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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상


[내 일상] [로맨스]파워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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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슬리고 불편한,

믿을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는 여자, 채수안.

그녀가 곁에 온 순간, 무현의 세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차갑게 식어 있던 피는 걷잡을 수 없이 끓어올랐고,

단 한 번도 느껴 본 적 없는 이율배반적인 감정이 범람했다.

 

제가 청운회를 나갈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내 세상에 들어오면 죽어서도 나가지 못해.”

 

생존을 위해 치열했던 방패막이로서의 삶.

범람한 감정의 실체를 파악하자 처음으로 욕심난 존재.

가질 수만 있다면 기꺼이 약점으로 삼아 주겠다.

 

내 세상으로 와.”

 

이기적이고 맹목적이라 해도, 그가 할 수 있는 선택은 하나였다.

 

청운회의 회주 지무현. 그리고 그를 지키는 경호원 채수안.

위태로운 삶의 끝에서 만난 두 사람은 서로를 거부할 수 있을까?



저자

 

무연

 

한 권 한 권 늘어 갈수록 근심과 삽질도 같이 느는 글쟁이.

로맨스 화원(cafe.daum.net/holic-story)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mogona)에서 은둔 중.

 

<출간작>

이리의 그림자, 매화잠, 그림자 황제, 꽃신, 흑월, 화문,열락의 침실, 매혹의 밤, 피의 노래 바람의 시, 심장을 베다, 타이밍

 

<출간 예정작>

꽃눈이 지다

 

목차

 

#프롤로그.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에필로그. 1

#에필로그. 2

#작가 후기



본문 중에서

 

회주께서는 왜 저에게 본인의 약점을 보여 주시는 겁니까??”

보이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던가?”

평소였다면 그의 저런 대답에 먼저 흔들리고 물러났을 것이다. 하지만 석 달 동안 그녀도 무현에 대해 약간이나마 파악한 것이 있었다. 가볍게 들어오는 물음에 넘어가는 순간 그녀가 원하는 대답은 들을 수 없다.

절 믿지 않으시니까요.”

담담했던 무현의 눈썹이 꿈틀댔다. 역시나 예상한 것처럼 선을 넘어 버렸다. 표현의 방식만 다를 뿐, 우현이나 무현이나 자신의 생각한 틀을 벗어나는 행동을 절대 용서하지 않았다. 우현은 모르는 척 외면하면 되었지만 이상하게도 무현에게는 그게 되지 않았다. 사람을 들었다가 놓았다를 반복하는 그의 방식은 그녀에게는 버거웠다.

절 부회주의 사람으로 보고 계시지 않습니까?”

차분히 묻는 수안을 무현이 조용히 바라보았다. 청운회 소속의 대부분은 책임과 힘을 넘겨주면 무현의 신뢰를 얻었다는 착각 속에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냈다. 그에게 충성을 맹세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무현이 스스로 알려 주는 약점을 다른 이들에게 넘기고 기회를 잡으려 했다.

간단하지만 확실하게 사람을 시험할, 상대를 판단하는 그만의 방법이었다.

분명 그의 행동에 수안 또한 흔들렸다. 특히 그녀는 사람이라는 단어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믿지 않는다라…….”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반응이다. 그의 시험을 알아차린 사람은 기껏해야 손 비서뿐이었다. 제 속에 수안은 멋대로 들어와 마음껏 헤집고 다니고 있었다.

진짜 거슬려.’

머릿속에서는 수안이라는 존재가 위험하다는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외면하자니 그녀에게 자꾸 시선이 갔다.

회주께서는 제가 오늘 일을 부회주께 말씀드리기를 바라십니까? 아니면 회장님께 보고하기를 원하십니까? 그것도 아니라면 조용히 닥치고 있기를 기대하시는 것입니까?”

몸을 사리며 말을 가렸던 그녀답지 않은 날카로운 질문이었다. 그녀의 도발적인 시선이 마음에 든다. 팔을 잡고 품으로 끌고 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분명 놓아 달라며 반항하겠지만 그래 봤자 사내의 완력에서 빠져나가는 건 어려운 일이다.

취기로 인한 충동인지, 아니면 남녀가 한 공간에 있어 느껴지는 본능인지 알 수 없었다.

글쎄?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군.”

그의 대답에 수안이 자신의 입술을 깨물었다. 하얀 치아에 깨물리면서 붉어진 입술이 유난히 창백한 얼굴과 대비되었다. 그와의 대화에 화난 수안이 몰아쉬는 숨결. 붉게 달아오른 입술을 삼키고 입 밖으로 토해 내는 더운 숨을 전부 제 것으로 하고 싶다.

흐트러진 모습으로 가쁜 숨을 내쉬는 수안의 표정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열기가 치밀었다.

정녕 모르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무현의 대답을 들은 수안의 몸에 힘이 쑥 빠졌다. 나름 단단히 마음먹고 시작한 일의 결과가 너무나도 허무하게 끝나 있었다. 지금 상태라면 그에게 무슨 질문을 해도 그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무모하고, 경솔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잠깐의 상황에 빠져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저지른 것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약간의 소망이라고 할 건 있었다. 거짓 신뢰라는 것을 알면서도, 조금은 그녀를 인정해 주는 그에게 도구가 아닌 사람으로 인정을 받고 싶었고, 욕심이 났다.

후우.”

눈을 감은 수안이 감정을 추스르듯 긴 숨을 내쉬었다. 무현의 눈이 붉게 달아오른 입술에서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입술을 깊게 묻으면 그녀의 맥이 생생하게 느껴질 것 같은 목덜미가 눈길을 끌었다. 가는 목덜미를 힘껏 빨아들이고 이를 세워 깨물어 버리고 싶었다.

아무 흔적도 없는 목덜미에 자신의 흔적을 새기고 싶다. 그의 눈이 수안을 새기듯 은밀하게 목덜미에서 쇄골로, 가쁜 숨을 내쉬는 가슴으로 내려갔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갈증이 그의 전신을 휘감았다.

회주님께서 걱정하실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무현이 자신을 어떤 눈으로 보고 있는지 모른 채, 수안은 힘겹게 말을 이었다.

부질없는 꿈, 쓸데없는 상상.

우현과 무현은 다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철저히 그녀만의 착각. 결국 둘은 똑같았다. 잠시나마 기대했던 자신이 바보였다.

제가 실언했습니다. 나가 보겠습니다.”

고개를 숙인 수안의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힘없이 걸음을 옮긴 그녀가 문고리를 잡은 순간, 억센 손이 그녀의 팔을 잡아 돌려세웠다.

힘을 살짝만 줘도 부서질 듯 가는 손목의 부드러운 촉감, 따뜻한 온기.

유혹이어도 상관없다. 취기가 만든 충동이어도 괜찮다.

그렇게 네 할 말만 하고 사라질 생각이었다면 이야기를 꺼내지도 말았어야지.”

간신히 버티고 있던 이성은 완전히 무너졌다.

이것, 흐읍!”

놀란 수안이 빠져나오려 했지만, 그보다도 먼저 그녀의 뒤통수를 붙잡은 무현이 그녀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맞추었다.



6월 20일 출간됩니다.
지역에 따라 배본에 차이가 있을 수 있사오니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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