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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나눠요


[☆을 나눠요] 선물의 〈이벤트 게임〉을 읽고.

이 글은 제목에서부터 게임 판타지라는 장르를 생각나게 만든다.

현 출판 시장에서 10대를 겨냥한 게임 판타지 장르가 높은 수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걸 보았을 때

이 글의 예상 독자층은 10대 초반부터 20대 초중반까지이며

글의 분위기는 독자층이 젊은 만큼 위트하고 가벼울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선물'이라고 하는 글쓴이의 성향이 가볍지만은 않아 '무엇을 담고 글을 썼을 것인지' 기대하며 읽었다.

 

이 글은 각 파트마다 프롤로그가 존재한다. 본문과 달리 프롤로그는 글쓴이가 직접 독자에게 말을 거는 서술체로 진행되어 읽는 사람에게 친근감을 준다. 프롤로그에서 등장하는 인물은 이벤트 게임이라는 게임의 운영자다.

 

파트1 프롤로그에서는 운영자가 공지를 올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벤트 게임〉이라는 소설의 첫 번째 글이기 때문에, 형식적으로 보이는─즉 소설 내의 현실성을 강조하려는 공지사항 등─ 문단들이 '대충 이렇구나'하고 받아넘겨 읽을 수 있다. 유쾌함을 느낄 수 없는 부분이지만 무언가 시작되고 있다는 감이 오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화체 같은 문장은 단조로운 글을 좀 더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파트1 본문의 소제목은 '이벤트 게임 입문'이다.

게임 판타지 소설들은 게임을 한다는 공통적·절대적 특징에서 그 시작점이 특정 유형으로 나누어진다.

① 주인공이 가상현실 게임을 캡슐 구입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경우

② 이미 유명하거나 상승세를 탄 인기 게임의 중고수인 경우

③ NPC 등의 예외적 경우

 

세 가지 경우로 나누어봤는데 파트1 소제목으로 보아 이 소설은 가장 흔한 첫 번째 경우임을 짐작할 수 있다.

 

사건 전개 플롯은 '군대를 앞두고 휴학계를 낸 대학생'→'자주 방문하던 블로그 사이트에서 이벤트 공지를 발견'→'상품에 욕심이 난 주인공은 의지를 불태워 이벤트에 도전'→'이벤트에 당첨'으로 나눌 수 있다.

 

수많은 게임 판타지들이 복권 당첨에서, 우연히 길거리에서 추첨을 통해, 해당 게임 회사의 오픈 이벤트에서 당첨 받아, 부모님이 공부(혹은 게임)하라고 가상현실 접속기기를 사주는데 비해, 블로그 이벤트로 가상현실 접속기기를 얻어냈다는 소재는 새로웠으나 신선한 느낌이 별로 들지 않았다.

파트1 프롤로그에서부터 소설 속 현실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아 글쓴이가 게임 판타지 장르의 가볍고 대충인 초반 스토리의 흐름이 이 글에서만큼은 다르다고 말하고 싶어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너무 세세한 것은 오히려 내용에 대한 상상력을 앗아가고 이해하는데만 시간을 뺏는다. 물론 이 글이 이해하기 위해 잠깐 읽는 것을 멈춰야 할 정도로 어려운 글이란 건 아니다. 흥미를 자아내지 못하는 글은 상상력도 끌어내지 못한다. 그저 읽고 이해하고 감성이 자극 될 때까지 기계적으로 문장을 넘어가게 만든다고 말하고 싶다.

당첨 된 이가호(=주인공)의 포스트가 정말로 독특하고 기발했다면 위에서 말한 문제점은 지적되지 않았을 거다. 글쓴이는 이가호의 포스트를 한 줄 요약이 아닌 세세하게 적어 놓았는데 그 내용이, 게임 판타지 장르를 읽은 독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식상한 정보에 불과했다.

이가호의 포스트는 읽는 독자에게 재미보다는 정보를 주기 위해 쓰인 느낌이 강하다. ‘사냥과 직업 등은 덜 구현되었다’, ‘캐시템은 걸지 않는다’, ‘현질이 가능하다’는 몇 가지 부분만 뽑아내도 재미보다 정보 우선인 것을 알 수 있다.

수많은 독자들이 말한다. 세계관을 정리해서 본문에 삽입하지 말고 흐름 속에 잘 섞여 읽으면서 저절로 알게 해달라고.

글쓴이가 이가호의 포스트를 공개한 것은, 소설 속 현실성과 정보 전달. 두 가지를 노린 것으로 보이나 둘 다 그 의도가 과했다는 느낌이다.

이후 본문의 내용은 이가호의 포스트가 베스트가 되었고 이가호는 그 순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자그마한 꼼수를 부린다는 것이다. 꼼수를 부리는 부분에 있어서는 위트를 줄 법함에도, 이가호의 세세한 포스트와 그 꼼수에 대한 해설까지 평이하게 넘어가려는 느낌이 있어 재미를 살리지 못했다고 느꼈다.

 

작은 사건 플롯 중에서는 이가호가 백화점에 찾아가는 것과 모친과 대화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는데, 위에서 몇 차례 얘기했듯이 이 소설은 소설 내의 현실성에 굉장히 치중한 느낌이다.

이가호는 백화점에 찾아가 가상현실 접속기기에 대해 훑어보고 온다. 컴퓨터 본체와 헤드셋, 무선랜 기능까지. 가볍게 언급하고 넘어가는 것인데도 정보를 전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백화점 찾기에 비하여 이가호의 현실 얘기인 모친과의 대화는 조금 눈여겨보게 되었다. 게임 판타지의 특성상 게임 얘기가 자주 나오거나 현실 얘기라도 길드원의 오프라인 미팅 정도이기 때문에, 현실 파트(게임 속의 신나는 이야기를 좋아하고 현실 파트를 싫어하는 사람은 대충 읽고 넘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게임 판타지 소설에서 기존 소설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허나 모친의 성향이 자식의 관심사와는 상관없이 공부만을 우선하는 학부모이며 주인공이 소극적 대응을 함으로써 현실 파트도 미지근하게 넘어간다.

 

+마신이라고 하는 친구와의 연락 부분을 빼먹을 뻔했다. 깜빡 하고 넘어갈 정도로 아직은 비중이 작다.

 

파트2 프롤로그에서는 운영자가 게시판 관리를 하는 얘기가 나온다. 이 운영자의 얘기가 〈이벤트 게임〉이라는 소설을 보여주기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다만 단조로운 본문에 비하면 프롤로그 쪽이 흥미를 돋우고 있다고 말하겠다.

프롤로그에서 인식할 만한 것은 ‘아직 구현되지 못한 시스템이 많고 구현 된 시스템 역시 단조롭다’는 부분과 운영자 스스로가 자기 게임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는 정도다. 전자는 역시 정보의 전달이고 후자는 운영자의 캐릭터가 작게나마 정리되는 부분이다.

 

파트2 소제목은 ‘기초 다지기’이다. 소제목이 본문의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는 것이라면 이 소제목만큼 그 역할에 충실한 제목도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소제목에 충실한 본문 내용이었다.

 

사건 플롯 전개는 ‘게임에 접속’→'캐릭터 만들기'→‘메시지창에 대한 정보’→‘게임 속 구현화 된 시스템에 관한 정보’→‘수련관에서 스테이터스, 전투 등에 대한 정보’→‘이가호의 레벨5 달성과 동시에 직업 선택, 직업에 대한 정보’→‘공격모드와 회피모드에 대한 적응’→‘현실 세계’로 정리할 수 있다.

 

정리 된 키워드에서 파트2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다. 소설의 토대를 깔기 위한 정보, 정보, 정보, 정보 전달을 위한 부분이다. 만약 독자가 게임 판타지 입문이면 몰라도 이 정보 전달의 소설 진행은 많은 사람들에게 흥미를 주지 못하리라 본다. 물론 정보를 읽고도 즐거운 경우가 있다. 이른바 지적 욕구를 충족시켰다고 표현 되는데, 〈이벤트 게임〉의 파트2 ‘기초 다지기’에서 나열 된 정보들은 게임 판타지가 아니라 온라인 게임을 해본 사람들이면 알고 있는 수준의 얘기들이다. 이것은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기보다는 알고 있는 것을 복습하고 넘어가는 과정 밖에 되지 않는다.

 

파트3 프롤로그에서는 운영자가 가상현실 게임인 ‘이벤트 게임’을 운영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의 직업이 실상 운영자보다는 시스템 엔지니어에 가깝다는 것도 얘기한다. 앞서 세 개의 프롤로그를 놓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놓자면 이 프롤로그들은 ‘이벤트 게임’이 아직 불완전한 게임이라는 것을 말하기 위해 쓰인 것 같다.

 

파트3 소제목은 ‘기대 이하’다.

 

사건 플롯 전개는 ‘던전에 대한 정보 입수’→‘게임에 대한 모친의 부정적 시선’→‘친구 마진의 조력자 역할 암시’→‘강아지 던전 입성’→‘첫 패배와 죽음’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번 소제목이 왜 ‘기대 이하’인지는 알 수가 없다. 현재 연재 된 부분에서 이가호는 단순하다고 불평은 해도 게임 공략하는데 점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파트는 던전을 도는 얘기가 나오기 때문에 심심찮은 전투씬을 볼 수 있었다. 허나 상대가 강아지라서 그런지 긴박함이나 스피드함을 느낄 수 없었다. 그 원인이 무엇일까 고민해 보았는데, 일반적으로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전투씬은 감정+행동 지문으로 정리 된다. 그에 비해 〈이벤트 게임〉의 전투씬은 분석+생각+정리 지문으로 나열 되는 편이 아닌가 싶다. 전투라고 해서 꼭 몸(본능)으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가호는 강아지를 때려잡기 위해 강아지 던전에 들어갔다. 다굴(집단 폭력)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수를 쓰는 장면을 제외하고는 이가호가 전투에 능숙해져 가고 익숙해졌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문장이 많다. 이것이 전투씬의 묘미를 잡아먹는 것은 아닌가 싶다.

 

현재 문피아에 연재 된 부분은 여기까지다. 주인공인 이가호와 친구인 마신, 운영자 정도가 주 등장인물로 정리할 수 있는데 이들 캐릭터는 아직 단편적이고 일면적이다.

이가호가 특별히 눈에 띄는 성격적 결함을 가지지 않아, 평범한 남학생(대학생이라고 하나 그에게서 사회 초입의 혼란스러움은 느낄 수 없다)이 무난하게 새로운 게임 장르를 접하는 느낌이고 마신은 아직 통화 정도로만 출연하였으며 이가호의 생각을 통해 엄친아 정도의 인상을 남겼다. 차분하고 주먹보다 말이 먼저일 것 같은 이가호에 비해 몇 등장하지 않은 운영자 쪽이 좀 더 일에 시달리고 창조물에 애착이 있으며 노력은 하나 결과가 시원치 않다는 사람 냄새가 난다.

 

전체적인 감상을 정리하자면 이 글은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무언가가 부족하다. 프롤로그에서 서술체를 써서 부드럽게 시선을 잡는 건 좋았지만 그걸 끝까지 잡아가지 못하는 느낌이다. 문장은 가속성이 있는 것은 아니었으나 무난히 읽히는 것은 있었다.

게임 판타지 특성상 주인공이 게임에 열을 올리다 보면(열을 올린다는 것 자체가 흥분이고 집착), 여타 게임 판타지 소설의 주인공들과 성격이 비슷하게 되기 쉬운데 이 글의 주인공 이가호는 그 궤도를 따라가지는 않으나 매력적인 주인공이라고 하기에도 부족하다. 주인공 이외의 조연진은 나오지 않았으므로 평가 불가. 현재까지 연재 된 부분만으로 보자면 이 글은 주인공 위주로 이끌어 나갈 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가호의 현실 상황이 입대를 6개월 앞두고 있고 휴학한 상태에서 양친이 게임은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하는데, 과연 양친의 부정적인 시선은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소설 속 시간의 흐름이 6개월 지나기 전에 이 소설이 완결날 것인지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기 전에 '무엇을 담고 글을 썼을 것인지'를 기대하며 읽었다고 서문에 언급했었다. 이 감상글을 쓴 사람도 글쟁이기 때문에 ‘좋은 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보았다. 좋은 글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웃음으로든 슬픔으로든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그 다음은 ‘무엇을 담았느냐’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벤트 게임〉은 현재 15편만 연재 된 상태로 한 편당 3,000자 씩 연재 되었다고 치면 15,000자의 분량이 쓰였다는 거다. 일반적으로 단편의 평균 분량이 14,000자인 것을 떠올려 봤을 때 1만5천자 정도면 그 글이 무슨 얘기를 할 것인지 길이 명확히 제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벤트 게임〉을 보자.

이가호는 군대를 앞두었다. 6개월 동안 남은 시간을 게임하는데 투자하기로 했다. 생각보다 멋진 가상현실은 아니지만 나름 재미가 있다.

1만5천자의 내용은 저것을 말하기 위해 쓰였다. 여기서 독자는 어느 부분에 흥미와 기대를 가져야 할까? 이 글은 이가호라는 캐릭터가 6개월 동안 게임하는 것을 보여주려는 게 최대 목적일까? 등등의 생각이 든다.

독자들의 흥미를 사는 방법은 (어려우면서도) 그리 어렵지 않기도 하다. 주인공이 애를 쓰고 즐거워하고 비탄에 잠기면 거기에 공감해, 반응을 하는 게 독자이다. 앞서 내가 사건 전개 어쩌고 한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독특한 소재가 아닌 이상). 좀 더 이가호의 캐릭터성, 사람 냄새(준비성 있고 차분하다고 해도)를 살릴 수 있다면 이 글의 가독성이 높아지리라 본다.

 

칭찬은 적고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는 말만 많은 감상문입니다. 나름대로 읽고 써본 가상 판타지이기에 그 경험을 토대로 적어내린 것이니 근거 없는 비난이라는 느낌이 들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 쪽지나 리플을 남겨주십시오.

소설은 평하면서 읽는 게 아니라 재밌게 읽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재미는 단순히 웃긴 게 아니라 슬프고 비장하고 살 떨리는 것 전부를 통틀어서입니다) 어떤 소설을 읽던 재미를 찾아 읽는 게 능력인데 저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또한 감상에 조금이라도 평이 들어간다면 그 평에 의해 글쓴이가 상처 받지 않도록 쓰는 게 실력이라 들었습니다. 저는 아직 많이 부족하니 제 말이 선물님의 글 모든 것을 자로 재었다고 생각하지 말아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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