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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안용 님의 서재입니다.

천억해골의 흑마법사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백안용
작품등록일 :
2024.03.25 22:41
최근연재일 :
2024.04.1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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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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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화

DUMMY

마법사들이 ‘마탑’이란 집단을 구성하여 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끼친 것과는 반대로 흑마법사는 자신들을 대표할 집단하나 구성하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그나마 솔트스컬 같은 작은 길드는 존재했지만 재벌이나 마탑같은 거대 불가능했다.

그리고 이 간극을 좁힐 방법은 돈과 사회적인 명예다.

어느 세상이고 결국 자본이 중요하다.

그러나 돈과 명예가 최고는 아니다.

게이트가 열리고 몬스터가 등장하는 아케인소울에서는 더욱 그렇다.

강함.

그게 모든걸 결정한다.

공방이 열심히 돌아가는 몇 개월 동안 최한은 강해지기 위해 많은 방식으로 연마했다.

[주문 백과사전] 특전으로 기억하고 있는 마법을 좀더 세련되게 사용 할 수 있도록 연습하거나 새로운 특성을 획득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던전 게이트나 필드에는 한번도 나가지 못했는데, 공방을 비워놀 수가 없어서였다.

스컬메이커는 지역 사회에서는 조금 인정받기 시작한 회사지만 그것도 좁다란 부천에서나 그렇지, 수도권 전체에서는 흔해빠진 공방이었다.

게다가 제대로 된 전투력이라고 해봐야 최한이 전부. 나머지 세명은 그냥 좀 강한 일반인 수준에 불과하다.

이렇게 된 이상 평소에도 자리를 비울 때 공방을 지키는 병력이 필요했다.

물론 아이언가드의 김덕배 사장에게 의뢰를 넣어도 되지만 비용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적자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사설 병력은?

바로 해골병이다.

해골 병사. 즉 스켈레톤은 현 정부가 안전지대에서 유일하게 허가한 언데드 전투 병력이었다.

안전지대 밖, 필드와 게이트에서는 흑마법사가 어떤 언데드와 괴물을 사용한다고 해도 상관하지 않는다. 그러나 안전지대 내부에서는 여전히 불가능.

오로지 스켈레톤만이 가능했다.

물론 아무 시체나 구해와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고 정부에서 허가하는 시체만 재료로 사용할 수 있다.

물론 그것도 다 돈으로 주고 구매한다.


“서울은 여전하네.”


최한은 중구에 위치한 서울시청으로 향했다.

결계로 보호되는 사대문안이라 그런지 이 곳은 평화로운 현실 21세기의 서울과 다를게 없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3층 환경국이요.”


철저한 검문을 몇차례나 받고 나서 시청에 입장한 최한은 3층의 환경국으로 발길을 돌렸다.

서울시 환경국 자원환원과.

이곳이 합법시체를 구입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였다.

환경국에는 이미 수많은 방문객이 줄을 서며 순번을 기다리고 있었다.

웅성웅성

주변을 살펴보니 최한 말고도 온갖 각성자들이 대기중이었다.

최한은 부천시의회의 박의원 인맥을 통해 미리 연락을 조율한 상태라 대기 없이 프리패스로 안으로 입장했다.


“자원환원과장 박원철입니다. 부천시에서 오셨다고 들었습니다.”

“무연고 사망자 환원절차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무연고 사망자 환원 사업.

용어는 그럴듯한걸 갖다붙였지만 결국은 정부에서 합법적으로 시체를 판매하는 절차였다.

역시 디스토피아 세계관답게 사람 목숨도 파리 목숨이지만 죽어서도 자원으로 팔린다. 하루에도 무연고 시체가 수십구 이상 나오는데 정부는 이걸 직접 팔아 치우고 있었다.


“혹시 클래스가...?

“흑마법사입니다.”


최한은 클래스를 밝히자 공무원의 눈빛이 좀 더 차가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 빌어먹을 명성치 감점.’


공무원은 마치 최한을 반사회적인 범죄자 보듯이 지켜보고 있었다.

이럴 땐 아주 비싼 윤활유가 필요하다.


“일단 지원 서류 먼저 검토 부탁드립니다.”


최한이 건네는 서류더미 밑에는 두둑한 봉투가 숨겨져 있었다. 대형 백화점 상품권 십만원권이 무려 백장. 무려 천만원어치였다.


“하하, 확실히 서류 준비는 철저하게 하셨군요.”


공무원은 서류를 확인해보는 척 봉투를 뒤적이더니 금방 웃는 낯으로 바뀌었다.


“그렇지 않아도 신원불명의 사망자들이 너무 많아서 처리하기 곤란했는데 잘 됐군요. 아마 지원사업은 빠르게 통과될 겁니다.”

“다행입니다.”

“그건 그렇고 몇 구나 환원하실 생각입니까?”

“최소 오백 구 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한의 말에 공무원이 놀란 눈으로 서류를 빠르게 살펴보았다. 그의 말대로 서류에는 무려 오백 구의 사체를 구입한다는 내용이 써 있었다.


“개인의 구매로는 사상 최대규모네요. 가격이 만만찮을텐데.... 결제는 혹시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뭐 까짓것 일시불로 오늘 다 치르죠.”


오늘 잔금까지 전부 처리하겠단 말에 공무원의 태도가 점점 공손해졌다. 역시 부족한 명성치를 매꾸는데는 돈이 최고였다.


*****


다음 날 오전부터 최한의 공방에는 정부에서 보낸 트럭이 줄지어 서 있었다.


“어디에 하차할까요?”

“이 건물 안에 모두 넣어주세요. 나머진 제가 다 알아서 하겠습니다.”


최한은 얼마전 공방 건물과 밀접해 있는 건물들을 모두 구입했다. 어차피 주인도 없이 방치되있던 장소라 대출을 낀 다음에 할인까지 받아서 손쉽게 구입했다.

텅 비어있던 공방의 주변 건물에는 시신들이 겹겹이 눕혀 있었다. 모두 안전지대 밖에서 사망한 희생자 중 연고가 없는 사람들이었다.

이런 시체들이 필드 밖에서 쌓이면 몬스터 웨이브의 발생원인이 되기에 정부에서는 필드 밖의 사체를 최대한 수거하여 화장시키는 방식으로 처리하곤 했다.

그러나 워낙 시체의 숫자가 많기도 하고 흑마법사 클래스의 경우 인간의 시체가 필수적으로 필요하기에 정부에서 일정 숫자의 시신을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최한이 구입한 오백구의 시신도 그런 연유로 입수한 것들이었다.

시신들 전부 얼굴을 가려놓긴 했지만 창고 가득 쌓여 있는 오백구의 시신들을 보면 을씨년스러운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실제로 이 시신들은 영혼이 모두 떠나긴 했지만 그 원념은 일정부분 남아 있어서 그것이 음기가 되어 주변을 잠식하고 있었다.

도무지 감당하지 못할 음기에 려서은이 걱정되는 목소리로 물었다.


“사장님, 이 많은 시체를 어쩌시려구요.”

“뭘 어째. 전부 해골병으로 만들어야지.”

“네?”


한두마리도 아니고 무려 오백구의 시신을 스켈레톤로 만든다? 그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일단 유해에 레이즈 스켈레톤을 사용한다고 바로 스켈레톤이 나오는건 아니다. 살점이 붙어 있는 시체에 사용할 수 있는 언데드 마법은 레이즈 좀비, 백골만 남아 있는 사체에 사용할 수 있는 언데드 마법이 레이즈 스켈레톤이다.

즉, 해골병으로 만드려면 이 오백구의 시체의 살을 모두 발라야 한다.

물론 최한은 그 살을 바르는 작업도 흑마법사의 생명계통의 주문으로 단축시킬 생각이다.

물론 이것도 귀찮은 작업이긴 마찬가지다.


“그냥 좀비로 사용하면 안되나요?”


주희가 물었다.


“그럼 바로 각성자들이 몰려와서 우릴 체포하겠지.”


안전지대에서 좀비의 사용은 강력하게 금지되어 있다. 왜냐? 일단 위생적으로 너무 위험하다.

아무리 방부처리를 한 시체라도 결국 썩어문드러지는 살점이고, 부패가 완벽하게 통제되는 건 아니다.

그래서 좀비는 움직이는 내내 부패가스를 지속적으로 방출하는데 이게 비각성자, 일반인에겐 전염병 수준으로 위험하다. 게다가 냄새도 지독해서 쓰레기장 이상의 악취가 생긴다.


“이 놈들을 구울로 만든다면 모를까.... 지금은 힘들지.”


고위계 언데드 마법 중에는 시체를 좀비가 아니라 구울로 만드는 방식도 존재한다.

그때에는 반영구적으로 부패가 중지되기에 안전지대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물론 훨씬 어렵고 비용도 비싸며 더 많은 랭크 업이 필요하다.


“일단 남아 있는 피와 살점을 모조리 녹여야 하니까, 건물 밖으로 나가 있어라.”


려서은만 남기고 둘다 밖으로 내보낸 최한은 간만에 제대로 된 마법을 시전할 생각이었다.

시체를 백골화 시키는 방법은 수십가지 이상 존재한다. 그러나 흑마법사만이 가능한 방법이 있다면 역시 생명계통의 마법 주문이다.


[흐르는 살점]


이건 적의 살점을 급속도로 태우는 부패주문. 놀랍게도 가장 기초적인 단계인 1서클의 주문이다.

그러나 주문이 쉬운 만큼 실용성도 매우 떨어졌는데 비각성자의 평범한 인간이라도 주문에 저항이 가능했다.

그래서 이 주문을 누구에서 쓰느냐고 묻는다면 사실은 살아있는 인간이 아니라, 죽은 사체에 쓰는 마법이라 할 수 있다.

사체의 살점과 근육을 모조리 태워버리고 백골만 남기는 주문. 이게 바로 [흐르는 살점]이었다.


“서은아.”

“네, 사장님.”

“주문은 기억했지?”

“흐음. 생각보다 어렵진 않아요. 지금 당장도 가능해요.”


역시 려서은의 순수 재능은 최한 이상.

금새 따라서 주문을 시전했다.

순간적으로 음기와 잠재 원념이 주위로 흩어졌는데, 이 또한 해골병사를 만들기 위한 재료. 최한은 그것마저도 알뜰살뜰하게 주워담았다.

심지어 액체처럼 흐르는 시체의 살점까지도 모조리 거대한 말통에 담아 넣었다.

이 작업은 삼일이나 계속 되었다. 둘은 잠도 자지 못하고 끼니때마다 한주희가 건네주는 도시락만 먹으며 작업에 열중했다.

오백의 백골을 만드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일단 두가지 문제가 있는데, 언데드의 재료 준비가 그러했고, 또 하나는 지배력의 소모가 있다.

흑마법사는 소환물을 유지하는데 지배력을 소모한다. 지배력이 일종의 보급고 역할을 하는데. 많은 소환물을 유지하려면 더 많은 지배력이 필요하다.

물론 지배력은 서클과 레벨이 상승할수록 고정적으로 상승하는데 지금의 레벨과 서클로는 오백 구의 소환물을 동시에 운용할 정도는 안 되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새로운 특성이다.

지금 최한이 얻으려는 특성은 [저소모 고효율].

지배력의 소모를 극단적으로 낮춰주는 효능을 지니고 있다.

이 특성만 있다면 최한은 해골병사를 500개나 보유하고 있어도 지배력이 전혀 소모되지 않는다.

물론 원래 스켈레톤 자체가 0에 수렴한 지배력 소모량을 지니고 있기에 가능했다.


문제는 이 특성의 획득조건이 매우 모순적이라는 점이었다.

바로 500개의 소환물을 지배하고 있을 것.

무슨 뜻이냐면 500개의 소환물을 지배할 수 있는 특성을 얻기 위해서는 500개의 소환물을 지배해야 한다는 소리였다.

동어반복의 오류를 범하는 조건이다.

당연히 상식적으로는 이 특성을 아무도 획득할 수 없지만 최한은 흑마법사였기에 가능한 방식으로 이를 극복할 예정이었다.

흑마법사의 언데드는 흑마법사끼리 소환 양도가 가능했다.

임프와 같은 악마종이나 괴생명체 같은 생명체는 불가능하지만, 오로지 언데드들은 그 지배 주체를 타 흑마법사에게 넘길 수가 있었다.

게다가 짧은 순간이나마 흑마법사는 자신의 생명력을 지배력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흔히 게임이나 만화에서 악당들이 자신의 목숨이나 수명을 담보로 상급 악마를 소환하던 바로 그 방식이었다.


“내가 알려준 [레이즈 스켈레톤]으로 해골병을 만든다음 나에게 양도해라. 내가 멈추라고 하기전까지는 이 작업을 절대 멈추지 마.”

“네? 그럼 사장님은 어쩌시구요.”

“다 방법이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최한의 단호한 명령으로 서은의 작업이 시작되었다. 그녀에게 전수한 것은 흑마법사의 모든 계통의 1서클 주문. 당연히 레이즈 스켈레톤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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