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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하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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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최정하
작품등록일 :
2016.10.26 10:27
최근연재일 :
2017.02.23 21:23
연재수 :
10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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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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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글자수 :
405,372

작성
17.02.17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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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8쪽

아버지를 찾아서(4)

이 글을 픽션입니다. 인물 및 기관, 상황은 실제가 아니며 제 상상 속에서 만들어낸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쿨란! 몸을 최대한 웅크려!)


쿨란에게 소리치며 레인이 컴퓨터 앞으로 다가가더니 몸을 날려 쿨란을 삼키고 있는 구멍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탕!


총알이 박힌 촉수가 꿈틀거리더니 스르르 풀리는 게 보였다. 그러자 레인은 연거푸 방아쇠를 당기는 것이었다.


탕! 탕! 탕!


총에 맞은 촉수들이 푸르스름한 피를 흘리며 축 늘어졌다. 그러자 레인은 구멍을 밟고 기어올라가더니 쿨란을 잡아당겼다.

구멍을 빠져 나온 쿨란의 몸이 미끄러지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쿵!


“으윽.”


신음소리를 내며 쿨란이 꿈틀거렸다.

그의 몸은 온통 끈적거리는 액체가 달라붙어 있었는데 컴퓨터 촉수에서 나온 물질 같았다. 팔에는 붉은 반점이 잔뜩 돋아 있었다.


“레인, 이 반점이 뭘까?”

(빨판 자국 같은데? 낙지 다리처럼 촉수에도 빨판이 붙어 있는 것 같아.)

“뭐? 빨판이라구?”


쿨란이 몸을 일으키며 중얼거렸다. 그는 팔을 뻗어 붉은 반점을 들여다보더니 몸을 부르르 떨었다.


“끔찍하군. 저것들이 빨판으로 날 빨아먹기라도 했단 거냐? 서두르자.”


촉수들이 일제히 구멍 안에서 기어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촉수들의 길이는 그리 길지 않아서 출입구 가까이까지는 닿지 않았다.

우리는 촉수가 닿지 않도록 조심하며 뇌가 보관되어 있다는 비밀공간 앞으로 갔다.

비밀공간이 있다고 레인이 가리키는 곳은 컴퓨터실 오른쪽 벽이었는데 내 눈에는 비밀공간은커녕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쿨란도 나와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레인을 돌아보며 황당하다는 듯 팔을 벌렸던 것이다.


“레인, 아무것도 없잖아. 비밀공간이 어디 있다는 거지?”

(기다려봐.)


빙글빙글 웃으며 레인이 대꾸했다. 그녀는 눈에서 이상한 빛을 내뿜더니 벽면에 비추는 것이었다. 그러자 벽에 문 하나가 나타났다.


(어때? 보이지?)


우쭐거리듯 레인이 물었다.


“레인, 어떻게 된 거야?”

(적외선에 반응하는 거야.)


그렇게 말하며 레인이 손을 뻗어 문을 밀었는데 거짓말처럼 스르르 열리는 것이었다. 마치 어둠이 입을 벌리고 있는 것처럼 열린 문 안은 어두웠다.


“앗! 열렸어.”


나는 문 안으로 뛰어들어가며 소리쳤다. 안개처럼 어둠이 내 몸을 가두는 것 같았다.

나는 더듬더듬 벽을 더듬었는데 그 순간 레인이 전등을 켰다. 하지만 비밀공간은 텅 비어 있었다.


(박사가 우릴 속였어.)


주먹을 흔들며 레인이 으르렁거렸다. 레인이 고개를 돌렸을 때 나는 빨갛게 변해 있는 눈동자를 보고 흠칫 놀랐다.

문재하 박사의 말이 떠올랐다. 문재하 박사는 ‘너한테 잔인하게 굴지는 않겠지만 그 애를 분노하게 한 사람은 조심해야 될 게다.’ 라고 말했었다.

지금 레인은 아주 난폭하고 잔인한 상태인 것이다.


(나가자.)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쿨란 역시 갑자기 눈동자가 빨갛게 변해버린 레인을 놀란 듯 바라보았다.

쿨란은 아직 촉수에게 공격 당했던 충격에서 회복되지 못한 상태였다. 옷 밖으로 드러난 그의 피부 여기저기 붉은 빨판자국이 선명했다.

레인의 얼굴은 무서웠다. 그녀는 빨갛게 변해버린 눈동자를 빛내며 컴퓨터 앞으로 가더니 창문처럼 수없이 뚫려있는 구멍 안에 손을 집어넣어 촉수를 움켜쥐었다.

그러자 구멍 안에서 촉수들이 일제히 기어나오더니 레인의 몸을 감싸는 것이었다. 마치 촉수들은 자신들이 공격 당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레인의 몸은 곧 촉수들로 둘러싸여 보이지 않았다. 촉수들은 공처럼 레인의 몸을 꽁꽁 감싸더니 그녀를 끌어올렸다.


“왜 저러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쿨란이 중얼거리더니 공처럼 감싼 레인을 대롱대롱 매달로 있고 촉수를 향해 권총을 겨누는 것이었다.


“쿨란, 기다려요. 레인을 믿어봐요.”


나는 쿨란을 말리며 출입구 가까이 뒷걸음질쳤다.


“무슨 생각인지 원.”


쿨란이 투덜거리며 출입구 앞으로 뒷걸음쳤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촉수에 공처럼 매달린 레인도 레인을 공처럼 만든 촉수들도 전혀 움직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자 쿨란이 다시 권총을 겨누는데 갑자기 공이 팽창하더니 올록볼록해지는 것이었다. 마치 먹이를 소화시키려는 것처럼 보였다.


“으이구 징그러워 죽겠다.”


쿨란이 이마를 찡그리며 권총을 겨눴다. 그러자 촉수 하나가 길게 뻗어 나오더니 권총을 휙 낚아채버리는 것이었다.


탕!


권총이 발사되며 날아가더니 컴퓨터 앞에 떨어졌다. 나는 권총을 향해 달려가는 쿨란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왜, 꼬마야? 저것 없으면 우린 나갈 수 없어.”

“레인을 믿어봐요.”


나는 아직도 레인이 촉수들을 다 없애버리고 우릴 밖으로 나가도록 해줄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맥없이 당할 레인이 아닌 것이다.

잠시 후 공처럼 레인의 몸을 감싸고 있던 촉수들을 뚫고 레인의 손이 밖으로 빠져 나왔다.


“꼬마 네 말이 맞았다. 레인이 살아 있어.”


덩치에 맞지 않게 눈시울을 붉히며 쿨란이 나를 돌아봤다. 그리고는 교란작전을 펴듯 컴퓨터 앞으로 달려가는 것이었다.

컴퓨터가 다가오는 쿨란에게 촉수를 뻗다가 이내 거둬들였다. 레인이 촉수들을 움켜쥐고 잡아뜯어버렸던 것이다.

사방으로 끈적끈적한 컴퓨터의 피가 튀었다.

나는 푸르스름한 컴퓨터의 피를 온 몸에 뒤집어 쓴 채 바닥에 떨어져 있는 권총을 주워들었다.

돌아보니 피를 뒤집어 쓴 쿨란이 촉수에 매달려 있는 게 보였다.


탕!


나는 쿨란을 들어올리는 촉수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그리고 몸을 굴러 뻗어오는 촉수를 피했다.

바닥으로 떨어진 쿨란을 다시 촉수들이 감아올리는 게 보였다.

쿨란은 팔을 허우적거려 구멍에 손을 집어넣더니 컴퓨터에 매달렸다.


(준아! 구멍들을 겨냥해!)


레인이 소리쳤다. 그녀는 촉수를 뚫고 밖으로 나와 있었다.


탕!탕!탕!탕!


나는 구멍을 향해 권총을 쏘기 시작했다. 그러자 밖으로 기어나오던 촉수들이 터지며 사방으로 피를 뿌리는 것이었다.

컴퓨터를 기어올라간 쿨란은 구멍 속에 손을 집어넣고 촉수들을 잡아 뜯었다.

레인 역시 닥치는 대로 구멍을 공격하고 있었다.


끄으으으으.


컴퓨터가 이상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컴퓨터실에 붉은 빛이 비치더니 덜컹 소리를 내며 문이 열렸다.


“컴퓨터를 지켜라!”


컴퓨터실로 뛰어들며 한 남자가 소리쳤다. 그러자 로봇들이 우르르 컴퓨터실로 들이닥쳤다.


(멈춰라!)


로봇들이 다가오며 소리쳤다. 나는 남자를 향해 권총을 겨누며 뒷걸음질쳤다.

그러자 남자가 나를 가리키며 소리치는 것이었다.


“네가 강준이냐?”

“당신은 누구지?”

“강준 맞구나? 하하, 나 말이냐? 나는 민경호다. 김택 회장님의 수행비서지.”


‘잔인하다는 그 놈이군.’


나는 민경호를 쏘아보며 그가 왜 내 이름을 들먹이는지 궁금해했다.

레이저총을 겨누며 로봇들이 다가왔다. 내가 저항하려 하자 레인이 소리치는 것이었다.


(준아! 안돼! 저항하지 마.)

“호오! 그래도 계집애가 좀 낫군. T17! 저 놈들을 끌고 와라.”

(네! 알겠습니다.)


T17과 부하들이 달려가 쿨란과 레인을 붙들었다. 그리고 바닥에 무릎을 꿇리는 것이었다.


“총을 던지거라.”


민경호가 다가오며 나직하게 내뱉었다. 그는 먹이를 앞에 둔 하이에나처럼 흥분한 얼굴이었다.

다가오는 민경호를 보자 나는 갑자기 분노가 치솟았다. 민경호 역시 아버지를 그렇게 만든 사람 중 하나였던 것이다.

순간 나는 권총 방아쇠를 당겨 버렸다. 나도 모르게 손가락이 움직여버렸던 것이다.

탕 소리와 함께 민경호의 가슴에서 피가 튀는 게 보였다.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던 민경호가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졌다.

그 순간 몸을 날린 레인이 레이저총을 뺏어 들고 로봇들을 쓰러뜨렸다.


(준아! 나가자!)


나는 멍한 얼굴로 달려오는 레인과 쿨란을 바라보았다.


“정신이 나갔군.”


쿨란이 나를 둘러매고 달리기 시작했다. 우리가 컴퓨터실을 빠져나오자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이쪽이야!)


레인이 소리치며 생체실험실을 향해 달렸다.




추천, 댓글 하나가 절 행복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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