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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하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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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최정하
작품등록일 :
2016.10.26 10:27
최근연재일 :
2017.02.23 21:23
연재수 :
105 회
조회수 :
69,595
추천수 :
1,011
글자수 :
405,372

작성
17.01.18 22:20
조회
268
추천
2
글자
9쪽

재회(3)

이 글을 픽션입니다. 인물 및 기관, 상황은 실제가 아니며 제 상상 속에서 만들어낸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나는 소피아29를 노려보았다. 발가벗은 G56의 몸 위에 간편식 봉지가 올려져 있었던 것이다.


"설명해봐, 소피아29. 이게 다 뭐지?"


내가 흥분한 이유를 알겠다는 듯 소피아29가 미소 지었다.


(비타민을 끊었잖아요. 그럼 음식이 필요한 것 아닌가요?)


그녀는 커피를 내리며 느긋하게 웃었다.


"그러다 탈이라도 나면 어떡하려고!"

(호호호, 아직까진 아무 문제 없었어요.)

"먼저 몸에 붙은 센서를 떼야 되는 것 아닌가?"


그러며 내가 G56의 머리에 붙어 있는 센서를 떼려고 하자 소피아29가 소리쳤다.


(안돼욧! 센서에 손대지 마세요.)

"왜지? 센서에 연결된 중앙컴퓨터가 G56을 지배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음식을 주려면 센서를 먼저 떼야 하잖아?"


소피아29가 다가왔다. 늘씬하고 아름다운 각선미가 오늘따라 돋보였다.

그녀는 G56의 캡슐 옆에 다가와 서더니 그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만약 이 센서를 떼내면 김택 회장님께 곧바로 연락이 가게 돼요. 그럼 강이사님과 제가 G56에게 한 행동이 다 발각된다고요. 그보다 이 남자 너무 멋있지 않아요?)


나는 소피아29의 말을 무시했다. 하지만 마음 한 켠에서 G56에게 집착하는 소피아29를 향해 불안감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음식을 먹이는 건 괜찮나? 나는 그게 더 위험해 보이는데?"

(염려 마세요. 이 센서만 떼지 않는다면 중앙컴퓨터는 절대 알아내지 못할 거에요. 그것보다 할 얘기가 있어요.)

"······!"

(이쪽으로 오세요. 커피 마시면서 얘기해요.)


그렇게 말하며 책상 쪽으로 걸어가는 소피아29를 나는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오늘따라 그녀가 억압적인 말투를 썼던 것이다. 마치 나를 지배하려는 것 같았다.

나는 빨대로 간편식을 힘들게 먹고 있는 G56의 손등을 두드려준 후 소피아29에게로 갔다.

내가 자리에 앉자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그녀가 밑도 끝도 없이 물었다.


(저 달라진 것 없어요?)


나는 무표정하게 소피아29를 올려다봤다. 전보다 더 여성스러워졌다는 것만 빼고는 무엇이 달라졌는지 알 수 없었다.


"글쎄? 잘 모르겠는데?"

(······!)


내게 무슨 말을 기대했던 걸까? 소피아29의 얼굴이 실망으로 일그러지는 것이었다.

나는 왠지 그녀가 화가 나 있다는 생각을 하며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정말 오랜만에 마셔보는 소피아29식 커피였다.

그녀는 내 기분을 맞춰주려는 듯 커피에 인공감미료까지 첨가했던 것이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그녀의 표정을 보자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말해봐. 뭐가 달라졌지?" 라고 물었다.

그러자 소피아29가 얼른 내 옆에 앉더니 내 의자를 돌려 마주보게 하는 것이었다.


(할 말이 있어요.)

"말해봐."


갑자기 소피아29가 활짝 웃더니 내 팔에 손을 올려놓았다.


(궁금하지 않아요?)


선문답 같은 소피아29의 말이다.


"뭐가?"


나는 정말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며 팔에 올려진 소피아29의 손을 내려놓았다.

내 행동이 섭섭했던 걸까? 소피아29가 눈물을 글썽거리는 것이었다.


'뭐야? 내가 무슨 말을 했다고 우는 거야? 머리 아파 죽겠는데 왜 소피아29까지 이러는 거야?'


나는 소피아29의 눈물을 보자 짜증 났다. 시계를 보니 게이머들 비타민 먹일 시간이었다.


"10시야."


무안한 상황을 벗어나려는 듯 그렇게 말하며 일어서려는데 소피아29가 무섭게 노려보았다.


"뭐지? 할 말 있으면 빨리 말해."


그렇게 말하며 시계를 가리키자 소피아29가 입을 열었다.


(저 임신 했어요.)


나는 소피아29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러자 그녀가 다시 한번 (저 임신 했다구요.)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임신? 소피아29가 임신을 했다고? 그게 가능해?"

(가능하다고 말씀 드렸을 텐데요?)


자신의 의도대로 대화가 진행되지 않는 것에 분개했다는 듯 소피아29의 말투가 딱딱해졌다.

그러더니 시계를 가리키며 (게이머들 비타민 먹이세요.)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뭐야? 농담이었던 거야?'


나는 물러서는 소피아29에게 농락당한 느낌이 들었다.

갑자기 임신했다는 황당한 말을 늘어놓더니 이젠 게이머들 약이나 먹이라니 소피아29도 제정신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비타민을 챙겨 G1부터 차례로 약을 먹이기 시작했다.

내가 가까이 다가가면 자동으로 입을 벌리고 있는 게이머들에게 약을 먹이자니 가슴이 묘하게 아릿해지는 것이었다.

내가 먹이는 약이 게이머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없었을 때는 생기지 않던 감정이었다.


'강경수! 약 먹이지마. 아무리 김택이 시켰다지만 이 약이 사람들에게 어떤 짓을 하는지 알고 있잖아? 더 이상 약을 먹여선 안 된다고. 가슴이 아프다고? 그게 죄책감이라는 걸 몰라?'


그런 생각들을 하며 나는 게이머들에게 약을 먹이는 일이 혼란스러웠다.

그렇다고 무작정 약을 먹이지 않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스스로 타협하며 G23의 게임캡슐까지 갔다.

캡슐 덮개를 열자 G23이 눈동자를 깜박였다. 이미 G56을 통해 경험을 해봤던 터라 나는 G23에게 허리를 굽혀 속삭였다.


"한영씨! 내 말 들린다는 것 알아요. 약을 먹지 않으면 당신 의식이 깨어날 겁니다. 당신 부모님이 찾고 있어요. 그러니 잘 견디고 있어요."


내 말을 알아들은 듯 G23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나는 약을 먹이는 것처럼 알약 두 개를 G23의 입에 넣는 시늉을 했다. 그리고 얼른 그의 게임캡슐 덮개를 내렸다.

G56의 게임캡슐 앞에 왔을 때 나는 거의 비어 있는 간편식 봉지를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CCTV에 걸리면 어떡하려고 이렇게 대놓고 먹이지?'


나는 얼른 CCTV쪽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소피아29가 카메라 위치를 바꿨다는 것을 알아챘다.


'용의주도하군.'


나는 소피아29가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용의주도하고 조심성 많은 성격이라고 생각했다.

흘끗 바라보니 소피아29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책상에 앉아 내가 게이머들에게 약을 먹이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이지?'


나는 소피아29의 시선이 불편했다.

그녀의 시선에서 벗어나려는 듯 나는 G56의 입을 닦아주고 간편식 봉지를 꺼내 내 주머니에 넣었다.


(그 남자 멋있지 않아요?)


소피어29가 또 G56이 멋있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설마 G56에게 관심이라도 있는 거야?'


나는 그녀를 흘낏거리며 그녀가 G56에게 집착을 보이는 것을 꺼림직하게 여겼다.


"미란이···는요?"


G56이 그렇게 물었을 때 갑자기 소피아29가 웃음을 터뜨렸다.


“호호호홋!”

"······?"

(미란이라고? 넌 절대 그 여자에게 못 갈 거야.)


소피아29의 얼굴은 소름끼치게 무서워 보였다.


'혹시 G56을 좋아하는 거야?'


나는 질투로 이글거리는 소피아29의 눈을 바라보며 그런 의심이 들었다.

그러자 임신했다던 소피아29의 말이 머리를 스쳐가는 것이었다.


'설마 농담이 아니었던 거야?'


나는 아무 말 없이 게이머들에게 약을 먹이기 시작했다. 소피아29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 내 행동이 그녀의 심기를 건드린 것 같았다.

갑자기 달려오더니 게이머들에게 먹일 약을 빼앗아 던져버리는 것이었다.


"도대체 왜 그래?"


나는 어이없다는 얼굴로 소피아29를 노려보았다.

그러자 그녀가 내 앞에 버티고 서더니 내 손을 잡아 자신의 배 위에 올려놓은 것이었다.


(만져봐요.)

"무···무슨 짓이야?"


나는 소피어29의 손을 뿌리치며 소리쳤다. 왠 해괴한 짓이냐 싶었다.

그러자 소피아29가 자신의 옷을 홱 들추더니 배를 드러냈다.


(자 보세요.)


그녀는 아주 화가 많이 나 보였는데 하얗게 드러난 자신의 배 위에 또 내 손을 잡아 끄는 것이었다.


"소피아29! 미쳤어? 도대체 사무실에서 이게 무슨 해괴한 짓이야?"


나는 손을 확 뿌리치며 그녀를 향해 소리쳤다.

내 눈엔 소피아29의 행동이 여왕벌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녀는 G56에게 질투의 눈길을 보내면서 동시에 내 행동도 통제하려고 들었던 것이다. 마치 두 남자의 관심을 독차지 하려는 듯 했다.


'상대하지 말자. 그녀가 내 관심을 원한다면 무관심하게 대해주리라.'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약병을 집어들었다.

혹시라도 김택이 또 CCTV로 이 모든 것을 지켜볼까 봐 걱정됐던 것이다.

소피아29가 내게 약을 먹이고 이상한 짓을 했을 때도 김택이 CCTV를 통해 모든 것을 다 지켜보았다고 한진서가 말하지 않았던가.


'······! 소피아29가 내게 했던 이상한 짓이라고?'


갑자기 불길하고 끔찍한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혹시···? 소피아29가···?'




추천, 댓글 하나가 절 행복하게 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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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Personacon 후우우우니
    작성일
    17.02.02 16:28
    No. 1

    연결유무만 체크하고 건강상태까진 심각하게 체크하지 않는 군요......

    소피아29~ 씨앗은 똑똑한 남자에게 받고 살기는 눈에 맞는 잘생긴 남자와......

    천잰데요.....ㅎㅎㅎ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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