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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타거사 님의 서재입니다.

흑도(黑道)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베타거사
작품등록일 :
2014.01.25 00:07
최근연재일 :
2015.01.19 23:43
연재수 :
8 회
조회수 :
1,028,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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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51
글자수 :
21,493

작성
14.01.25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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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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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7
글자
3쪽

DUMMY

의혈방(義血幇) 육대주(六隊主) 호천명이 전각 안으로 들어섰다. 그의 시선이 의자에 앉아 술을 벌컥벌컥 들이키는 사내에게로 향했다. 방 한 편에 엎어져있는 목 없는 시체는 일대(一隊) 부대주 유관악이었다.


혈귀도(血鬼刀) 현엽(玄葉).

강호 제일의 사파, 의혈방의 일대주(一隊主).

약관에 입방하여 근 삼십년의 세월을 투귀로 지냈다. 그의 칼 아래 고혼이 된 무림인만 물경 수백에 달한다. 얼굴부터 시작해 전신을 뒤덮은 무수한 흉터가 곧 그가 살아온 길을 뚜렷이 증명해주고 있었다.


탁-

사내는 술병을 내려놓았다. 그의 활활 타오르는 두 눈이 호천명을 응시한다.

“몇이냐.”

“육대 전원 이백입니다.”

고작 한명의 무인을 세상에서 지우기 위해 이백 명의 무사가 동원됐다. 현엽은 피식 웃었다.

“겁이 많군.”

“십객(十客) 중 한 사람을 상대해야 하니까요.”

“그래봐야 말석일 뿐.”

사내는 바닥에 박혀있던 삼척 직도(直刀)의 손잡이를 잡았다. 여전히 앉은 채였다. 눈을 돌려 창밖을 바라본다. 구름 한 점 없는 청아한 하늘이 보인다.

“거 죽기 좋은 날이다.”

몸을 일으킨다. 전각 주위를 포위하고 있던 의혈방의 무사들이 안으로 슬금슬금 들어와 그를 에워쌌다. 그러나 사내는 신경 쓰지 않았다. 시선은 여전히 육대주, 호천명을 향한 채였다.

“천명.”

“예.”

“어째서냐.”

“덕(德)이 없기 때문입니다.”

“크크. 덕이라. 우습구나. 의혈방이란 이름만큼이나 우스꽝스러워.”

상대의 뜻은 명확하다. 더 이상의 말은 필요 없었다. 칼을 뽑아 사선으로 늘어뜨린다. 그가 창안한 혈귀도법(血鬼刀法) 특유의 독특한 기수식이다. 싸울 준비를 마쳤다는 뜻이다. 반드시 누군가의 죽음을 부르는 신호였다. 호천명의 눈동자가 잘게 흔들린다.

“적어도 일백은 죽을 줄 알아라.”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사내는 맹호처럼 짓쳐들었다. 칼과 칼이 맞부딪치며 불꽃이 튄다. 이내 단말마의 비명소리가 난무하고 피안개가 맺히기 시작했다.


* * *


시내가 졸졸 흐른다. 수면 위로 때가 덕지덕지 묻은 빈궁한 아이의 얼굴이 비친다. 다시 보고 또 봐도 변하지 않는다. 씻지 않아 시커먼 손은 칼을 잡기에는 너무 작았다. 소년은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다보았다. 새하얀 뭉게구름이 느릿느릿 지나간다.

“하늘의 장난인가. 살다보니 별일을 다 겪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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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第 一章. 갔던 길을 가다. +17 14.02.02 35,376 1,281 6쪽
6 第 一章. 갔던 길을 가다. +20 14.02.02 35,120 1,233 9쪽
5 第 一章. 갔던 길을 가다. +14 14.02.02 36,476 1,238 8쪽
4 第 一章. 갔던 길을 가다. +20 14.02.01 37,465 1,269 8쪽
3 第 一章. 갔던 길을 가다. +16 14.02.01 37,975 1,293 6쪽
2 第 一章. 갔던 길을 가다. +26 14.01.25 43,632 1,341 8쪽
» +26 14.01.25 44,172 1,237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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