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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로 님의 서재입니다.

천사제레(天使Seele)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광명로
작품등록일 :
2022.12.16 23:19
최근연재일 :
2022.12.16 23:37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1,920
추천수 :
3
글자수 :
118,056

작성
22.12.16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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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13화

DUMMY

제13화





"헉헉헉헉!"


오늘도 종원은 거친 숨소리를 내뱉으며 걷고, 또 걸었다.


"휴식!"


전방에서 들린 대표두의 목소리가 마치 헤어진 연인의 목소리로 들릴 정도로 반가웠다.

지쳐서 퍼져버린 종원의 옆으로 빠르게 불알 친구들이 다가왔다.

무심하게 그러나 친근하게 다가온 친구들은 종원에게 이것저것을 챙겨주었다.


"물 마셔."


그런 친구들이 있어서 다시 힘을 낼 기력을 되찾을 수 있었다.

친구들은 솔선수범 하여서 모닥불을 피우고, 음식을 조리하고, 간단한 막사와 통소와 같은 것으로. 저녁 시간을 조용히 그러나 아늑하게 보냈다.

그런 친구들의 능숙한 모습을 보면서 종원은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가기는 했다는 것을 확실히 인식할 수 있었다.

4년 전에 다소 철부지와 같던 친구들이 지금은 능숙하게 야영을 준비하는 모습들이 낯설면서도 대견하게 느껴졌다.

친구들의 배려로 쉴 때 정도는 종원은 온전히 자신을 회복하는 것에만 집중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집중을 할 때면.


'....이시여.'


기도법문을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기도법문과 친구들의 도움 때문인지 종원은 표행이 시작한 것이 일주일이나 되었는데, 육체의 기운이 점점 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보통 사람이면 아픈 환자에서 갓 벗어나 재활 상태에서 무리한 수련을 하게 되면, 육체가 더 약해져야 하는 것이 맞을 것인데 말이다.


'점점 체력이 돌아오고 있어.'


지금의 표행은 특별할 것이 없었다.

그저 백마표국의 인솔 아래에서 하루종일 뛰고, 걸을 수 있다면 되는 것이었다.


'첫 싸움이 있기 전에, 일부라도 나를 회복해야 한다.'


그런 목표를 세우던 종원의 앞에 향긋한 고기국이 내밀어졌다.


"먹어."


이화가 내어주는 고기국을 마시며 허기와 지친 육신을 달래다가. 하늘에 떠 있는 별빛을 이불 삼아서 수풀에 몸을 눕혔다.

풀들의 까끌까끌한 촉감과 흙 특유의 둔탁한 냄새들이 신선하게 코를 자극했다.


쿨!


어느새 잠든 종원에게 모포를 덮어주며. 나머지 네 친구들은 각자의 휴식에 들어갔다.

누군가가 부는 통소 소리와 왁작지껄하며 요란한 소란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종원은 그 속에서도 쿨쿨 거리며 잘만 잤다.

서서히 소리들이 사라지고, 하나둘씩 잠에 빠지고, 누군가들은 불침번을 서게 되는 깊은 밤이 찾아 들었다.

어둠 속에서 종원은 이를 까득! 물며 눈을 떴다.


"후우. 건희, 감영, 곤패, 이화. 다들 일어나."


종원이 친구들을 깨웠다.

깨어난 친구들은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종원을 보았는데, 종원은 잠에서 덜 깨어난 친구들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왜? 무슨 일인데?"

"왜 소변이 마려워? 무서워도 그런건 혼자서 가."

"악몽이라도 꿨어요? 우쭈쭈?"

"우리 아기. 이 누나 젖 먹고 싶어?"


놀림기 다분한 친구들의 말에 종원은 쓴웃음을 지우지 않았다.


"...적습이야."


그제야 네 친구들의 눈동자가 돌연히 맑아지고, 또렷해졌다.

그 모습에서 확실히 다른 사람들과 다른 특별함을 엿볼 수 있었다.

세심하게 주변을 훝어보는 네 친구들의 얼굴에는 곧 의구심이 생겨났다.

그들이 살펴본 주변에서는 아무런 전조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종원에 대한 그들의 믿음이 꽤 큰 편이었다.


"어디에 있는데?"


감영의 질문에 종원은 우측으로 고개를 움직였다.

네 친구들도 따라서 종원이 바라보는 방향을 보았는데,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대신.


"이곳에서 이천장(二千長 : 1장은 3미터이다.). 떨어진 곳에서 다수의 적들이 있어. 중간에 산이 있으니까. 도착까지는 대략 반시진. 다들 최소 절정경 이상의 무공 고수들이야. 걔 중에는 절대고수도 있어."


종원의 설명에 네 친구들을 할 말을 잃어 버렸다.

이곳에서 이천장 바깥의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탐지해낸다는 것인지. 그것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었다.


"적들이 온다고?"

"그래."

"확실해?"


이화는 그 말이 진실인지가 가장 중요했다.

적습이 왜 일어나고, 적들이 누구인지도 중요했지만 종원이 정말로 이천장 바깥의 적들을 감지해낸 것이 사실인지도 중요했다.


"확실해."

"어떻게 그걸 감지하지?"


건희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이에 종원은 간단하게 그 답을 가르쳐줬다.

그제야 친구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표두인 회광도 손승에게로 향했다.

적들의 습격은 매우 중요한 일이었으니 말이다.


"문제는 대표두를 어떻게 설득시키냐는 거야. 빨리 적습을 알아낸 것은 좋았지만 대표두는 이해를 하지 못하실 거야."

"그래서 너희들이 필요한거야. 이유는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어. 한 사람이 말하는 것에는 신뢰가 없을지 몰라도 네 사람이 같은 말을 같이 하면. 없는 것도 있지는 않은지 의심하게 돼. 그게 사람이야."

"......"

"......"

"......"

"......"

"더구나 이곳으로 오는 사람들은 절대로 좋은 목적으로 오지도 않아. 대략적인 설명을 할 수 있어."


종원의 해결책을 듣자. 넷은 무언가 감을 잡은 표정이었다.




***




어둠 속에서 산비탈을 활강하며 내려오는 다수의 무림인들이 있었다.

50명의 인명은 하나같이 어둠과 동화한 것과 같은 짙은 먹물로 옷을 염색한 흑의를 입고 있었고, 그 검은 천으로 얼굴 중에서 눈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가리고 있었다.

50명 중에서 단 다섯 명만이 유일하게 검은 복면을 쓰지 않고 있었다.

다섯 모두 출중하고도 사악한 기도로 전신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었다.

다섯 중 한 명은 여성으로 유난히 도드라진 몸매의 결이 육감적인 여자였다.

그들은 무림에서 유명한 마도세력으로 사망신교로 유명세를 떨쳤다.

그들도 천마신교에서 따로 떨어진 세력이자. 혈마교와 같은 한 갈래의 존재들이었다.

그들이 천마신교와 다른 점은 둘이었는데, 하나는 그들 모두가 반불사화 대법으로. 적어도 불로에 대한 강한 저항성을 지녔고, 여타의 평범한 존재들도 수용하는 천마신교와 다르게 소수의 정예를 지향한다는 것이었다.

사망신교는 전체 교도가 500명이 되지 않았지만 그들 모두가 대부분이 절정경의 고수이거나. 절정경에 이를 수 있는 인재들이었다.


"도착하면 예정대로 임무를 속행한다."


이번 임무의 최종 책임자 역할을 받은 유명신검 진명위의 말이 어둠 속에서 잔잔하게 울려 퍼졌다.


"사부님. 그들이 정말로 지옥마불상을 가지고 있을까요?"


진명위의 말에 질문을 던진 것은 진명위의 네 제자들 중 유일한 여성인 사갈독심 두장옥의 질문이었다.

두장옥의 질문에 그곳에 있던 진명위의 다른 제자들인 교룡삭 진덕, 천혈마시 마관홍, 염라신장 속악황 등도 의구심 가득한 표정으로 진명위를 올려다 보았다.

그들은 가파른 산비탈을 빠른 속도로 타고 내려오면서도. 대화에 호흡이 껴있지 않은 편안한 신색을 보였다.

그것만으로 그들의 무공 수준이 굉장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옥마불상의 판매와 구매는 이미 사전에 준비해두었던 것이다. 굳이 계획이 틀어진 것은 중원으로 유통시킬 상단히 하필 천화상단이었다는 것과 표물을 운송한 세력이 백마표국이었다는 것이 우리가 이렇게 나서게 된 배경이지."

"그렇군요. 지옥마불상에는 정말로 저희들이 원하는 원천마기가 존재하겠죠?"

"그럴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많은 대가를 지불하였으니 말이다. 원시마궁. 그 미친 놈들이 우리들과 척을 지면서까지 거래를 파토 낼 이유는 없겠지. 만약 거짓이라면. 놈들도 적지 않은 대가를 치뤄야 할 것이고."


사망신교가 거래를 한 마도세력은 서역에서 이권을 가진 원시마궁이었다.

원시마궁은 여러 고대의 유적지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덕분에 많은 원천마기를 가진 보물들을 제법 가지고 있었다.

이를 거래하기 위해서. 중원의 마도세력들은 중원에서 많은 것들로 원시마궁과 거래를 하였다.

중원에서 많은 것은 바로 사람이었다.

원시마궁이 있는 곳은 좁은 사회였고, 혈족을 건너가도 대부분이 아는 사람일 정도로 인구가 적은 지역이었다.

그곳에서 누군가를 산제물로 바치거나. 목숨을 담보로 한 인체연구를 하려고 하면 그 대상들 대부분이 자신의 친인척이거나. 친인척은 아니더라도 얼굴은 몇 번 봤을 정도로 근접한 사회였다.

그래서 원시마궁이 자구책을 낸 것이 바로 중원의 마도세력들과 거래를 하는 것이었다.

중원의 마도세력들은 사람들을 납치해서 원시마궁에 산제물과 연구재료로 납품을 하고, 원시마궁은 중원의 마도세력들에게 원천마기가 담겨진 기물들을 서역에서 장사를 끝마치고 돌아가는 중원 상행에 물건을 싸게 팔아서. 유통에 대한 마진을 남기지 않았다.

그들은 마도세력이라서 이렇게 물건을 평범한 상단에게 유통시키고, 유통자를 약탈하는 것에 큰 저항감을 가지지 않았다.


"곧 도착이다."


그들의 시야에 어둠 속에서 드문드문 피어난 붉은 빛의 불꽃들이 눈에 들어왔다.




***




"이것이 문제라고?"


백마표국의 대표두 회광도 손승은 종원을 비롯한 네 친구들이 가져온 희안하게 생긴 불상을 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손승은 기분이 매우 더러워 보이는 얼굴이었는데, 원래도 상당히 인상이 험악한 얼굴이었지만 지금은 오랜만에 꿀잠을 자다가 깨어난 탓에 더더욱 손승의 표정은 무시무시했다.

꿈 속에서 손승은 그의 젊은 시절에 천무학관에서 만났던 여 관도와 함께 천무학관이 준 임무를 같이 수행하던 꿈을 꾸었다.

당시 백마표국의 부마 자리를 송중기 아니 원동기가 거의 확실시가 되어서. 천무학관 내부에서는 이미 당시 백마성녀와 현 백마표국의 국주인 송중기는 연인을 자처했다.

송중기의 친우였던 손승은 그러한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기는 했지만 잘 어울리는 한쌍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미련 없이 무학에만 힘쓰던 손승에게 천무학관에서 임무를 위해서 함께 동행한 그 여 관도와의 추억은 그나마 손승이 기억하는 첫사랑의 아련함으로 남을 지경이었다.


'그런데 날 깨웠어!!!'


손승은 지끈지끈 거리는 머리를 부여 잡으며. 눈앞에 다섯 남녀들을 매섭게 노려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예. 이 속에 원천마기가 봉인 되어 있습니다."

"봉인이라. 봉인을 풀 방법은 없나? 지금 이 상태로는 솔직히 이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알 수가 없군."

"봉인을 풀 방법은 천인혈만 있으면 됩니다. 이 불상에 천인혈을 뿌리면 바로 봉인이 풀리게 되지요."


손승은 대답을 하는 종원의 말에 바로 이맛살을 구겼다.

마도세력들이 할만한 봉인을 해제하는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천인혈을 다른 것이 아니었다.

천명의 사람의 피를 뽑아서 만들어내는 피로 빗어낸 술이었다.


"곧 들이닥칠 것입니다."


종원의 말에 회광도 손승은 여전히 의구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적들이 올만한 곳으로 표두를 보냈다.

만약 정말로 적들이 나타난다면 표두에게 나무를 불태우라고 지시했다.

어둠 속에서 큰 화재가 일어난다면 누구나 다들 이상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었다.


화르르륵!


회광도 손승은 표두를 보낸 것이 얼마나 되었다고 금방 나무가 불태워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동시에.


"끄아아아아아악!!!!"


어둠을 꿰뚫는 잔혹한 인간의 단말마가 생생하게 손승의 귀청을 때렸다.

손승은 가슴이 인두에 지진 것처럼 아파왔다.

자신의 의심과 믿지 못한 어리석음에 수하 한 명을 잃어버린 것이었다.


"준비! 준비하라!!!"


한 맺힌 손승의 외침에 잠자고 있던 표사들이 전투를 준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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