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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수갑의 서재

신선인데 용병이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도수갑
그림/삽화
멜떡
작품등록일 :
2021.03.21 22:11
최근연재일 :
2021.05.06 19:01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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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95
추천수 :
302
글자수 :
205,289

작성
21.03.2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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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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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13쪽

신선인데 용병이었습니다 4화

DUMMY

4화


지훈은 선발 테스트를 마치고 곧바로 학교를 나와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캐서린은 테스트 담당자로 오후 4시까지 장학생 선발 관련 스케쥴이 잡혀 있었기 때문에 꼼짝없이 정해진 시간까지 대련장을 지키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정해진 스케쥴을 모두 마친 뒤 오후 4시가 되자마자 칼같이 이고르 관을 빠져나온 캐서린이 자신의 연구실이 있는 교수회관 동관으로 향했다.


그러더니 연구실에 들어오자마자 자리에 앉아 학교 내부 서버에 접속해 이지훈의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이지훈 이후로 그녀에게 선발 테스트를 받은 지원자들은 전부 고만고만하게 느껴져서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자리에 앉은 채로 오늘 만났던 지원자들을 한 명씩 떠올려보니 이지훈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기억나는 얼굴이 하나도 없었을 정도로.


그 정도로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상태로 선발 테스트를 진행했던 셈이었다.


“보자···. 장학생 선발 지원자에 이지훈···. 여깄네.”


그가 학교에 제출했던 서류들을 찾아서 읽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서울 출생, 13살에 시스 시술을 받았고 초기 각성 능력이 육체 강화 D급에 권능 듀얼?”


권능은 자신의 마력 방벽을 뚫을 정도로 강력한 강화 능력이었으니 그렇다고 쳐도 초기 육체 강화 등급이 D급이라는 것은 좀 충격이었다.


“잠재력 때문에 서류를 통과했군.”


가장 최근에 실시한 정밀 검사 결과에 따르면 그의 육체 강화 등급은 A.


초기 육체 강화 등급이 D급일 경우 성장 최대치를 B급까지로 본다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사실을 생각해봤을 때 고작 5년 만에 A등급까지 말도 안 되는 등급 상승을 기록했으니 향후 행방이 기대될 정도의 급성장이기는 했다.


D급 위로는 C, C+, B, B+, A, A+, AA, S등급이 존재했는데 사실 D급의 육체 강화 능력을 B급까지 올리는 것만 해도 굉장히 힘들고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누가 그를 훈련 시켰는가에 대한 의문이 뒤따라 나왔다.


하지만 그의 이력서를 보니 딱히 아카데미나 트레이닝 센터 등을 통해 훈련했다는 기록은 나와 있지 않았다.


“그럼 혼자 훈련했거나 개인에게 사사 받았다는 말인데···.”


나이도 어린 수련자가 스스로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단기간에 A급까지 능력을 키운다는 것은 사실상 넌센스에 가까웠으니 답은 하나뿐이었다.


“스승이 있겠군.”


그 정도의 괴물을 길러내려면 자신과 동급인 M1급 정도로는 무리였다.


“한국에 GM(그랜드 마스터)급 용병이 누가 있더라···.”


GM급 용병들의 정보는 협회와 소속 용병단에 의해 보호되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 또한 개인적으로 친한 사이가 아닌 이상 제대로 알기 어려웠다.


현역 GM급 용병은 항상 200명으로 고정되어 있었고 이들은 거의 100%라고 해도 될 정도로 대부분 바쁜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이지훈의 스승은 퇴역한 GM급 용병일 확률이 높았다.


“군인 출신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럼 굳이 용병 학교에 장학생으로 보내지는 않았겠지···.”


하지만 학교 측에서 보유 중인 자료 가지고는 알아낼 수 있는 정보가 너무 없었다. 싫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은 그녀가 어딘가로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어 난데···. 너 지금 한가하지?”


***


그렇게 캐서린이 지훈에 대해 개인적으로 알아보는 사이.


처음 계획대로는 되지 않았지만 딱히 신경은 쓰지 않는 지훈은 여전히 수련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며칠 전 가지고 있던 영석을 모두 사용한 이후 추가적으로 영석을 더 구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심상 대련에 쏟고 있었다.


심상 대련 속에서 지훈의 상대는 원래 자기 자신이었는데 요즘은 임의적으로 만들어낸 이의명의 열화판을 상대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그 움직임이나 위력을 자신과 동등한 수준까지 끌어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패배만 할 뿐 아직까지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있었다.


“후···. 오늘은 여기까지만 해야지.”


만약 남들이 그의 삶을 관찰 카메라로 볼 수 있다면 대체 이 인간은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아가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 수도 있을 정도로 단조롭기 그지없는 생활이었지만 그는 정말로 혼자 수련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 즐거웠다.


물론 원래부터 이런 성격인 것은 아니었다.


이게 본래 그의 성격일 가능성도 있기야 있겠지만 이지훈 자신은 이러한 부분이 이의명과의 커넥트로 인해서 영향을 받아 바뀐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그는 자신의 권능인 커넥트가 상대가 보유한 정형화된 지식만을 가져올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작년부터 꼭 그렇지만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어렴풋이 하고 있었는데 며칠 전 캐서린과의 대련 이후로 확신을 갖게 된 것이었다.


지훈은 여태껏 혼자 수련만 했지 실제로 누군가를 상대로 전투를 한 경험이 없었다.


그런데 캐서린과의 대련 당시 분명 처음 겪어보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이전에 경험한 적 있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몸이 자연스럽게 움직였던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제는 이의명의 경험까지 커넥트 되고 있다는 것 말고는 달리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만약 태청기공이나 삼원검을 익힐 때 이의명의 경험까지 딸려왔다면 그가 딱히 검술을 수련할 필요도 없었을 테지만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기초 단계부터 하나씩 수련해왔던 것인데 이제는 경험까지 커넥트 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니 뭔가 기대가 되면서 걱정도 되는 것이 사실이었다.


“뭐 딱히 부작용은 없긴 하니까···.”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긴 했지만 지금 당장 생각해봤을 땐 이의명의 경험을 자신의 것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엄청난 이득이기는 했다.


그건 그렇고 이제 곧 2월이었다. 며칠 뒤면 장학생 선발 결과가 나올 텐데 이제 슬슬 학교 생활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아직 장학생으로 선발됐다는 연락도 받기 전이었지만 캐서린이라는 교수의 반응으로 보아 합격은 이미 기정사실이었고, 다만 그가 염려하고 있는 것은 개인 수련 시간이 지나치게 줄어들지는 않을까 하는 부분에 대한 걱정이었다.


“용병 자격을 따기는 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기는 한데. 흠···.”


학교 커리큘럼을 확인해 보니 뭔가 해야 할 게 많아 보였다. 모의 전투 실습이나 전투 전략의 이해 같은 재미있어 보이는 이름의 수업도 물론 있었지만 국제용병법이나 기초 우주학 개론 같은 이름만 봐도 지루해 보이는 수업이 더 많은 것 같았다.


“입학이 다가 아니었군.”


이의명이 사는 대적천이라는 세상은 이곳처럼 과학이 발달하지 않은 곳이었기 때문에 용병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들은 커넥트된 지식에 기댈 수도 없었다.


그가 중등교육 인증시험과 고등교육 인증시험을 독학으로 공부해 금방 합격할 정도로 머리가 좋은 편이긴 했지만 귀찮은 건 귀찮은 거였다.


“사이보그들은 좋겠네···. 힘들게 공부 안 해도 되니까.”


물론 뇌까지 개조한 풀 사이보그의 수가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풀 사이보그들은 컴퓨터처럼 전자화된 지식을 다운로드 받아서 사용하는 것도 가능했다.


그렇게 입맛을 다시며 미리 알아 놓으면 좋을 것 같은 정보들을 찾아보고 있는데 모르는 개인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평소에 따로 연락하고 지내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지훈은 자신의 번호를 받아간 캐서린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그 사람이 번호를 받아갔었지.’


왜 전화했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바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이지훈?”


역시나 전에 들은 적 있는 목소리. 인사는 생략하고 자신의 이름부터 부르는 것을 보니 참 한결같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교양있는 현대인. 타인의 태도 하나하나에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네. 이지훈입니다.”


그리고 딱히 기분이 나쁘지도 않았다.


“집에 있지? 잠깐 만나서 이야기 좀 하지.”


“집에 있기는 한데···.”


그냥 전화로 하면 되지 뭘 굳이 만나서 이야기를 한단 말인가.


“캐서린···. 씨 맞죠? 그냥 전화로 말씀하셔도 되는데요.”


“아이. 시끄럽고. 집 앞이니까 나와.”


교순지 임시 강산지 아무튼 학교 관계자였으니 자신의 집 주소를 아는 것이 이상하지는 않았다. MKO에 제출한 서류에 다 나와 있을 테니.


“저희 집 앞이시라구요?”


“맞아. 그러니까 빨리 나와.”




그러더니 전화를 끊어버렸다.


“뭐지.”


아무래도 상상 이상으로 이상한 사람인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이 대충 외투를 걸친 지훈이 집 밖으로 나갔다.


“진짜네.”


캐서린이 다리를 꼰 채로 벽에 기대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왜 이렇게 늦게 나와.”


그리곤 그의 얼굴을 확인하자마자 늦었다며 타박을 주었다.


겉옷만 입고 바로 내려왔기 때문에 전화를 끊고 나서 3분도 채 지나지 않은 상태였다.


“전화 끊으시자마자 내려왔는데요?”


황당한 마음에 항변하긴 했지만 그 또한 그녀의 말에 별 의미는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사춘긴가?’


그렇게 어린 나이일 리는 없으니 원래 성격이 이런 것이리라.


“근처에 카페 있지?”


그렇게 갑자기 찾아온 그녀를 데리고 집 근처에 있는 카페로 향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1잔, 카라멜 마끼아또 1잔 나왔습니다.”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있으니 로봇 서버가 음료를 가지고 왔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지훈이 시켰고 카라멜 마끼아또는 캐서린이 주문한 음료였다.


“커피는 내가 살게.”


계산은 캐서린이 했다.


‘달콤한 음료수 좋아하고, 쓸데없이 툭툭거리고, 싸가지 없고···. 흠. 이거 완전···.’


뒤늦게 사춘기를 맞은 여고생이 따로 없었다.


지훈이 자신의 앞에 놓인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들이키며 물었다.


“만나자고 하셔서 나오긴 했는데···. 저한테 할 말이 있으시다고요?”


MKO에서 딱 한 번 만났을 뿐 자신은 캐서린과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응, 맞아. 너한테 궁금한 게 많거든.”


쮸웁


지훈이 시니컬한 표정으로 빨대를 입에 물고 카라멜 마끼아또를 들이키는 그녀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왜?”


“아뇨, 뭐···. 물어보세요. 궁금한 거.”


집까지 찾아와서 이러는 이유는 그녀의 말을 들어보면 자연스럽게 알 수 있을 터였다.


“어떻게 육체 강화 능력을 D급에서 A급까지 올렸지?”


다 태청기공 덕분이었지만 설명하지도 못하는 것을 이유로 들 수는 없었다.


“음···. 열심히 훈련해서요?”


물론 캐서린 또한 바보가 아니었기에 열심히 훈련해서 A급이 되었다는 그의 말을 믿지는 않았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고. 찾아보니까 따로 아카데미나 센터에 다닌 적도 없던데.”


“다닌 적이 없기는 하죠. 근데 제 뒷조사를 하셨어요?”


지훈도 자신처럼 D급에서 A급까지 등급이 오르는 경우가 세계적으로도 드문 케이스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일부러 그렇게 보이도록 공개한 것이기도 했고.


“했어. 연결된 단체도 하나 없는데 어디서 너 같은 괴물이 튀어나왔나 궁금해서 말이야.”


“찾아보셨다니 더 이야기하기 쉽겠네요. 전 진짜로 그냥 혼자서 열심히 수련했을 뿐이거든요.”


그가 사실대로 이야기했다.


머릿속에 있는 누구의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혼자 열심히 수련한 것은 맞는 말이었으니까.


하지만 캐서린에게는 그런 지훈의 능청스러운 모습이 사실을 말하기 싫어서 자신을 놀리는 행동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아, 헛소리하지 말고. 기브 앤 테이크. 나도 너 필요한 거 있으면 도와줄 테니까 가르친 사람이 누군지 솔직히 말해 봐. 혼자서 가능할 리가 없잖아. 육체 강화 등급 올릴 때 포션 필요한 건 상식인데 네가 그 비싼 포션을 어디서 그렇게 많이 구해서 훈련을 해.”


진짜로 스승 같은 건 없었기 때문에 없는 걸 있다고 이야기할 수도 없었다. 그래도 일단 이유나 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질문했다.


“음···. 진짜로 없기는 한데. 뭐···. 있다고 쳐요. 저를 가르친 사람이. 근데 알아서 어쩌시려구요?”


그의 말에 캐서린이 두 눈을 반짝거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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