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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예 님의 서재입니다.

은하의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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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코
작품등록일 :
2018.04.09 15:40
최근연재일 :
2018.08.06 18:29
연재수 :
107 회
조회수 :
138,261
추천수 :
2,770
글자수 :
528,074

작성
18.05.06 11:26
조회
1,307
추천
25
글자
8쪽

15. 혜진과 마카라2 그리고 몬스터들 (4)

DUMMY

마카라2가 이렇게 말하는데 갑자기 정전이 되었다. 방안이 깜깜해졌다.


“어, 전기가 나갔네.”


그러나 마카라2가 [걱정 마세요]라고 말하자 마자 방안이 형광등을 킨 것보다 더 밝아졌다.


[제가 가진 홀로그램 투사 기능을 응용하면 불빛을 비추는 게 어렵지 않지만, 지금은 빛을 비춘 게 아니라 주위 광경을 마치 밝은 불빛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변환처리를 하여 혜진씨에게 보여 주는 것이에요. 저는 가시광선 범위를 벗어난 빛도 볼 수 있고, 혜진씨의 시신경과도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전부 변환하여 혜진씨의 뇌에 전달해줄 수 있거든요. 원하시면 적외선으로 보여줄 수도 있어요. 아무튼 그건 그렇고, 상황 설명을 더 해드릴게요.]


그러면서 혜진 눈에 TV처럼 직사각형 화면이 세 개 떠올랐다. 첫 번째 화면에는 서울 지도가 입체적으로 그려져 있었고 많은 점들과 선들이 각기 다른 색과 모양으로 표시가 되어 있었다.


[제일 왼쪽 화면은 혜진씨와 몬스터들의 위치가 각각 다른 색으로 표시되어 있어요. 몬스터들의 현재와 예상 이동경로와 함께요. 반짝이고 있는 빨강색 동그라미가 혜진씨의 위치에요.]


그 옆의 화면에는 위에서 내려다 보는 듯한 몬스터의 모습이 보였다.


[두 번째 화면은 크로마라이노의 모습을 드론으로 찍고 있는 거에요. 천산갑하고 비슷하게 생겼죠? 마지막 화면은 드론이 정면에서 찍고 있는 몬스터의 머리에요. 코뿔소의 얼굴과 흡사한 모습이죠?]


혜진은 알 수가 없었지만, 마카라2는 인공위성 및 통신망, 군부대 전산망 등을 해킹해서 이런 영상 정보를 실시간으로 끌어오고 있었다.


[저 천산갑의 모습과 닮은 몬스터는 암컷 크로마라이노에요. 몸의 총 길이가 약 30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괴수지요. 800m쯤 뒤에는 수컷도 쫓아오고 있는 중이고요. 아마 짝짓기를 하려고 쫓아오는 것 같네요.


원래 암컷은 여의나루역에서 한강변을 따라 별식으로 좋아하는 먹이감인 <스타프로보시스베어(Star Proboscis Bear)>라는 몬스터 셋을 쫓아 내려오고 있었어요. 그런데 원효대교 아래에서 무슨 이유에서인지 스타프로보시스베어들이 방향을 바꿔 여의대방로를 따라 보라매역 방면으로 오고 있는 중이랍니다.


문제는 화약냄새에 민감한 스타프로보스베어가 습성상 군대가 주둔해 있는 보라매 공원으로 난입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거에요. 그렇게 되면 이 근처에서 큰 격돌이 일어날 거고, 결과적으로 크로마라이노들이 날뛰게 될 것이니, 이 근처에 있는 건물들이 크게 피해를 입을 확률이 상당히 높아요.


그러니 이곳에서 벗어나서 안전한 곳을 찾아가야 해요.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죠? 이제부터 제가 길안내를 할 테니까 빨리 나갈 채비를 하세요.]


“그럼, 성진 삼촌은요?”


[그냥 두고 떠나세요. 플랜 B에 명시된 성진씨의 지시는 명확했어요. 혜진씨의 안위가 최우선이에요. 그리고 제게 존댓말을 할 필요는 없어요. 저는 생명체가 아니라 이곳 용어로 인공지능에 불과하니까요. 그냥 쬐끄만 인격을 갖춘 컴퓨터라고 생각하세요.]


“인공지능? 아,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성진 삼촌을 그냥 두고 가라고요? 여기 위험하다면서? 피하려면 같이 피해야지 성진 삼촌을 그냥 두고 가면 어떻게 해? 더구나 환자인데.”


[글쎄요. 저도 잘 이해는 안 가지만, 성진씨는 그냥 둬도 안전하실 가능성이 높다고 마카라1이 말하네요. 그 보다 중요한 것은, 혜진씨가 성진씨를 데리고 갈 방법이 없다는 거에요. 혜진씨가 인사불성의 성진씨를 데리고 9층의 계단을 어떻게 내려가서 지하주차장까지 가겠어요.]


“혹시 성진 삼촌이 어떻게 된 건지 알아요? 어디가 아픈 건지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알 수 있어?”


[글쎄요. 그건 저도 모르겠네요. 확실한 건 성진씨가 아픈 건 아니라는 거에요. 현재 마카라1도 성진씨와 접속을 완전히 끊은 상태라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지만 건강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하네요.]


“마카라1?”


[네. 성진씨의 귀고리를 지칭하는 거에요. 자기는 마카라1이 아니라 그냥 마카라 라고 우기고 있는데 아무튼 제가 마카라2니까 쟤는 마카라1이죠. 웃기는 녀석이네요. 아무튼 마카라1에 의하면 성진씨 건강은 걱정 말라네요.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히 일어날 거라면서요.]


“하지만 건강이 문제가 아니라, 이곳이 위험하다며? 어떻게 위험해진다는 거지?”


[이곳이 위험하다고 말한 이유는 잘못하면 이 건물이 무너질 수도 있어서예요. 물론 운 좋으면 아무런 피해도 안 입을 수 있고요. 뭐, 앞일이야 누가 알겠어요. 행운이 따른다면 크로마라이노가 중간에 경로를 다시 바꿀 수도 있으니까요. 그럴 가능성은 낮지만요. 원래 크로마라이노는 스타프로보스베어를 매우 좋아하니까요. 지금 스타프로보스베어가 보라매 공원까지 오는 데는 현재 속도로 약 13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거로 예상돼요.]


“그 괴물들도 군대가 죽이지 못하는 거야?”


[네. 대부븐의 몬스터들에게는 이곳 군대의 무기가 무용지물이에요. 특히 크로마라이노는, 뭐, 몬스터 등급 분류 체계에 의하면 중상급 정도에 해당되므로 아주 강한 놈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 정도만 해도 이곳 인간들에게는 대재앙이라고 말할 수 있죠. 사실 다른 지구에서도 보통, 초능력을 갖춘 괴수 사냥꾼들 수십 명이 힘을 합쳐 달려들어 겨우 잡는 놈이고, 원래 흔히 볼 수 있는 몬스터도 아니에요..]


“다른 지구?”


[다른 평행 우주에 있는 지구를 말하는 거에요. 여의도에 있는 돔은 299번 지구에 연결된 것이에요. 이곳은 300번 지구이고요.]


“평행우주라고? 그럼 지구 곳곳에서 사람들을 학살한 괴물들은 299번 지구에서 온 거야?


[네. 그들은 299번 지구에서 온 정찰대에요. 하지만 지금 나타난 몬스터들은 다른 말로 괴수나 마수, 혹은 지옥의 괴물이라고도 부르는데 지구가 아니라 전혀 다른 세계에서 온 거에요. 1번 지구의 지옥에서 왔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곳이 정확히 어디인지는 아는 사람이 없어요.]”


혜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다른 지구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지금 해결해야 할 더 시급한 문제가 있었다.


“성진 삼촌을 그냥 두고 갈 수는 없어. 업고 나가야겠어.”


[어이구, 이봐요, 아가씨, 머리가 있으면 생각을 좀 해보세요. 그건 불가능해요. 우선 제대로 업지도 못 할거고요, 설사 어찌어찌 업는데 성공하더라도 얼마 가지 못하고 주저앉게 될 거에요. 설마 정말 성진씨를 업고서 9층 계단을 내려갈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는 건 아니죠? 에이, 설마 제 주인이 그렇게까지 바보일 리는 없겠죠.]


마카라2는 원래 마법사 오투락 것이었는데, 그는 이 귀고리의 인공지능에 약간의 손을 봐서 진짜 사람처럼 감정 표현을 할 수 있게 개성을 부여하고는 평상시 심심할 때 대화상대로 삼았었다. 그 때문에 마카라2는 마카라보다 더 인간에 가까운 성향을 보였고 수다스러웠으며, 가끔 투정도 부리거나 비꼬기도 하고 말장난을 하면서 오투락과 말씨름을 하기도 했었다.


특이해 보이지만 평상시에 사람들과 많이 교류하지 않고 홀로 외롭게 시간을 많이 보내는 마법사들에게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었다. 그 습성은 주인이 바뀌어도 그대로 남아서 이렇게 비꼬아서 혜진에게 말을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혜진은 이것을 알 턱이 없었고, 마카라2의 말투에 큰 관심도 없었다. 조금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원래 그런 거겠거니 생각했고, 지금은 어떻게 하면 성진을 데리고 나가느냐가 중요했다.


“안돼! 어떻게든 업고 나갈 거야.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 거야.”


혜진은 눈에 힘을 주고 결의를 다지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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