며 기분이 좋았다. 한창 낚시를 하는 와중이었는데 뒤쪽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왔다. 대물이야!"


자신을 창수라고 소개한 대머리 아저씨가 낑낑대며 위태하게 낚싯대를 잡고 있었다.


"으~ 완전 어신이네. 힘이 장사야."


"아저씨. 조심해요."


"안 되겠어. 자네가 좀 도와줘!"




원일이 창수의 몸을 잡는 순간 창수의 몸이 휘청였고 그 순간 배가 크게 한 차례 요동쳤다.


풍덩.


두 사람은 바다에 빠졌고 칠흑같은 어둠에 갇혔다. 수영을 잘했던 원일은 잠깐 잠수해서 창수의 다리를 위로 밀었다. 주변에서 보다 놀란 사람들이 창술 끌어 올리는 사이 원일의 몸은 힘이 풀려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군인 시절엔 말도 안 되는 일이었지만 암으로 약해진 몸은 예전 같지 않았다.


몸은 천천히 천천히 가라앉았다.


원일은 이제 죽는구나 하고 눈을 감았다.


'엄마, 아빠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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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 생존 +1 18.12.27 522 9 9쪽
3 2. 생존 +1 18.12.27 581 7 10쪽
2 1. 낯선 세계 +1 18.12.26 631 7 10쪽
» 프롤로그 +1 18.12.26 671 8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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