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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랑이꼬리 님의 서재입니다.

실수로 재벌이 되어버렸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효랑이꼬리
작품등록일 :
2020.09.19 15:51
최근연재일 :
2021.01.02 11:15
연재수 :
98 회
조회수 :
521,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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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83
글자수 :
507,187

작성
20.11.22 12:25
조회
4,288
추천
85
글자
11쪽

56화 : 이면의 세계

DUMMY

난 최변호사의 로펌 건물에 있는 와인바에서 홀로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중요한 할 말이 있다며 날 부른 최변호사가 오지 않아 난 지루하게 혼자 기다리며 투덜거렸다.


“아니, 사람을 불렀으면 먼저 와서 기다려야 하는 거잖아.

참나~ 따지고 보면 내가 갑이고 본인이 을인 건데 이거 너무 하잖아.

오면 한마디 해야겠어!”


요즘 난 최변호사가 예전만큼 무섭거나 하지 않았다.


최변호사에 대한 믿음도 조금 생겼고 나도 별의별 일을 겪으며 산전수전 다 겪고 있는 상황인데 그가 뭐 그리 겁이 나겠는가.


그래서 혼자 툴툴거리고 있을 때 최변호사가 도착했다.


“이거 의장님을 기다리게 했군요. 죄송합니다.”


그가 사람 좋은 미소로 내게 사과했다.


“아. 괜찮습니다.”


막상 얼굴을 마주하니 화를 내진 못했다.


‘아... 이 호구로운 생활은 언제쯤 고쳐지려나···.’


내 호구 기질을 탓해보며 최변호사와 이야기를 시작했다.


“무슨 일로 저를 부르셨나요? 전화로도 안 알려 주시고···.”


그는 천천히 와인을 마시며 뜸을 들였다.


이미 혼자 기다리며 지루했던 난 이 순간마저 지루하게 느껴졌다.


“의장님께 사죄할 일이 있어 이렇게 불렀습니다.”


“사죄요?”


“제가 의장님을... 배신했었습니다.”


“배신?”


갑작스러운 말에 난 당황했다.


“예.”


“대체 무슨 배신을 했다는 거죠?”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이 있다.

남정환에게 당한 것이 불과 얼마 전이라서인지 배신이라는 말에 가슴이 철렁했다.


“의장님께서는 이 나라를 움직이는 거대 세력이 있다고 한다면 믿으시겠습니까?”


“글쎄요···. 너무 뜬금없네요. 무슨 음모론인가요?”


“음. 의장님께 맞추어 좀 더 쉽게 설명해 드리죠.

혹시 길을 걷다 일수 사채 명함 보신 적 있으신가요?”


“물론이죠. 그거 표창처럼 던지는 거에 맞은 적도 있는걸요.”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며 표창처럼 던지던 일수 명함에 맞아 짜증 났던 기억이 불현듯 떠올랐다.


“얼마 전에 사채도 써보셨으니 잘 아실 겁니다. 그런 돈이 얼마나 무서운지. ”


“그럼요. 그래서 얼른 갚아 버렸죠.”


“그럼 그 돈은 다 어디로 갈까요?”


“그거야···. 돈 빌려준 사람한테 가겠죠.”


“맞습니다. 하지만 잘 모르시는 부분이 하나 있죠.

그쪽 세계도 피라미드 같다는 걸요.”


“피라미드요?”


“예. 종잣돈 몇억을 가진 소액 대부업체는 그 위에 그 돈을 빌려준 사람이 있죠.

그 위에는 또 그 위가 있고요.”


“그렇군요. 그럼 꼭대기에 있는 사람은 돈 잘 벌겠네요.”


“맞습니다.”


“이런 이야길 왜 저한테 하시죠?”


“그런 사람에게 얼마나 많은 돈이 몰리는지 한번 상상해 보시라는 뜻에서 드린 말입니다. 직접 보셨으니 알 겁니다. 얼마 전에 만나셨으니까요.”


“만나요? 누굴···.”


내가 만난 사채업자는 한 명밖에 없었다.


“아! 그 강남 큰 손 노인네.”


“맞습니다.”


“능구렁이 같은 영감이었는데···. 별로 좋은 인연은 아니었죠.

남정환과 작당해 사기 치던 늙은이.”


“온갖 방법으로 돈을 긁어모은 사람이죠.

심지어 국가로도 사기를 치는 그런 인물이죠.”


“역시 사기꾼이었네요. 그런 사람하고는 상종을 하면 안 돼요.”


“그런 사람인만큼 그 세계에서 오래 살아남은 거죠.”


“으... 무슨 이무기 요괴 같네요.”


“그는 사채업자 이지만 손에 틀어쥔 권력으로 이 나라 안에서 라면 무슨 짓도 가능합니다.”


“무슨 짓이라도?”


마지막에 그 사채꾼에게 같을 때 당당하게 소리쳤었는데 뒤늦게 이런 말을 들으니 소름이 돋았다.


“의장님이 생각하시기에 그런 사채업자가 어떻게 권력까지 있을까요?”


“글쎄요···. 뇌물?”


“그런 인간이기에 의장님 같이 평범한 인생을 살아온 사람은 도저히 생각하기 힘든 방법 들로 그 힘들을 모은 거죠.

예를 들어 지난번 클럽 사건처럼···.

고위층이나 재벌 집 자제들을 약물에 중독시켜서 그 부모들까지 끌어들이는 방법도 있구요.”


“예?”


난 최변호사와 이야기할수록 뭔가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림이 조금씩 선명해져 가고 있었다.


“그런 종류에 인간들이 모여 만든 모임이 있습니다.”


“모임?”



“예. 특정한 이름을 붙이진 안았지만 모임 안에 인물들은 모두 어르신이라고 불리고 있죠.”


“늙은이 모임?”


“늙은이들인 건 맞지만 모두 이 나라에서 자신에 조직을 꾸리고 있는 조직에 장들이라고 볼 수 있죠.”


최변호사가 내 단어 선택에 피식 웃으며 말했고 난 유라와 나누었던 대화가 떠올랐다.


“이름 없는 동맹···.”


“이미 알고 계셨군요. 그 이름으로 알고 있다는 건 그때 USB 내용을 확인했다는 거로군요.”


최변호사는 조금 놀란 표정으로 의외라는 듯 말했다.


“그건···.”


대체 무슨 USB를 말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최변호사의 말을 듣고자 더 말하지 않았다.


“그 동맹에는 사채업의 왕뿐만 아니라 몇몇 10대 그룹의 재벌들 퇴역 후 무기 장사를 하며 이 나라 국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장군들과 이 나라 주요 인사들 모여 있죠.”


“한마디로 기득권 집합소?”


“그런 셈이죠.”


“정치인들도 있겠네요?”


“의외로... 정치인들은 그저 하수인들이죠.

그들에 근본적인 힘은 돈에서 나오는 거라 그런 인사들이야 돈으로 조종해서 쓰고 버려질 뿐입니다.”


“후아. 무슨 음모론 듣고 있는 것 같네요.

한국판 프리메이슨인가요?”


“그만큼 조심해야 할 존재들이죠.”


“전 절대 안 건드릴게요. 걱정 마세요.

제가 원래 몸 하나는 잘 사리는 편이라.”


“그건 안될 것 같습니다.”


“예?”


“제가 이미 건드려 버렸습니다.”


“아니 그게 무슨···.”


“기억나십니까? 그때 클럽 사건 이후 저한테 서류와 USB를 가져온걸.”


“기억이... 나죠.”


당시 유라에게 인수할 회사가 적힌 목록을 받아 최변호사에게 갔던 건 기억이 난다.

그때 USB를 하나 받았던 것 같기도 하지만 자세한 건 좀 가물가물했다.


“그때 USB에는 국정원에서 자신들이 파악한 이름 없는 동맹에 관한 내용이 들어 있었습니다.

당시 국정원은 그들과 여러 번 충돌이 있었구요.

아마 그때마다 얻은 자료였던 것 같습니다.”


“그게... 그런···.”


그때 내가 그 잘 기억도 안 나는 USB를 본다고 한들 과연 자료를 분석해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보지도 않고 최변호사에게 가져다준 게 새삼 후회스러웠다.


아마 그 당시에는 어차피 야동도 아니고 들여다봐 봤자 내 지식으로 회사 인수 관련 정보 같은 걸 봤자 알지도 못하겠지 싶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것 같다.


“사실 저도 그전까지 그런 세력에 대해 조금 눈치 체고 있었지만, 저와는 상관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


“하지만 의장님께서 건들지 말아야 할 것을 건드리신 거죠. 그들에 사냥터... 그들에 사냥개들을요.”


“그때... 그 클럽이···.”


“예. 그곳이죠. 거기에 그 사냥개들까지. 반 죽여 놓으셨더군요.”


“그건···.”


반 죽여 놓은 건 내가 아니라 난 얻어터지기만 했다고 하소연하고 싶었지만 이미 상황은 내가 모두 주도 해서 클럽을 공격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걸 수습하기 위해 제가 그동안 해온 일이 있습니다.”


“어떤 일요?”


“그들과 접촉해 의장님을 보호할 수단을 찾는 일이었습니다.”


“최변호사님···.”


뭔가 울컥했다.

아직 이 말을 믿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뭔가 날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했다는 말에 고마워졌다.


“대신···.”


“대신?”


“의장님께서 그 조직에 들어가 주셔야겠습니다.”


“예?”


“제 마음대로 그 조직과 합의를 했습니다.

아까 제가 배신했다고 말한 건 의장님 동의 없이 이렇게 마음대로 결정한 것에 대한 사죄입니다.

그쪽과 협상을 위해 한 다른 것에 대한 사죄도 있지만요.”


“다른 것?”


“그건 그리 중요한 건 아니구요. 아무튼 의장님.

이건 결정 사항 같은 게 아닙니다.

무조건하셔야 살아남을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런 이상한 단체에 제가 왜 들어가야···.”


“말씀드렸지만 이건 선택 사항이 아닙니다.

이미 의장님은 그 조직에 처분 대상자입니다.”


“처분이라니요. 민주주의 국가에서 지들 맘대로 저를 어떻게 하겠다고···.

그리고 저도 돈 많구요. 경호원도 있고 검사님들하고도 연줄도 있고···.”


최변호사는 내 말에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그들에게는 민주주의 국가란 없습니다.

오직 자본주의 국가란 단어만 사용하는 자들이죠.

경호원이라고요?

그들은 군대라도 끌고 와서 의장님을 데려갈 수 있는 자들입니다.

검사라고 하셨습니까?

검찰이고 경찰이고 모두 그들 수중에 있습니다.

우리가 맞서는 순간 저희와 연줄이 닿은 검사들은 모두 옷을 벗어야 할 겁니다.”


“설마... 그렇게까지···.”


“지금 대통령이 쓰러지고 정치적으로 매우 혼란스럽다는 건 잘 아실 겁니다.

그들이 이 나라에서 공작해 왔던 여러 가지 사건과 비슷한 형태죠.”


“그거랑 이게 무슨···.”


“모르시겠습니까?

그들은 지금 이 나라를 부수고 다시 조립하는 중입니다.

그들 입맛에 맞게요.

의장님께서 그들이 생각하기에 쓸모없는 부품이라고 여겨지면 의장님과 의장님이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다치고 말 겁니다.

예를 들어... 고윤아 씨라던지···.”


최변호사의 말이 내 가슴을 꽉 옥죄였다.


“그건···.”


내가 다치는 것보다 내 주변 사람들이 다칠지도 모른다는 말이 더 무서웠다.


난 용사도 아니고 관철할 정의도 없었다.

세상에 순응해야 한다면 순응하면 그뿐이다.


“조만간 그가 부를지도 모릅니다. 마음의 준비를 해두시는 게 좋을 겁니다.”


“그라면... 사채꾼?”


“유회장 이라고 합니다. 꼭 기억해 두세요.”


난 오늘 이 자리에 온 게 후회스러웠다.


평생 모르고 살 수 있다면 그러고 싶은 이 나라의 이면의 세계를 알아버린 것이다.


어쩌면 나도 그곳에 발을 들여야 할지도 모른다.


아니 이미 난 빠져나올 수 없는 그 이면의 세계의 늪에 발이 빠져 버렸다.


이렇게 된 이상 최선을 다해 살아남아야 한다.


아직 실체도 잘 모를 음모론 같은 이야기였지만 최변호사가 내게 거짓을 말할 이유도 없었고 유라가 했던 말도 클럽에서의 일도 이제야 그림이 선명해졌다.


아직 모르는 부분은 많았지만, 이번에도 어떻게든 살아남고 말겠다.


부자가 되고 나한테 덤빈 놈들에게 복수해주었다.

상대만 바뀌었을 뿐 이번에도 나한테 덤빈다면 제대로 한방 처먹여 줄 생각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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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59화 : 목줄 20.11.25 3,591 7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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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6화 : 이면의 세계 20.11.22 4,289 85 11쪽
55 55화 : 토사구팽 20.11.21 4,544 86 11쪽
54 54화 : 오디션 20.11.20 4,614 84 11쪽
53 53화 : 아부왕! 곽 대리 20.11.19 4,814 90 11쪽
52 52화 : 코인 떡상 20.11.18 5,176 93 11쪽
51 51화 : 열도 쇼핑 20.11.17 5,114 78 13쪽
50 50화 : 열도 약탈 20.11.16 5,087 92 12쪽
49 49화 : 투자 열풍 20.11.15 5,047 86 11쪽
48 48화 : 이토노 믹스 20.11.14 4,795 8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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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46화 : 유 회장의 손님 20.11.12 4,931 84 11쪽
45 45화 : 사채업자 20.11.11 4,861 92 11쪽
44 44화 : 퍼즐 피자? 20.11.10 4,837 91 10쪽
43 43화 : 비전 게임즈 20.11.09 4,800 84 11쪽
42 42화 : 빈수르 체포 작전 20.11.08 4,803 86 9쪽
41 41화 : 민간 군사 기업 화이트 폭스 20.11.07 4,936 82 12쪽
40 40화 : 비서와 호구 20.11.06 4,941 8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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