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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진 님의 서재입니다.

원데이(One day)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연어진
작품등록일 :
2019.04.01 11:35
최근연재일 :
2019.06.18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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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0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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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쪽

꼭 필요한 사람 4

DUMMY

하루는 공증인에게 강여사의 자녀들이 변호사를 만나고 다닌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소식을 듣고 하루가 지나지 않아 트럭한대가 하루의 창고로 들어오려 했다. 누군가 싶어 나가본 하루를 본 큰손자가 직접 문을 열라고 난리를 친다.


“외부인 출입금지입니다.”

“왜 외부인이야! 저 안쪽 땅이 우리껀데.”

“....경찰 부르기 전에 차 빼.”


예의를 지켜줄 필요를 느끼지 못해 하루가 차갑게 말했다. 하루는 지금 폐차직전의 트럭을 몰고 오는 이유가 뭔지 알 수 있었다. 강여사의 자녀들은 만들어진 길 위에 차를 세우고 하루를 압박할 속셈이었다. 그러기 위해 왔으나 문제는 길과 접한 다른 논으로 가는 길을 이미 노인들이 막고 있었던 점이다. 유일한 길은 하루의 창고로 통하는 길뿐이었다. 하루는 그 사실을 후에 알게 되었다. 그리고 노인들이 이런 상속분쟁을 이미 겪어 봤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못 빼겠다면?”


비웃듯 표정을 짓는 큰손자를 보며 하루는 전화기를 들어 신고했다.


“농로를 막고 선차가 있습니다. 외부차량인데 안으로 들어오려고 합니다. 사유지로 들어오려고 하는 것이니 와서 처리해 주십시오.”


“무슨...큭!”


큰 손자는 비웃으며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뒤따라 온 사촌과 친구들과 함께 철문을 넘어오려 했다.


“무단침입입니다.”

“이봐... 저 안에 우리 땅이 있잖아. 그런데 이렇게 길을 막으면 되겠어?”

“다른 길로 가십시오. 여긴 제 사유지입니다.”

“안쪽에 놓인 땅에 가려는데 왜 막는 것이지? 시골 인심 참 각박하네.”


방송에 내야하겠다며 한껏 떠들 때 순찰차가 도착했다. 하루는 가만히 있었고, 큰손자쪽에서 주장하는 말을 가만히 듣던 강경장이 하루에게 물었다.


“이리 들어가야 이 분들이 주장하는 소유지에 도달할 수 있어?”

“길 끊어놔서 못갑니다.”


공사하다 중단을 했기에 들어가는 길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루는 그걸 꺼내 말하며 속으로 크게 안도했다. 만약 공사가 계속 이어지고 길이 존재했다면, 상대를 막을 명분이 부족했을 테니까. 그랬다면 농로위에 폐차 직전의 차들을 세우고 하루와 노인들이 길을 이용하지 못하게 했을 것이다.


“길이 없으면 문제가 없지. 돌아가세요. 차 빼시고. 진입하시려면 길부터 만드세요.”


“이봐요. 경찰아저씨. 진입할 곳이 여기뿐인데 어디로 가라는 말입니까?”


“....왜 오셨습니까.”


“뭐요? 왜 그건 물으시죠?”


“목적이 뭐냐는 겁니까. 농사지으러 오신 옷차림은 아니군요. 농기구도 없고.”


“아니, 내 땅에 내가 왔는데 무슨 상관입니까? 월권남용 그만하십시오.”


큰손주의 말에 강경장의 표정이 굳었다. 하루는 직권남용이라고 지적해주려다 해당되는 사항도 아닌듯해 참았다.


“이거 참....여기서 일어나는 일 저희가 모를 것 같습니까? 그리고 내 땅이라고 하셨는데 아직 유언집행 안되었다는 걸 저도 압니다.”


“허! 허어! 경찰이 그런 걸 어떻게 알지?”


“반말하지 마.... 내가 네 삼촌뻘이다. 내 성 보면 몰라?”


“예...?”


“네 할머니와 내 할아버지가 사촌지간이라고. 어디서 이런 놈이 태어나서... 친인척 모임에 코빼기도 안 비치는 놈이 제 땅이라고 나타나서는.... 평택 사는 친인척 중에 이 일 모르는 사람 없다. 처신 똑바로 해라. 너희 때문에 우리까지 낯 들고 다니기 어려운 지경이니.”


하루도 강경장과 강순례여사가 친척간인 것은 몰랐기에 큰손자와 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이 차. 검사는 받은 차입니까? 딱 보니 폐차직전 차를 사온 것 같은데... 우선 검사확인서부터 주시죠.”


강경장은 친척 어른의 모습을 버리고 다시 경찰로 돌아가 말했다. 폐차되어야 할 차를 사왔으니 당연히 검사를 받지도 못했다.


“없습니까? 이순경, 차량 조회해봐.”


조회하자 하자가 많은 차량임이 밝혀졌다.


“책임보험 미가입에 자동차 검사 기간 10년 초과. 거기에 압류된 차량이고... 차량소유주가 누구입니까.”


수갑을 만지며 말하자 큰 손주와 함께 온 이들이 뒤로 물러났다. 큰손자의 안색도 창백해졌고, 자세로 바르게 변했다.


“허... 몰랐습니다.”


“모르긴 뭘 몰라. 딱 봐도 폐차될 차량이구만..... 책임보험 미가입 벌금 90만원, 검사기간 위반 30만원인데, 십년이라니... 압류차량을 끌고 나온 것도 그렇고. 조사를 받아야겠어, 같이 가자고 조카.”


“폐...폐차장 가는 길이었습니다! 가는 길에 잠깐 들린 겁니다! 정말이에요.”


강경장은 하루를 보았다. 하루는 함께 조사받는 과정이 귀찮아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럼 서둘러서 가십시오. 가는 도중 사고가 나면 보험 미가입으로 가중처벌 되는 것을 명심하시고.”


“예, 야! 차 빼. 어서!”


줄줄이 들어선 차량들이 빠지고 나서 노인들이 차를 몰고 들어왔다.


“길 막아뒀어.”


하루는 쓴 웃음으로 답하며 노인들을 들여보냈다.


*


-미안하네.


큰아들은 가족 모두가 합의한 일이 아니라며 사과전화를 했다. 큰 손주가 벌인 일을 동조한 이가 있었지만, 가장 발언권이 큰 큰아들이 원하는 방식은 아니었다. 그는 평택에 친인척이 얼마나 많은지 알고 있고, 그들 모두 이번 일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것도 들어 알고 있었다. 기억이 흐릿한 친인척들에게 연락을 받는 중이라 그는 곤혹스러워 하는 중이었다.


-전에 제안한 대로 임대를 해주겠네.


당시에는 그럴 생각도 있었지만 하루는 생각을 바꿨다. 몇 년의 계약을 한 이후 강여사의 자녀들이 땅을 그대로 농지로 쓰려 들지 않을 것이라 확신했다. 강여사의 땅을 포기하면 그 여파는 주변에도 미친다. 땅 주인이 땅을 놀리기만 해도 안 좋은 병해충이 발생해 농사짓는 이들에게 피해를 준다. 그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하루는 땅을 구입할 생각이다.


“20년 이상 장기 임대계약을 해주지 않으실 거면, 매입하겠습니다.”


-꼭 그래야겠나?


“농사지으실 생각 없으시죠?”


답이 없자 하루는 이어 말했다.


“계약 끝나고 땅에 무슨 짓을 할지 걱정이 들어서요.”

-너무하는군.

“....놀리는 땅 쉽게 돈 버는 방법이 뭔지 아세요?”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쓰레기 버리는 겁니다.”


옅은 숨소리가 들렸다. 하루는 상대가 스피커폰으로 대화중임을 깨달았다. 변호사를 대동하고 있을 것을 예상하면서도 하루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쓰레기 버리는 비용이 상당한 국가라서요. 노는 땅에 몰래 버리게 해주고, 묻어버리기도 하고. 그렇게 돈 법니다. 좋은 방법이죠? 그렇게 땅 썩게 만들면 농지부적합 판정 나오겠죠? 물론 그 전에 잡혀 들어가겠지만, 운 좋으면 돈도 벌고 나중에 토지용도 변경도 할 수 있겠네요. 폐차 끌고 와서 길 막으려던 걸 보면 충분히 할 것 같아서 임대는 안하기로 했습니다. 임대라고 자신들 땅이라고 찾아와서 쓰레기 버리고 갈까봐 겁이 나서요. 아시겠지만, 제가 매매 의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우선권이 제게 있습니다.”


-꼭 이래야겠나.


“예, 그래야 합니다. 큰아드님도 그렇고, 다들 땅이 뭔지도 몰라요. 농사는 지어본 적도 없고.”


-나도 어릴 때는 제법 돕고 살았네.


“그럼 아시겠네요.”


-뭘 안다는 건가. 자네가 뭘 알아.... 배고프고, 힘들고. 그런 삶에서 벗어나려고 얼마나 노력하며 살았는데.


“그럼 지금 삶에 만족하시며 사시면 되잖아요. 왜 그렇게 욕심을 부리십니까? 제가 땅 사서 되팔기라도 할까봐 그러십니까? 그런 것이 걱정이면 제가 죽기 전에는 땅 팔지 못하게 하겠다고 각서라도 써 드리죠.”


-.....하지만 업자들 말로는 그 땅의 가치가 평당 10만원은 아니라고 하던데.


“예.”


-아니라고? 지금 아니라고 말하는 건가?


흥분한 목소리 뒤로 들뜬 신음들도 들렸다.


“예, 현재 공시지가는 7만원입니다.”

-7만원?

“.....확인해 보지 않으셨나 보군요? 제가 웃돈 주고 거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하시겠죠? 가능성, 미래, 투자가치. 주변에 그런 말을 해주는 사람이 있나 본데... 데리고 오십시오. 그 사람 논 위에 세워두고 같은 말 할 수 있는지 보겠습니다. 아, 그렇게까지 하시면 저도 공시지가로 매매희망 금액을 변경하겠습니다.”


가라앉지 않는 분노가 하루의 냉정함을 앗아갔다. 그는 이내 강여사를 떠올리며 말했다.


“그럼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돌아선 하루는 마루를 보고 쓴 웃음을 지었다.


“뭐래?”

“뭐 똑같지.”

“하루야. 그 땅 사야겠어?”

“그게 편해.”

“편하기에 하겠지만, 괜한 돈을 쓰는 것 같아서. 적은 돈도 아니고.”


하루도 가족 중 누군가 땅에 애착을 가지고 농사를 지을 생각을 했다면 이렇게까지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상대는 투기를 목적으로 매매할 생각에만 몰두해 있었다. 누군가에게 팔아버리고 주변인들을, 실제 그 땅에 기대어 사는 이들은 조금도 배려해주지 않기에 무리해서라도 땅을 구입하려는 것이다.


“돈은 계속 벌 수 있어. 걱정하지 마.”

“걱정은 무슨...”


‘음?’


하루는 마루의 표정이 좋지 않은 것을 깨달았다. 무슨 일이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기에 무심했던 자신을 탓하며 그가 물었다.


“무슨 일 있어?”

“....음. 그냥 가벼운 일인데... 기분이 영 좋지 않네.”


말하려 나온 것인지 마루는 무언가를 내밀었다. 받아보니 시에서 보낸 명령서였다. 내용을 본 하루는 기가 차 헛웃음을 흘렸다.


“이게 말이 되는 소리냐?”

“따졌어. 따지고 명령 철회 받았는데... 기분이 영 그렇다.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


시에서 보낸 공문의 내용은 마루의 고물상 앞에 놓인 스쿨버스에 관한 것이었다.


스쿨버스는 동네 주민들의 사랑방처럼 이용되고 있다. 그 안에는 하루와 마루가 비치한 편의시설과 음료등이 놓여 있다. 무료로 사용되는 그곳에 오는 이들은 무료하고 힘든 삶을 사는 노인들이다. 그들의 쉼터를 철거하라는 명령이었고, 불법적인 일을 하지 말라는 명령서를 보낸 것이다. 가장 큰 건은 해당 스쿨버스에서 불법적으로 일력알선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미친놈들이네.”

“열 받아 쫓아가서 따졌어. 실사도 안 해보고 이게 무슨 헛짓꺼리냐고. 그랬더니 신고가 들어왔데. 스쿨버스에서 일자리 구해준다는 소문이 돈다고.”

“그거... 허허.”


사실이기도 했다. 스쿨버스에 온 노인들에게 하루의 농장에서 일거리를 내주고 있었다. 농한기에 일이 없기에 하루가 우즈벡에서 건조과일까지 수입해 팔고 있는 것이다. 현상유지만 되면 이익이 없어도 계속 일을 늘릴 생각을 한 것도, 마땅한 일거리가 없는 그들에게 소일거리나마 주고 임금을 지불하기 위해서다. 힘쓰는 일은 모두 하루와 철호가 하고 있고, 물건이 들어오면 지계차로 이동시키고, 그걸 소포장하고 수량을 맞추는 것이 현재 노인들의 일거리다. 주소지 라벨을 찍는 일은 철호가 담당하고, 스티커를 붙이는 것만 노인들이 하는데 잘못 붙이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재작업을 하느라 오히려 배로 힘이 드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하루나 철호, 일을 돕는 스윌리도 불만한번 내비치지 않고 있다.


일을 소개해주고 알선비를 받지도 안는데 불법 알선업체라고 신고가 들어온 일에 마루는 분개했다. 시청공무원들은 어떤 곳인지, 어떻게 일거리를 찾게 되는지 확인해보지 않고 시정명령만 내린 상태였다. 불법업체에 대한 벌금까지 물리고서.


“그런 놈들이 공무원으로 있으니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지. 쯧.”

“그러게 말이다. 대통령은 딴 짓이나 하고 다니고, 민간인이 중국집에서 국정운영을 논한다잖아.”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그러고도 남을 것 같긴 하다.”


하루는 대통령의 진짜 비선실세가 누군지 예측하고 있다. 주포가 여사라 부르던 여인에 대해서는 아직 의혹조차 나오지 않고 있어 누군가에게 말할 수 없었다. 그녀가 국정원 직원들까지 움직인다는 것을 알기에 조심하는 것이다. 이런 내용을 알고 있던 최대림이 정직된 일로 하루도 조금은 겁을 먹었다. 떳떳하다고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기에 숨죽여 참는 것이다.


*


밤의 적막함은 더 많은 생각을 불러온다. 늦겨울로 세상이 깨어나기 전이라 하루의 움츠린 마음을 더 갑갑하게 조였다. 그런 시간이 되면 하루는 통쾌한 사람의 이야기를 찾아본다. 거침없이 상대를 비난하고, 논리적으로 따지고, 그렇게 세상을 올바르게 이끌려던 사람의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벌써 몇 번이나 본 영화를 다시보다 하루는 또 눈물을 훔쳤다.


‘만나 뵈러 갈까....’


만나보지 못한 사람이면 하루의 그리움은 지금처럼 크지 않았을 것이다. 방송매체를 통해 접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가까이 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 하루의 그리움을 부추겼다.


“스윌리도 보고 싶어 했으니... 주말에 가볼까.”


내친김에 가보자고 하루는 다음날 스윌리와 담미, 간다는 소리에 함께 가자고 따라나선 마루부부와 엔젤까지 모두 데리고 동화마을로 향했다. 그리고 검색한번 하지 않고 찾아온 것을 후회했다.


동화마을 입구에는 새로운 안내문구가 서 있었다. 정치인이 더는 만남의 시간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 아쉽다.”


스윌리가 가장 아쉬워했다. 어디서 구했는지 정치가의 포스터까지 구해 액자에 걸어둘 정도로 팬이 되어버린 그녀는 발을 동동 구르며 하루에게 어떻게든 해달라고 졸랐다. 하루도 내심 만나고 싶었기에 혹시나 하며 최대림에게 전화를 걸었다.


“형? 바빠요?”

-조금 있다가 전화할게.


5분이 지나서 최대림이 전화를 걸었다.


-오랜만이다. 하루.

“예, 강여사님 돌아가시고 정신이 없었어요.”

-이야기는 들었다. 찾아가려 했는데, 미안하다. 형이 조금 바쁜 일이 생겨서.

“낚시 여행 다닌다고 하지 않았어요?”

-아.... 그랬는데... 어디야?

“지금 동화마을 입구요.”

-응? 정말? 어, 거기서 기다려. 곧 나갈게.

“네?”


되물었지만 전화는 끊겨 있었다. 20분 쯤 지나 양복을 입은 최대림이 나타났다.


“형?”

“어어... 마루도 같이 왔구나.”

“허... 뭡니까. 그 모습은?”


마루의 질문에 최대림은 머리를 긁적이다 말했다.


“나 취직했다.”

“취직이요?”

“어...경호원으로.”


놀랄 일이었다. 최대림은 현재 정권에 찍힌 인물이다. 그런 사람이 대통령실 경호처에 소속된다는 것은 의아스러운 일이었다.


“어떻게...?”


하루의 의문에 최대림은 볼을 긁었다.


“그건 나중에... 여기까지 오셨는데 식사라도 하셔야지요.”


식당은 생가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곳이었다. 이런 곳에서 먹을 것이 있을까 했지만, 하루와 마루는 물론이고 스윌리와 스완도 맛있게 먹었다. 식사를 끝낸 스완과 스윌리가 일어나자 하루가 물었다.


“어디...화장실?”

“우렁회무침 어떻게 하는지 알려달라고 해보려고요.”

“아.”


한국말 잘하는 외국인이라며 주방의 여인들은 무침 만드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주었다. 스윌리가 사갈 생각에 만드는 법도 보여 달라고 하자 바쁘지 않았던 탓인지 주방에선 흔쾌히 그에 응했다. 식사가 덜 끝난 담미가 엔젤을 챙기는 모습을 보다 최대림은 빤히 보는 하루마루의 시선에 피씩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내 처지를 들으셨는지 아니면 다른 분이 손을 써 주셨는지 정직 풀리고 발령 났더라고. 나도 여기 온지 이제 3일밖에 안되었어.”

“경호처 들어가려면 뭔가 특기도 있고 그래야 하지 않아요? 101경호대 출신이거나, 특수부대 출신이거나...”

“특례지 뭐. 그래서 눈치도 보이지만, 대통령께서 반가워해주시니 텃세 부리거나 하지는 않더라.”

“그래도 힘들겠네요.”

“언젠가 가까이서 모시고 싶었는데.... 소원 푼 셈이지.”


조용히 대화를 듣던 하루가 물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방문객과 만남을 안 하시게 된 거에요?”

“음. 건강의 문제도 조금 있으시고.”

“그리 건강해 보이셨는데...”

“아, 걱정할 정도는 아니고... 그냥 마음이 그러신 것 같아.”


하루는 최대림이 숨기는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보리빵과 봉화마을에서 생산된 쌀을 사고 돌아온 후 하루는 그게 뭔지 찾아보기 위해 검색을 시작했다. 오래지 않아 하루는 왜 정치가가 우울해하는지 최대림의 안색이 좋지 않은지 깨달았다.


“미친놈들이네.”


퇴임 후 정치가는 계속된 공격을 받아왔다. 그의 인기는 퇴임 후 더 높아졌고, 당시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못할 때마다 더 그리워하며 사람들이 그를 찾았다. 그러던 중 2009년 정치가는 최대의 위기를 맞이한다. 대기업 회장이 로비를 벌이던 중 여기저기 뿌린 돈 일부가 정치가의 부인에게 건네진 것이다. 그 일로 전대 대통령인 그까지 검찰에 소환조사 받은 사건이었다.


청렴결백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그가 뇌물수수혐의를 받게 되자 비난여론이 생겼다. 결국 정치가의 친형이 뇌물수수혐의로 입건되었다. 정치가도 혐의를 받았지만, 결국 무혐의로 풀려났다. 허나 세상은 한동안 그의 결백을 의심했었다. 그런 과정에서 칩거하던 중 전 국정원 고위 간부의 입에서 의도적인 여론조작에 관한 발언이 나왔다. 그의 발언 중에는 정치가와 관련된 것도 있었다. 해당 사건은 진실로 판명되었고, 여론조작에 적극 참여한 국정원 직원이 구속 수감되며 잊혀져가던 정치가의 인기는 다시 높아졌다. 그에 발맞춰 그는 자신의 사가에 찾아오는 이들을 전처럼 맞이해 이야기를 나누며 여전히 사랑받는 퇴임 정치가로 지냈었다.


그런데 내일 자 신문 방송에서 일제히 해당 사건에 대한 의혹이 다시 불거져 나왔다. 직접 받은 사실이 없다고 결론지어졌기에 타깃은 그가 아닌 그의 처로 향해 있었다. 어떤 성질의 돈인지 모른 채 받은 사실이 있었고, 그로 인해 뇌물수수혐의가 인정되지 않았으나 받았다는 사실에 도덕성에 대한 문제가 거론 되었었다. 그 일로 대국민 사과까지 했었고, 그렇게 정치가의 부인은 스스로 반성하며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살았다.


가장 열성적으로 이 사건을 다룬 것은 과거부터 정치가와 좋지 않은 인연을 가진 소위 보수언론의 거두 조일일보였다. 검증되지 않은 의혹을 마치 사실처럼 부풀려 작성된 기사를 보며 하루는 분노를 금치 못했다.


하루는 냉정히 생각했다. 이유가 있으니 이렇게 크게 다루는 것이라고. 그 이유가 진실인지, 혹은 진실을 덮기 위한 어떤 것인지 그는 아직 알지 못했다.


*


봄이 시작되기 전 많은 밭농사가 시작된다. 하지만 하루는 결론지어주지 않는 강여사의 자녀들로 인해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하고 있었다.


“괜찮혀. 쌀만 심음 되것지.”

“그랴. 밭떼기 농사 없음 할일이 없간? 잘 되었네.”


구획정리를 마치면 짜투리 논과 밭이 많이 나온다. 노인들은 기계와 오리, 우렁이가 해줄 논농사보다 손이 많이 가는 짜투리 밭농사를 더 기대하고 있었다. 그곳에 찹쌀 심고, 흑미심고, 콩심고, 감자심고, 고구마도 심는다고 기대에 찬 표정으로 대화하는 것을 보았기에 하루는 더 착잡해졌다. 하루도 짜투리 밭에 연근을 심어 보기 좋은 연못처럼 만들 생각을 하던 중이었기에 더 그랬다.


“욕심은 많은 것들이... 더 올려달라고 그라지?”


협상 대상과 인척관계인 한노인이 묻자 하루는 고개를 흔들었다.


“잘은 모르지만...”

“그것뿐이지 뭐. 에이, 썩을 놈들....혹시라도 그놈들이 안 팔거든 내 땅 반 내줄테니 연결해서 하자고.”

“예? 아... 아니에요.”

“아니기는 나도 반 뚝 땡겨 줄텡께 걱정이랑 하덜 말고. 썩을 놈들이 논농사밖에 못하는 땅에 뭘 짓고 자빠질라고. 에이...”


노인들이 한마디씩 할 때 한노인이 말했다.


“근데 돈은 있고?”

“예? 아. 예.”

“허... 어디 화수분이라도 주웠는가. 어서 돈이 그리 막 나오나?”

“아...아르바이트를 간간히 해요.”

“알바를 엄청시리게 해가꼬 땅 사는가? 흐미...”


하루는 민망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주식 호황기인 지금 하루는 이전과 비교가 되지 않는 수익을 얻는 중이었다. 올해 6월부터 가격상승 제한폭이 30%로 변경되는데, 아직 15%에 불과하지만 하루는 매일 평균 1억 이상의 수익을 얻고 있다. 그것도 그가 스스로 자제해서 그런 것이지 마음만 먹으면 10배 이상의 수익도 낼 수 있다. 내일을 볼 수 있는 하루가 자금까지 갖추자 장기간 수를 쓴 작전주라도 해도 그를 그냥 털어낼 수 없게 되었다. 하루는 어느새 평택의 큰손으로 불리고 있고, 그도 그런 사실을 알고 있다.


“다른 건 몰러도, 감자는 심고 싶은디....”


조용해진 가운데 한 노인이 입을 열었다. 하루는 미안한 표정을 지었고, 노인들은 붉어진 얼굴로 입을 연 노인을 노려보았다.


“감자 못 먹어 죽은 구신이 붙었는가?”

“그냥 하는 말이여... 하사장, 내 헛소리를 했어. 이해혀.”

“예? 아하하... 괜찮아요. 저도 감자도 심고 싶고... 연근도 심고 싶고, 연꽃 피면 스윌리 데려와서 자랑하려고 했는데.”


멍하니 생각하던 하루가 일어나자 노인들이 다시 입을 연 노일을 보았다.


“한번 만나보고 올게요. 저도 답답하네요.”

“그 놈들.... 농사 시기 아니께 이러코롬 버티는 것이여.”

“대굴빡 그짝으로 잘 돌아가게 생겼지? 뉘집 아들인지 참말로...”

“너그 핏줄이여. 그만 혀.”


따지면 인척들이라 한노인의 말에 모두 조용해졌다.


*


큰아들이 안산시 동사무소에서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어, 하루는 그를 만나기 위해 안산으로 이동했다. 미리 연락해 두었지만 퇴근 전에 도착한 하루는 한 시간 가량을 기다려 그를 만날 수 있었다.


“멀리까지 왔군. 나도 서둘러 넘기고 싶은데, 동생들도 그렇고 애들도.... 뭐라 할 말이 없네.”

“그리 말씀하시니... 도대체 얼마를 원하시는지 들어보려고요. 그리고 포기하는 쪽으로 결정지으려고 왔습니다.”

“포기라니... 그 땅 필요한 게 아닌가?”

“필요하긴 해도 그렇게 필요한 것은 아니에요. 길에 붙은 땅은 제 소유지고, 그래서 안쪽 땅 원하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전에 말한 대로 용도변경 금지된 곳이라 농사짓는 사람만 사겠지요. 아니면.... 속아서 사거나.”


큰아들은 고개를 돌려 잠시 창밖을 보았다. 그런 그에게 하루는 준비해 온 서류를 내밀었다.


“수익계산서에요. 평당 60만원대라면 200억인데, 농사를 해서 언제 그 원금을 벌 수 있는지를 계산해 봤어요. 물론 토지는 그대로 남아 있고, 언젠가 용도변경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도 할 수 있겠지만.... 이 나라의 땅은 한정되어 있어요. 잘 아시겠지만, 점점 농지가 줄어들고 있죠. 농업진흥청인지 그런 쪽에서는 이런 농지 쉽게 허가 안 내줘요. 어떻게든 보존하려 들죠....”


“흠... 582년이라.”


“예, 년 3천 500만원을 벌면 582년에 원금회수가 가능해요. 단순한 계산이지만, 그리 다르지 않죠. 물론 땅도 그대로 자신의 소유지가 될 것이니... 농사로 삼천오백 벌면 잘 번거라고 하더군요. 차라리 그 땅에서 농사를 지으세요. 저도 도와드릴게요.”


“이런 거 준비하지 않아도 나도 집사람도, 이제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 알지만... 34억받고 팔면 나중에 후회할 것이라고 다들 말해서.”


하루는 눈을 깜빡이다 물었다.


“왜 34억이에요?”

“응? 자네가 평당 10만원을 제시했지 않은가. 공시지가가 7만원이라고.... 나도 알아봤는데 그쪽 땅은 평균 6만원대더군. 낮은 곳은 4만원도 있고. 변경불가지역이라 공시지가도 낮다고 하던데... 그래서 다들 10년 기다렸다가 팔면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라고 말하더군. 어머니가 유서에 우리 11남매에게.”

“예? 11남매셨어요?”

“응? 몰랐나? 아버지가 재혼하셔서 내 위로 형님과 누님들이 계시지. 어머니가 친자식처럼 키웠고, 나도 형 누나로 여기며 살았지. 돌아가신 분도 있고, 살아계신 분도 계시고. 그분들에게도 공평하게 재산이 돌아가야 한다고 어머니가 명시해 두셨네.”

“아...”

“맏이라도 더 주고 그런 것도 없더군. 아, 어머니 사시던 집하고 내 처가 운영하는 오리집에 투자한 돈은 맏이라 주는 몫이라고 하셨지. 큰형님이 살아계셨으면 어머니는 다 물려주셨을 거야. 그래서 말 많은 막내도 받게 된 것에 감사할 생각이지....”


하루는 34억을 11로 나누어 보고 약 3억원을 계산하곤 고개를 끄덕였다. 적지 않은 돈이지만 부동산업체의 계산대로라면 18억씩 나눠가질 수 있다. 15억이 날아가는 기분이라는 것을 하루도 이해할 수는 없지만, 짐작할 수는 있었다.


“그렇게 계산하셨구나.”

“....무슨 말인가?”

“음, 공시지가 보셨다니 아실 텐데. 거기 나온 단위는 평이 아닙니다.”

“....그럼?”

“제곱미터죠.”

“제곱...미터...?”

“예, 제가 제시한 금액은 평당 10만원이 아닙니다. 저도 처음엔 공시지가보고 그 정도인가 싶었지만, 단위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혹시 제가 말하며 평당이라고 했었나요?”


기억을 더듬어보던 하루는 자신이 그런 실수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다시 말씀드리죠. 약 11만2천 제곱미터에 해당하는 농지 구입 대금으로 112억을 제시하겠습니다.”


“배...백십이억...”


“3월부터 농사를 시작해야 해서, 적어도 25일 전에는 결론을 지어야 합니다. 그날까지 합의되지 않으면 전 포기하겠습니다.”


“잠, 잠시만 기다려주게.”


자리에서 일어나려하자 큰아들이 하루를 불러세웠다. 하루가 앉지 않고 보자 큰아들이 급히 말했다.


“땅을 다 팔아야 하나. 남기면 안 되는 건가.”

“흠. 애석하게도 입구쪽은 제가 다 샀고, 안쪽에 따로 빼 두기가 좀 어렵습니다. 대신 제가 산 가격으로 입구 쪽 일부를 재판매할 수는 있습니다. 얼마나 필요하십니까.”

“아...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 땅 부모님이 어떻게 늘렸는지 알기에 이대로 남에게 다 파는 것이.... 누님들도 말은 안하시지만, 내심 서운해 하시고....”

“농사를 지으신다면 내드릴 수 있습니다. 그냥 묵히실 거면 어렵습니다. 펜스를 설치해 놓아서.... 그리고 나중에 땅값 올랐다고 논란이 이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미련이 남으시면 그냥 팔지 말고 가지고 계십시오. 그럼 저도 빨리 마음을 굳히고, 멈춰둔 공사를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지금 말하지 않았지만, 이 일로 저희 영농법인의 피해가 적지 않습니다. 냉정하게 보이시겠지만, 애초에 그렇게 접근하신 것은 제가 아닙니다. 그리고....”


말을 끌던 하루가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날 제가 마지막 방문자라더군요. 장례 끝나고 만나서 말해드리려고 했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강여사님이 어떻게 땅을 대했는지, 농사를 어떻게 지으셨는지 그런 이야기입니다. 들으시겠습니까.”


“...녹음...해도 되겠나.”


잠시 생각하던 하루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스마트폰의 녹음 기능이 잘 작동하는지 확인한 후 자신 앞으로 당겨와 이야기를 시작했다.


땅과 물, 해와 바람. 그 이야기를 들으며 큰아들은 흐느껴 울었다. 그는 타인이 어머니의 마지막 말을 전하는 사실에 마음이 아픈지 가슴을 연신 쓸었다.


“.....땅 다 주고 가고 싶은데, 내 속에서 나온 놈들에게 뭐라도 주고 싶어 넘기기로 했네. 그래야 애미 원망 안하고 제사라도 해줄 거 아닌가. 농사 안 지을 거 뻔하니 싸게 임대 주던가, 팔라고 말해뒀어. 꼴통 짓 하거든 봐주지 말고.... 내 말 알지... 라고 말하셨습니다. 그리고 피곤해 보이셔서 나왔고요. 아... 나오기 전에 간다니 그러시더군요.”


-아적 안 갔는가... 멀리 안 나가네.


평소처럼 화난 목소리가 아니었다고 하루는 덧붙여 말하지 못했다. 그도 말하다 울컥해 동요를 멈추려 애쓰는 중이었기에.


*


<2월 22일>


일요일 저녁 하루는 큰아들에게 연락을 받았다. 합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었다.


-누님들이 이야기 다 듣고 화를 내시더군. 어머니와 나이차가 적어 자매처럼 지내던 분들이고, 내겐 어머니 같은 분들이지. 그런데 누님들이 내려가 사신다며 집을 달라셔서 그리하기로 했네. 그...런데 텃밭이라도 가지고 싶다고 하시는데....


“정리하면 짜투리 땅들이 나와요. 거기 무상으로 빌려드릴게요. 그럼 합의하시는 건가요?”


-그러려고. 계속 두면 다들 내 큰아들처럼 직장 때려치우고 놀고먹을 궁리를 할 것 같아.


“허...”


-어머니가 욕심을 던져주고 가셨어. 된통 혼나 보라고 하신 것이더군.


단정 짓는 말에 하루가 의문을 품을 때, 큰아들이 말했다.


-합의한다고 하니 변호사가 어머니의 편지를 줬네. 이런 일이 생길지 아시고 계시더군. 자네가 더 독하게 나가야 할 텐데 라고 써 두셨어. 후우... 나이 오십 넘어도 여전히 어머니 손안의 아이라 생각되더군. 그런데....


“예.”


-어르신들이 만족하시겠나?


“예? 어르신들은 왜요?”


-그 토지 구입을 영농 법인으로 하는 것 아닌가. 그 자금 어르신들이 내시는 것이고.


그런 오해를 했구나 생각하며 하루는 말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요. 제가 결정권자니까.”

-그래도 공시지가보다 높은 가격이면....

“제가 구입 당사자에요. 법인 소유 토지가 아니라.”

-그런... 돈이, 혹시라도 대출을 받아 무리하게....

“대출 백억 해주는 은행이 어디 있겠어요. 농사짓는다고 하면 뚱하니 쳐다보는 게 은행원들인데.”

-그럼, 정말 그런 돈이...

“예, 있어요. 걱정 마세요. 곧 뵙겠네요. 변호사님에게 연락해서 날짜 정해보죠.”


혹시 하루의 마음이 변할까 걱정했는지 약속은 월요일로 잡혔다.


“분할납부가 가능하시니....”


현금자산을 110억 가진 이는 찾기 힘들 것이다. 변호사는 하루를 잘 모르기에 분할납부방법에 대한 논의를 하려 했지만, 하루는 그게 가능한 사람이다. 섬 거래를 도와준 공인중개사를 불러왔기에 등기와 토지계약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변호사도 매매과정을 유심히 지켜보며 지식을 늘렸다.


“여기, 거래사실확인서를 받으시고, 날인해서 교환하십시오. 이 서류는 세금 신고시 매우 중요한 것으로 잊어버리시면 안 됩니다.”


“세금은 나누는 것이 좋나요?”


막내딸의 질문에 중개사는 하루를 보았다.


“열한분...에게 토지 매매대금이 나눠지거든요. 적확히 11등분으로. 그래서 함께 신고해 내는 것이 싼지, 나누는 것이 싼지를 묻는 것 같습니다.”


“아아... 상속신고를 하셨습니까? 그러니까 현재 토지 소유주가 열한분으로 되어 있습니까? 상속 후 양도를 하는 것이지, 상속받기 전에 양도는 불가능합니다.”


“토지양도의 우선권이 주어져 있고, 그래서 먼저 우선권을 가지신 하루씨의 의사를 반영해 매매된 금액이 상속재산이 됩니다.”


“그 경우 양도의 주체는 누구입니까?”


변호사의 말에 중개사가 의문을 표했다.


“상속합의가 어려운 경우가 많은 현실이라, 합의가 이렇게 쉽게 된 것만으로 저도 한시름 놓았습니다. 상속 분쟁을 일으킬 발언은 삼가 해 주시겠습니까?”


“그래도 알아야 할 건 알아야지요.”


하루의 말에 변호사가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그건 저도 알아봐야 할 사항이라...”

“제가 알기로는 상속등기의 등록이 우선입니다. 공동상속으로 분할상속 예정이라고 해도...”

“아, 그건 이미 끝내놨습니다.”


큰아들이 급히 끼어들어 말하자 변호사도 한시름 놓았다. 그렇게 하루는 농지 3만 7천평의 주인이 되었다.


작가의말

선추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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