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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받다


[♡을 받다] 아휘나님께서 주신 서평.

제목만 보고 참 시덥잖은 작품일거라 생각했다. 그래도 그런 시덥잖은 제목을 가졌지만 꽤 내용이 좋은 작품들도 많았기에 소소한 기대는 했었다. 2000년 전후의 작품들-비뢰도, 묵향, 전민희씨 작품, 피마새, 눈마새, 비상하는 새, 하얀 로냐프강 등등등등-이 워낙 걸출한 작품들인지라, 2005년 정도를 기점으로 읽을 만한 무협지도, 판타지도 그다지 찾지 못했다. 그저 심심풀이 용으로 읽었을 뿐이었다. 그때가 우리나라 온라인 sf가 폭발적으로 인기를 얻었던 때라서 작품들도 무수히 나왔다. 한동안 쉬었다가 다시 들여다본 sf의 세계는 너무 방대해져 있어서 귀찮았고, 짜증났다. 그래서 그냥 유명한 소설사이트에서 베스트 위주로 뽑아서 읽기 시작했다. 어찌 어찌 들어온 다술에서 하지마! 요네즈를 찾은 건 우연 아닌 우연이었다. 다술을 찾은 건 우연, 소설을 찾은 건 노력이니까.

첫 프롤로그부터 뭔가 제목에 대한 선입견이 있어서와, 모든 작품들이 처음은 약간 부족한 감이 느껴지는 것이 합쳐져서 뭔가 애매한 감이 있었다. 하지만 뭐, 처음부터 심심풀이 용으로 읽을 생각이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갔다. 가장 맘에 들었던 점은 주인공 포스가 주인공에게 있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근친이나 동성애는 발전 가능성(정신적이든, 육체적이든, 번식적이든)이 없어서 싫어했기 때문에 요하스에 대한 요네즈의 애정은 약간 거북했다. 하지만 재미있는 소설 발견한 게 오랜만이고, 거기다가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 그 많은 소설 분량과 정말 매력 포인트인 성.실.연.재! 내용도 먼치킨요소가 있지만 가볍지 않고, 충분히 무거울 수 있으며, 요새 성장소설같은 게 귀여워서 좋은데, 그런 요소도 들어있어서 '이건 애정이 필요한 처녀가 동생에게 매달리는 거다.' 라면서 '근친 되기 시작하면 때려쳐야지.'라는 합리화를 시키며 끝까지. 지금까지 읽고 있습니다. 애정의 종류는 참 많지만, 대부분이 그렇듯 원래 그 구분이 종이 한장차이라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갑니다.

11월 19일까지 읽고 있는 지금에 와서 요네즈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등장인물들의 억지성이 없다는 겁니다. 각 주인공들의 입장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라서 더 좋습니다. 제 이해력이 사실, 좀 범위가 넓기는 합니다. 이미 받아들인 부분이나, 앞으로도 전혀 받아들일 생각이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력이 넓지요. 그 중간은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서 패스. 아무튼, 각 주인공들의 행동 동기가 아주 타당해서 좋습니다. 애정이 세상의 모든 동기라는 느낌? 아주 사소해보이는 애정이라는 것이 세상을 흔드는 것이 진리입니다. 이 소설은 그 진리를 참 잘 알고 있어서 좋습니다. 억지로 붙였다고 하면 할말은 없습니다만, 원래 진리라는 것이 좋은 데든, 나쁜 데든, 심각한 데든, 유치한 데든 다 쓰일 수 있기 때문에 진리라서요.

아무튼, 각 등장인물들이 감정에 솔직하면서도 아닌척 행동하는 것이 귀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죠. 세상이 그런 거니까요. 감정에 솔직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것. 아직 애들이라서 더 그럴 수 있는 주인공들입니다. 요네즈야 실제 나이 건너뛰고 원래 애니까요.

작가 분께서 생각이 참 확고하신듯 합니다. 나이로 따지면 제가 언니이지만 참 부럽네요. 소설을 이어나가는 능력이며, 정말 흔한 주제들을 흔하지 않게 다룰 수 있는 능력, 거기다가 요네즈를 통해서, 다른 인물들을 통해서 나오는 생각들은 정말 아무 생각 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거든요. 그 생각을 미숙하게 보여주지도 않습니다. 갑자기 결말이 참 궁금해 집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에 참 좋은 만화나, 판타지, 무협지가 많은 데 하위 분야로 생각되는 게 안타깝습니다. 주로 청소년들이나 대학생들이 좋아해서 이기도 하죠. 니들이 뭘 아냐...그런 느낌? 다듬어져 있지 않기에 더 업신여김을 받기도 하죠.

하지만 저는 그 느낌이 좋습니다. 다듬어져 있지 않기에 발전할 수 있는 원석이니까요. 이미 완벽하게 다듬어져 있는 보석은 거기서 끝입니다. 그 이상의 가치를 창출해내지 못해요. 하지만 원석은 다르죠. 이런 느낌으로 만화, 판타지, 무협지를 좋아합니다. 쉽게 덤비지만, 각자의 생각들을 소중하게 표현하니까요.

하지마!요네즈는... 사실 완벽한 보석은 아닙니다. 순도 99.9%의 금이 아닙니다. 나름 책 많이 읽고 생각 많이 하는 사람인지라 말할 자격이 조금은 있다고 봅니다. 고전들을 읽으신 분들은 아실겁니다. 고전들도 순도 99.9%의 금이 아니며, 완벽한 보석도 아니죠. 원석이며, 불순물 덩어리의 금이지요. 그들이 사랑받는 이유는 자신들이 그저 돌이나 흙덩어리가 아닌 원석이며, 금맥인 것을 알렸다는 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각 깊은 사람이 많다는 것은 세상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증거이므로 참 좋습니다. 사실, 어떤 작품이든 작가의 사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죠. 요네즈의 고민은 어찌보면 작가님의 고민일 수도 있어요. 세피아의 고민이, 퀼의 고민이, 시오나의 고민이, 브...(그 약혼자..;;;)의 고민이 작가의 고민일 수 있어요. 작가 본인의 고민, 작가가 보는 세상의 고민 등등... 말은 참 거창하지만, 모두가 그런 고민들을 가지고 느끼고 있죠. 다만 표현의 문제일 뿐이지요. '하지마!요네즈'는 작가가 그런 고민을 오래 생각했고, 고민을 잘 표현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주장한다는 면에서 보면 원석이며 금맥이지요.

심심풀이로 들어왔지만 꽤 생각을 많이하게한 작품입니다. 뭐, 생각 없이 읽더라도 생각이라는 놈은 슬그머니 들어오지만요. 아무튼, 앞으로 이런 좋은 작품 열심히 써주셨으면 좋겠네요.ㅎㅎ

.........뭔가... 저 스스로가 애늙은이 같다는 느낌의 글입니다만.. 저 아직 20대 초반입니다. 그리고 위에서도 말했지만 이 작품의 보편적으로 정말 좋은 점은 성.실.연.재.와 많.은. 분.량.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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