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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나눠요


[☆을 나눠요] 자몽빛달의 〈남작부인〉

http://www.joara.com/view/book/bookPartList.html?book_code=687213

 

 

 

남작부인.png

 

글쟁이들은 의문을 품고 그것을 실천하려 하는 행동파들이다.

아리스토텔레스 때부터 다뤄진 수많은 소재들.

현대에 와서는 새롭고 신선한 것을 발견 or 발상해내기가 얼마나 힘든지.

그럼에도 주옥 같은 작품들을 둘러 보면 늘 보던 그런 얘기임에도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른바 ‘낯설게 하기’에 당한 것이다.

기존에 이미 알려지고 흔히 써먹는 수임에도

마치 새롭다는 듯이 나열하여 읽는이를 농락하는 거다!

 

그건 뭐 중요하지 않고.

 

난 여태까지 〈마담 티아라〉의 메르노아가 악녀라고 생각해왔다.

헌데 〈잠자는 공주님〉의 알디스를 보고 나니 메르노아는

악녀라기보다는

영리하게 현실적이라는 느낌.

 

세상을 살면서 얻을 수만은 없기에

반드시 하나 이상을 버리거나 잃거나 어쨌든 손해를 봐야 한다.

그렇다면 기왕 버릴 것 덜 필요한 것을 버리거나

혹은 조금 나은 것을 미끼 삼아 더 나은 것을 얻거나

그런 식으로 사는 게 부유하고 윤택한 삶의 지혜 아닌가?

 

이 소설의 주인공도 꽤나 자기자신밖에 모른다.

여기서 한 가지 착각해서는 안 되는 것은

악당이건 이기적인 놈이건 죄책감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거다.

그들도 소시오패스나 사이코패스,

즉 뇌 병신이 아닌 이상은 일정 수준의 죄책감을 가지고 있고

다만 그 죄책감이라는 것을 포용함으로써

더 편리한 삶 또한 얻게 되는 방식을 취했을 뿐이다.

못 사는 사람이 빈곤함과 함께 울불과 열등감을 끌어안듯이.

(참고로 조금 버리고 더 얻는 영리한 이들이 있기에

꽤 버리고도 더 부담되는 삶을 얻게 되는 이들도 생긴다.

어차피 분배는 공평하지 않으니까~ 이 부분은 그냥 넘기자. 복잡하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메르노아보다는 좀 더 친근하고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일단 환생물이라는 점에서

주인공의 태생과 읽는이의 사고가 일치할 수 있기 때문.

 

메르노아가 신분 상승 욕구가 있어

하인이 신분을 감추고 귀족이 된 걸 아무리 이해한다 해도

결국 어느 정도 먹고 산 현대인을 글로써 이해하는 수준이라면

 

제인의 적당하고 과한 이기주의

남의 일에 동정하고 친절을 베풀 수 있지만

그 밑바탕의 심리는 내 죄책감이 안 들게, 기분이 안 상하기 위해서라든지

내가 손해볼 일은 없는데 내 주변 사람이 위험하거나 다치면

안타깝지만 이렇게밖에 할 수 없잖아?

라는 위주의 뻔하고 안 좋은 결말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이것도 로맨스 판타지 치고는 새로운 시도(순문학에 많다, 기존 판타지에 많다는 말은 치우자)라서

보기 좋고 부러웠다.

아무튼 어제 읽은 따끈따끈한 신선호작이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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