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눈믄 님의 서재입니다.

조선에서 펜싱하기 (무예도보통지 편찬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대체역사

눈믄
작품등록일 :
2018.10.13 12:33
최근연재일 :
2018.10.25 18:31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3,247
추천수 :
77
글자수 :
48,518

작성
18.10.15 14:14
조회
390
추천
9
글자
11쪽

4화 : 힘을 모으는 용, 편찬 시작

DUMMY

“내 무예? 펜싱도 무예인가?”


“네 무예는 누군가 혹은 자신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냐?”


“뭐 본질적으로는 맞지.”


“그럼 상대를 찔러야 할 것 아니냐?”


“하지만 내 무예는 상대를 죽이지 않아도 이기는데······.”


“상대를 죽이지 않고 이길 수 있는 무예는 없다. 혹여 있다 하더라도 지금 여기 궁 안에서는 없다.”


정석은 신주가 무서웠다. 정석은 여전히 자신이 사람을 죽일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가 장용영으로 들어 잠을 청하려했지만 여전히 자객의 피가 얼굴에 튀는 순간이 머릿속에서 가시지 않아 쉽게 잠이 들 수가 없었다.


“도대체 나는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거야! 젠장.”


한참이 지난 뒤 잠에 든 정석은 햇빛이 얼굴에 닿은 후에야 잠에서 깼다. 공기가 좋아 그런지 짧은 잠에도 몸이 개운했다. 하지만 여전히 전날의 충격은 그를 괴롭혔다. 아침밥을 먹다가도 그는 구역질을 몇 번이나 했다. 하지만 전 날의 일을 들은 장용영 무관들은 아무도 그를 나무라지 않았다.


한편 정조는 아침 정무를 보는 자리에서 큰 소리를 냈다.


“어제 강녕전에 자객이 들었소. 배후가 누구든 쉽게 빠져나갈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소. 이 조선 땅에서 줄 수 있는 치욕은 모두 줄 것이오. 병조!”


정조의 호통에 심환지는 화들짝 놀라 대답했다.


“예! 전하!”


“병조는 누구의 소행이라 생각하시오?”


“잘은 모르겠으나 예상을 해보자면 천인이라 하지만 아직 정체를 알 수 없는 박정석이란 자가 의심되옵니다.”


심환지의 한 마디는 신하들의 공감을 얻었다. 천인이라 떠받들어 놨으나 아직 상놈인지 양반인지 출처도 모르는 놈이니 그의 의심은 타당하게 보일 수 있었다.


“어제 박정석은 나를 지켰소. 자객은 내 앞에서, 박정석의 옆에서 칼을 맞았소. 그는 아니오. 박정석은 나를 도와 통지편찬에 힘 쓸 것이오. 그는 내 사람이니 의심하지 말라.”


“어찌 의심하지 않을 수가 있단 말입니까? 갑자기 궁으로 떨어진 자입니다.”


“병판은 하늘의 뜻을 모르시겠소? 무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고 있는 것입니다. 천인입니다. 시기도 딱 맞지 않습니까? 통지 편찬에 그를 이용하라는 하늘의 뜻입니다!”


“지붕에서 떨어졌는지 하늘에서 떨어졌는지는 알 수 없는 것입니다.”


“이 근정전 지붕에서 뛰어내려 박정석이 떨어진 곳까지 닿을 수 있는 자가 있다면 내 병판의 의심을 받아들이리다.”


병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늘부터 규장각에서 통지 편찬을 시작할 예정이오. 병판은 그리 알고 계시오.”


“전하 어찌 병조판서인 제가 모르게 일을 진행하십니까?”


“이번 일은 내가 직접 관장하여 진행할 것이오. 규장각 검서관 이덕무, 박제가가 주축이 되고 백동수 교관이 그들을 도와 편찬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장용영 무관들 중 뛰어난 무관들이 도울 것이니 그리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허나!”


“그만하시오. 오늘은 너무 피곤하여 그대와 언쟁을 할 수가 없겠소. 모두 물러들 가시오.”


신하들이 물러간 후에도 정조는 한참을 앉아 고민했다.


“내관.”


“예 전하.”


“내관 생각에는 박정석 그 자가 정말 천인 같소? 아니면 눈속임에 내가 속고 있는 것이오?”


“전하 그자가 혹 눈속임으로 전하를 속이고 있다하더라도 지금은 박정석을 쥐고 계시는 것이 좋다 사려 되옵니다.”


“박정석은 무예를 하는 자가 자객을 벨 생각을 못하였소. 자객이 죽는 모습을 보고 충격까지 받은 듯했소. 도대체 어느 나라 무관이 적을 찌르지 못한다 말이오?”


내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참으로 어렵소. 기회가 왔다 생각했으나 나를 지키지 않으니 어찌 믿어야 할지······.”


“전하 병조판서의 횡포가 점점 심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옵니다. 그를 견제할 방법이 하나 생긴 것 아니겠습니까?”


“그 놈이 진짜 내 사람이라면 언제든 기회가 오겠지. 저 자객에 대해서는 알아보았소? 백 교관은 현재 다른 일을 보고 있으니 내관이 힘을 좀 써주시오.”


“알아보고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무관을 지냈던 자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알겠네. 계속 알아봐주게. 이왕 시작한 거 자객 조사는 내관이 끝내도록 하시오. 그리고 야잠 때에 홍국영을 만나야겠소. 준비시켜 주시오.”


“예 알겠습니다.”


홍국영은 정조를 최측근에서 돕던 신하로 정조가 세자 시절 그를 보호하여 신임을 얻어 도승지에 올랐다가 불미스러운 일로 관직에서 쫓겨난 인물이다.


병조판서 심환지는 집으로 돌아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내가 뭐라고 했소! 경거망동 하지 말라 하지 않았소!”


“죄송합니다. 하지만 뒤탈은 없을 것입니다. 원래 관노비를 쫓던 추노꾼인데 이름도 없이 옆에서 돕던 조수 놈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걱정하시 마십시오.”


그와 대화하는 자는 정순왕후의 오빠 김귀주였다. 그는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죽이는데 앞장 선 인물로 정조의 정적 중 한 명이다.


“용상이 요 며칠 근정전에서 매 번 제 이름을 부릅니다! 이게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저 어린 용상이 저에게 경고를 하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경고!”


“죄송합니다.”


“역모요! 역모를 그렇게 허술하게 하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 앞으로 얼마나 더 경계를 하겠습니까? 얼마나 더 자신의 힘을 모으려 노력하겠습니까? 그 힘이 모이면 다음 표적이 우리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쉽게 무너지겠습니까?”


“그건 모르는 일이지요. 행보를 보십시오. 사고를 쳐도 크게 치지 않겠습니까? 왕위에 오르자마자 신해통공으로 우리의 자금줄을 끊어놓고는 천도까지 노리고 있잖소! 화성 건축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소?”


“반절 이상 건축이 완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일 년이오. 우리에겐 고작 일 년 정도의 시간밖에 없는 것이오! 화성이 완료되어 천도를 한다고 나서면 우리에겐 막을 명분이 없소!”


“그 전에 왕이 가진 칼자루를 뺏으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저 장용영과 어떻게 할 방도를 찾아보겠습니다.”


“절대 쉽게 움직이지 마시오. 돌다리로 보여도 두드려봐야 한다 이 말입니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천인이라 불리는 저 천한 것에 대해 좀 알아보세요. 죽이는 건 정말 조심해서 하셔야 합니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명분으로 죽여야 한다 이 말입니다. 자객을 보내는 건 가장 나중 일입니다.”


“방도가 있겠습니까?”


“천한 놈 죽이는 이유야 만들면 그 뿐입니다.”


심환지의 소름끼치는 말은 김귀주까지 긴장시켰다.


“홍국영을 감시하는 일은 계속하고 계시지요?”


“예. 그럼요. 매일 술에 빠져 초저녁에 잠이 들어 아침 늦게까지 잠을 잔다고 합니다.”


“그래도 감시를 계속해야 합니다. 그는 그렇게 물러날 자가 아닙니다. 나가는 모양새도 너무나 좋게 나가지 않았습니까? 분명 무언가 꾸미고 있을 겁니다.”


그 시각 장용영에서는 통지에 올릴 삽화의 주인공이 될 무관들을 뽑고 있었다.


“지금부터 삽화 작업에 참여하고 싶은 무관은 앞으로 나오라. 강요하지 않겠다. 통지 제작에 참여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일임을 다들 알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한풍의 말이 끝나자마자 장용영 무관들 중 40명의 무관이 앞으로 나왔다. 각각의 무예 중 최고라 칭송받는 자들이 나와서는 이한풍의 앞에 섰다. 그 중 이신주도 검술의 바탕이


조선시대 무예는 모두 스물네 가지 기술이 있었는데 창술과 검술, 권법, 마상 무예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더 없느냐?”


정석은 가만히 서서 귀를 긁적이고 있었다. 그 때 백동수가 그의 옆으로 다가왔다.


“앞으로 나가거라.”


“예?”


“앞으로 나가거라. 너는 꼭 선정하라는 어명이 있으셨다.”


“예? 저를요? 저게 뭘 하는 겁니까?”


“무예지를 편찬하는 일이다.”


“제가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저는 조선의 무예를 알지 못합니다.”


“한 번만 더 앞으로 가라는 말을 반복하게 한다면 어명을 거역한 것으로 간주하여 네 놈을 목을 칠 것이다.”


백동수의 눈빛은 정석을 등 떠밀었다.


“아이고 검술은 그냥 저 놈이 하겠구만!”


“천인이니 어쩔 수가 있나!”


“천인이 천한 놈을 이르는 말인가?”


근처에 서 있던 다른 무관들이 그를 비아냥거렸다. 백동수는 그들을 죽을 듯 쳐다보곤 말했다.


“어명이다. 네 놈들이 전하의 높으신 뜻을 비아냥거리는 것이냐?”


“아닙니다! 송구합니다!”


“자! 지금부터는 백동수 교관이 너희들을 통솔할 것이다. 통보 편찬에 지원한 자들은 그대로 규장각으로 향하라!”


백동수는 그들을 이끌고 규장각으로 향했다. 규장각엔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삽화 작업을 할 도화서 별제들과 규장각 박제가와 이덕무를 포함한 규장각의 유생들이 나와 그들을 맞이했다.


한 일(一)자부터 이십사(二十四)라고 적힌 팻말이 보였다.


“자 첫 번째 팻말은 권법. 두 번째는 마상 무예. 세 번 째는 창술······.”


이덕무가 무관들을 분류해 그들을 세웠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오. 여기 오신 모든 분들이 무예통지 편찬에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무관들은 좋아하며 서로 얼싸 앉았다.


“아! 그럼 용안도 자주 보게 되겠구만!”


“주상전하 납시오!”


그 때 정조가 규장각에 들었다. 모두 무릎을 꿇고 바닥을 보자 정석도 그들을 따라 하였다.


“모두 고개를 들라. 그대들의 얼굴을 기억해야 할 것 아닌가? 나를 위해 이렇게 뜻을 모아 준 자들인데······.”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백동수 교관! 앞으로 이 무관들은 장용영이 아니라 규장각으로 출근을 하게 하시오. 그리고 백 교관은 이 실력자들이 빠진 장용영의 사기가 저하되지 않도록 특히 힘써주시오. 그들 또한 나를 지켜주는 자이니······.”


“명 받잡겠나이다!”


“내 마음이 든든하오! 어려움이 있거든 여기 검서관 박제가와 이덕무에게 말하시오. 아마 잘 해결해 줄 것이오.”


“성은이 망극하옵나이다!”


그리고 그가 성큼성큼 걸어 정석의 옆에 섰다.


“너는 오늘밤 강녕전으로 오거라. 길을 모른다면 이신주와 같이 와도 좋다.”


정석에게 속삭인 정조는 다시 허리를 들고는 말을 이어갔다.


“오늘은 이렇게 모였으니 잔치라도 한 번 벌이고 시작하는 게 어떻소? 내명관에 일러라 규장각에서 잔치가 있다고!”


작가의말

‘말없는 장미’님 오류 수정 너무 감사드립니다!  역사적인 사실과는 많이 다릅니다. 역사적으로 어떻다고 하시면 제가 드릴 말씀은 없으나 가르쳐 주시면 참고하여 고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 작성자
    Lv.99 즐거운다
    작성일
    18.10.15 15:42
    No. 1

    16살이라도 너무 멍청하네 ㄷ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 눈믄
    작성일
    18.10.15 15:43
    No. 2

    하하....그런가요? 점점 성장하면 되겠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8 폭렬공
    작성일
    18.10.20 20:17
    No. 3

    어명이다 네놈이 폐하의 높으신뜻을 비아냥 하는것이냐에서


    '폐하' 라고 하면 않됩니다만

    '전하' 라고 해야지요

    안타깝지만 조선은 제국이

    아니였기때문에

    황제가 아니라 왕이 다스렸습니다

    폐하는 황제를 칭하는 겁니다
    보통 황상 폐하' 황제 폐하
    이렇게 부르고 자신을 칭할때
    '짐' 이라 하였고

    조선의 왕은
    주상 전하 등으로 불리고 자신을 칭할때 '과인'이라 ㄱ 칭해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눈믄
    작성일
    18.10.20 20:39
    No. 4

    아 네 감사합니다 모든 글에서 수정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조선에서 펜싱하기 (무예도보통지 편찬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제 부족한 글에 대한 공지..... 18.10.20 219 0 -
10 10화 : 대회, 천인의 실력 +2 18.10.25 194 5 10쪽
9 9화 : 대회 시작 +3 18.10.24 187 5 11쪽
8 8화 : 방기곡경(旁岐曲逕) 18.10.22 217 3 11쪽
7 7화 : 쉬지 않는 가르침 18.10.20 226 7 10쪽
6 6화 : 자비로운 왕 18.10.19 277 8 11쪽
5 5화 : 역사 공부가 이렇게 중요합니다 18.10.18 333 10 11쪽
» 4화 : 힘을 모으는 용, 편찬 시작 +4 18.10.15 391 9 11쪽
3 3화 : 베지 못하는 칼 +2 18.10.14 407 9 11쪽
2 2화 : 장용영의 인재 18.10.13 477 10 12쪽
1 1화 : 펜싱 선수 박정석, 조선으로 가다 +2 18.10.13 531 11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