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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싶다.

퐁퐁 후 사업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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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작품등록일 :
2022.04.12 19:04
최근연재일 :
2022.05.04 09:00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23,435
추천수 :
340
글자수 :
89,424

작성
22.04.13 09:00
조회
2,486
추천
28
글자
7쪽

결혼 3년차 숫총각 김상식(1)

DUMMY

나는 결혼 3년차 숫총각이다.

결혼 전에도 순결했고, 결혼 후에도 순결하다. 와이프가 집에 있지만 순결은 깨지지 않는다.

왜?

와이프가 나를 거부한다.

그녀는 연애 초기부터 입버릇처럼 말했다.


“오빠, 나는 혼전순결주의자야. 결혼하기 전에는 나 지켜줄 거지?”

“당연하지.”


나는 흔쾌히 수락했다. 와이프는 예뻤다. 나는 그녀를 사랑했다. 그래서 그녀가 하자는 대로 무엇이든 따랐다.

결혼식 후 신혼여행에서도 그녀가 부탁했다.


“오빠, 나 무서워. 처음이라 너무 떨려. 아플 것 같아. 우리 오늘은 손만 잡고 자자. 응?”

“으··· 응. 알았어.”


나는 그녀를 이해했다. 처음이니까 무서울 테지.

사실 나도 처음이라서 긴장이 되기는 마찬가지였다. 나는 그녀와 같은 침대에 누워있는 것조차 행복해서 손만 잡아도 만족했다.

하지만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뒤로도 그녀의 순결은 이어졌다.

결혼기념일. 와이프가 말했다.


“오빠, 나 오늘 몸이 안 좋아. 아까 포도주를 너무 많이 마셨나 봐.”

“그··· 그래? 어쩔 수 없지. 먼저 자.”


우리는 호텔에서 숙면을 취했다.

내 생일. 그녀가 또 말했다.


“오빠, 나 오늘 생리야. 배가 너무 아파.”

“저··· 저런. 병원 갈까?”

“아니. 한숨 푹 자면 나을 것 같아. 저녁은 오빠가 알아서 시켜 먹어.”


와이프는 방에 들어가 문을 닫았다.


두 번째 결혼기념일. 두 번째 생일. 3년차 기념일. 세 번째 생일.

모두 똑같았다.

와이프는 나를 거부했고, 나는 홀로 밤을 보냈다. 휴지만 닳았다. 변기물만 내려갔다. 현자타임은 더욱 길어졌다.

하지만 나는 참아냈다. 주변 사람들에게 속사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남들 앞에서 와이프를 흉보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그녀를 사랑하니까.

와이프는 순결을 중요하게 여기니까.

남자는 여자를 소중하게 다루어야 옳으니까.

언젠가는 와이프가 허락하겠지.


하지만 지금, 나의 믿음은 핸드폰 속 동영상에서 산산이 무너지고 있다.

와이프가 호텔 침대에 엎드려 소리친다.


“오빠, 막 때려줘. 더 세게!”


나 아닌 다른 남자가 와이프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때린다.


- 찰싹!


“아아!”


순결한 엉덩이. 나도 못 만져본 와이프의 둔부가 건장한 남자에 의해 유린당하고 있다.

나는 남자의 얼굴을 안다.

황제 그룹 전략기획본부장 황근철. 회장의 첫째 아들. 바람둥이 개망나니 재벌 3세.

그는 와이프의 예전 직장 상사다.

그리고 나의 현재 직장 상사다.


와이프와 나는 같은 회사에 다녔다. 나는 사무직, 그녀는 황근철의 비서였다. 우리는 사내 워크숍에서 처음 만나 애인 사이가 되었다.

동료들이 나를 부러워했다. 와이프는 회사에서 유명한 미인이었다. 그런 여자가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을 만나주었다.

그 때는 이유를 몰랐다. 여친이 생겨서 마냥 좋았다. 하루하루가 행복했다.

지금은 이유를 안다.

그녀는 눈속임이 필요했던 것이다.

회장의 아들과 바람을 마음껏 피울 동안 합법적인 가면을 쓰고 있어야 주변 사람들에게 의심을 덜 받는다.

황근철 본부장은 유부남이다.

나는 와이프에게 이용당했다.


“크흑···”


이제 명백해졌다. 와이프는 결혼 전부터 황근철과 인생을 마음껏 즐겼다. 그녀는 혼전순결주의자가 아니었다.

나한테만 혼전순결이었다.

심지어 지금도 나에게만 순결하다.

동영상이 촬영된 날짜는 일주일 전이다. 내가 황근철 본부장에게 지시를 받아 지방 소도시로 3박4일 출장을 다녀온 사이 두 년놈은 서울 중심가의 고급 호텔에서 몰래 만났다.

젠장.

와이프는 내가 준 용돈으로 밥을 사먹고, 내가 마련한 집에서 자고, 옷도 내가 사준 옷을 입는다. 그러면서 육체는 잘생기고 몸 좋은 재벌 3세에게 허락한다.

망할.

나는 호구에 불과했다.

씨발!


와이프가 최후의 신음을 내지른다.


“오빠! 실장님! 아흣!”


동영상이 끝났다.

협박범이 메시지를 보냈다.


[영상 잘 보셨습니까?]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 분노 때문에 손가락이 떨렸다.

그러자 협박범이 말을 이었다.


[이 계좌로 가상화폐 50억 원을 넣으십시오. 그러면 선생님의 와이프는 무사할 겁니다. 하지만 저의 제안을 거부하거나 경찰에 신고하실 경우, 동영상은 인터넷에 널리 퍼질 겁니다.]

[가정의 평화를 지키시기 바랍니다.]


비웃음이 나왔다.

가정의 평화?

평화로운 가정이 있어야 가정의 평화를 지키지.

남편이 죽을 똥 싸며 돈 벌어올 동안 마누라는 다른 남자랑 뒹구는 게 가정이야?

그것이 평화로운 가정이라면 나는 그것을 지킬 마음이 없다.

내가 답장을 보냈다.


[좆 까.]


그리고 경찰에 신고했다.


-


와이프가 악을 썼다.


“오빠 몰카충이야? 어떻게 자기 와이프 몰카를··· 더러워. 이혼해!”


바라던 바다.

나는 이혼 소송을 시작했다. 재판은 나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이혼의 유책 사유가 명백하게 와이프 쪽이었다.

상간남에게 위자료도 받았다. 2천만 원. 그 돈으로 소송 비용을 충당했다.

재정적 타격은 적었지만 정신적 타격이 심각했다. 회사생활을 이어가기 어려웠다. 동료들이 겉으로는 나를 위로하면서도 사생활에서는 왠지 멀어져 갔다.

와이프의 상간남이 회장의 첫째 아들이기 때문이다.

나는 황제 그룹의 후계자 황근철과 적대 관계가 되었다. 일개 직원 주제에 회사의 후계자에게 소송을 걸었다.

직장생활은 이제 끝났다. 내가 일을 아무리 잘 해도 인사고과는 최하점이 나올 것이다.


정의는 멀고 힘은 가깝다.


나는 퇴직금을 최대한 챙기기 위해 휴가를 탈탈 털어 사용한 뒤 집안에 틀어박혀 술만 마셨다.

소주.

막걸리.

위스키.

안주는 새우깡.

요리는 안 한다. 설거지가 싫다.

퐁퐁도 싫다. 집에 있던 퐁퐁을 전부 버리고 트리오로 바꾸었다.


그래도 괴로움이 나아지지 않는다.


멍청한 인생.

호구 같은 삶.

후회스럽다.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여자를 절대 만나지 않을 텐데. 죽을 때까지 자기위로나 하며 혼자 살 텐데.

하지만 일은 이미 벌어졌고, 나는 식기세척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내가 속으로 탄식했다.


‘아아, 어머니. 저를 왜 이렇게 낳으셨습니까?’


어머니의 질타가 들리는 듯하다.


‘나는 너를 멀쩡하게 낳았다. 네가 병신처럼 살았을 뿐이야.’

‘크흑···’


점점 취해간다. 이성이 멀어진다. 눈앞이 흐려지고 볼이 뜨겁다.

눈물인가?


- 퐁!


불쾌한 사운드와 함께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그 속에서 낯선 남자가 나타났다.

그는 피부가 하얗고 눈동자가 푸른색이며 콧수염을 예전 유럽 사람처럼 커다랗게 길렀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못생겨서 멋은 없었다.

유럽 남자가 말했다.


“결혼은 죽었다.”


어처구니야. 이제는 환각까지 보이네.

죽을 때가 됐나보다.

내가 취한 정신으로 물었다.


“후 아 유?”


그가 한국어로 답했다.


“나는 프리드리히 니체. 퐁퐁남의 구원자다.”


작가의말

이 글은 사실과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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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남자의 로망(2) +2 22.05.04 791 20 11쪽
16 남자의 로망(1) +1 22.05.03 890 20 12쪽
15 두 번째 무기(3) +1 22.05.02 997 14 14쪽
14 두 번째 무기(2) +4 22.05.01 1,067 20 12쪽
13 두 번째 무기(1) +3 22.04.24 1,202 19 11쪽
12 퐁퐁남이 싸움을 잘함(3) +1 22.04.23 1,217 15 12쪽
11 퐁퐁남이 싸움을 잘함(2) +2 22.04.22 1,174 18 12쪽
10 퐁퐁남이 싸움을 잘함(1) +2 22.04.21 1,306 23 12쪽
9 특별 훈련(3) +1 22.04.20 1,281 21 12쪽
8 특별 훈련(2) 22.04.19 1,298 19 12쪽
7 특별 훈련(1) +2 22.04.18 1,415 18 12쪽
6 퐁퐁 연대(3) +3 22.04.17 1,503 20 14쪽
5 퐁퐁 연대(2) +1 22.04.16 1,483 19 10쪽
4 퐁퐁 연대(1) +1 22.04.15 1,577 21 13쪽
3 결혼 3년차 숫총각 김상식(3) 22.04.14 1,723 25 11쪽
2 결혼 3년차 숫총각 김상식(2) +2 22.04.13 1,945 20 12쪽
» 결혼 3년차 숫총각 김상식(1) +4 22.04.13 2,487 2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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