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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ss 의 Real Science Fiction

사이보그 자유 기사로 판타지 세상에서 살아가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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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ss
작품등록일 :
2022.02.25 23:23
최근연재일 :
2022.03.01 22:50
연재수 :
6 회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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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0
글자수 :
31,178

작성
22.02.28 22:50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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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5화.

DUMMY

주변이 웅성거렸다. 신목의 줄기로 만든 밧줄을 한번에 끊어버렸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엘론시아도 그리고 아르헨도 놀란 얼굴을 했다. 일론이 손목을 이리저리 만진 다음 몸을 풀었다.


“지금 당장 시작하죠.”


머뭇거리고 싶지 않았다. 이왕 하기로 했다면 바로 하고 싶었다. 쇠뿔도 단숨에 뽑으라고 하지 않던가? 네크로맨서의 위치 추적부터 할 생각이었다. 소설 상 묘사된 내용만 가지고는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일단 신목 주변부터 시작해 볼까?”


일론이 그렇게 말하곤 신목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가만히 바라보았다. 여기서 마력이라 불리는 에너지 원을 추적하기 위함이었다. 분석을 시작하자 얼마 안가 신목의 에너지원과 다른 에너지 원이 검출되었다.


‘음, 흐르는 방향을 보니 서쪽인가?’


숲의 서쪽 방향에서 에너지가 흘러 들어오고 있었다.


‘해당 에너지 원을 추적 가능하게 안구를 업데이트 해줘.’


인공 뇌에 명령을 하자 눈 앞에 여러 알파벳과 숫자가 지나갔다. 그리고 얼마 안가 검은 에너지 원이 선의 형태로 보였다. 이를 따라가기만 하면 되었다. 아무래도 이 기계덩어리 몸이 점점 마음에 들 것 같은 민준이었다.


“이동합니다.”


일론이 그렇게 말하고 검은 선을 따라 숲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 갈수록 검은 선이 점점 두꺼워졌다. 아무래도 네크로맨서에게 그만큼 다가가고 있다는 뜻 같았다. 숲을 헤치며 일론이 추적을 계속했다.


“잠깐만요!”


그때,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일론이 뒤를 돌아보았다.


“엘론시아?”


어느새 그를 쫓아온 엘론시아가 숨을 몰아 쉬며 말했다.


“저도 같이 가요.”


“네?”


“같이 가자고요.”


“하지만 장로님이.”


“당신에게만 모든 걸 맡길 수는 없어요. 우리 신목이니까. 나도 도움이 되고 싶어요.”


이건 일론이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엘론시아가 따라오겠다고 하다니. 본래 계획은 홀로 네크로맨서를 잡고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냥 가라고 하려고 해도 엘론시아의 눈을 보니 쉽지 않아 보였다.


‘소설 속에서 엘론시아가 얼마나 강했더라?’


기억을 떠올려 보았다. 엘론시아는 이타리온 숲의 레인져 대장으로 여러 전투 능력에 있어 천부적인 재능을 나타냈다. 같이 가면 발목을 붙잡는 수준은 아니라는 소리였다. 역시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불편한 건 사실이었지만.


“한 명이라도 더 있으면 그만큼 일이 쉬울 거 아닌가요?”


음, 꼭 그러리라는 법도 없었지만 일단 알겠다고 한 일론이었다. 자기 몸 하나는 지킬 수 있는 실력이니 받아들이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물론, 아무리 소설에 나왔던 인물이라고 해도 구해줄 수 없는 순간이 오면 버릴 생각도 했다. 아직 이 소설에서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한 이상 민준은 어떻게든 살아야만 했다.


“좋아요, 따라오세요.”


일론이 앞장섰다. 엘론시아가 뒤를 따랐다. 푸른 숲이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나뭇잎 색이 바랐고, 잔가지가 나타났다.


“숲이 죽어가고 있어.”


엘론시아가 두려운 목소리로 말했다. 숲의 죽음은 곧 엘프의 죽음이었다. 엘론시아는 지금 죽음을 목격하고 있었다.


“죽음의 마법이 더 강해질 겁니다. 조심해요.”


더 안으로 들어가자 이젠 검게 변한 나무와 썩은 토양이 나왔다. 여기서부턴 완전히 네크로맨서의 영역이었다.


“잠깐만요.”


일론이 엘론시아를 세웠다. 그리고 전방을 바라보았다. 열반응은 없었다. 대신 무언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이를 분석해 소리의 정체를 파악해 보았다. 일정하고 규칙적인 소리로 보아 발자국 소리가 분명했다. 그리고 사족 보행을 하고 있었다.


‘열반응이 없는데 사족 보행을 한다?’


결과가 딱 나왔다.


‘짐승형 언데드다.’


결론을 내린 일론이 바로 전투를 준비했다. 주저하지 않고 플라즈마 소드를 뽑았다. 화려하게 불타는 푸른 검신에 엘론시아가 놀란 눈을 했다.


“그랜드 소드 마스터?”


일론이 대답하는 대신 자세를 잡았다. 예상대로 짐승형 언데드 헬하운드가 나타났다. 녀석은 죽음의 마법에 의해 강화된 상태였다. 보통 헬하운드 보다 덩치가 훨씬 컸다.


“옵니다. 준비해요.”


일론의 경고에 엘론시아가 활을 뽑았다. 시위에는 신목으로 만든 축복 받은 화살이 메겨져 있었다. 나름 준비를 해온 상태였다.


“우측으로 돌겁니다. 견제용으로 화살을 쏘고 뒤로 빠져요. 공격은 제가 합니다.”


엘론시아가 활을 겨누고 헬하운드를 바라 보았다. 일론의 말처럼 우측으로 돌기 시작한 헬하운드가 속도를 높혔다. 마치 예지라도 한 것 같았다.


‘정말이야.’


그렇게 생각한 엘론시아가 주저하지 않고 화살을 발사했다. 정확하게 날아간 화살이 헬하운드에게 적중했다. 하지만 화살이 튕겨 나갔다.


“어째서?”


일론이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며 달려 나갔다. 죽음의 마법으로 강화된 헬하운드의 뼈는 상상을 초월하는 강도를 자랑했다. 아무리 축복 받은 화살이라고 해도 뚫지 못할 정도였다. 그리고 이 말은 네크로맨서가 평범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했다. 일론은 그 정체를 알고 있었지만 굳이 엘론시아에게 말하지 않았다.


‘알아도 되는 것과 아니어도 되는 것이 있지.’


생각을 마친 일론이 플라즈마 소드를 겨누었다. 분석 프로그램에 의해 헬하운드의 모든 움직임이 예측되었다.


‘오른 쪽으로 발톱 공격.’


발톱 공격을 피한 일론이 즉시 플라즈마 소드를 휘둘렀다. 발이 뚝하고 잘려 나갔다. 일론이 그 모습을 확인하자 마자 왼손을 뻗었다. 플라즈마 포가 작렬했다. 이에 휘말린 헬하운드의 몸이 타들어갔다. 마지막으로 일론이 헬하운드의 머리를 베었다.


“끝.”


짧게 한마디 내뱉은 일론이 뒤로 돌았다. 엘론시아가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말도 안돼.”


그래, 정말 말도 안되는 상황이었다. 엘론시아가 보자면 말이다. 헬하운드의 공격을 예측해 피하더니 곧바로 반격을 한다. 그런데 그 반격이 보통 반격이 아니었다. 마법처럼 플라즈마 포를 쏘고 마나 검 같은 플라즈마 소드로 머리를 베었다.


“당신은 도대체 정체가?”


엘론시아가 생각대로라면 일론은 그랜드 소드 마스터를 아득히 뛰어넘는 존재로 비춰질 터였다. 마법에도 능통한 그랜드 소드 마스터라. 상상만해도 무섭지 않겠는가? 만약 일론이 마음만 먹으면 푸른 나무 마을을 없애는 건 일도 아닐 터였다. 상상에 불과했지만 말이다. 일론이 그런 일을 할리는 절대로 없었다.


“꿀꺽.”


하지만 오해가 오해를 낳는 법이었다. 마른 침을 삼킨 엘론시아가 두려운 얼굴로 일론을 보았다. 그러더니 은근슬쩍 고개를 숙이고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왜 그럽니까?”


일론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식으로 물었다. 엘론시아가 목소리를 살짝 떨며 대답했다.


“그게, 죄송합니다.”


갑자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였다.


“뭐가 말입니까?”


“감히 당신의 정체를 모르고 막 대했습니다.”


“내 정체요?”


“네, 위대한 드래곤이시여.”


엄청난 오해였다. 오해가 오해를 낳았는데 그게 거인이었다. 일론이 황당하다는 얼굴로 엘론시아를 보았다.


“아니, 난 드래곤 같은 존재가.”


엘론시아가 허리를 구십도로 숙였다.


“위대한 드래곤이시여, 당신의 유희를 방해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무래도 오해를 풀기는 그른 것 같았다. 일론이 엘론시아를 가만히 바라보다 얕게 한숨을 쉬었다.


‘미치겠군. 이러면 그냥 드래곤 행세를 하는 게 더 편하려나?’


그렇게 생각했지만 드래곤이 아닌데 드래곤 행세를 하는 것도 웃겼다. 숨긴다고 평생 숨길 수도 없고 말이다. 결국, 일론은 변명을 하는 대신 엘론시아가 오해를 하도록 놔두는 선택을 했다. 여기서 강하게 변명한다고 들어줄 것도 같지 않았으니까.


“일단 이동하죠.”


엘론시아가 군기가 바짝 든 목소리로 대답했다.


“넵!”


일론과 엘론시아가 좀더 깊은 숲으로 들어갔다. 죽어버린 앙상한 나무가 계속 되었다. 바닥에서는 악취가 올라왔다. 일론은 진지하게 후각을 차단할까 생각했지만 생각 끝에 그러지 않기로 했다. 후각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엄청난 악취입니다.”


엘론시아가 말했다.


“죽음의 냄새가 납니다.”


일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죽음의 냄새였다. 시체 썩는 냄새 말이다. 죽음의 마법이 이타리온 숲의 생물을 전부 타락 시켰다. 그리고 이들은 시체가 되었고, 언데드로 되살아난 상태였다. 일론이 걸음을 서서히 멈추었다.


“이번엔 군대인가?”


네크로맨서가 일론과 엘론시아의 존재를 눈치 챈 모양이었다. 숲을 이루고 있는 언덕 너머에서 수많은 발자국 소리가 느껴졌다. 바닥이 진동할 정도였다. 일론이 소리를 분석한 다음 심호흡을 했다. 이왕 엘론시아가 오해를 한것 실력을 숨길 생각 따위는 없었다. 일론이 인공 뇌에게 물었다.


‘한꺼번에 언데드 군대를 처치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무기가 뭐가 있지?’


인공 뇌가 대답했다.


‘코어 에너지를 이용한 익스틴션 빔이 있습니다.”


일론이 해당 무기에 관한 데이터를 신체로 이동했다. 즉석에서 나노 머신이 신체를 개조하기 시작했다. 익스틴션 빔을 사용하기 위한 준비가 끝났다. 코어를 중심으로 양손이 마치 커다란 포신처럼 변했다.


“위대한 존재이시여, 그건?”


어리둥절해 하는 엘론시아에게 일론이 경고했다.


“눈 감고 뒤로 돌아요. 그리고 최대한 몸을 웅크리고 있어요.”


잠시 멀뚱히 쳐다보고 있던 엘론시아가 얼른 정신을 차렸다.


“알겠습니다!”


엘론시아가 뒤로 돈 상태에서 눈을 감고 몸을 웅크렸다. 딱 봐도 엄청난 기술을 사용할 것 같았기에 나온 반응이었다. 그리고 이건 딱 봐도 위험한 기술이었다. 아니, 무기였다. 기술이 아니라 정확히 말하면 신체 개조를 통한 무기 활성화 였다.


[준비 완료 되었습니다.]


일론이 양손을 모았다.


[충전을 시작합니다.]


코어의 에너지가 양손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마석을 흡수하지 않아 충분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코어에 저장된 에너지 자체는 순도가 높았다. 그 순수한 에너지가 양손으로 모인 다음 점차 커져갔다.


[충전 완료까지 30초.]


인공 뇌의 지시에 따라 언덕 너머를 보았다. 언데드 군단이 내려오고 있었다. 일론이 긴장된 얼굴로 인공 뇌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충전 완료까지 20초.]


고함을 지르기 시작한 언데드 군단이 달려오기 시작했다. 거리는 기껏 해야 이백미터 정도였다.


[10초전.]


긴장감이 등을 타고 올라왔다.


[충전 완료.]


일론이 거대해진 플라즈마 덩어리를 보며 발사 명령을 내렸다.


[익스틴션 빔 발사.]


무지막지한 양의 에너지가 줄기 형태로 뿜어졌다. 후폭풍에 의해 뒤쪽에 있던 나무들이 덜덜 떨릴 정도였다. 일론이 방향을 바꾸며 언데드 군단을 쓸어 버렸다.


-쿠콰콰콰쾅!


대지가 폭발하며 뒤집어 졌다. 천지가 개벽하는 소리와 함께 달려오던 언데드 군단이 재가 되어 사라졌다. 흔적도 남지 않았다. 수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었던 언데드 군단을 한번에 제거 한 일론이었다. 민준은 이런 일론의 능력에 감탄했다. 한편, 엘론시아도 마찬가지였다.


“역시, 드래곤의 브레스!”


공포와 경외를 담아 말한 엘론시아가 사라진 언덕을 바라 보았다. 지형을 아예 바꿔 놓은 상태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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