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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라나스의 서재입니다.

인디비듀얼리티 앤드 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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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엘라나스
작품등록일 :
2014.06.15 17:40
최근연재일 :
2015.07.3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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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7.1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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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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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9. 모순의 왕과 게임의 주인Ⅴ

DUMMY

그 터무니없는 모습에 순간적으로 권능의 운용마저 굳어버린 두제를 보며 베르크가 웃는다.

“생각해본 적 있느냐? 이 게임이, 이 세계의 이능이 현실에도 통용될 수 있는 힘이라면… 네가 사는 지구에도, ‘현실’에도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혹은 그 이능을 사용하는 존재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은?”

“…….”

두제는 침묵했다. 솔직히 말해, 두제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면 한 번 쯤은 의심해보았을지도 모른다. 이 게임이 현실과 어떤 식으로든 이어져 있다면… ‘게임에서 현실로 가져간’ 것이 아니라 ‘현실에 애당초 존재하는’ 이능이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거기서 좀 더 음모론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라면 의심했을지도 모르지. 그 원래 존재하던 이능을 다루는 사람들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말이다.

하지만 두제는 그 어느 쪽도 해내지 못했다. 그것은 그가 터무니없이 이상적인 정신력을 가진 게이머이기 때문이다. 실로 완벽할 정도로 현실과 게임을 누구보다 제대로 분리하고 있었기에 상상조차 하지 못한다. 설령 상상할 상황이 오더라도 스스로 상상을 끊어버린다.

생각해보면 전조는 많지 않았는가.

처음 그가 꾸었던 ‘꿈’과 ‘게임 속의 선기’가 이어졌을 때 그러했다. 어째서인지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게임의 이능을 마치 ‘원래 다뤄보았던 것처럼’ 다루던 기묘한 유저들이 나타났을 때도 그러했다. 현실과 이어져있는 것 같은 이상한 느낌 역시 상당히 많이 느껴왔다. 그리고 마침내 현실과 게임을 가르는 벽을 뚫는데 성공한 그는 자신의 힘을 현실에서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묘한 확신마저도 얻게 됨으로서 음모론에 대한 추측의 단서를 얻었다.

그러나 두제는 그 모든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랬기에 이런 사태는, 솔직히 상상도 하지 못했다.

“기실 본디 이런 용도로 사용하려 준비해둔 것은 아니나… 생각 이상으로 요긴하게 쓰이는군. 원래는 회사의 활동에 거치적거리는 장애물을 치우고 현실로의 교두보를 마련해두는 정도로만 준비했던 것인데 말이지.”

베르크는 자랑하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두제는 그 사이 베르크가 보여주는 영상을 분석한다. 본래라면 아무리 두제라도 영상만으로 가능할 리는 없지만, 지금의 그는 신이나 다름없다. 아무리 저것이 외부를 비추는 영상이라도 그것이 이 세계 내에만 있다면 해석은 충분히 가능하다.

아마도 사영의 힘을 이용해 두제의 신물에 간섭하기 시작해둘 때부터 만들어두었던 것 같은 저 장막은 ‘지구’에 존재하는 이능을 빨아들인다. 이데아를 빨아들인다면 그 속의 것들은 궤멸할 것이기에 절묘한 수준으로 이능만을 빨아들여 이능이 제거된 것 외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는 아슬아슬한 형태를 만들어내는 제어능력은 지금의 두제로서도 엄두가 나지 않는 종류의 것.

‘그리고 그 힘을 먹어치우고, 동화한다… 놈의 말 그대로 현실로의 교두보야.’

그렇게 흡수한 이능을 장막이 스스로와 일체시킨다. 그것으로 베르크의 힘은 기존의 힘과 동화되어 ‘세계로부터 배척당하는 악신의 힘’만이 아닌 새로운 종류의 힘으로 변환, ‘세계에 나타난 새로운 힘’으로 바뀐다. 그 목표는 명백하다.

배척당하지 않고 느긋하게 힘을 사용할 수 있는 소위 안전지대를 만들어둔 것. 두제의 신물로 만들어진 이 격리된 세계에서 실험한 내용물을 ‘안전’하게 가져가기 위한 발판. 그렇다. 베르크는 또 일부러인지 설명을 누락시켰지만… 인디비듀얼리티 앤드 퀘스트의 세계만이 아니라 지구 역시 실험장으로 사용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거기에 본래의 임무를 수행하기 이전에도 쓸모가 있었다. 아무리 베르크라도 현실에 대한 간섭은 조심해야하는 상황에서 게임회사 베르크의 적극적인 활동에 의구심을 갖고 이능의 힘으로 맞설 가능성이 있는 이들을 허세로 제압해 꼼짝 못하게 만들고, 지금은 모자란 힘을 보충하는 동력원으로서 이용한다.

자그마치 별 하나의 이능. 아무리 이데아 전체를 끌어온 것도 아닌 상태라지만 신의 영역에 달한 두제라도 그 힘의 양은 경시할만한 수준이 아니었고, 두제가 소유권을 되찾으면서 모자라진 베르크의 힘을 두제와 대등하거나 그 이상으로 만드는데 충분했다.

“상당히 악질적이시구만.”

“그런가? 오랜만에 악신다운 말을 들은 것 같군. 하는 김에 조금 더 해볼까… 저 장막은 네가 생각한 것만이 역할의 전부가 아니란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 파편들이 모이는 구심점이기도 하지.”

이를 갈며 정신이 흔들린 사이 빼앗긴 점유율을 되찾으려 애쓰는 두제에게 쏠쏠한 재미를 본 베르크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 여유로운 태도에 두제는 또다시 휩쓸리고 만다. 호기심은 인간을 죽이는 가장 악랄한 칼날이라고 했던가.

베르크의 의도에 말려 다시 손해를 볼 여지가 뻔히 보임에도 두제는 던져진 떡밥을 물 수밖에 없었다. 그의 말에 담긴 의미가 너무 거대하니까. 그는 잊지 않았다. 아무리 두제의 힘을 변칙적으로 이용했다고 해도 지금의 베르크는 가장 크다 해도 ‘단 하나’의 왕멸의 파편으로 이루어진 상태라는 사실을. 단 하나만으로도 저렇게 끔찍한데 여러 개가 모인다면?

“장난 아니겠군. 도대체 얼마나 강했던 거야? 하나로도 이렇게 괴악한데 도무지 몇 개나 있을지도 짐작도 안 되는군.”

정말이지 선려가 말했던 ‘한 줌의 모래만도 되지 않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절로 떠오른다. 그의 역량으로는 도무지 저 무저갱 같은 괴물을 통찰할 수가 없었다. 그에 베르크는 별로 비밀도 아니라는 듯 선선히 입을 열었다.

“꽤 많이 제거되기는 했지. 지금은 절반 정도일까? 이렇게 커다란 덩어리가 나올 수 있는 이유도 그런 것이고. 다만… 말해주기는 조금 귀찮은 숫자지만.”

“……?”

“아무리 나라도 무한한 파편을 남겨둘 방법은 없었으니 간단하게 말해주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네가 이해해줄 수 있는 선상의 수치로 말해주기는 힘들지. 내게는 그레이엄수 같은 단어로 책을 가득 채우는 취미 같은 것은 없으니까.”

“씨바 해도 해도 너무하네.”

솔직히 두제가 그레이엄수 같은 말을 알지는 못하지만, 책을 가득 채운다는 말만 들어도 얼마나 터무니없는지 대강이나마 짐작이 가능한 터라 욕부터 튀어나온다. 물론 실상을 안다면 저게 ‘절반’이나 줄어든 상황이라는 말에 욕이 아니라 대신 걸레나 거품 같은 것을 물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쿡쿡. 그런가?”

두제의 반응에 재미있다는 듯 일부러 웃는 것처럼 놀리듯 웃고는 베르크가 손을 흔들었다. 대등하던 권능의 승부는 두제가 정신적으로 혼란을 빚는 사이 베르크의 우세로 변해갔고, 힘의 대결은 여전하다. 물론 아직은 큰 차이라고 볼 수 없기에 두제도 호기심부터 채웠지만 슬슬 베르크도 풀만한 이야기가 끝났다.

“슬슬 이야깃거리도 떨어졌으니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하도록 하지. 오랜만에 대화를 나누니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겠군.”

놀리는 건지, 진심을 말하는 건지 태연하게 말한 베르크는 지구의 영상을 끄면서 다시 막대한 이데아를 뿜어낸다.

쿠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한동안 잠잠하나 싶다가 울부짖는 천지파열의 힘에 그의 등 뒤로 잿빛의 용이 잔상처럼 피어오른다. 지구로부터 전송되는 이능은 이미 전부 그의 지배 하에서 혼돈의 힘으로 변했고, 그 힘의 크기는 틀림없이 두제보다 우위였다. 두제는 빙마성포의 힘을 발휘해 검을 뽑아들며 마주 기세를 끌어올린다.

“마지막까지 쉽지 않구만.”

신물을 되찾아서 좀 쉽게 가나 했더니 자신감 가진지 얼마나 됐다고 역전이란 말인가. 이젠 어디 더 비빌 구석도 없으니 순전히 두제의 역량만으로 이 난관을 돌파해야한다는 건데, 그러기엔 솔직히 말해서 상대가 너무 좋지 않아 자신감이 떨어진다.

그러나 베르크는 그런 두제의 사정을 굳이 봐주지 않았다. 혼돈의 폭풍을 흩뿌리며 거침없이 파멸적인 힘을 휘두르며 달려드는 그의 칼날이 두제의 검을 두드린다.

쩌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엉!

한 번 한 번 부딪칠 때마다 요란한 파멸이 터져나간다. 이미 그 일격 일격은 아까의 격렬한 파괴력보다도 한 수 위. 탐색도 뭣도 없이 본격적으로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 두 신의 격돌은 상상을 초월하는 현상도 손쉽게 일으킨다.

챠아아악- 후우우우우우웅!

서로 다투고 있는 영역권 바깥의 세계가 찢어지고 할퀴어진다. 악마적인 힘의 폭발에 공간이 잘려나가 세계의 일부가 소실되고, 소실되는 세계 사이로 새로운 힘이 격돌하면서 별의 탄생조차 능가하는 출력의 힘이 울부짖으며 소형 블랙홀을 형성한다.

곳곳에 생겨나는 블랙홀조차 우습게 견뎌내면서 검푸른 냉기가 파동이 되어 블랙홀마저 얼려버리며 지나가고, 잘려나간 공간의 틈을 두제가 피한 잿빛의 파도가 메우면서 복구된다. 이미 물리법칙도, 허상법칙마저도 넘어선 영역의 전투는 ‘상식’따위 아무래도 좋은 세상이 되었다.

“흐랴아아아아아아아아!”

샤샤샤샤샤샤샤샤샹-!

아무래도 열세에 처할 수밖에 없던 두제는 순간적으로 무차별적인 격돌을 멈추고 뒤로 물러남과 동시에 빙마성포로 생성한 검이며 창 같은 무기들을 미니건으로 난사하는 것보다도 압도적으로 빠르게 던져댄다. 정면승부로는 베르크에게 밀렸으니 변칙적인 수단을 노리려는 속셈이었다.

그에 베르크는 처음엔 잿빛의 기운으로 막으려 했으나 하나하나의 무기에 막대한 힘이 담긴 것을 보고 방법을 선회한다. 몇 차례 정도는 막아낼 수 있지만, 이미 사람의 몸으로 한다고 보기에는 너무나도 빠르게 폭격하는 냉기의 병기들을 상대로 그런 짓은 그저 힘의 낭비일 뿐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대신 베르크가 택한 방법은 혼허로 무기를 쳐내서 부숴버리며 돌진하는 것. 무식해 보이는 방법이지만 힘의 우위를 자신한다면 이보다 효율적인 방법은 없다. 솔직히 그들의 영역 정도 되면 이미 날린 무기를 피해봤자 다시 되돌려 공격하는 것 따위는 일도 아닌지라 피하기보단 정면으로 부수는 편이 이득인 것이다.

“으랴!”

그 순간, 두제가 순식간에 빙마성포의 힘을 끌어 모으면서 날아가던 무기들을 회수해 뭉친다. 한순간에 모이는 힘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검푸른 빛을 자랑하는 거대한 얼음의 창. 미처 공격을 쳐내는데 집중하던 베르크가 대응을 위해 힘을 모으기도 전에 파멸적인 일격이 쏘아진다.

콰르르르릉!

당연한 말이지만 그것만으로 끝이 아니다. 번개처럼 굉음을 남기며 어지간한 아파트보다도 거대한 얼음의 창 뒤를 따라간다. 그 순간, 베르크가 대응을 끝마치고 힘을 모아 역으로 창을 공격한다. 그래도 역량으로 따지면 베르크가 두제보다 높은지라 대응이 상당히 늦었음에도 적절한 순간에 힘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이다.

콰자자자자자자자자자작-! 퍼어어어어어어어어어엉!

막대한 이능을 끌어 모은 베르크의 주먹이 얼음의 창을 폭발시킨다. 폭발하는 순간 터져나가는 파편 하나하나가 세계를 찌르고 공간을 가르며 다른 차원을 습격하니, 실로 괴악한 결전이라 할 수 있으리. 이제는 그들조차도 잘못 여파에 충돌하면 타격을 입을 힘의 격돌을 파고들며 두제가 검을 휘두른다.

“읏?!”

기습적인 일격이었으나 베르크 역시 예상했다는 듯 혼허를 마주 휘둘러 대응한다. 무시무시한 혼돈의 힘을 머금은 검. 거기에 담긴 힘은 두제의 예상보다도 월등히 강하다. 두제는 황급히 따로 냉기를 모아 방패를 만들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며 더 많은 힘을 검으로 공급한다.

우우웅-

“음?”

그리고 이게 몇 차례 째인지 모를, 하지만 지금까지 중 검의 격돌 중에선 가장 강력한 힘이 담긴 검의 충돌이 일어나는 순간… 혼허가 울었다. 그와 함께 혼허에서 춤추던 혼돈의 힘 사이로 공허의 속성력이 슬며시 흘러나오며 검을 붙든다.


작가의말

아.. 오늘 문피아 진짜 답답하네요. 뭐 올릴라치면 누런화면 뜨면서 리셋이고.. 문피아 들어와서 로그인하고 소설올리는데 30분이 넘게 걸릴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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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 모순의 왕과 게임의 주인Ⅴ +8 15.07.18 513 14 12쪽
174 29. 모순의 왕과 게임의 주인Ⅳ +6 15.07.16 463 12 12쪽
173 29. 모순의 왕과 게임의 주인Ⅲ +8 15.07.14 566 13 13쪽
172 29. 모순의 왕과 게임의 주인Ⅱ +8 15.07.11 511 20 12쪽
171 29. 모순의 왕과 게임의 주인Ⅰ +8 15.07.09 569 19 12쪽
170 28. 해피엔딩 메이커Ⅴ +10 15.07.07 562 19 13쪽
169 28. 해피엔딩 메이커Ⅳ +10 15.07.04 539 24 12쪽
168 28. 해피엔딩 메이커Ⅲ +6 15.07.02 616 22 12쪽
167 28. 해피엔딩 메이커Ⅱ +9 15.06.30 658 21 12쪽
166 28. 해피엔딩 메이커Ⅰ +9 15.06.27 580 20 13쪽
165 27. 악신강림Ⅳ +11 15.06.25 602 20 13쪽
164 27. 악신강림Ⅲ +11 15.06.23 520 22 12쪽
163 27. 악신강림Ⅱ +11 15.06.20 614 21 12쪽
162 27. 악신강림Ⅰ +16 15.06.18 620 26 11쪽
161 26. 심연보다 더 깊은 곳Ⅵ +22 15.06.16 616 23 12쪽
160 26. 심연보다 더 깊은 곳Ⅴ +16 15.06.13 640 25 12쪽
159 26. 심연보다 더 깊은 곳Ⅳ +10 15.06.11 630 20 11쪽
158 26. 심연보다 더 깊은 곳Ⅲ +17 15.06.09 644 24 12쪽
157 26. 심연보다 더 깊은 곳Ⅱ +14 15.06.04 660 25 11쪽
156 26. 심연보다 더 깊은 곳Ⅰ +12 15.06.02 652 26 12쪽
155 25. 최종무곡(最終舞曲)Ⅹ +16 15.05.30 607 27 11쪽
154 25. 최종무곡(最終舞曲)Ⅸ +17 15.05.28 615 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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