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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나눠요


[☆을 나눠요] □□□의 〈러버 인 매드니스〉를 읽고.

□□□의 〈러버 인 매드니스〉를 읽고.

 

 

 

짧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짧네요. 구성 면에서는 얘기할 것이 없는 듯합니다. 그림으로 치면 두 장면만 본 것이거든요. 집에서 한 컷, 교실에서 한 컷.

 

〈녹턴 에스트렐라〉를 읽었으니 그도 함께 언급하겠습니다. 우선은 다작에 대하여 썰을 풀도록 해볼게요.

 

한 작가의 전작을 보면 차기작의 분위기를 알 수가 있다고 합니다. 아무리 주인공을 바꾸고 소재를 바꾼다 해도 그 작가 고유의 분위기나 색체가 묻어 나오기 때문이죠. 헌데 동시에 두 개 이상의 작품을 쓸 경우 이 비슷한 분위기가 더욱 닮아져버리곤 합니다. 두 작품이 서로가 서로의 아류작이 될 확률이 높기에 작자는 더욱 주의해야 하는 것이죠.

 

또한 작가의 욕망이란 여럿이라 할지라도 한 시간대에 표출되는 색깔은 뭉뚱그려 한 가지입니다. 소설이란 작가의 욕망을 드러내놓은 것인데 배경이 다르고 등장인물이 다르다고 해서 글이 하는 얘기까지 달라질 수 있을까요. (플롯을 아예 확실히 정해놨다면 가능할 겁니다만)

 

다작을 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이러한 주의사항을 고려하고 써나가길 권하고 싶어 언급을 함 해봅니다.

 

그럼 이제 등장인물에 대한 감상으로 들어가 봅시다. 〈러버 인 매드니스〉 역시 역하렘이라고 하셨습니다. 역하렘물의 여주인공이란 둔하거나 여시거나, 일단은 둘 중 하나여야 된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게 일반인이라면 어느 정도 조절을 하거든요. 난 이미 마음에 둔 이가 있으니 저 이성하고는 선을 좀 그어놔야겠다, 를 생각할 수 있는 게 일반인입니다.

 

반해 둔한 이는 자기 자신의 감정을 모르고 타자의 감정도 눈치 못 챘기 때문에 마음 깊숙한 데까지 막 들락날락 거리며 선을 지킬 줄 모릅니다. 여시인 것들은 잘난 것을 자신이 소유해야 하고 거기서 우월감을 느끼므로 알면서도 선을 넘어버려 타인의 마음을 훔치고 무릎 꿇게 합니다.

 

저는 역하렘도 사랑하기 때문에 어느 쪽 여주든 취향입니다. <어?

 

하라는 둔하면서도 여시형인 믹스녀, 잡종(!)으로 보였습니다. 타자의 감정을 예민하게 알아채는 재주는 없지만 은성이의 시중을 받고 싶어 하듯 관심 받고 애정 받고 싶어 애가 탄 아이입니다. 중2하다는 것이 아니라 애정결핍 기미가 보인달까요. 애정결핍이라는 용어를 들지 않아도 인간이라면 누구나 사랑받고 싶어 합니다. 하라의 서술이 그랬듯이요.

 

〈녹턴 에스트렐라〉에서 은하가 현실에서 부유한 듯한 그 둔함이 좋았습니다. 쉬어야 할 꿈속까지 현실을 살아온 그 아이에게 어떠한 유리벽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타자는 결코 그녀의 세상을 이해하고 공감해줄 수 없습니다. 누구도 그녀와 같은 경험을 해본 이는 없을 테니까요.

 

〈러버 인 매드니스〉의 하라는 부모님이 외국에 가셨다 외에는 딱히 성장 환경에 무언가 문제가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하라의 현실과 유리된 듯한 그 둔함은 사춘기 시절 겪어보는 그런 것으로 느껴져서 가볍게 여기게 됩니다. 게다가 은성의 손질을 받으며 소소하게 고양감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여왕 기질이 보여서, 그러려니 하지용.

 

은성은 참 호구 같은 아이입니다. 꿍꿍이에 시커면 욕망이 없다면 호구 확정이지만 있어 보이니까 호구는 아니겠죠. 서술 된 것으로 보아 남 뒷바라지 하고 살 인물은 결코 아닌 것 같습니다. 나는 차가운 도시의 남자, 하지만 내 여자에게는 따뜻하겠G의 냄새가 폴폴 나기도 합니다.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하라를 위해서 준비물 두 개를 챙긴다는 점에서 이미 집착의 끼는 돋보입니다. 하라가 대인관계가 안 좋다면 그것은 은성의 공이 컸을 겁니다. 딱히 누군가를 사귀지 않아도 괜찮았을 만큼 은성이 다 해주었다는 뜻일 테니까요.

 

시우는 병약하다는 타이틀을 들고 나와서 제 취향에게 폭탄을 터트려주십니다, 그려. 제가 병약한 미소년을 좋아하는 건 또 어찌 아시고, 감동. 주사를 달고 살아야 하는데다가 히스테릭하다니, 꼭 웃게 만들어주고 싶은 모든 요소를 갖춘 아이지 않습니까. 근데 시우에 대한 게 많이 적힌 게 아니라 더 적을 말은 없군요.

 

〈녹턴 에스트렐라〉 때 느꼈지만 구성을 잘 짜십니다. 입질을 할 줄 아신다고 할까요. 견우와 직녀를 이별 시키듯 은하와 이리에를 갈라놓을 때도 분노가 분화하기도 했습니다만(나쁜 의미 아닙니다) 감탄도 했습니다. 님 짱 드세요. 참 잘 했어요, 가드를 올리셈. 도장을 쾅 찍어주고 싶었다죠.

 

〈러버 인 매드니스〉에서 좋았던 건 시우가 하라의 쬬코를 맛있다고 솔직히 말할 때입니다. 이 녀석의 히스테릭함을 은근히 떡밥 깔아놓으셨기에 나온 횟수는 짧아도 시우의 캐릭터와 진정성이 느껴집니다. 이 아이는 이렇게 쉽게 “맛있네.”라고 말할 인물이 아닌 감이 팍팍 옵니다. 체면치레상 맛있네 말할 위인도 아니고 맛있어도 그것을 굳이 감상으로 내뱉을 인간도 아닐 겁니다. 하지만 하라가 준 것이기에 맛있었고 그걸 육성으로 전달하고 싶기까지 했겠지요. 아닙니까? 아니면 말고요<까분다.

 

등장인물은 다 말하였고 문체에 대해서 얘기해볼까요. 〈녹턴 에스트렐라〉에 비하여 호흡이 아주 좋아졌습니다. 랄까, 2편밖에 되지 않으니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녹턴 에스트렐라〉가 프롤로그, 사생화 1화, 2화 말미에서부터 지루한 감이 느껴졌던 것을 감안하면 〈러버 인 매드니스〉는 그런 기미가 없으니 좋은 것 아니겠습니까? 역시 그 장황한 묘사는 어찌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태양을 삼킨 꽃〉이라 하여 조아라에 됴흔 작품이 있습니다. 권해드리는 바입니다. 적재적소에 시적인 묘사를 삽입하여 거북함보다는 고풍스러움을 살리는 문장을 맛보실 수 있을 겝니다.

 

〈녹턴 에스트렐라〉와 〈러버 인 매드니스〉는 둘 다 1인칭이라서 쓰는 이는 등장인물이 비슷하다 느끼실지 모르겠는데 독자로서 제 의견은 다른 인물입니다. 은하와 하라는 달라요. 은하는 정말 멍청할 만큼 둔합니다. 그게 계산적인 멍청함이 아니기에 귀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벌레 묘사가 그렇게 잘 어울리는 여주는 또 없습니다!

 

반해 하라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이 아이가 역하렘 여주로서 남주들에게 사랑받아야 할 매력 요소가 뭔지, 확연히 이것이다람쥐 할 만한 건 없습니다. 하라는 좀 더 자신의 매력성, 캐릭터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봅니다. 뭐 공부에 관심이 없다든가, 그 나이 때의 고독함은 그러려니 싶은 특성들이라 개성이라고 보지 않았습니다.

 

음, 구성, 인물, 문체, 인칭. 배경은 부모님이 외국 가셨다는 것과 학교 정도밖에 없고. 예, 이정도면 제가 본 만큼은 쓴 것 같습니다.

 

이것으로 〈러버 인 매드니스〉 감상을 마칩니다.

 

 

 

덧. 시우랑 이리에 더 보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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