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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수갑의 서재

신선인데 용병이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도수갑
그림/삽화
멜떡
작품등록일 :
2021.03.21 22:11
최근연재일 :
2021.05.06 19:01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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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302
글자수 :
205,289

작성
21.03.2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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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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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신선인데 용병이었습니다 7화

DUMMY

7화


입학식이 한창 진행되는 동안 팀 배정 위원회에 소속된 교수진들과 운영지원 역할을 맡은 재학생들이 배치 고사를 치르기 전 마지막 점검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물론 몸이 바쁜 건 재학생들이었고 교수진들은 입을 바쁘게 놀린다는 점이 다르긴 했다.


교수진들이 마지막 점검을 위해 회의실에 모여 앉아 있었다.


“변동 사항 있나요?”


가장 상석에 앉은 중년의 교수가 질문했다. 위원장인 박영준 교수였다.


사실상 모든 준비는 이미 마친 상황이었기에 딱히 보고할 만한 건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총장님 지시 사항으로 변동된 건이 하나 있습니다.”


모니터링 담당을 맡은 황 교수였다.


“총장님 지시 사항이요?”


담당 위원장인 그도 모르는 지시 사항이라니.


“오늘 아침에 갑자기 모니터링 팀에 찾아오시더니 C구역과, E구역 그리고 F구역의 카메라를 좀 더 늘리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각 구역 30대씩 추가 카메라 설치는 완료한 상황입니다.”


“C, E, F구역이면···.”


“주요 신입생들이 배치될 구역입니다.”


“아아.”


학교는 자선 사업 단체가 아니었기 때문에 학생들의 개인 능력이나 사회적 영향력 등을 고려하여 별도로 급을 나누고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특출난 상위의 몇몇 학생들을 주요 인원으로 분류하여 관리하고 있었다.


“흠.”


박영준 교수가 자신의 디바이스로 주요 인원으로 분류된 학생들의 명단을 확인했다.


“올해는 괴물 신입생이 네 명이나 들어왔군요.”


주요 인원으로 분류된 신입생은 40명 정도였지만 그중에서도 상위 네 명의 스테이터스가 독보적이었다.


“총장님도 꽤나 기대를 하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그러시겠지요. 무슨 문제라도 생기지 않는 이상 시간만 지나면 알아서 GM급이 될 인재들이니까요.”


박영준 교수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게다가 전부 다이아 수저 출신이죠. 하하.”


황 교수가 부럽다는 듯 작게 웃었다.


‘하긴.’


대다수가 굳이 용병으로 일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부유한 가문 출신이었다. 전부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기업 회장의 자녀들 뿐.


“개천에서 용 나기는 힘든 세상이 됐지요.”


평범한 중산층 출신인 박영준 교수가 애써 웃으며 답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화면을 끄기 전 명단의 끝자락에 위치한 한 남학생의 이름을 확인했다.


‘이지훈.’


학교에서도 처음 받아보는 유형의 지원자였던 탓에 갑론을박이 있긴 했지만 6:4 정도의 비율로 찬성하는 이가 더 많아 주요 인원으로 분류된 학생이었다.


정작 테스트를 담당했던 캐서린은 ‘잘 모르겠다.’라며 반대표를 던졌지만 검술 담당 교수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눈 여겨봐야 할 학생으로 선정된 경우.


주요 신입생 중에선 몇 안 되는 평범한(?) 집안 출신이었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박영준 교수는 왠지 모르게 그에게 더 정이 갔다.


‘교수로서 바람직하지 못한 마음가짐이기는 하지만···.’


좀 전의 울적했던 기분을 다 털어버린 그가 재차 동료 교수들에게 질문했다.


“다른 변동 사항은 없나요?”


***


지루하기 그지없었던 입학식이 드디어 끝이 났다.


‘흐아암···.’


지훈이 티 나지 않게 하품했다.


그 모습을 본 아나스타샤가 웃으며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음에 또 봐.”


“응. 잘 가.”


“후훗.”


그녀는 처음 만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쿨하게 떠나갔다.


자리에 앉은 채로 인파들 사이로 사라지는 그녀의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지훈도 금방 자리에서 일어났다.


“밥이나 먹어야지.”


지훈은 음식을 섭취하지 않고도 수십 일을 견뎌낼 수 있을 정도로 강인한 육체를 가지고 있었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이었기에 식사는 빼먹지 않고 하는 편이었다.


“에너지 큐브만 먹고 사는 사람들은 무슨 재미로 사는 걸까.”


고도로 발전된 식품공학 기술 덕분에 사실 불편하게 식사를 하지 않고도 특수 가공된 에너지 큐브를 섭취하는 것으로 인간에게 필요한 모든 영양소와 칼로리를 공급하는 것이 가능해진 시대였다.


그러다 보니 일반적인 농업이나 목축업 등이 상당히 쇠퇴하여 고급화 전략을 내세운 소수의 기업들이 시장을 독점하게 되었는데 지금에 이르러서는 서민들은 매 끼니 일반 음식을 먹기에는 부담스러울 정도의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그 목적이 영양소나 필요 열량 섭취에 있다면 굳이 값비싼 일반 음식을 먹는 것보다 값싸고 효율적인 에너지 큐브가 훨씬 경제적이기도 했다.


물론 강화 인간이나 사이보그 그리고 일부 각성자들이 섭취하는 전용 에너지 큐브는 이들이 하루에 필요로 하는 엄청난 양의 열량을 해결해 줄 수 있었기 때문에 일반 에너지 큐브에 비해 그 값이 훨씬 비싸긴 했지만 말이다.


“뭐든 돈이 문제지···.”


화랑전에서 가까운 식당엔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있었기 때문에 지훈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교수회관 쪽으로 향했다.


그의 목적지는 교수회관에 있는 식당인 옥류천. 가 본 적은 없었지만 이곳에 식당이 있다는 것은 전에 봐서 알고 있었다.


학교 내부에 비치된 드론을 타고 가니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역시.”


그의 예상대로 옥류천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자리에 앉은 지훈이 불고기 정식을 주문했다.


‘오늘은 달달한 게 당긴단 말이야.’


그리고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디바이스를 꺼내 입학식에서 알려준 페이지에 들어가 자신이 타야 할 비행기를 확인했다.


“오후 4시, 14번 게이트, MK316 비행기.”


배치 고사가 이루어지는 지역까지 그를 태워줄 비행기였다.


지금이 오후 12시 45분이었으니 아직 시간은 넉넉했다.


최대한 다양한 상황을 설정하여 각기 다른 목적에 맞게 훈련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실습장들답게 배치 고사가 치러지는 거점은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었다.


거점을 만들고 제공하는 것은 많은 경비를 필요로 하는 일이었기에 한 용병 학교가 모든 거점을 만들어 운영할 수는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배치 고사에서 사용되는 거점 상당수가 MKO의 소유가 아니었다.


MKO에서 독자적으로 만들어 놓은 거점도 있었고 협약한 다른 용병 학교에서 제공하는 거점도 있었기 때문에 비행기가 어디로 향하는지는 일단 도착해 봐야 알 수 있었다.


“던전 탐사 미션이 재밌을 것 같은데.”


사실 뭐가 걸려도 즐겁게 임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했지만 당하라고 만들어 놓은 함정들을 제거하거나 피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던전 탐사가 제일 끌리는 지훈이었다.


그렇게 자리에 앉아 디바이스를 만지작거리고 있으니 금방 로봇 서버가 그의 불고기 정식을 가지고 왔고 달콤 짭짤한 자본주의의 맛을 제대로 만끽한 지훈은 식당을 나와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 누워 인터넷이나 하다가 시간에 맞춰 나갈 생각이었다.


MKO로 검색해 보니 끝난 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은 입학식 관련 기사가 잔뜩 올라와 있었다.


“사람들이 이쪽 업계에 관심이 많긴 한가 보네.”


유명 용병이 유명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실시간으로 기사가 나오는 것을 보니 새삼 더 와닿는 듯한 느낌이랄까.


“이 아저씨는 서금천 총장이고, 이 아줌마는 어디 용병 학교 높은 사람이었고···.”


용병 업계의 저명한 인사들도 꽤나 입학식에 찾아와 주었기에 기사별로 다양한 사람의 사진이 사용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한 젊은 남자의 사진.


“아. 입학생 대표나 검색해 볼까.”


그의 정체는 바로 오늘 입학식에서 입학생을 대표하여 신입생 선서를 했던 수석 입학자였다.


“이름이···. 김태형이었던가.”


김태형이라는 이름으로 검색하니 엄청나게 많은 검색 결과가 나왔다.


“맞네.”


관련 검색어로는 천재, 도련님, MKO, 김현곤, 천문 등.


곧바로 구름 위키에 등록되어 있는 김태형 페이지로 이동했다.


“오호···.”


대충 봐도 이 시대의 백마 탄 왕자 같은 사람이었다.


나이는 그와 똑같은 18살.


하지만 성별과 나이 빼고는 비슷한 것이 아무것도 없는 다이아몬드 수저 그 자체였다.


일단 김태형의 부친이 대한민국 최고의 용병 회사인 천문(天門)의 회장인 김현곤이었다.


이 용병업이라는 것이 이전처럼 돈을 받고 용병을 임대 해주는 식의 고리타분한 형태가 아니라 문어발식으로 온갖 사업에 선을 대고 있는 탓에 전 세계 시장의 30% 이상이 용병 관련 사업일 정도로 자본이 집중된 산업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 4대 용병 회사에 속해 있는 천문이 얼마나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지는 일반인은 상상도 하기 어려울 정도였는데.


“이런 걸 요새는 벨키움 수저라고 하던가.”


벨키움 원석은 지구에서는 구할 수 없는 금속으로 초능력과 마력의 전도 및 증폭 효과가 뛰어나 각성자를 위한 장비나 각종 고급 물품 제작에 필수적인 금속이었다.


얼마나 비싸냐면 그램당 가격이 40만 원이 넘었다.


공방에서 장인들이 제대로 만든 벨키움 장비의 평균 가격이 몇십 억대를 형성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원재료의 가격 때문이라고 해도 될 정도였다.


“거기다 능력도 좋고.”


벌써부터 언론에서 향후 대한민국의 용병 업계를 이끌어 나갈 문무겸전의 인재라고 떠받들어 지고 있을 정도였으니 그 능력 역시 의심할 바 없었고.


“얼굴까지 잘생겼네.”


화룡점정으로 연예인 뺨치는 외모를 보유한 덕분에 딱히 외부 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을 통해 알려진 모습만으로 대한민국의 수많은 젊은 여성들의 이상형으로 꼽히고 있었다.


“어쩐지···.”


김태형이 연단 위에 올라섰을 때 학생들의 웅성거림이 유달리 컸었다는 사실이 이제야 이해가 갔다.


“인기가 많을 만도 하군.”


구름 위키를 닫고 또 관련 기사나 찾아보려는데 실시간 인기 1위로 올라온 기사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MKO에 입학한 화제의 신입생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이전에 박찬성이라는 연예인이 입학한다는 내용의 뉴스 대부분이 추측성이었던 것에 비해 입학식 이후에 나온 기사라 그런지 이번 것은 입학식에 참가한 사진을 첨부한 철저한 팩트 기반의 기사였다.


지훈의 손 또한 자연스럽게 해당 기사로 향했다.


어디서 정보를 구했는지는 몰라도 해당 인물이 보유한 능력과 등급 그리고 특기까지 기재되어 있었다.


수치는 정확하지 않으며 사실과 다를 수도 있다는 주의문구가 적혀 있긴 했지만 각 인물들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는 지훈으로선 전부 흥미를 갖고 읽을 수밖에 없는 내용들이었다.


가장 상단에 위치한 인물은 역시 김태형.


김태형. 18세. 각성자. 육체 강화 A, 마력 A+, 초능력 B.

클래식 마법사 타입으로 중력계, 전격계의 마법을 사용함.


“이야···.”


클래식 마법사는 풍부한 마력을 기반으로 원거리에서 높은 화력을 지닌 마법을 사용하여 전투하는 타입이었다.


게다가 중력계와 전격계 마법이 특기면 근접 전투 계열이 상대하기도 어려운 타입.


과연 어딜 가도 귀한 대접을 받을 만한 능력치였다.


두 번째로 소개된 인물은 리샤오란이라는 중국 국적의 여성.


리샤오란. 19세. 각성자. 육체 강화 A+. 마력 A, 초능력 B.

클래식 검사 타입으로 구룡검법이라는 독문 검법을 사용함.


역시 냉병기의 나라 중국 출신답게 검을 사용하는 검사였다.


지훈 또한 검술을 익혔기에 그녀의 구룡검법이 어떨지 궁금하기도 했다.


“클래식 검사면. 나랑 비슷한 타입인가.”


아직 익히지도 못한 검진이나 선술을 제외하면 아마도 전투 타입이 자신과 비슷한 느낌일 것 같았다.


그 밖에도 회복술이 A등급인 회복 능력자이면서도 레이피어 검술이 뛰어난 이탈리아 출신의 조르지오 발디니, 능력치는 위 세 명에 비해 다소 떨어지지만 사우드 왕가의 공주인 하이파 공주, 한국의 유명 연예인인 박찬성 등 주목할 만한 인물들이 스무 명 정도 소개되어 있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명단에는 입학식 때 그의 옆자리에 앉아 있었던 아나스타샤 또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아나스타샤 게라시모바. 각성자. 육체 강화 B+, 마력 C, 초능력 A+.

염력술사.


그녀의 사진을 보니 옆자리에 앉았던 자신의 팔과 다리도 일부분 같이 찍혀 있었다.


“뭐야. 유명한 사람이었네.”


찾아보니 그녀의 부친이 알마즈 게라시모프의 회장인 이고르 게라시모프였다.


뭔가 익숙하다 싶어서 생각해보니 전에 장학생 테스트를 보러 갔을 때 갔던 건물 이름이 이고르 관이었다.


“이걸 세상이 좁다고 해야 하나.”


뭔가 상황에 맞지 않는 표현인 것 같긴 했지만 왠지 그런 느낌이었다.


그 이후로도 지훈은 침대에 누운 채로 관련 기사들을 계속해서 읽어나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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