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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웅 님의 서재입니다.

새로운 아포칼립스의 주인공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주영웅
작품등록일 :
2021.02.05 21:38
최근연재일 :
2021.03.24 13:05
연재수 :
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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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33
추천수 :
12
글자수 :
16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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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1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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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디아볼로스

DUMMY

얼음 성으로 다시 돌아왔다.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던 이곳을 이석은 음악으로 채우기 시작했다.

희망을 잃어버린 지옥 전체에 울려 퍼진 그의 음악 속에 아폴론이 살아 움직인다.


저주와 극악의 고통 속에 살던 망자들의 참회하며 울부짖는 소리가 가득하다.

그들의 눈물은 음악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천상의 소리가 되었고 죄의 뉘우침은 완벽한 하모니를 만들었다.


코키토스의 얼음 조각이 된 망자들.

하나둘 깨어나기 시작했다.

다이몬의 죽음으로 이들을 다시 잠재울 자가 없었다.


죽은 나뭇가지들에서 들리는 생명의 숨소리!

서로를 부둥켜안고 그동안의 잘못을 뉘우치는 망자들은 더는 지옥의 죄인이 아니었다.


그들 또한 절대신의 피조물!

통한의 눈물은 수증기가 되어 하늘로 빨아 올려졌

다.


점점 더 위력을 나타내는 천상의 음악!

이번엔 코키토스의 칼날 같은 바람을 훈풍으로 바꾸어 놓았다.

작은 틈 사이로 부는 따스한 바람에 녹기 시작하는 얼음덩이들.


“코키토스에 봄이 왔구나. 얼음 사이로 꽃이 피고 있어.”

“음악은 죄인들도 변화시키는 힘이 있었어.”

“다이몬이 이석을 잡으려 했던 이유가 바로 이거였구나.”


감동된 이석은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자신을 축복한 아폴론에 감사하고 있었다.


“아폴론 님! 내게 감당치 못할 축복을 주셨어요. 이 정도의 파급력을 발휘할 거란 생각은 전혀 못 했어요.”


전율이 몸을 타고 흘렀다.

이석이 배신한 순간은 용서할 수 없었지만 모든 것이 절대신의 큰 그림 아닐까?


절대신의 시간, 카이로스!

과거, 현재, 미래가 하나인 그분의 시간!

현실 앞에서 어려운 물리학적 설명은 필요 없었다.


“이석! 널 똘끼 1호로 명하노라!”

“이 새끼 그게 뭐 좋은 타이틀이라고 날 주냐? 너나 많이 가져라.”

“난 1호가 절대 될 수 없는 것이 다행이다.”

“정진! 너도 만만치 않아. 하하하하!”

“추를 기울이면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을 거야. 공평하게 한 가운데에서 멈출걸?”


코키토스에서 이런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이 낯설다.

웅장하지만 죽어 있던 성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하자 망자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행복해하고 있다.

얼음이 녹으며 검은빛으로 가득한 좁은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저 길, 어디로 가는 길이지?”

“길게 뻗어 있다.”


-저 길은 디아볼로스가 있는 불 못으로 향하고 있어.

“미카엘 님!”


미카엘은 여전히 소리로 함께 하고 있었다.


-코키토스의 잔혹한 냉기를 사라지게 한 너희들이 자랑스럽구나.


미카엘 대천사의 따스한 말이 우리에게 힘을 주었다.


-이 길 끝에 이글거리는 천년의 불 못이 있어. 거기서 그를 보게 될 거야.

“디아볼로스?”

-응!


드륵! 드륵! 요란한 소리와 함께 축을 흔드는 진동이 느껴졌다.


“어지러워! 왜 이리 흔들리지?”

“땅이 갈라진다. 모두 조심해!”

“살려 줘!”


정진이 갈라진 사이로 떨어지고 있었다.


“정진! 날개를 펴!”

“...?”

“이 새끼! 날개 있는 거 잊어버림?”

“깜빡했지.”

“날개.”


날개를 활짝 편 우리는 날아올랐다.


-디아볼로스의 발악이야. 자기 힘으로 불 못을 빠져나오기 전 코키토스가 녹아 버렸거든···.


잔인한 추위가 주는 공포로 악을 끌어모았던 디아볼로스!

참회하는 망자들로 힘이 줄어든 걸 직감하고 있었다.


그의 진노는 지옥의 축을 흔들며 새로운 공포를 만들고 있었고 얼음이 걷힌 성은 천상의 성을 옮겨 놓은 듯 빛을 내고 있었다.

어두웠던 공간이 빛으로 가득 찼다.


드륵! 드륵! 드르륵!


또 한차례 커다란 흔들림이 지나갔다.

둘로 갈라진 땅에서 용광로처럼 불타오르는 못이 보인다.

기괴한 소리를 내며 화를 내는 분노의 소리는 고막을 찢을 정도의 폭발음이었다.


쾅! 쾅! 콰쾅!!

들어 보지 못했던 기분 언짢은 디아볼로스의 음성!

기다려라!

우리가 너를 잡으러 왔다.

평화로운 지구를 다시 회복시키고 우리 가족을 살릴 거야.


“이렇듯 흥분해 있는 건 침착하지 못한 성격 같아.”

“분노 조절 장애인가?”

“지랄 맞은 성격은 맞는 것 같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저 자에게 말리면 안 돼. 개인 행동하지 말고. 명심해!”

“응!”

“알았어!”

“자, 들어간다.”


일제히 펼친 날개가 공간을 가득 메울 정도로 웅장했다.

불 못으로 향하는 길에 많은 망자가 보였다.


이를 갈며 슬피 우는 자!

우리를 떨어뜨리려 뛰어오르는 자!

말없이 바라보는 자!

힘내라 응원하는 자!


-너희들! 곧 우리 디아볼로스 님에게 죽임을 당할 거야. 헛수고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포기해.


그들의 웅성거림은 돌림노래처럼 시차를 두고 반복됐다.


지직!

전파···?

머리를 뚫을 것 같은 방해 전파가 느껴졌다.

이석은 행진곡풍의 음악으로 지직거리는 소리도 흡수해 버렸다.


역겨운 유황 냄새가 거치며 향기로운 내음이 코를 자극한다.


“역겨운 냄새를 조작해서 향기롭게 바꾼 거야. 들숨 날숨 잘 조절해.”

“좀 더 길게 호흡을 내뱉어서 향기를 갖고 있지 마!”

“오~! 케이!”


멀리 파리 떼처럼 보이는 무리.

디아볼로스의 졸개다.

어미 새를 놓치지 않으려 절규하는 새끼 새처럼 처절한 몸짓으로 다가온다.


-멈춰! 여기까지가 경계다. 조금이라도 넘어오면 모두 사살한다.


파리 떼가 아닌 검은 악마들이었다.

우리와 비슷한 크기의 날개를 가진 타락 천사다.

악의 화신들!


“너희랑 상대해서 힘을 빼고 싶진 않아. 너희 대장을 데리고 와.”


-대장? 감히 그런 값없는 표현으로 디아볼로스님을 부르는 거냐?

-그분을 상대한다고.? 너희가? 어림없는 소리.

-우리를 먼저 밟고 가라.


“뭔 너희를 먼저 밟고 가라고? 영화 찍냐? 너희 대장을 불러.”


-물불 못 가리는 놈들이구나.

-얘들아!

-앗! 저···. 저기 대천사···?

-그는 여길 못 와. 딴 생각하지 말고 저놈들을 부숴 버리자.


“뭘 부숴. 우리가 벽돌이냐?”

“덤벼! 우리가 너희를 부숴 버릴 거니까.”


돌격하는 정진을 잡아 세웠다.


“저들과 싸우지 않고 이겨야 해. 우린 최후의 싸움을 남겨 놓은 상태잖아.”

“그렇지! 김혁 말대로 힘을 분산하면 안 돼.”


분명 코키토스의 가장 깊숙한 곳을 지났는데···.

이곳에 하늘이 있다.

뿌연 빛이지만 하늘이 맞다.

지옥의 구조에서 나올 수 없는 공간인 하늘!

뻥 뚫려 있다면···?

또 다른 차원으로 향하는 곳?

차원의 문이 이 근처에 있다는 말인가?


“이석! 네로의 뇌 구조라면 이곳이 어딘지 알아봐 줄 수 있지?”

“해 볼게.”


잠깐 눈을 깜빡이는 이석에게서 네로가 보였다.

이석은 네로의 뇌에서 불러들인 정보를 눈앞에 펼쳐주었다.

붉은색으로 깜빡이는 포인트!

차원의 문이었다.

여기가 바로 차원의 문!

모든 차원을 공유하는 장소였다.

가로세로 10m 이내에 있는 곳.

그렇다면···.


“이 근처에 다른 차원으로 들어가는 통로가 있을 거야.”

“혹시, 그곳?”

“...?”

“코키토스 입구에 있던 문!”

“거긴 들어갔었잖아. 다이몬에게 잡혀 있던 곳 말이야?”

“입구에 있던 문은 하나 더 있었어. 굳게 닫혀 있던 곳. 바로 거기가 차원의 문이었어.”


이석의 반짝이는 눈에 네로가 살아 있었다.


“네로! 아니 이석! 어떻게 저들을 거기로 유인하지?”

“간단하지. 우리가 거기로 날아가자. 하하하! 김혁! 때론 단순한 게 정답일 수 있어.”

“맞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지. 가자!”


크고 힘 있는 날갯짓으로 코키토스 입구에 도착했다.


“따라서 오고 있어?”

“파리떼 같더니 지금은 벌떼같이 날아온다.”


-거기 서! 비겁한 녀석들!

-도망갈 걸 호기롭게 덤볐냐? 별거 아닌 놈들이었구나.


날아오던 놈들이 잠시 멈추어 선다.


“쟤들 왜 안 와?”

“그러게. 조금만 더 오면 돼. 빨리들 오라고.”


-저기서 내 뿜는 기운이 안 좋아. 되돌아가자!

-디아볼로스 님의 명령을 어긴다는 거야? 끝까지 추적해서 저놈들을 없애 버려야지.

-피로 맺은 우리의 맹세는 지키자.

-디아볼로스 님을 우리 손으로 지켜 드리자.


-뭔가 찜찜하다. 잠깐 후퇴해서 다시 작전을 짜자.

-시간 없어. 어~~~! 저들이 없어지려 한다.

-우리라도 먼저 가서 잡자.

-안돼! 흩어지면···.

-그래! 함께 가자.


망설이던 이들이 따라오며 불 공격을 시작한다.

10m 거리가 10km는 되는 느낌이었다.

화살과 총이 결합한 신종 무기로 공격해 온다.


“무식한 타락 천사들! 여기 레이저 건을 받아라.”


많은 수가 바닥으로 곤두박질친다.


-이게 뭐야?

-지금이라도 후퇴하자.

-안돼! 끝까지 추격!


공격을 받은 무리는 더욱 악에 받쳐 쫓아 온다.

불화살 같은 총알이 이석의 날개 끝에 붙으며 타기 시작했다.

손을 들어 날개의 불을 꺼 버린 김혁.


“확실히 김혁이 업그레이드됐어.”

“난 생각한 대로 되잖아.”

“바로 물을 쏘아 끌 수 있다고 생각했어?”

“응! 너희도 좋은 생각만 하고 있으면 그대로 이루어져." 

“응! 알고 있지. 우리 삶이 증거잖아.”

“저것들 막 달려온다.”

“다 죽었어. 여기가 너희 무덤이다.”


차원의 문아! 열려라!

타락 천사들을 차원의 빈 곳에 가둬라!


-어어어어! 이 게 뭐야?

-그냥 빨려 들어간다.

-나 좀 잡아 끌어내 줘!

-안돼! 나도 빨려 들어가.

-여기가 어디야?

-디아볼로스 님! 저희를 구원하소서.


아무리 찾아도 자신도 구원하지 못하는 디아볼로스는 그들을 구원할 수 없었다.


구원의 길을 디아볼로스에게 찾다니···.

불 못에 갇혀 악만 토하는 자를 의지하는 그들!

어쩌면 타락 천사들이 지옥으로 떨어진 것은 자신의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절대신을 능가할 수 있다는 디아볼로스를 믿었기에 받은 형벌.

자신도 살릴 수 없는 자를 믿었던 잘못된 신념!

길을 찾으려 해도 찾지 못함은 다른 길로 들어섰거나 아예 길이 없었던 건 아닐까?


차원의 문은 활짝 열어 그들을 흡수하고 있었다.

마치 블랙홀처럼···.

타락한 천사들은 마지막 악을 토하며 차례대로 그곳으로 빨려 들어갔다.


“너무 쉬운데?”

“힘든 여정을 다 마친 후라 쉽게 느껴진 걸 거야.”

“이제 반 정도 미션 클리어?”

“알 수 없지만 뭐···. 상관없잖아. 어차피 우리가 승리할 건데.”

“그렇지. 우리가 승리한 싸움이야.”


타락 천사들을 모두 빨아들인 차원의 문은 다시 견고하게 빗장을 걸었다.


“여기!”

“왜?”

“네로의 흔적!”

“어디?”


허상의 문 입구에 네로의 메인 칩이 보였다.


“됐다. 이것만 있으면 네로를 다시 만들 수 있어.”

“정말? 그럼 네로에게 빚진 걸 갚을 수 있겠다.”


네로의 메인 칩.

정진은 그것을 부여잡고 희망을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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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R=VD 21.03.24 134 0 10쪽
32 최후의 전쟁 2 21.03.23 110 0 11쪽
31 최후의 전쟁 1 21.03.22 116 0 12쪽
30 불못 21.03.19 99 0 11쪽
» 디아볼로스 21.03.18 96 0 11쪽
28 최종지옥 쥬데카 21.03.17 100 0 8쪽
27 코키토스 21.03.15 106 0 11쪽
26 도둑과 위선자 21.03.12 92 0 11쪽
25 사악한 구덩이 2 21.03.11 94 0 11쪽
24 사악한 구덩이 1 21.03.10 90 0 11쪽
23 불의 수호자 21.03.08 94 0 11쪽
22 불의 계곡 21.03.05 98 0 12쪽
21 억울한 영혼이 만든 피의 바다 21.03.04 133 0 12쪽
20 하옥 입구 21.03.03 95 0 11쪽
19 분노의 지옥 21.03.02 111 0 11쪽
18 돈의 지옥 21.02.26 86 0 11쪽
17 식탐 지옥 21.02.25 85 0 11쪽
16 절대신의 마음 21.02.24 110 0 10쪽
15 미노스의 꼬리 21.02.23 115 0 12쪽
14 유혹의 망령 파리스 21.02.22 119 0 11쪽
13 투명 슈트 +4 21.02.19 94 2 12쪽
12 사이버 고양이 네로 21.02.17 105 0 12쪽
11 민머리 난쟁이 21.02.16 104 0 12쪽
10 미카엘 대천사 21.02.15 126 0 11쪽
9 아킬레스 21.02.13 119 0 11쪽
8 물의 정령 21.02.12 121 0 12쪽
7 흡혈 박쥐 21.02.10 107 0 11쪽
6 괴물새 오카리나 +2 21.02.09 112 1 12쪽
5 차원의 문 +2 21.02.08 141 1 12쪽
4 지하세계 +2 21.02.08 146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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