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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이 소설

그 소년이 복수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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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이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4
최근연재일 :
2021.06.08 13:00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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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5
추천수 :
179
글자수 :
145,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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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7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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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전란의 하멜 왕국(2)

DUMMY

왕의 배려로 수도에서 가장 좋은 여관에서 쉴 수 있었던 바루크 일행은 이튿날이 밝자마자 수도에서 가장 가까운 전장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수도를 제외하면 이 근방은 다 전쟁터죠."


"엉? 전쟁터? 이미 적이 수도 코앞까지 왔다는 소문은 들었네만.."


"근처에 탈영병들도 속출해서 골머리라더군.."


여러 주민의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었던 것은 지금 하멜 왕국의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이었다.


왕국의 가장 중앙에 위치한 수도가 위험하다는 것은 곧 왕국의 절반이 반란국에게 넘어갔다는 것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한 모양이구나 바루크."


가웨인의 진지한 표정을 보고 바루크는 자신도 모르게 마른 침을 삼켰다.


아무리 복수심에 불타오른다고 해도, 긴장은 되는 모양인지 바루크의 안색이 차갑게 식기 시작했다.


"뭐, 적당한 긴장은 좋지만 너무 긴장하진 말거라, 긴장이란 때론 독이 될 수도 있거든."


바루크는 긴장한 자신의 어깨를 토닥이는 가웨인의 손길에 조금이나마 긴장이 풀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만큼 자신의 스승을 신뢰한다는 의미였다.


" 네 스승님."


믿음직스럽게 대답한 바루크가 대견한지 가웨인은 씨익 웃으며 어느새 깨끗하게 닦은 자신의 투구를 눌러썼다.


"그럼 가 보실까?"


바루크는 자신의 스승을 보며 알 수 없는 자신감에 취해 자기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곧 전장을 마주한다는 긴장감과 알 수 없는 고양감때문인지 바루크의 떨림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았다.


"위험하다 싶으면 도망가도 좋다. 내 뒤에 붙어있어도 좋다. 다만 죽이겠다 마음 먹었다면 결코 상대가 누구든 살려두지 말거라 알겠느냐?"


자신을 격려하면서 조언하는 가웨인을 보며 바루크는 점차 떨림이 멎는 것을 느꼈다.


그러다 그가 점점 자신의 목적을 떠올리며 냉정을 되찾았을 때에는 떨림이 완전히 멈추어있었다.


그 모습을 본 가웨인은 살짝 놀라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기특하다는 듯, 바루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제부터 속도를 올려 최대한 빨리 전장으로 갈 것이니 뒤쳐지지 않도록 조심 하거라."


바루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렇게 말한 가웨인은 바루크가 대답할 새도 없이 점차 빠르게 걷더니 이내 엄청난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의 속도를 보았을 때 분명 그의 몸은 기에 둘러싸여있음을 바루크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가웨인이 달리기 시작했을 때부터 무엇인가 이상한 기류가 가웨인을 감싸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충분히 따라 잡을 만 하다고 생각한 바루크는 발을 통통 튀더니 곧 달리기 시작했다.


가웨인을 곧 따라잡을 듯 보이자 바루크는 의도적으로 속도를 줄이며 가웨인의 옆에서 나란히 달리기 시작했다.


레인저 출신인 헌트 역시 따라잡지 못하던 바루크가 가웨인을 따라잡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레인저 역시 기를 사용하는 집단이었기 때문에 속도로만 놓고보면 오히려 기사보다도 레인저들이 더욱 빨랐다.


그러나 가웨인은 자신의 뒤에 바짝 붙어 달리는 바루크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물론 바루크를 나름대로 배려하고자 기를 얼마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기를 사용한 기사를 일반인이 따라잡는다는 것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그러나 지금 바루크는 아직 여유롭다는 듯,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가웨인을 쫓고 있었다.


이에 질세라 가웨인은 자신의 다리에 기를 조금 더 불어넣어 속도를 높여보았지만, 바루크에게 따라잡히기는 마찬가지였다.


“후욱..후욱..”


기를 최대치까지 올려보아도, 바루크는 이를 악 물고 곧잘 쫓아오자 가웨인은 달리다 결국 멈출 수밖에 없었다.



“너 정체가 뭐냐?”


“예?”


정색하며 말하는 가웨인에 당황한 바루크가 덩달아 걸음을 멈추며 묻자 가웨인은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내가 방금 기를 사용한건 알고 있겠지?”


“예, 어렴풋이 무엇인가가, 스승님을 감싸는 것은 느꼈습니다.”


바루크는 말을 내뱉고 자신이 말실수를 한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바루크의 말을 들은 자신의 스승, 가웨인이 마치 못 들을 말을 들었다는 듯, 입을 쩍 벌리고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왜...그러십니까?”


바루크의 말에 가웨인은 갑자기 쪼그려 앉더니 바루크의 다리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스승의 돌발 행동에 바루크는 당황했으나, 가웨인의 심각한 표정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이..이것은”


한참을 바루크의 다리를 주무르던 가웨인은 돌연 정색하며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그런 그를 의아한 표정으로 바루크가 쳐다보자 가웨인은 심각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젠장, 최악이군 어쩐지 검술에 비해 기를 다루는 능력이 이상하리만치 늘지 않는다 했다. 너는 남에 비해 수 십배는 노력해야 기를 다룰 수 있을 것이다."


어느새 달리던 그들은 나란히 걷기 시작했다.


바루크의 검술은 실전과 같은 가웨인과의 대련과 수많은 도적들과의 실전을 통해 비약적으로 늘어 있었다.


기사인 가웨인이 가르쳤으니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지만 기사의 검술을 배우면 자연스럽게 깨닫는 것이 기의 통제이다. 그러나 바루크는 지금껏 기를 통제해오지 못하고 있었다.


“예?”


가웨인의 말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은 바루크는 그게 무슨 말이냐는 얼굴로 가웨인을 쳐다보았다.


가웨인은 마치 그런 바루크가 걱정이라는 듯이 점점 굳어지는 표정으로 말했다.


“너의 다리는 벌써 기를 받아들이는 그릇으로써의 역할을 하고 있구나, 너도 모르는 새에 기를 운용할 수가 있게 됐다는 말이다. 더욱이 보통 사람들은 기사가 기를 운용하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데, 바루크 너는 느낄 수 있지 않느냐? 이것은 기를 느끼는것에 재능이 있다는 의미이다."


“그것은 스승님께서 검술을 가르쳐주셔서...”


“아니,”


바루크의 말을 단호하게 자른 가웨인은 근엄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무리 검술을 가르친다 한들, 10년, 20년을 배워도 기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기사가 적은 이유가 그것이지.”


“.....”


“허나 그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너는 이미 저절로 다리에 기를 운용하는 법을 터득했기에, 다른 부위는 기를 운용하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기를 느낄 수 있다고 한들 기를 제대로 운용하지 못한다면 넌 기사가 될 수 없을 것이다. ”


“그..그럼..”


“그래,”


바루크가 말을 더듬으며 말하자 가웨인은 바루크의 말을 한 번 끊더니 다시 말했다.


“너는 선천적으로 다리에서 계속 기를 운용했기 때문에 다른 부위에서 기를 운용하려면 다리에 항상 머무르고 있는 기가 즉각 반발해 심각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가웨인의 말을 들은 바루크는 점점 표정이 굳어졌다. 그 모습에 가웨인 역시 점점 굳어지는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네가 기를 느끼는데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는 것이지, 너의 다리는 24시간 항상 기를 운용하고 있는 상태라고 해도 무방하다. 나의 기를 느꼈다면, 너의 기 역시 집중한다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바루크는 가웨인의 말에 자신의 스승이 일러 준대로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하여, 자신의 다리에 있는 기를 느껴보았다.


확실히 자신의 다리에 이질적인 감각이 마치 끓는 물처럼 들끓는 것이 느껴졌고, 이것은 다리에 정신을 집중 할수록 점점 더 강하게 들끓었다.


“지금 느끼고 있는 기가 있느냐?”


“예, 다리에 마치 용암 같이 끓는 듯한 이질적인 무엇인가가 느껴집니다.”


“너는 선천적으로 다리에 기가 몰리는 체질인지라 모든 부위에 자유자재로 기를 담는 기사가 되기는 보통의 노력이 없다면 힘들 것이다. 또한, 기를 느끼는 것에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으나, 그것이 기사로서의 재능은 아니구나."


“기를 느낀다는 것에 재능이 있다는 말씀은 무슨 의미입니까."


어느새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질문하는 바루크이게 가웨인은 앞에 널부러진 창대를 손으로 치우며 말했다.


어느새 전장이 가까워 진 듯, 길가에는 부러진 병장기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기를 느낀다는 것은, 곧 자연의 기를 다룰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고대의 마법에서 나타난 특징이라고 할 수 있지, 체내에 있는 기를 다루는 것이 아닌, 자연의 기를 다루는 것 그것은 네게 고대 마법의 소질이 있다는 것이다."


“그 말씀은 몸에 들끓는 기와는 별개로 자연의 기를 수련 한다면 고대의 마법을 쓸 수가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단번에 이해하는 듯 한 바루크의 말에 가웨인은 딱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리고 고대의 마법은 모조리 소실된지 500여년이 지났다고 전해지지."


“....”


“그나마 다행인 것은 너의 다리에 머물러있는 기는 보통의 기사들과는 달리 엄청난 기가 압축된 것이라 할 수있다. 말하자면 온몸에 퍼져야 할 기가 다리에 집중적으로 있다는 것이지."


가웨인의 말에 바루크는 작게 고개를 주억거리며 경청했다.


“만약 네가 마음먹고 빠른 다리로 상대를 자유자재로 농락할 수 있다면 기를 다루지 못하더라도 기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반쪽짜리 기사임을 알아야한다."


가웨인이 설명을 마치자 바루크는 다시 한번 조용히 눈을 감아, 자신의 다리에서 느껴지는 기를 느껴보았다.


마치 다리의 기는 자신의 주인이 자신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라도 하는 양 더욱 요동치기 시작했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스승님"


“그래, 그럼에도 기사가 되고싶다면 말리지는 않겠다. 어떤 길을 걷든지 바루크, 너는 내 제자다. 내가 가르치는 검술을 모두 배운다면 기를 다룰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 하지만 그것이 10년이 걸릴지 50년이 걸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 말에 바루크는 조급해져있는 자신의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지금 당장 복수를 해도 모자를 판에 어떻게 수십 년 동안 수련을 하겠는가.


‘처음부터 나의 목적은 복수를 대신 해 줄 검의 주인을 찾는 것이었다. 조급해지지 말자.’


마음속으로 자신과의 다짐을 작게 삼킨 바루크는 이내 상념을 떨쳐내려는 듯, 고개를 휘휘 저었다.


생각을 정리한 바루크는 마치 자신이 죄를 지은 양 자신의 눈치를 살피는 가웨인의 모습에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게 바루크에게 절망감과 오기를 느끼게 해준 대화가 끝나고 어느새 가웨인이 처음 목표로 잡은 마을이 연기를 솟아 올리며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이미 마을이 있음을 알리는 표지판이 나왔고, 그 표지판을 지나자, 얼마 지나지 않아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는 마을이 보였다.


"조금 더 서두르자꾸나."


시커먼 연기에 불안함을 느낀 것인지 가웨인이 말하기고 전에 바루크는 속도를 올렸다.


그러나 그들이 도착한 마을은 마치 저녁노을처럼 새빨간 피가 땅을 뒤덮고 있었고, 불에 타다 남은 집터 들이 아직도 작은 불씨를 지키며 타고 있었다.


까악 까악


그리고 하늘에는 마치 죽은 자들을 위한 잔치가 열렸다는 듯, 까마귀 떼가 서성이고 있었다.


‘수인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마을 라그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반쯤 부러져 끼익 거리는 소리를 내는 표지판이 지옥 같은 마을의 풍경을 한층 기괴하게 만들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곳은 늦은 것 같구나...”


가웨인의 작은 독백에 바루크는 바닥에서 꿈틀거리는 수많은 구더기들을 보며 구역질을 할 수밖에 없었다.


구더기들은 마을 광장에 크게 쌓인 시체의 탑에서 꾸물거리며 나오고 있었다.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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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태고의 존재 +1 21.06.08 17 3 10쪽
29 그림자(2) +1 21.06.07 19 4 12쪽
28 그림자(1) +4 21.06.06 21 4 11쪽
27 수호룡 +3 21.06.04 36 5 13쪽
26 귀신이 나오는 여관(2) +1 21.06.03 34 4 12쪽
25 귀신이 나오는 여관(1) +5 21.06.02 45 4 13쪽
24 수도로(2) +2 21.06.01 57 5 11쪽
23 수도로(1) +3 21.05.31 47 4 12쪽
22 전란의 하멜 왕국(6) +1 21.05.30 49 3 13쪽
21 전란의 하멜 왕국(5) +2 21.05.29 63 5 9쪽
20 전란의 하멜 왕국(4) +3 21.05.28 43 6 12쪽
19 전란의 하멜 왕국(3) +1 21.05.27 48 7 10쪽
» 전란의 하멜 왕국(2) +2 21.05.27 43 6 12쪽
17 전란의 하멜 왕국(1) +1 21.05.25 43 6 11쪽
16 방랑기사 가웨인 (4) +2 21.05.24 53 7 10쪽
15 방랑기사 가웨인 (3) +1 21.05.23 45 7 10쪽
14 방랑기사 가웨인 (2) +1 21.05.22 41 8 11쪽
13 방랑 기사 가웨인(1) +1 21.05.21 44 8 11쪽
12 도적단 퇴치 작전 +1 21.05.20 41 7 9쪽
11 사막 마을 레티 +1 21.05.19 45 8 10쪽
10 사막을 떠나며 +1 21.05.18 58 6 13쪽
9 베티를 살려라(2) +1 21.05.17 52 6 10쪽
8 베티를 살려라 +2 21.05.16 50 6 12쪽
7 검을 뽑아라 +1 21.05.15 52 6 11쪽
6 사막 왕국의 기사 +1 21.05.14 55 6 10쪽
5 미친황제 +3 21.05.13 76 7 12쪽
4 너에게 맡기마 +1 21.05.12 90 6 12쪽
3 모조리 죽여주마 +1 21.05.12 107 6 11쪽
2 불타는 마을 +2 21.05.12 150 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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