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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안용 님의 서재입니다.

천억해골의 흑마법사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백안용
작품등록일 :
2024.03.25 22:41
최근연재일 :
2024.04.1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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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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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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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1화

DUMMY

“최한씨, 대표님이 한번 뵙자고 하시는데, 함께 가시죠.”


김아윤의 말에 용병들은 모두 놀란 표정이었다. 솔트스컬의 대표, 사슬낫의 제이나는 헌터 업계에서도 굉장히 유명했다. 주무기도 그렇고 여자 홀로 중견 헌터기업을 만든 입지전 인물이었다.

거절할 이유가 없던 최한은 그렇게 김아윤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솔트스컬의 본부까지 이동했다. 솔트스컬의 건물의 꼭대기 사무실에서 최한은 그 유명한 사슬낫의 제이나와 대면할 수 있었다.

제이나는 무슨 이유에선지 최한에 대해 굉장히 호의적인 태도였다.


“처음 뵙겠어요. 최한씨.”


의외로 솔트스컬의 두령, 제이나는 굉장히 어려보이는 외모의 여성이었다. 아무리 넉넉하게 잡아도 열다섯 정도. 아무리 안티에이징 기술이 발전했다고 해도 이건 너무 어렸다.


‘와... 어려보인다고 말은 들었지만 이건 어려보이는게 아니라 아예 애잖아.’


위키에서 본 기억으로는 제이나의 나이는 최소 40대. 그보다 많을수도 있었다.

그러나 최한은 놀란 마음을 숨기며 정중하게 인사했다.


“최한입니다.”

“얘기는 아윤이 한테 많이 들었어요. 매우 뛰어난 흑마법사라고요. 같은 클래스라서 하는 소리지만, 소속클랜도 없이 용케도 여기까지 올라오셨네요.”

“하긴, 좀 흑마법사가 그렇죠.”

“각성 직업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면 저도 흑마법사를 고르지는 않았을거에요. 최한씨도 그렇겠죠?”

“아뇨. 전 흑마법사를 선택했을겁니다.”

“정말요? 그런 대답은 처음 들어보네요.”


제이나는 무슨 신기한 동물을 보는 듯한 표정으로 최한을 바라보았다.

이 극한의 쓰레기 직업이 좋다고 하다니. 아무리 흑마법사 중에 3계열을 마스터한 제이나에게도 이건 놀라운 태도였다.


“길게 말하지 않을게요. 저희 클랜에 오세요. 제가 최고의 흑마법사로 키워드리죠.”


그녀의 제안에 김아윤의 표정도 놀랄 정도였다. 사실 그럴법한게 솔트스컬은 여성 조직원만을 받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런데 지금 이 제안은 청일점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이었다.


“그래요, 최한씨. 우리 클랜에 들어와요. 흑마법사시잖아요. 우리 대표님이 많이 도와주실거에요.”


옆에 앉은 김아윤도 화사하게 웃으며 최한을 부추겼다.

그녀 또한 최한을 입단 시키는 제안에 호의적이었다. 일단 김아윤은 클랜 내에서 몇 명없는 비 흑마법사 클래스였다. 그래서 약간 소외된 느낌이 없지 않았는데, 이제는 남성 회원까지 들여오면 낫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나 최한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거절합니다.”


의외의 답변에 제이나는 깜짝 놀랐다. 솔트스컬은 여성 흑마법사에게는 천국이나 가까운 장소였다. 복지, 급여, 업무스트레스 등등... 클랜으로서 모자란 부분이 전혀 없었다.

최한이 그걸 모를 리가 없었다.


“저는 혼자가 편합니다.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이던 최한은 말을 이었다.


“제 목표는 좀 멀리 있습니다. 6계통을 전부 초월급에 오르는 겁니다. 그래서 아직 어딘가에 속해 있는 건 어렵습니다.”


아케인 소울에서 직업 클랜에 들어가는 가장 큰 이유는 효율적인 성장트리를 npc에게 습득받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최한에게는 이미 자신 만의 성장트리가 존재했다.

초월급 다크메이지.

6계열을 모두 마스터한 완벽무결한 흑마법사.

모든 클래스는 각기 다른 6개의 계통을 지니고 있으며, 그마다


제이나는 굉장히 놀란 얼굴이었다. 6계열을 전부 마스터한 흑마법사는 세상에 오직 한명. ‘더 블랙메이지 이건’뿐이다.

그 아래로는 5계열 마스터는 아예 없고 4계열 마스터도 극히 드물다.

그런데 여기 1계열 마스터도 이루지 못한 흑마법사가 감히 6계열의 초월을 운운한 것이다.

물론 [주문 백과사전]특전을 지닌 최한만이 가능한 목표였지만 그걸 모르는 제이나에게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좋아요. 그 포부가 맘에 들어요.”


최한의 태도는 일견 미친놈이라고 볼수 있지만, 제이나는 오히려 그 모습에 호감이 갔다.

물론 그녀의 예상으로는 성공확률은 제로.

하지만 꿈이 있는 젊은이는 언제나 아름다운 법이다.


“나도... 벌써 그런걸 느끼는 나이가 됐군요.”


뭔가 자신에겐 없는 젊은이의 포부같은 걸 느꼈는지 제이나는 큰 결심을 한 듯 보였다.


“제가 몇가지 선물을 드릴게요. 어릴 적에 쓰던 물건들인데...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고 생각하죠.”


제이나는 창고에서 오래전 자신이 쓰던 물건을 꺼내 최한에게 건네주었다.


“이건 지옥틈새의 반지에요. 말 그대로 지옥과 아주 미세하게 연결된 반지죠.”


최한이 뭐라 말릴 틈도 없이 제이나에게 반지를 건네받았다.


“명심하세요. 지옥의 마력은....그냥 평범한 현세의 마력과는 많이 달라요. 훨씬 지독하고 훨씬 파괴적이죠. 하지만 최한씨라면 충분히 다룰 수 있을거에요.”


‘헉... 지옥틈새반지? 이건 대박인데.’


최한도 이 지옥틈새의 반지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악령소환의 반지가 정기적으로 악령을 소환한다면, 이 지옥틈새의 반지는 정기적으로 지옥 마력을 끌어 쓸 수 있는 매우 유니크한 아이템이다.

지옥 마력은 일반 마력보다 그 농도도 짙고 파괴력도 다르다. 일반 마력이 그냥 커피라면 지옥 마력은 사향고양이 똥 커피 정도의 차이다.

같은 마법도 두배 세배의 위력으로 강화시킨다.

물론 반작용 또한 두배. 지금 레벨로는 끽해야 한두 개의 마법으로도 벅찰 것이다.

게다가 지옥 마력을 끌어쓰지 않더라도 착용자의 마력 회복을 돕고 전체적인 마력량도 증폭해준다.

돈으로 구입하려면 수십억도 모자를 수 있는 반지.

그게 최한의 손에 들어왔다.

그러나 최한은 그 가치를 모르는 척, 순진한 척을 시전하며 감사 인사를 올렸다.


“고맙습니다.”

물론 속으로는 웃음보가 터진 상태였다.

‘흐흐흐흐흐흐.’


****



솔트스컬의 퀘스트가 끝난지 일주일이 지났다.


몇 번의 던전 탐사에서 얻은 수익과 퀘스트 완료로 얻은 돈까지 정리해보니 최한의 수중에는 상당한 금액의 돈이 모여 있었다.

여지껏 평생 만져보지 못할 수준의 액수였다.


‘이 정도면 나...? 서울 건물주도 가능?’


아쉽지만 그정도는 아니었다.

그래도 갓물주의 꿈은 버리지 못한 최한은 점점 서울 외곽으로 돌며 쓸만한 땅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물론 직접 임장을 다녔다는 뜻은 아니었고, 적당한 브로커의 손을 빌렸다.


그렇게 또 일주일.

최한은 난생 최초로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고 말았다.


‘이걸 집이라고 부르기엔 좀 그렇지만.’


가급적이면 서울로 정하고 싶었지만 돌고 돌아 경기도 권으로 결정했다.

건물의 위치는 부천 외곽지역. 원래 공장으로 운영되던 장소라 인적이 드문 곳이었다.

지도로 보지 않으면 찾기 힘들 위치였다.

게다가 뒤에는 산을 맞대고 있고 주변에는 폐건물 공장들이 몇채가 즐비한 곳이었는데, 해가 질때쯤만 되면 인적이 없어서 무섭기까지 했다.

풍수지리로 치자면 바닥에는 수맥이 흐르고 음기와 양기가 부딪쳐 혼란스러움을 유발하는 장소.

공장이 들어오기 전에는 묘지였던 곳인지 언제 귀신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곳이었다.

이 자리에 있던 기업들이 모조리 줄도산으로 망했다는데 그 이유를 의심해볼만 했다.

물론 이점은 흑마법사인 최한에게는 오히려 장점이었다.

지박령이고 길잃은 악령이고 모조리 흑마법사의 마력 자원이 된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샘솟는 마력까지 제공해주니 일거양득이었다.

게다가 공장 2층에는 노동자들을 위한 생활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작은 샤워장과 화장실, 싱크대까지. 침대 하나만 두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집이었다.

생활 가구까지 전부 박아 놓으니 쓸만한 주거지가 완성됐다.

하지만 집으로 살기 위해 이 곳을 구입한 것은 아니었다.


최한은 이곳에 ‘스컬 메이커’라는 간판을 내걸고 흑마법사 공방을 직접 차렸다. 사실 구청에 신고만 하면 끝나는 간단한 절차였다.

세상에는 마법사나 흑마법사의 공방이 이미 우후죽순으로 넘쳐났고, 최한의 공방 하나가 추가된다 한들 달라질 것은 없었다.

마법사들이야 다양한 아이템을 생산하고 판매하지만, 흑마법사의 공방에서 생산되는 아이템은 뻔했다.

흑마법사의 생산 제작품은 흔히 저주템이라고 불리며 강력한 이득과 약간의 부작용을 맞바꾸는 식의 장비품이었다.

예를 들면 힘이 많이 상승하지만 아주 약간 민첩이 하락하는 등의 비대칭 교환 방식이다.

그 상승값과 하락값으로 기교를 부리는 것은 오로지 제작자의 기량에 달린 몫.

그리고 최한 정도면 매우 뛰어난 흑마법사이자 제작자였다.


“키키키킥! 소환사! 택배를 가져왔다!”


공방을 뛰어다니면서 도와주는 것은 바로 임프. 최한의 지배력이 점점 상승하자 임프는 마치 최한의 손발처럼 굴기 시작했다.

물론 이렇게 정기적으로 소환시켜 놀게 해주니 가능한 일. 그렇다고 무작정 놀게 냅두진 않았다.


“잘했다. 근처에 놀면서 순찰이라도 좀 해봐.”

“키에에에! 알았다!”


아직은 공방에 대한 보안이 완비되지 않은 상태라 임프가 상시로 공장 주변을 시찰하곤 했다.

임프가 공장 밖으로 나가자, 시끄럽던 공장 안이 기묘하리만치 조용해졌다. 이백평 넘는 공간에서 움직이는 사람은 최한 혼자니, 조금은 으스스했다.

그러나 최한은 게의치 않고 작업을 시작했다.


“반지 정도면 괜찮을 것 같은데.”


아무리 공장 건물을 구입했다고는 하지만, 그 안에는 고장난 선반기계만 달랑 한 대만 있었고 그 외에는 텅빈 공터나 다름이 없었다.

나중에는 공방 도구를 차츰 늘려야겠지만 지금은 가벼운 제작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렇게 따지고 보니, 최한이 만들 수 있는 저주템은 끽해야 반지나 목걸이 같이, 손이 적게 가는 제작품 들이었다.

물론 아무런 베이스없이 만드는 것은 아니었고, 기존 마켓에서 팔리고 있는 반지 제작 DIY 키트에 문양과 도구를 덧붙여 만드는 식이었다.

택배의 내용물은 온라인에 구입한 DIY 키트와 몇가지 재료템들이었다. 물론 그 가격이 높지 않아서 택배로도 거래가 가능했다.


그렇게 재료템까지 완비한 최한은 자신만의 레시피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이 부분에서 최한의 특전이 또 다시 빛을 발했다.


주문 백과사전이 특전 중에 가장 뛰어난 특전이라 불리는 것은, 마법과 관련된 모든 주문과 지식이 총망라된 진짜 백과사전이 머릿속에 생기기 때문이다. 당연히 흑마법사의 제작 레시피도 포함이었다.

당연히 최적의 레시피 조건을 알고 있는 최한은 이에 맞춰서 막힘없이 저주템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최한은 의외로 손재주가 있는 편이었다. 어릴 적부터 과학상자나 온갖 잡다한 장난감들을 만져본 덕분인지 최한은 거침없이 아이템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루, 또 이틀이 지나자, 어느새 그럴듯한 반지 두 개가 완성되었다.


“좋아. 드디어 성공했어.”


최한의 손에는 불길한 문양이 새겨져 있는 반지가 들려 있었다. 각잡고 만들어낸 최초의 완성품이었다.


”그럼 성능이나 테스트해볼까.”


최한은 스스로 만든 저주 반지를 검지에 끼워넣었다. 그리고 기괴한 비명이 시작되었다.


-으흐흐흐흑... 여기서 내보내줘!!! 내보내줘!!!


“악령 확실하고.”


이 아이템은 악령 갑옷 반지.

빙의된 악령이 하루에 세 번 적당한 수준의 데미지를 막아줬다. 마법사의 기초 장막 주문과 비슷한 효능이었다. 최한의 임프가 쏘아대는 화염탄도 막아낼 수준이다.

물론 데미지를 받아내는 대상은 반지에 봉인된 악령. 그래서 부작용이 있다면 반지를 차는 순간부터 악령이 미친 듯이 비명을 지른다.

그것도 하루종일.

악령은 이 반지에서 자신을 해방시켜 달라며 소음공해를 양산한다.

그 외에도 하루에 한번 마력을 주입하여 충전을 해줘야 한다. 마력은 악령의 밥. 이른바 애완 악령을 반지에 키우는 재미도 제공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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