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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터입니다.

절대자로 회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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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터
작품등록일 :
2021.01.04 16:47
최근연재일 :
2021.02.06 20:15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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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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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2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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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아라의 첫 마을 (3)

DUMMY

절대자로 회귀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하지? 사실대로 말해야 하나?’


‘뭐라고 하게. 사실 지나가는 아무개인데 남의 밥상을 꿀꺽해서 미안하다고?’


‘당장이라도 지방의 마법사인가 뭔가가 나타나면 난 어떻게 되는 거지?’


‘설마 범죄자가 되는 건가? 아니지. 아니야. 사칭은 아니잖아. 비록 정식은 아니지만 난 빛의 마탑 마법사가 맞아.’


‘아닌가? 하지만 난 무려 빛의 마탑장님께서 직접 섭외한 몸이잖아.’


‘하~ 그런데 마탑장님이 사라졌으니. 누가 내 신분을 증명해 주겠어.’


짧은 순간에 많은 생각이 오갔다.


‘그래! 증명이라면 신분 패가 있잖아. 그래 그거면 확실하지.’


‘구태여 말을 지어낼 필요는 없어. 어차피 거짓말에 재능도 없고. 신분이 확실하니 꿀릴 것도 없고. 단순하게 가자.’


지구에서 하눈은 속도 좁고 시기도 많고 불평도 많은 소인배였지만 이것 하나는 자부했었다. 신실한 사람. 즉 하눈은 적어도 믿을만하고 맡은 일에 충실하며 거짓말을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촌장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네. 마법사님.”


“사실 저는 이 마을에 보냄을 받은 마법사가 아닙니다.”


“네? 그럼........”


촌장의 표정이 일순간에 창백하게 변했다.


“빛의 마탑 마법사이기는 하지만 이제 막 하나의 고리에 오른 마법사일 뿐이지요.”


그렇게 말하며 하눈은 슬쩍 촌장의 표정을 살폈다.


‘고리 하나도 무시당할 정도는 아닌가 보네?’


바로 전의 말이 워낙 충격이었을까? 촌장은 하눈이 하나의 고리를 가진 마법사라는 사실에는 크게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영주님의 부탁으로 오신 게.......”


“아닙니다. 전 그런 부탁이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전 단지 대밀림에서 해야 할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마을을 발견하고 묵을 곳을 찾아 들렀던 것입니다.”


“아. 그렇군요.”


촌장은 그저 고개를 숙인 채 곤란한 표정만 짓고 있었다.


‘뭐야. 이게 끝? 책망은 안 하나?’


여태까지의 분위기를 보면 촌장이 마법사에게 화를 내 거나 꾸짖는 건 상상이 안 되었다. 하지만 남의 밥을 공짜로 얻어먹은 고리 하나짜리 마법사에게 뭔가 기분 나쁜 표정쯤은 지을 줄 알았다.


“그래서 말씀인데 마을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겁니까?”


“네?”


“공짜 밥을 먹었으니 밥값을 할 수 있으면 응당 해야지요.”


“아! 정말요? 정말 도움을 주실 수 있으신 겁니까? 마법사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촌장이 또다시 고개를 연거푸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이러다가 정말 저도 모르게 교만해지겠네. 그러지 말자 하눈.’


“그래서 어떤 문제가?”


“아! 네. 사실 오우거가 문제입니다.”


“오우거요?”


‘설마 내가 아는 그 오우거 인가? 통역이 이렇게 된다고? 아니면 우연히 두 단어가 같은 건가? 그럴 리가.........’


“네. 원래 저희 루떼 마을은 이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루떼를 채취하는 마을입니다.”


“루떼?”


촌장은 “설마 루떼를 모른다고요?”라는 표정으로 하눈을 잠시 바라보다 황급히 표정을 바꾸고 설명을 이어갔다.


“네. 루떼는 아르케타 영지의 특산물로 남자들의 정력에 좋은 약초입니다. 아르케타 영지뿐만 아니라 엘룸 왕국 전체에서 유명한 약초인데.......”


“그렇군요. 그래서 오우거가?”


“아! 오우거. 네. 원래 저희 마을 근처에는 마수가 없었습니다. 있다고 해도 대밀림 속으로 꼬박 하루 이상은 들어가야 겨우 볼 수 있었죠.”


“그런데 최근 삼 개월 전부터 오우거가 마을 근처에 나타났습니다. 그게 한 마리면 저희 힘으로 어떻게든 해 볼 텐데 무려 다섯 마리가 무리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무리를 이루었다고요?”


하눈이 목격한 오우거는 비록 서식지를 공유하기는 하지만 철저하게 단독 생활을 하는 마수였다.


“네. 작은 새끼까지 치면 모두 7마리입니다. 오우거 무리의 공격으로 벌써 마을 사람이 37명이나 죽었습니다. 최근에는 숲이 아니라 마을까지 침범하는 바람에 그 피해가 더 컸죠.”


그렇게 말하는 촌장의 표정이 어두웠다.


“그랬군요.”


“납기일까지 수량을 맞추지 못하면 영주 님에게 큰 빚을 지게 되어 일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피해를 감당할 수 없어 영주님께 서한을 보낸 것이지요.”


‘오우거가 내가 아는 그놈이면 아무 문제도 아니겠는데? 설마 검은 평야의 오우거는 아니겠지?’


“그 오우거란 놈의 특징이 어떻게 됩니까?”


“특징이요?”


“네. 생김새라든지 이런 것을 알면 도움이 되거든요.”


“그렇습니까? 아돌!”


낮에 보았던 그 아이였다. 아마 촌장의 시종쯤 되는 모양이었다. 촌장이 또 귓속말로 뭐라 중얼거렸다.


얼마 후 아돌이 건장한 한 남성을 촌장의 식탁으로 데리고 왔다. 아무리 작은 마을이라도 찻잔에 따른 차가 식기도 전에 도착했으니 얼마나 서둘렀는지 알 수 있었다.


“이 사냥꾼이 그 오우거를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가까이서 봤을 겁니다. 유스마르. 네가 본 오우거의 특징을 하나도 빠짐없이 설명하여라.”


역시 하눈의 예상이 맞았다. 마을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는 것은 배불뚝이 일반 오우거였다.


“그럼 별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놈들의 서식지가 따로 있나요?”


“아닙니다. 원래는 떼로 다니지도 않고 한번 정한 서식지도 잘 이탈하지 않는 놈들인데 이 별종들은 무리를 짓고 서식도 일정한 장소에서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일단 마을에서 기다려 보죠. 이번에는 제가 머무는 동안 나타나길 빌어야겠군요.”


‘주야장천 머물 수는 없으니 제발 빨리 나타나다오. 난 갈 길이 바쁜 몸이란다.’


공짜 밥이 자꾸만 목구멍에 걸려 꼭 마을에 도움을 주고 싶은 하눈이었다.


“그런데 마법사님.......... 정말 괜찮을까요? 최근에 목격한 바로 오우거는 모두 일곱 마리였습니다. 비록 두 마리는 어린놈이긴 했지만 어린놈도 상당히 포악해서.........”


유스마르라는 사냥꾼이 혹시 마법사의 심기를 거스를까 매우 조심히 물었다.


촌장 또한 갑자기 근심 어린 표정을 짓더니 하눈의 눈치를 보았다. 그제야 하눈이 자신을 하나의 고리 마법사로 소개했던 사실이 떠올랐던 까닭이다.


“네. 괜찮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오히려 안 나타나는 것이 문제가 될 겁니다. 제가 이 마을에 계속 머물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알겠습니다. 마법사님.”


미심쩍기는 하지만 일단 마법사가 한 말이다. 어떤 의문이나 토 달 수는 없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마법사님.”


크게 외치며 허리를 깊이 숙이는 유스마르라는 사냥꾼도 뭔가 사정이 있는 듯했다. 오우거를 말할 때마다 찐득한 적의가 흘러나왔으니 아마 가까운 친구나 가족이 피해를 보았으리라.


아무튼 도움을 주기로 했으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하눈이었다.


“그럼 이제.......”


“네! 마법사님. 아네스. 부탁하마.”


“마법사님 침실로 모시겠습니다.”


“그래.”


하눈이 식사를 마치고 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침실로 돌아올 때까지 모야는 얌전히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모야는 마을에 들어와서 단 한 번도 반투명 상태를 해제 한 적이 없었다.


‘계속 저 상태를 유지해도 괜찮은 건가?’


“모야. 왜 그래? 혹시 어디 아픈 거니?”


걱정된 하눈이 한걸음에 다가가자 그제야 꼬리를 흔들며 배를 발라당 까는 모야였다.


“뭐야. 꾀병이야? 이 녀석.”

하지만 모야는 하눈이 만지는 부분만 일시적으로 육체를 입었다가 바로 다시 반투명 상태로 돌아갔다.


“오! 이젠 이런 것까지 가능해? 아무튼 괜찮은 거지?”


고개를 끄떡이는 모야였다. 마음을 놓은 하눈은 잠시 창밖을 구경했다.


“나름대로 운치가 있네. 지구처럼 밝지는 않지만 말이야. 캬~ 아라의 별은 언제 봐도 환상이다. 그치?”


하지만 모야는 여전히 침대에서 뒹굴뒹굴하고 있었다.


“으이그. 넌 침대가 그렇게 좋냐?”


아빠 미소를 지은 하눈은 커튼을 내리고 빛의 파동을 뿌렸다. 1층에 두 명의 남자 시종 외에는 저택에 아무도 없었다.


“오케이! 이스!”


아공간을 연 하눈은 습관처럼 마법서를 꺼내었다.


“이스!”


그리고 다시 아공간을 닫고서 찬찬히 마법서를 읽기 시작했다.


지난 일주일 동안 하눈은 잠시도 쉬지 않았다. 낮에는 마을을 찾아 달렸고 밤이 오면 마법책을 보며 마법을 수련했다.


하눈은 평생에 뭔가를 이렇게 열심히 한 적이 없었다.


원력의 도움으로 평소 상상도 못 할 성취를 이룰 수 있으니 신이 나서 잠시도 쉴 틈이 없었던 것이었다.


너무 잘해서 재미있고 즐기다 보니 정상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평생의 소원이 이제 막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기나 할까?


그렇게 평범했던 지구인 하눈은 아라의 천재 마법사로서의 첫걸음을 조용히 내디디고 있었다.






“미쳤어?”


“나. 갈 거라고.”


“마법사가 필요 없다고 했는데 미쳤다고 거길 왜 가? 내 아하스 이 개새끼를 죽여 버리고 만다.”


“촌장 할아버지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그래?”


“무슨 잘못? 왜 하필 너냐고? 이 마을에 애들이 그렇게 많은데 왜 너를 콕 찍었냐고? 이 개 같은 할아범이 옛날부터 날 고깝게 본 거야. 어디서 날 엿 먹이려고. 자기 손녀나 갖다 바칠 것이지.”


“정말 아빠는 제정신이 아니구나? 아하르네는 이제 아홉 살이야.”


“그게 무슨 상관이야 너만 아니면 되지.”


“이게 다 아빠 때문이잖아!”


아네스가 크게 소리치자 갑자기 꿀 먹은 벙어리가 된 아네피테였다.

“이게 다 아빠가 진 빚 때문이라고. 내가 말 안 하려고 했는데 빚을 대신 갚아 주는 대가로 내가 자원한 거야.”


“뭐?”


“마을 사람들이 모은 돈으로 아빠 빚 이제 다 갚았다고.”


“미쳤어? 내가 언제 너보고 빚을 갚으래? 내가 착실히 돈을 벌어서 갚으면 되는 거였어.”


“착실히 돈을 벌어? 정말 웃기지도 않아. 내가 모를 줄 알아? 지금 원금은커녕 이자도 못 갚고 있잖아. 그리고 내년 봄까지 빚 다 못 갚으면 아빠 죽는다며?”


“뭐? 누가 그래? 이 개놈의 아하스 새끼. 진짜 가서 죽여 버릴라.”


“죽여.”


“뭐?”


“가서 촌장 할아버지 죽여보라고. 졸보라서 찾아가지도 못할 거면서 만날 말로만 다 한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지만 아네피테는 이렇다 할 변명도 제대로 늘어놓지 못했다.


“난 아빠처럼 안 살 거야. 어차피 내년까지 빚 못 갚았으면 아빠는 죽고 난 노예로 팔려 갔을 거잖아. 안 그래?”


아네피테는 죄인처럼 고개를 푹 숙였다.


“아하스가 그렇게는 안 뒀을 거야.”


“그렇게 욕을 하더니 인제 와서 촌장님이 안 그럴 거라고? 영주의 사채업자들을 촌장 할아버지가 무슨 힘으로 막을 건데? 응? 말해봐. 마을에서 누가 노예로 끌려가는 날 막을 수 있어?”


한참 동안 말이 없던 아네피테가 모기 같은 소리로 이야기했다.


“그래도 밤 시중을 들것까진 없잖아. 이미 돈도 다 갚았고 마법사도 괜찮다고 했으니 네가 할 일은 이미 다 한 거야.”


“아빠처럼 안 살려면 여길 떠나야지.”


“뭐?”


“잘 생각해봐. 내게 이런 기회는 다시없어. 지방 마탑도 아니고. 영지 마탑도 아냐. 무려 대마탑의 마법사라고. 우리가 저런 분을 평생 한 번 볼 기회가 있을 것 같아?”


“그게 도대체 너랑 무슨 상관이야? 넌 어차피 마법도 모르잖아?”


“내게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 아빠가 어떻게 알아? 나에겐 마법 시험을 칠 기회도 없었는데.”


“이런 산골짝이 아니라 영주민들도 지방 마탑의 시험조차 보기 힘들어.”


“그러니까 내 말이.”


“하~ 정신 차려. 아네스. 시험을 본다 해도 백에 아흔아홉은 떨어지는 게 현실이야.”


“마법사가 아니라도 상관없어. 난 꼭 이 기회를 잡을 거야.”


“그래 네 말이 다 맞는다고 치자. 하지만 마법사의 밤 시중을 드는 게 도대체 네가 마법사가 되는 거랑 무슨 상관인데?”


“아빤 정말 순진한 거야? 아니면 멍청한 거야? 딱 보면 몰라? 남색도 여색도 밝히지 않는 마법사야.”


“그게 뭐?”


“저 나이가 되도록 여자를 모른다는 말은 총각일 수도 있다는 말이야.”


“오! 아네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니? 너 설마 빛의 마탑 마법사의 신부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거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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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빛의 마탑으로 (4) 21.02.06 57 0 12쪽
29 빛의 마탑으로 (3) 21.02.05 53 1 12쪽
28 빛의 마탑으로 (2) 21.02.04 60 2 11쪽
27 빛의 마탑으로 (1) 21.02.03 61 3 12쪽
26 악마를 보았다 (2) 21.02.02 68 1 12쪽
25 악마를 보았다 (1) 21.02.01 74 2 13쪽
24 진짜가 나타났다! (3) 21.01.30 81 1 12쪽
23 진짜가 나타났다! (2) 21.01.29 78 2 12쪽
22 진짜가 나타났다! (1) 21.01.28 84 2 12쪽
21 지방 마법사 재쑤 (4) 21.01.27 90 2 12쪽
20 지방 마법사 재쑤 (3) 21.01.26 84 1 12쪽
19 지방 마법사 재쑤 (2) 21.01.25 93 2 12쪽
18 지방 마법사 재쑤 (1) 21.01.23 103 2 12쪽
» 아라의 첫 마을 (3) 21.01.22 88 1 13쪽
16 아라의 첫 마을 (2) 21.01.21 106 2 12쪽
15 아라의 첫 마을 (1) 21.01.20 111 2 13쪽
14 검은 평야 (4) 21.01.19 112 1 12쪽
13 검은 평야 (3) 21.01.18 118 1 12쪽
12 검은 평야 (2) 21.01.16 147 2 12쪽
11 검은 평야 (1) 21.01.15 178 2 13쪽
10 꿈에 그린 마법사 (3) 21.01.14 167 2 13쪽
9 꿈에 그린 마법사 (2) 21.01.13 178 1 13쪽
8 꿈에 그린 마법사 (1) 21.01.12 189 2 12쪽
7 이세계로 떨어지다 (7) 21.01.11 198 2 13쪽
6 이세계로 떨어지다 (6) 21.01.09 216 2 12쪽
5 이세계로 떨어지다 (5) 21.01.08 266 4 13쪽
4 이세계로 떨어지다 (4) 21.01.07 270 4 12쪽
3 이세계로 떨어지다 (3) 21.01.06 352 6 13쪽
2 이세계로 떨어지다 (2) 21.01.05 475 10 12쪽
1 이세계로 떨어지다 (1) 21.01.04 828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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