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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호 님의 서재입니다.

잠룡천하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허재호
작품등록일 :
2020.03.09 20:54
최근연재일 :
2020.05.08 16:28
연재수 :
8 회
조회수 :
2,426
추천수 :
54
글자수 :
46,981

작성
20.03.29 21:21
조회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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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2쪽

5화- 항주시장에서

잠룡천하




DUMMY

홍무대가 커다란 덩치를 움직였다. 그러나 그 움직임은 덩치와 상관없이 재빨랐다.

작두를 밀치고 나오자마자 하연방 앞에 다가서더니 단내장(㩛內掌)의 수법으로 후려쳤다.


휙!


바람을 가르는 쾌속한 소리가 살벌하게 울려왔다. 뒤로 살짝 빠지며 홍무대의 권을 피한 하연방을 향해 들소같이 돌진하며 연이어 다섯 번의 주먹을 휘둘렸다. 허공을 가르는 바람소리가 살벌하게 좁은 골목에 울렸다.

홍무대는 마치 잡히지 않는 연기를 후려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자. 괜히 약이 오르며 흥분하게 되자, 온힘을 다해 앞으로 돌진하며 하연방을 붙잡으러 했다.

그때 하연방이 위로 슬쩍 날아가며 벽을 밟고 홍무대의 뒤로 떨어져 내렸다.


황급히 뒤로 돌아서며 홍무대가 말했다.

"이런, 언제까지 피할 수 있나 보자."


만약 홍무대가 조금은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면, 지금 눈앞의 여인이 자신이 상대할 수 없는 무공의 고수라는 것을 알아보았을 텐데, 흉폭한 성정을 갖고 제멋대로 살아온 홍무대에게는 눈에 보이는게 없었다.


하연방이 땅에 착지하자마자 벼락같이 달려들며 가슴을 잡기위해 손을 뻗었다.

그런 홍무대를 보며 하연방이 코웃음 치며 말했다.


“흥! 그리 느려 터져서 누굴 잡겠다고.”


하연방은 여유있게 손을 뻗어 홍무대의 팔을 낚아채더니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며 당기자, 홍무대의 중심이 앞으로 쏠려왔다. 그 순간 하연방이 발을 들어 걷어찼다.


“퍽!“

“윽!”


하연방은 가볍게 공을 올려 차듯이 찼지만, 홍무대는 내장이 진탕되는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 고통을 느낄 새도 없이 강한 힘이 전신을 엄습해 오며 몸이 하늘로 부웅 떠올라 물구나무서게 되자 홍무대의 얼굴이 더욱 붉어지며 놀라 소리쳤다.


"뭐, 뭐야!"


한팔로 거구의 사내를 머리위로 들고 있으면서도 하연방은 한점 흔들림 없이 여유가 있었다.


"평생 선량한 사람들을 괴롭히며 살아왔으니, 어찌 그 사람들의 고통을 네놈이 알 수가 있겠느냐, 오늘 이 작은 고통이 네 놈에게 교훈이 되어 다시는 악행을 일삼지 않길 바란다. 다시 또 한 번 악행을 일삼는 것이 눈에 띄게 될 때는 평생 불구로 살게 될 것임을 명심해라."


하연방이 말을 마침과 동시에 그대로 홍무대를 땅바닥에 패대기쳤다.


쿵!

“크윽!“


홍무대는 전신을 얼려버릴 듯한 강한 충격에 전신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꺼져가는 정신을 붙잡아 보기 위해 꿈틀거려도 보았지만 결국 버텨내지 못하고 홍무대는 그대로 실신하고 말았다.

싸움을 지켜보고 있던 작두가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더니 후다닥 달아나고 있었다.

달아나는 작두를 쳐다보던 하연방이 등을 돌렸다.

석천은 하연방이 자신에게 무슨 말을 걸어올 줄 알았는데, 아무 말 없이 건달패들을 처리하고 등을 돌려 나가는 모습을 무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석천에게 하연방의 무공은 그리 놀랄 일도 아니였다. 다만 어린 소저가 그만한 무공을 가지게 된 데에는 어떤 기연이 함께 했을 거라고 추측은 하고 있었다.


천하상가에서 나온 두 여인은 광장에서 시장으로 진입하는 골목에 있는 희망인력에 들렸다 나오는 길이었다. 마침 정오가 지나는 때인지라. 백운선이 하연방에게 해물요리를 대접하기 위해 항주 맛집으로 유명한 해수촌을 찾아가는 길에 석천이 돼지에게 끌려 골목으로 들어가는 것을 목격하게 된 것이다. 백운선은 평소 시장을 다니면서 돼지와 그 패거리들 악행을 알고 있었기에 호위무사를 보내 무슨 일인지 알아보려는데, 하연방이 선 듯 나서며 골목으로 뛰어 든 것이다.

백운선은 하연방이 골목으로 뛰어들자, 내심 속으로 걱정하고 있었는데, 순식간에 두 사내를 쓰러뜨리는 것을 보고는 마음을 놓게 되였다.


"광장에서 노래 부르며 나타난 그 사람이군요."


“맞아요. 어쩌다 시장 건달들에게 걸려는지 모르겠습니다. 가진 것도 없어 보이는 데 말입니다.”


“뭔가, 돈이 되는 것을 갖고 있겠지요. 그렇지 않으면 저 패거리들이 사내를 겁박할리 없을 겁니다.”


“그들은 누구죠?”


“일호문에 속한 사람들입니다. 원래는 일호파였죠. 시장 노점상을 뜯어먹고 살던 자들이 어디서 돈 많은 물주를 물어왔는지 어느 날 2층 시장상가를 하나 구입하고는 일호문이란 간판을 걸고 고리대금업을 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에 멋모르고 일호문의 돈을 빌려 쓴 상인들이 피해를 보긴 봤지만, 지금은 조심하는 것 같습니다."


"일호문의 문주는 누군지 아세요?“


“모릅니다. 한 번도 시장에 얼굴을 내민 적이 없습니다. 여기 없다는 말도 있고요.”

백운선이 손으로 앞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곳입니다. 이 근방에서 해물요리로 유명한 집입니다. 해산물과 생선을 일주일에 한 번씩 항주만에서 직접 공수해 온다고 합니다. 바다 생물은 보관하기가 까다로운데, 이곳 해수촌은 언제나 싱싱한 해산물과 생선으로 요리를 해서 내 놓습니다. 모든 요리가 비린 맛이 없고 담백한게 한 번 먹어보면 다음에 또 찾게 됩니다.”


“해물요리는 한 번도 먹어보지 않았는데, 어떤 맛인지 몹시 궁금해요. 오늘 언니 덕분에 뱃속이 호강하게 생겼는걸요.”


“육지에 사는 사람은 접하기 힘든 요리이지요.”

해수촌 안으로 들어서자, 많은 사람들로 북쩍이고 있었다. 녹색 옷을 깔끔하게 차려 입은 어린 소녀들이 홀을 빠르게 오가며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나르고 있었다. 한 점원이 빠르게 다가오더니 허리를 굽혔다.


“운선 아가씨 어서 오십시오. 주인 나리께서 운선아가씨가 가게에 들리시게 되면 특별히 모시라고 신신당부 하셨습니다. 제가 좋은 자리로 안내하겠습니다.”


점원을 따라 이층으로 올라가던 백운선은 두 호위모사에게 일층에서 편하게 먹고 싶은 요리 있으면 시켜 먹으라고 하자. 백운이 호위무사의 규칙상 그럴 수는 없습니다. 아가씨 가까이서 호위해야 됩니다.하고 말하자. 백운선이 오늘은 방주님이 계시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리고 음식을 드는데 두 분이 옆에 서 계시면 불편하니 오늘은 제 말을 듣고 편하게 식사들 하세요. 라고 말하자 백운이 더 이상 말하는 것은 아가씨를 불편하게 하는 것이고, 골목에서 하연방이 보여준 무공은 자신들로서는 엄두도 못내는 것 이였기에 안심을 하고 다시 일층으로 내려왔다.


식탁에 앉으며 백운이 말했다.

“이곳 해수촌에는 해수전가복이 유명하다지?”


“그건 너무 비싸지 않나.”


“아가씨가 산다지 않는가. 이런 기회에 한 번 먹어보는 거지 언제 먹어 보겠나.”


“그래도 욕먹을 짓이네. 그냥 어탕국밥이나 한 그릇하세.”


“자네는 아가씨가 하는 말도 듣지 못했는가.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시켜먹으라고 했지 않나.”


“그건 아가씨가 예의상 하는 소리이지 진짜로 시켜먹으란 소리는 아니네.”


“아니, 이 사람이.”


“정 그렇게 먹고 싶다면 자네혼자 시켜먹게나. 난 어탕국밥 한 그릇이면 되네.”

두 사람이 음식을 놓고 실강이를 벌이고 있는데, 해수촌 문을 열고 화려한 비단옷을 걸친 귀공자가 호위무사를 대동하고 들어섰다.


“어, 저거 철공자 아냐?”

나도식이 말했다.


“재수 없는 놈...”


“여긴 어쩐 일로 왔지. 혹시 아가씨 때문에...”


“두말하면 잔소리지. 저 놈이 아가씨 뒤에 미행을 붙여놓았다는 소문이 있네.”


“뭐!”

철공자가 뒷짐을 지고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두 호위무사를 지나쳐 2층으로 올라갔다.

두 여인은 창가에 앉아 밖을 쳐다보며 호호 웃고 있었다.

창밖 시장 거리에는 석천이 두리번거리며 걷고 있었다.


“언니, 오늘 저 사내를 세 번째 보게 되는군요. 아침에 우리가 바람둥이라고 흉을 봐서 그런가 자꾸 눈에 띄네요.”


“그렇게요. 그러나 노래가 그렇다는 거지. 어디 저 사람이 바람둥이겠습니까.”


“맞아요. 바람둥이는 속이는 재주를 타고 났는데, 저 사내를 보니 속이는 재주는 없는가 봐요. 건달들에게도 속잖아요.”


“호호호..”


“뭐가 그리 재미있으시오. 소제도 같이 좀 웃어 봅시다.”

2층으로 올라온 철공자가 능글맞게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철공자께서 여기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

백운선이 가히 반갑지 않은 시선으로 말했다.


“우연히 이곳을 지나는 길에 백소저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인사나 하고 갈려고 잠시 들렸소. 이거 손님이 계시는 줄 알았으면 안오는 건데 말입니다.”

철공자가 비단 장포를 거만하게 뒤로 제끼며 의자에 앉았다.


“앞에 계신 아름다운 소저는 누구시오.”

하연방은 무례한 사내의 행동에 기분이 상했지만, 사내의 정체를 모르고 함부로 대할 수 없어 화를 누르며 말했다.


“먼저 자기소개부터 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항주의 철가장이라면 천하가 다 알거요. 내가 그 철가장의 철혈빈이오.”


“철가장이라면 병기를 제조 판매하는 가문 아닙니까?”


“하하하, 그렇소. 철가장에서 만든 무구들은 날카롭고 단단하면서 잘 부러지지 않아 천하의 수많은 문파들에서 찾고 있지요. 소저가 원하신다면 검을 하나 만들어 드리리다. 그러나 이렇게 아름다우신 분께서 검이 필요할 리가 없지 않소.”


“호호. 제가 검이 필요한지 안한지는 공자가 어떻게 아시겠어요. 필요 할 수도 있고 필요 없을 수도 있지 않겠어요.”


“그렇군요. 소저 말이 맞소. 검이 필요하다면 철가장에 들려주시오. 내 특별히 최상급의 철로 만들어 드리리다.”


“난, 만년한철로 만든 검이 아니면 필요 없어요.”


“만년한철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철이 아니요. 저희 철가장에서도 만년한철로 만든 검은 두 자루였소. 하나는 역대 조사께서 우연히 만년한철을 구하게 되어 3년의 노력 끝에 천하명검을 만들게 되었지요. 그 명검을 판 돈으로 철가장을 세웠다고 했소. 만년한철로 만든 검은 돈으로 살수 없는 검이오.”


“그럼 철가장에 찾아갈 필요가 없네요.”


“무슨 소리요?”


“만년한철이 없어 검도 못 만드는 철가장에서 써도 못하는 검을 하나 얻어 본들 뭐하겠어요.”


“뭐요! 아니 우리 철가장을 무시하는 거요.”

철공자가 언성을 높여 말했다.

그때 점원이 주문한 요리를 들고왔다.

백운선이 말했다.


“철공자님, 이만 자리에서 일어나 주시지요.”

철공자가 섭섭한 마음을 드러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백소저, 다음에 시간을 내주시오. 그럼 오늘 이 소저가 철가장을 무시한 일은 덮어두겠소.”


“전, 바빠서 시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깟 난민들 돕는 일이 무슨 그리 큰 일이라고 그리시오. 다른 사람에게 맡겨놓아도 되는 일을 왜, 직접 나서서 하는거요.”


“당신한테는 그깟 난민들 일 수 있지만, 저한테는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황금을 산처럼 쌓아놓은 철가장에서 쌀 한톨 보태지 않으면서 어찌 그런 소리를 할 수 있습니까. 더 이상 상대하고 싶지 않습니다.”


“흥, 언제까지 날 무시하는지 두고 봅시다.”

철공자가 급히 돌아서더니 계단을 쿵쾅거리며 내려갔다.


1층에서 음식을 먹고 있던 백운과 나도식이 철공자가 급히 나가는 것을 보고 있었다.


“쯧, 저럴 줄 알았다니까. 아가씨는 오로지 난민들 생각밖에 없는데, 난민들을 위해서는 돈 한푼 안내놓는 철가장이 어떻게 아가씨 마음을 얻겠다고...”

“철가장이 왜 난민들을 돕지 않는지 아는가. 그건 전쟁이 일어나길 바라고 있기 때문일세. 그래야 무기가 날개 돋힌 듯 팔릴 것 아닌가.”


석천은 시장을 걷다가 골목 한쪽에 있는 희망인력으로 들어갔다.

마침 안에는 모자를 쓴 중년인이 막 사람들을 데리고 나올려던 참이었다.


“어떻게 왔는가?”

중년인 석천을 흩어보며 말했다.

“음, 그...”

석천이 우쭐쭈물하자. 중년인이 말했다.

“자네 힘 좀 써겠는데, 마침 한 사람 부족해서 그러는데, 잘 되었네. 쌀가마는 들 수 있겠지.”

“들 수 있소.”

“그럼 되었네. 자, 자네들도 날 따라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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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화- 천하상가로 +2 20.03.20 344 8 13쪽
2 2화- 항주광장 20.03.12 455 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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