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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담(張譚) 의 이야기 세상

천검제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장담(張譚)
작품등록일 :
2011.10.18 20:09
최근연재일 :
2011.09.14 14:44
연재수 :
4 회
조회수 :
51,547
추천수 :
123
글자수 :
14,131

작성
11.09.08 21:02
조회
17,416
추천
32
글자
4쪽

천검제-1전조

DUMMY

1전조(前兆)



천검호령대원들이 마차를 발견한 것은 어스름이 물러가던 새벽 무렵이었다.

네 마리 흑마가 끄는 커다란 마차는 천검성(天劍城)에서 십 리 떨어진 곳, 안개가 자욱한 호숫가의 초원 위에 멈춰서 있었다.

붉은색으로 칠해진 바퀴와 기둥, 검은 구슬을 꿰어서 늘어뜨린 주렴, 검붉은 가죽에 기름을 먹인 천장의 덮개…….

길이가 일 장이 넘는 마차는 무척이나 화려했다.

휘이이잉!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안개가 출렁이자, 마부석 옆에 꽂힌 창에서 깃발이 펄럭였다.

깃발이 펄럭이면서 붉은 바탕에 금실로 수놓아진 ‘천(天)’자가 드러났다.

안개를 가르며 마차에 접근하던 천검호령대원들은 그걸 보고 석상처럼 몸이 굳었다.

하지만 그도 잠시, 그들은 발등을 덮어오는 이슬을 발로 차내며 격동의 발걸음을 옮겼다.

한 발, 두 발…….

마차가 가까워질수록 그들의 표정은 암담하게 가라앉았다.

마차를 끌던 네 마리 흑마는 고개를 처박고 꼬꾸라져 있었다. 마부석에는 피로 물든 마부 둘이 서로 어깨를 기댄 채 잠자듯이 앉아 있었는데, 심장에서 흘러나온 핏물은 하복부를 시뻘겋게 적신 후 발판에 흥건히 고여 있었다.

이 장 거리까지 접근한 그들은 걸음을 멈추었다.

그 어느 때보다 독하게 느껴지는 혈향!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앞으로 벌어질 일을 생각하니 두려움에 숨이 막혔다.

모두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때, 한 사람이 앞으로 나서며 묵직한 목소리로 침묵을 깼다.

“속하 동효이옵니다, 성주.”

하지만 마차 안에서는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천검호령대주 동효도 이미 예상한 일이었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자신이 생각한 사람이 과연 마차 안에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제발 없기를!’

그는 그러기를 간절히 바라며 수하에게 명을 내렸다.

“진걸, 안을 확인해라.”

그가 명이 떨어지자, 둘러선 아홉 사람 중 삼십대 장한 하나가 마차로 다가갔다.

마차 앞에 선 그는 심호흡을 한 후 마차의 문을 천천히 열었다.

문이 반쯤 열린 순간, 그의 입에서 나직한 탄식이 떨리며 흘러나왔다.

“마, 맙소사…….”

동효는 그의 옆으로 다가갔다.

마차 안의 광경이 한눈에 보였다.

‘빌어먹을! 어떻게 이런 일이!’

안에는 사십대 중후반의 중년남자와 이십대로 보이는 여인이 흥건한 핏물 위에 누워 있었다.

남자는 머리 한쪽이 함몰되어서 얼굴이 완전히 구겨지고, 심장 부위에는 시커먼 핏덩이가 뭉쳐 있었다.

반면 여자는 목이 반쯤 잘려서 기이하게 꺾인 상태였다.

정체를 알아보는 것은 조금도 어렵지 않았다.

두 남녀는 자신이 몇 시진 전에 봤던 옷을 그대로 입고 있었으니까.

절대 원치 않던 광경!

동효는 격정을 억누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며 명을 내렸다.

“문을 닫아라, 진걸. 다른 것은 절대 건들지 말고.”

진걸이라 불린 장한은 떨리는 손으로 마차문을 닫고 뒤로 물러났다.

동효는 세 걸음 물러선 후 그 자리에 털썩 무릎을 꿇고 머리를 땅에 처박았다.

머릿속이 하얗게 비었다.

손톱으로 땅을 파며 풀을 움켜쥔 그의 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렸다.

어쩌자고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란 말인가!

‘하늘이여!


작가의말

오랜만에 문피아 동도 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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