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로이로이 님의 서재입니다.

발할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로이로이
작품등록일 :
2016.01.14 17:15
최근연재일 :
2016.02.01 13:31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30,560
추천수 :
859
글자수 :
170,362

작성
16.01.14 17:20
조회
993
추천
29
글자
12쪽

튜토리얼 (2)

DUMMY

여관조차 없는 작은 마을이다. 다행이 마을 사람들이 이용하는 잡화점은 있었다. 물건은 여기서 이틀거리에 있는 큰 마을에서 대충 떼 오는 듯, 별로 종류는 많지가 않다. 상점에서 필요한 것을 구매한다. 횃불이라던지, 로프라던지, 기름의 보충이라던지, 지도를 그리기 위한 종이라던지. 육포 류를 구할 수 있었으면 좋을 텐데 작은 마을이라선지 팔지는 않는다. 곡물 가루 정도로 타협하는 수밖에.

사실 이것은 기회이다.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으리라 생각되는 유적을 발견하였다. 그것도 내 수준에서 감당해 낼 수 있는 몬스터들이 나오는. 이 마을을 거점으로 비밀리에 유적을 탐사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잘만하면 신세를 일거에 뒤집을 수 있는 일확천금이 가능할 지도 모른다.

나갈 길을 찾지 못하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 때문에 고블린들의 사체를 그대로 방치하고 온 것이 너무나도 아쉽다. 다음에 다시 가서도 사체들이 남아 있다면 놈들의 사체를 한번 뒤져봐야겠다. 마석이라도 하나 나온다면, 하루분의 숙식 정도는 해결될 테니까.

마을 주민들에게 민박이 가능할지 물어봤다. 한 집에서 가능하다고 듣자 동화 몇푼을 집어주고 하룻밤을 쉴 수가 있었다. 혹시 몰라서 돈주머니를 쥔 채로 긴장을 풀지 않고 잠들었지만 다행이 아무 일도 없었다. 탐사가 장기화 된다면 이 부근에서 집을 구하는 것도 필요할지 모른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던전이 있던 골자기 아래쪽으로 다시 내려간다.

다행인 것은 이 부근은 몬스터 발생 지역이 아닌 점이다. 산세가 험하긴 하지만 그 점 하나만으로 탐색의 부담이 줄어든다. 유적에서 몬스터들이 밖으로 튀어나오기 시작한다면 달라지겠지만 아직은 그 정도는 아니다.

횃불에 불을 붙인 채 동굴을 내려간다. 점점 좁아지는 동굴은 나중엔 거의 기어 내려가야 하는 수준까지 좁아진다.


“키에에엑!”


갑자기 무엇인가가 얼굴 쪽으로 덮쳐온다. 그러나 동굴이 좁아서 움직일 수가 없다.

얼굴을 숙인 채 마침 횃불을 앞세워 삐져나와 있던 팔로 앞을 가린다.


콰득


팔목 방어구를 물어뜯는 괴물체. 분명히 고블린이다. 녀석이 물을 팔을 옆쪽으로 내팽개친다. 그러나 자세가 나오지 않아 힘이 약하다. 팔목 쪽에 걸려 있던 무게가 사라진다.


“키륵!”


놈은 물고있던 팔목을 놓고 물러나서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 같다. 그래봤자 일직선 통로 어둠 저 편, 바로 앞에 녀석은 분명히 있다.


‘염병할 고블린 그새 여기까지 들어온거냐!’


황급히 남은 팔을 밖으로 빼낸다. 거기에 신경쓰는 틈을 타서 재차 이쪽을 향해 습격해 오는 고블린.


치지지직 “키아아악!”


녀석의 얼굴 부분을 향해 횃불을 쑤셔 박는다. 돌진하던 속도 때문에 입 안 가득 횃불을 물고 버둥대는 녀석. 녀석이 물고 있는 횃불을 아래쪽으로 수차례 내려친다. 횃불을 물었던 타격이 큰 듯 버둥대다가 얼마 안 돼 잠잠해지는 고블린.

녀석은 잡았지만 횃불이 꺼져버렸다. 다시 불을 붙이기에는 등에 맨 배낭을 열 공간이 부족하다. 놈의 사체를 밀어내리며 계속해서 동굴 아래로 내려간다.


‘염병 실수했어.’


생각해 보면 주위를 돌아다니던 고블린들이 방금 전처럼 이곳의 구멍을 통해 밖으로 나올 수도 있었다. 보통 들판에 돌아다니는 몬스터들 중에는 그렇게 생겨난 몬스터들도 상당하니까. 구멍이 작다고 방심했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움직이기 힘든 그 좁은 동굴에서 녀석들 때거리를 만나게 된다면...


‘일단 돌덩이로 막아 둬야 되겠다..’


꺼져버린 횃불에 불을 붙인 후 주변에 구르고 있는 돌덩이로 대강 작은 입구를 막는다. 그리고 이전에 흩어져 있던 들개 뼈를 주워 잊어먹지 않도록 표식을 남긴다.


‘마석이 있는 부분이 머리 쪽이었던가.’


방금 전 죽인 고블린의 머리를 손도끼로 찍어 연다. 그러나 마석은 보이지 않는다. 하기사 그렇게 쉽게 마석이 발견됐으면 이 바닥 애들은 다들 부자로...


‘하긴 그래봤자 술집이나 창관에 전부 뜯기겠지.’


아무리 생각해도 부자가 되는 것은 무리다. 녀석들에게는 ‘저축’이라는 개념이 없었으니까. 자신이야 술도 먹지 않고, 창관에도 가지 않으니... 정정. 자신의 경우는 가고 싶은데도 갈만한 숫기가 없는 거다. 뭐 덕분에 돈은 나름 모이고 있으니, 이러다 죽지만 않으면 여자노예 한명을 구입해서 마누라 삼아 은퇴하겠지. 농사지을 땅 쪼가리랑 함께.

한 손에 횃불을 들고 있다 보니 방패를 써먹을 일이 별로 없다.


‘나중에 팔뚝 고정식으로 하나 구입해야 하려나, 그러면 방패 무게 때문에 횃불을 들고 돌아다니기가 한층 더 힘들 텐데.’


실없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시 긴장을 굳힌다. 아무리 등장하는 몬스터 수준이 낮아도 여긴 던전의 앞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유적의 입구 쪽으로 향하자 역시 고블린 한 마리가 덤빈다. 녀석들의 패턴은 간단하다. 대부분 얼굴 특히 목 쪽을 노린다. 공격하키 전 ‘키이익’ 거리는 괴성을 외쳐주는 것은 기본. 거기다가 한번 물면 물고 늘어지려는 습성이 있다.

놈이 공격해오는 방향을 예측해 검을 휘두른다. 검에 얼굴이 베어 나동그라진 녀석을 발로 밟아 마무리 한다.

다행이도 어제 잡았던 고블린 무리들이 남아있었다. 가끔씩은 동족의 시체도 포식하는 몬스터들이 있다지만, 적어도 이들은 아닌 것 같다.

아까 잡은 고블린까지 총 네 마리의 머리를 도끼로 연다. 그 중 한 마리의 머리와 목 사이의 경계에서 나온 거무튀튀한 돌. 마석이다.


‘다섯 마리를 잡아서 하나가 나온다라. 내가 운이 좋은걸까?’


유적 쪽으로 들어가지 않고 내가 떨어졌던 곳으로 향한다. 거기서 고블린 한 마리를 잡았으니까, 마저 마석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키리릭” “키긱”

“지랄 맞게도 자주 만나네.”


이번에는 소리를 들어보니 두 마리다. 어둠 속을 직시하며 녀석들이 덮쳐 올 때까지 기다린다.


“키아아악!”


먼저 덤벼온 놈을 사선으로 썰어주고 시간차로 덮쳐 온 놈을 횃대로 막아낸다. 횃대를 물고 늘어진 녀석을 낡은 검으로 찔러죽인 다음 바닥에서 머리가 베인 채 바둥거리고 있는 녀석을 밟아서 마무리 한다.


‘호오 마석이다.’


다행이 두 녀석 중에 검에 베인 녀석에게서 마석이 나왔다. 지금 이것만으로도 이틀 분 숙식 비용은 충분하다. 아무것도 못 건지고 나온 어제까지 합해본다면 겨우 본전인가..

고블린들이 덮쳐온 방향으로 전진하자, 살이 상당히 파먹혀진 들개의 시체가 보인다.


‘그 고블린 녀석들. 내가 어제 잡았던 들개를 먹고 있었구나.’


들개의 시체를 지나 어제 고블린을 잡았던 곳으로 향한다. 역시 그대로 잇는 고블린 시체. 놈의 머리를 까자 마석이 나온다.


‘어라? 여덟 마리를 잡았는데 세 개라고?’


운이 좋았다고 해도, 상당히 마석이 잘 나온다. 보통은 열 마리를 잡아도 마석 하나가 나올까 말까인데. 물론 이 던전 안의 녀석이 훨씬 더 빠르고 공격적이지만, 마석이 상당히 잘 나오는 것 같다. 괜히 마석이 비싸게 팔리는 것이 아니다. 어중이떠중이들도 몽둥이 하나정도 들면 때려잡을 수 있는 고블린에게서 마석이 우수수 떨어진다면, 그 마석의 가치는 하루 숙식은커녕, 군것질거리를 하나 사는데도 모자랄 것이다.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위험성을 고려해도 엄청난 이익이다.


‘역시 던전이다.’


이 주변은 전부 돌았다. 남은 것은 유적 내부로 들어가는 것 뿐. 자신이 할 수 있는 준비는 모두 갖췄다.

횃불을 비추자 정면에 보이는 낡은 돌벽. 그리고 그 낡은 벽에 둘러쌓인 암흑 속으로 한 걸음씩 조심스럽게 걸어 들어간다.


“키륵”


몇 차례인지 모르지만 저 키륵 거리는 소리가 자신을 신경 쓰이게 한다. 녀석들은 유적 바깥에서처럼 바로 공격해 오지 않는다. 마치 이쪽을 신경 쓰이게 하여 피를 말려 죽이려고 작정한 것처럼.


“씨팔 당장 이곳으로 나와! 빨리 덤비라고!”

“키르륵”


어둠속을 향해 함성을 질러 놈들을 도발해 보지만 여전히 키륵 거리기만 할 뿐 별다른 반응은 없다.


“진짜 X같은.”


비속어를 중얼거리며 안쪽으로 한 발을 내딛는다.


딸깍

“응?”


순간적으로 모공의 털이 쭈뼛 서면서 온 몸에 소름이 돋아난다. 생각이고 자시고 뒤쪽을 향해 뛰어서 구른다. 던져버린 횃불의 불빛에 희미하게 빛나는 은빛의 칼날들. 정신을 차리려는데 옆의 벽면이 열리며 고블린들이 덮쳐온다.


“키에에엑”

“제 젠장!”


방금 전 함정을 피해 구르면서 검을 던져버렸다. 설상가상으로 횃불도 저만치에 떨궈져 있는 상황. 몰려온 고블린이 노출된 목과 얼굴을 무는 것을 필사적으로 방어 한다. 그리고 팔을 문 고블린을 떼어내어 칼날들 쪽으로 내던진다.


“쿠에에엑”


칼날함정 쪽으로 내던져진 녀석이 무사하지는 않은 것 같지만 잠시 팔의 방어가 풀린 사이 목을 노리고 재차 도약하는 녀석들이 있다. 다른 쪽 팔로 그 공격을 막아내고, 양팔을 정신없이 휘둘러서 고블린을 떨쳐낸다.


“키르르륵”


칼날 쪽으로 내던져져 즉사하는 녀석들도 있지만 다시 일어나서 기회들 노리는 녀석들도 있다. 땅에 떨어진 녀석들을 발로 발아대면서 가죽갑옷을 문 녀석을 떼어내 칼날함정 쪽으로 던진다.


“꾸르르륵”


팔을 물어뜯은 녀석을 벽으로 휘둘러 곤죽을 만들고, 다른 손으로는 마지막 남은 녀석의 목을 조른다.


“하아. 하아. X벌.”


녀석들을 전부 처리한 것을 확인한 후 벽에 기대어 주저앉는다. 긴장이 풀리자 온몸의 힘이 쫙 빠진다. 일단 고블린 시체들에게서 마석을 꺼내는 등 해야 할 일들이 많았지만 지금 당장은 조금 쉬고 싶다.

전부 일곱 마리였다. 어떻게 녀석들을 전부 처리할 수 있었던 것일까. 한 마리 한 마리의 무게만 하더라도 어린아이의 무게보다 더 나갈 텐데, 그것을 휘둘러 내팽개치고 마지막으로는 한손의 손아귀 힘만으로 녀석의 목을 졸라 죽였다.

놈들의 머리에서는 마석이 두 개가 나왔다. 벌써 마석만 다섯 개로 상당한 수확이지만 마냥 기뻐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아까 내던진 칼이 칼날함정 중앙부에 굴러다니고 있는 것이다. 횃불이야 준비해 온 다른 것을 쓰면 되지만 저것은 답이 없다. 그 전에 이대로라면 진행하는 것도 무리이다.

문득 고블린들이 쏟아져 나온 통로가 보인다. 저 곳이 진짜 길일 수도 있다. 그러나 무기가 없이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한참을 고민하고 있던 중에 고블린 들의 시체가 보였다.


‘저것을 이용한다면 눈앞의 함정을 무력화시키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고블린의 다리를 잡고 이상하게 강해진 힘으로 함정의 밑동을 향해 휘두른다. 단번에 고블린 시체가 조각조각 나는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몇 번을 휘두르자 넝마가 된 고블린 시체와 함께 칼날 몇 개가 뒤틀린다.

뒤틀려서 생긴 공백 사이로 천을 감은 손을 집어넣는다. 어차피 잡철로 된 함정이다. 휘어진 칼날을 바깥쪽으로 분지른다.

그런 식으로 칼날들을 부러트려서 챙긴다. 부러뜨린 부분은 고블린 시체를 깔아 발판으로 삼는다. 덕분에 낡은 검도 다시 챙길 수 있었다. 그러나 잡철들은 너무 모은 나머지 무게가 상당하다.


‘마을로 돌아가야겠군.’


그 마을에는 대장간도 없었다. 듣기로는 이틀 거리의 마을에는 있다고 하니 언젠가는 무기도 손질할 겸 들러봐야겠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발할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 튜토리얼 (4) 16.01.14 815 30 13쪽
4 튜토리얼 (3) 16.01.14 1,001 31 12쪽
» 튜토리얼 (2) 16.01.14 994 29 12쪽
2 튜토리얼 (1) +3 16.01.14 1,185 34 10쪽
1 각성 +1 16.01.14 1,496 38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