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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결님의 서재입니다.

대식객(大食客)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새결
작품등록일 :
2016.07.27 22:48
최근연재일 :
2016.10.24 03:03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84,744
추천수 :
533
글자수 :
126,062

작성
16.07.27 22:54
조회
3,056
추천
20
글자
5쪽

3. 반달과 검은바람(1)

DUMMY

하현은 다시금 느껴진 허기에 잠에서 깨었다.

너무나도 주린 배는 열 세살 소년에게서 편안한 잠마저 빼앗아갔다.

방 안은 아직 어두워 하현은 더듬더듬 형을 찾아 손을뻗었다.


"응? 형아?"


하지만 손을 뻗어도 형을 찾을 수 없었다.

달도 없는 밤이라 칠흙같이 어두운데 형까지 없다고 생각하지 하현은 점점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형 밖에있어?"


집 안에 있기에 너무 무서워진 하현은 집 밖으로 나왔다.

역시나 밖도 어둡긴 했지만 집 안보다는 앞을 구분하기가 쉬웠다.

하현은 형이 산으로 갔을거라고 생각하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깜깜한 어둠와 형을 찾고싶다는 마음은 상현이 기다리라고 한 말을 잊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하현은 배고픔에 눈 앞이 하얘짐을 느끼며 그대로 털썩 주저앉았다.


"그냥 집에 있을걸그랬나..? 여기가 어딘거지?"


형의 당부가 이제서야 기억이 난 하현은 그대로 털썩 주저앉았다.

하늘이 노래지고 움직일 힘 마저 없어 가만히 앉아있던 하현은 저 멀리 누군가 사람이 걸어오는것이 보였다.


"형인가? 형!"


당연히 형일것이라고 생각한 하현은 움직이는 인영을 향해 다가갔다.

하지만 다가갈 수록 형의 그림자와는 다른 위화감이 들었다. 그리고 그에게 다가갈 수록 약간 역한 비린내가 풍겨나왔다.

한 번도 이런 냄새를 맡아본적이 없던 하현으로서는 이 냄새가 피비린내라는 사실을 절대 알 수 없었다.

하현은 한발 더 다가가며 말했다.


"상현형 맞아..?"


하지만 하현의 물음에도 인영은 움직일 생각을 안했다. 하현은 심호흡을 크게 한번 한 뒤

용기를 내어 한걸음, 두걸음 더 걸어갔다.

둘의 거리가 약 5장(15m) 정도 되고 나서야 어렴풋이 상대가 보였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흑색 무복을 입고, 복면까지하여 눈빛만이 흉흉히 빛나는 사내였다.

하현은 어둠 속에 검은 옷을 확실히 확인하지 못하고 몇 걸음 더 가려 걸음을 떼어놓는데


"더 이상 가까이 오면 벤다."


낮고 감정 없는 목소리였다. 하현은 흠칫하며 뒤로 한걸음 물러섰다.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은 추적자를 피해 절륜산으로 들어온 팔호였다.

다행히 추적대는 절륜산까지 추적해 오지 않았기에 팔호는 이제야 한숨 돌리려던 참이었다.

수많은 상처와 며칠이, 아니 몇 달이 지났는지 모르는 도주는 팔호에게 더이상 검을 뽑는 것마저 힘들게 만들었다.

상대가 어린아이라는 것을 인지하며 속으로 안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외부인이세요? 먹을 거···."


하현은 말을 하다 앞으로 한 두 걸음 비틀비틀 걸어가기 시작했다.

사실 지금의 걸음은 하현의 의지가 아니었다.

극도의 배고픔과 피로감, 그리고 무서움에 순간 머리가 핑 돌아 쓰러지려 하는 것을 앞으로 한 발 내디뎌 지탱하고,

또 쓰러지려 하는 것을 앞으로 발을 내디뎌 지탱하려다 자연스레 앞으로 나아가는 형상이었다.


하지만 잔뜩 경계하고 있던 팔호로서는 영락없이 걸어오는 모습으로만 보였다.

팔호는 다가오는 하현에게 무표정하게 검을 내질러갔다. 그러나 그때


"밥······."


이라는 말과 함께 하현이 앞으로 쓰러졌다. 그리고 쓰러지는 찰나 팔호와 하현은 눈을 마주쳤다.

하현과 눈이 마주쳐버린 팔호는 왜인지 내질러가던 검을 멈추었다. 한 치만 더 들어갔어도 팔호의 검은 하현의 목을 치고 지나갔을 터였다.


팔호는 문득 자신의 행동에 의구심을 가졌다. 그가 여태껏 죽이려던 자 앞에서 검을 거둔 적이 있던가?

그는 그것 말고도 안에서 끓어오르는 뭔가를 주체할 수 없었다. 도주를 시작하면서부터 점차 커진 무언가는

이제는 점점 커져 주체할 수 없을 정도였다.

쓰러지는 하현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낸 팔호는 자신이 왜 그러는지도 모르는 체 자연스럽게 하현의 맥을 잡고 몸 상태를 확인해보았다.


"이게 살아있는 사람인가···?"


하현의 맥은 언제 끊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약하고 가늘게 흐르고 있었다.

좀 더 몸을 살펴보던 팔호는 내상을 입거나 병이 들어 이렇게 맥이 가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단지 못 먹어서···. 지독한 배고픔에 이 소년은 죽어가고 있었다.


"배고픔···."


팔호는 봇짐에서 챙겨왔던 벽곡단을 꺼내었다.

이 벽곡단에는 크기는 작아도 하루를 버틸 수 있는 영양분이 있었다.

팔호는 그것을 두 개나 손으로 으깨어 하현에 입에 집어넣었다.

벽곡단은 신기하게도 물 없이 하현의 목으로 흘러들어 갔다.

그리고는 하현의 몸에 기혈을 불어넣으며 주무르기 시작했다.

얼마간 계속되자 하현의 얼굴에는 혈색이 일었다.

그재서야 팔호는 하현에게서 손을 떼었다. 어느새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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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반달과 검은바람(1) +2 16.07.27 3,057 20 5쪽
4 2. 검은 바람이 불때(2) +4 16.07.27 3,136 24 5쪽
3 2. 검은 바람이 불때(1) +3 16.07.27 3,359 20 5쪽
2 1. 배고픈 형제들(2) 16.07.27 3,391 22 6쪽
1 1장. 배고픈 형제들(1) 16.07.27 4,643 23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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