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최정하 님의 서재입니다.

레벨은 권력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최정하
작품등록일 :
2016.10.26 10:27
최근연재일 :
2017.02.23 21:23
연재수 :
105 회
조회수 :
69,594
추천수 :
1,011
글자수 :
405,372

작성
17.01.24 22:14
조회
256
추천
2
글자
9쪽

게이머가 되어(3)

이 글을 픽션입니다. 인물 및 기관, 상황은 실제가 아니며 제 상상 속에서 만들어낸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으아악!"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흩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과속으로 달려오고 있는 검은 세단의 목표는 내가 분명했다. 뒤돌아 달리고 있는 나를 향해 놈이 방향을 틀었던 것이다.


"젠장, 늦었어!"


달려오는 검은 세단을 피하기 늦은 것 같았다. 이미 일 미터 앞까지 다가와있었던 것이다.


"아직 포기하긴 일러. 이렇게 허무하게 당할 순 없어."


돌진해오는 자동차를 피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나는 차도로 뛰어들어 반대차선을 향해 달려갔다.

내가 막 반대차선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어깨에 둔탁한 통증과 함께 자동차가 나를 치고 지나갔다.


"허억!"


나는 반대편 차도에 서 있는 자동차 본네트에 머리를 부딪히며 앞으로 꼬꾸라졌다.


"도와주세요! 사람이 다쳤어요!"


누군가 소리치는 소리가 들렸다. 우르르 달려오는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도 들렸다.

누군가 내 몸을 뒤집더니 "머리를 다쳤군. 누구 115에 전화 좀 해줘요." 라고 소리쳤다. 그리고 나를 흔들며 "이봐요! 정신 들어요?" 라고 몸을 흔드는 것이었다.


"으으윽!"


몸이 흔들리면서 어깨에 통증이 느껴졌다. 몸이 점점 추워졌다.

나는 덜덜 떨리는 몸을 웅크리며 흐릿해지는 눈을 크게 뜨려고 노력했다.

나를 흔들던 남자의 흐릿한 윤곽이 점점 빛 속으로 사라져가고 있었다.


(준아! 준아 눈떠봐!)


누군가 내 몸을 흔들고 있었다. 나는 깊은 어둠 속에 홀로 서 있었는데 나를 부르고 있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으으윽."


눈을 뜨려고 애쓰며 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아주 멀리서 레인이 나를 부르고 있었다.


'레인이야!'


반가운 마음에 나는 레인의 이름을 부르며 눈을 번쩍 떴다.


"레인!"

(다행이다. 정신이 들어?)

"어떻게 된 거야?"

(교통사고가 났었어. 기억 안나니?)


그제야 레벨은 권력 게임 안에서 나를 향해 돌진해오던 검은 세단이 기억났다.


"으으, 기억나. 게임 속에서 사고가 있었어. 신문사를 나와 시청으로 가던 도중에 검은 세단이 나를 향해 돌진해왔어. 마치 나를 죽이고 싶은 것 같았어."

(으음. 혹시 대통령 횡령기사를 실었니?)


짚이는 게 있다는 듯 레인이 물었다.


"응. 기사를 보내고 너를 만나러 시청으로 가는 길이었어."


(내 추측이 맞았군. 아마 그 기사 때문인 것 같다. 이모스트 짓일 거야. 나 때문에 네가 위험에 처했어.)


레인은 자신이 작성했던 기사 때문에 내가 위험해졌다고 생각했는지 미안함 얼굴로 내 어깨를 두드렸다.


(미안해, 준아.)

"으윽!"


레인의 손이 어깨에 닿자 극심한 통증이 몰려왔다.


(왜 그래?)

"어깨··· 어깨를 다친 것 같아."

(내 정신 좀 봐. 네 머리에서도 피가 나.)

"으윽, 정말이야? 그럼 게임과 현실이 같은 세계라는 거야?"

(잘은 모르겠지만 게임에서 받은 데미지가 현실로 이어지는 것 같다. 자 어서 게임캡슐 밖으로 나와.)


레인의 부축을 받으며 나는 게임캡슐 밖으로 나왔다.


(어디 봐.)


레인이 내 옷깃을 내리더니 어깨를 살펴보았다.


(부상이 심해. 부어 올랐어. 아무래도 어깨뼈가 부러진 것 같다. 치료를 받는 게 좋겠어.)


레인은 나를 번쩍 안아 들어올리더니 문 앞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


(젠장, 잠겼잖아?)


그렇게 말하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레인이 문 옆에 있는 홀로그램 버튼을 발견하고 눌렀다. 그러자 우리를 게임실로 데리고 왔던 로봇이 나타나 물었다.


(무슨 일입니까?)

(게임 중 부상을 입었다. 치료가 필요해.)


로봇이 사라지더니 찌이잉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문 앞에 서 있던 로봇이 물었다.


(퍼시, 혼자 걸을 수 없나요?)


내가 대답하려는데 레인이 손톱으로 팔을 꼬집었다.


(못 걸어. 보면 몰라?)


그러자 하는 수 없다는 듯 로봇이 앞장서 걸었다.


(따라오세요.)


로봇은 우리를 데리고 회장실을 지나쳐 중앙컴퓨터실 옆에 있는 방 앞에 멈춰서더니 노크를 했다.


(소장님,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들어와."


안에서 들리는 남자의 목소리가 귀에 익었다.


'혹시 한서원 아저씬가?'


나는 진서 아저씨의 사촌동생인 한서원 아저씨일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에 부상을 입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봇이 문을 열고 들어가더니 따라오라고 손짓을 했다.

우리가 들어간 곳은 사무실이었는데 안쪽에 문이 하나 있는 걸 보니 안쪽에도 다른 공간이 있는 것 같았다.

책상 앞에 앉아있던 남자가 고개를 들고 들어서는 우리를 바라보았다.


"많이 다쳤나?"


한서원 아저씨였다.


(그런 것 같습니다.)


내 이마에서 흐르고 있는 피를 가리키며 로봇이 대답했다.


"T33, 환자를 간이침대로 데려가라."

(이쪽으로 데려오세요.)


로봇이 레인에게 손짓을 했다. 아직 한서원 아저씨는 내 얼굴을 보지 못한 듯 했다.

레인이 나를 간이침대에 눕히자 한서원 아저씨가 내 쪽으로 걸어왔다.


"쯧쯧, 어쩌다 다쳤지? 게임과 현실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몰랐나?"


그렇게 말하며 다가온 한서원 아저씨의 얼굴이 굳어졌다. 내 얼굴을 알아본 것 같았다. 그는 로봇을 향해 몸을 돌리더니 명령을 내렸다.


"T33, 환자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게이머들을 감시하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라. 알겠나?"

(네, 알겠습니다.)


T33이 감시라는 중요한 임무를 위해 밖으로 나가는 걸 확인한 후에야 한서원 아저씨가 물었다.


"준이 맞지? 네가 어쩌다 이곳에 오게 됐지? 이곳이 어딘지 알고 들어왔어?"

(먼저 상처부터 봐주세요.)

"너는 누구지?"


한서원 아저씨가 내 옷을 벗기며 레인을 돌아보았다.


(준이 친구이고 문재하 박사님의 조수입니다.)

"뭐? 문박사님의 조수라고? 그럼 네가 레인이란 말이냐?"

(박사님과 연락이 됐나요?)

"연락 받았다. 하지만 게이머라는 소린 못 들었다. 으흠, 생각했던 것보다 부상이 심하지 않은 것 같다. 어쨌든 부상을 입어 나를 찾아올 수 있어서 다행이구나."

"아저씨, 우리 아빠 어디 계세요?"

"으응? 그··· 그게 말이다."


당황한 얼굴로 한서원 아저씨가 더듬거렸다.


"어디 있어요, 우리 아빠? 제발 알려주세요."

"여기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아직까진 무사하다."


그렇게 말하며 한서원 아저씨가 눈을 깜박였다.


'아버지가 말한 CCTV가 이곳에도 설치되어 있는 것 같군.'


레인도 알아들은 것 같았다. (그럼 게임실로 돌아가야 하나요?) 라고 물었던 것이다.


"아냐. 여기에서 이틀 정도는 누워 있거라. 환자가 몸을 움직이기 힘들 테니 네가 도와주는 게 좋겠다."


그렇게 말하며 한서원 아저씨가 내 머리의 상처를 소독하고 레이저로 상처를 봉합했다.


"어깨는 3D붕대를 감아주마. 움직이는 게 훨씬 수월해질 거야."


한진서 아저씨가 3D붕대를 내 어깨 감아준 후 뜨거운 열기를 가져다 댔다.


"이렇게 하면 붕대가 네 어깨 모양이 맞춰 모양을 잡게 된단다. 소염효과와 진통효과도 겸하고 있으니 붓기는 곧 빠지게 될 게다. 하지만 하루 정도는 움직이지 않는 게 좋다. 뭐 좀 먹겠니?"

"네, 배고파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만약 김택이 이 곳을 CCTV로 감시한다면 환자처럼 행세하는 게 좋을 거야. 아무래도 아버진 저 문 안쪽에 있는 게 분명해. 그렇지 않다면 나를 이 곳에 붙잡아 놓을 리가 없잖아?'


그런 생각이 들자 어떻게든 이곳에서 버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핑계를 대더라도 레인도 내 옆에 붙들어 놓아야 할 것이다.

한서원 아저씨의 생각도 나와 같은 것 같았다. 그래서 레인을 내 보호자로 곁에 둔 것이리라.

한서원 아저씨가 이상하게 생긴 젤리를 가져다 주었다.


"먹어봐. 과일즙에다 거저리 가루를 섞은 젤리다. 환자에겐 최고의 영양식이지."


네모나고 길죽한 젤리 하나를 입이 넣었다.


"달콤하네요? 단음식 금지법에 안 걸려요?"

"하하, 자연 단맛이니 괜찮다. 그리고 가끔 단음식 금지법은 어겨도 돼.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 아니냐?"

"······!"


고개를 끄덕이며 나는 젤리를 입안에 밀어 넣었다.


'역시 단맛은 행복한 맛이야!'


난 처음으로 인간에게서 단맛이라는 행복을 없애버린 단맛 금지법에 대해 위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우린 먹고 싶은 음식조차 선택할 권리를 차단당하고 사는 걸까?’


갑자기 든 그 생각이 나를 흔들고 있었다.




추천, 댓글 하나가 절 행복하게 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레벨은 권력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내용수정 +2 16.11.07 1,061 0 -
105 레인과 소피아38(2) +2 17.02.23 306 2 8쪽
104 레인과 소피아38(1) +1 17.02.22 194 2 8쪽
103 아버지를 찾아서(5) +1 17.02.20 163 2 10쪽
102 아버지를 찾아서(4) +1 17.02.17 209 2 8쪽
101 아버지를 찾아서(3) +2 17.02.16 217 3 8쪽
100 아버지를 찾아서(2) +1 17.02.15 232 2 8쪽
99 아버지를 찾아서(1) +1 17.02.14 260 2 10쪽
98 이모스트 대통령(7) +1 17.02.13 303 2 10쪽
97 이모스트 대통령(6) +1 17.02.08 276 3 9쪽
96 이모스트 대통령(5) +2 17.02.06 229 3 10쪽
95 이모스트 대통령(4) +1 17.02.03 356 3 10쪽
94 이모스트 대통령(3) +1 17.02.02 333 2 10쪽
93 이모스트 대통령(2) +2 17.02.01 323 3 9쪽
92 이모스트 대통령(1) +2 17.01.31 299 3 8쪽
91 신인류 2세(2) +5 17.01.30 273 3 8쪽
90 신인류 2세(1) +1 17.01.27 254 2 8쪽
89 게이머가 되어(5) +1 17.01.26 267 2 8쪽
88 게이머가 되어(4) +1 17.01.25 254 2 8쪽
» 게이머가 되어(3) +1 17.01.24 257 2 9쪽
86 게이머가 되어(2) +1 17.01.23 428 2 8쪽
85 게이머가 되어(1) +1 17.01.21 307 2 8쪽
84 재회(5) +1 17.01.20 329 3 9쪽
83 재회(4) +1 17.01.19 304 2 8쪽
82 재회(3) +1 17.01.18 268 2 9쪽
81 재회(2) +1 17.01.17 358 2 11쪽
80 재회(1) 17.01.16 260 3 9쪽
79 건택사로 향하다(5) +3 17.01.14 436 3 10쪽
78 건택사로 향하다(4) +1 17.01.13 373 3 9쪽
77 건택사로 향하다(3) +1 17.01.12 340 3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