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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클래스를 목표로 하는 서재입니다. :)

세계 최악의 빌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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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클
작품등록일 :
2018.09.03 11:55
최근연재일 :
2018.10.17 20:05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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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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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06,266

작성
18.09.0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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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0. 프롤로그

DUMMY

“오른쪽. 베타, 베타 지역.”

“카피”


지시에 맞추어 모두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손이 조금 떨려오기 시작했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모래바람이 휘날리는 황무지. 사람이 산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폐허들로 가득했다.

긴장할 수밖에는 없을 거다. 이곳은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전장이었으니.

총알이 날아오고, 수류탄이 터지고, 몸뚱어리 어딘가가 날아다니기도 한다. 부디 죽지 않고 승리할 수 있기를.


“알파는 나랑 너 둘이 간다. 가자!”

“카피.”


마음을 먹자 긴장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나는 수많은 경험을 쌓은 프로다.

발을 내딛을 때마다 침착함을 되찾아갔다. 두 다리에 더욱 박차를 가해 달렸다.

손은 더 이상 떨려오지 않았다. 이윽고 목적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먼저 간다. 엄호해줘.”

“카피.”


동료를 대기시키고 엄호를 부탁했다. 곧이어 숨을 한번 고른 뒤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은 이미 적들이 점령하고 있는 지역. 방심은 한 순간에 죽음을 불러온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전진. 주변을 계속해서 조준해가며 살금살금 발걸음을 옮겼다.


“···클리어.”


급할 것 없다. 차근차근 안전을 확인하면서 움직이면 된다.

나는 지금 도둑이다. 적진에 들어가 물건을 훔쳐야하는 정의의 도둑.


“···찾았다.”


마침내 목적지의 중심에 도착. 목표가 바로 눈앞에 있었다.

그 순간 시야가 좁아지고 주변은 보이지 않게 돼버렸다. 심장박동마저 빨려져갔다.

완전히 흥분하고만 상태. 이래서는 안 된다, 이성이 외치고 있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무언가에 홀린 것만 같이 목표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야, 뭐해!”


동료가 다급하게 외쳐댔지만 내 귀에는 들려오지 않았다. 승리가 눈앞에 있었다.

이것만 해결한다면 우리의 승리. 이 싸움을 쉽게 끝낼 수 있다는 말이다.


“빨리··· 빨리···.”


목표물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동료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지만 전부 무시했다.

곧 있으면 전부 해결된다. 이대로 조금만 더···.


“엇.”


탕. 어딘가에서 들려온 발포소리. 먼 곳에서 들려온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나는 소리로 이해하지 않았다. 날아온 총알은 내 머리를 꿰뚫었다.

아, 죽었다. 약간의 시간이 더 주어졌다면 끝났을 텐데. 내가 영웅이 되어 이 싸움을 끝···.


“병신새끼, 사람이냐?”


동료의 매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새끼가, 죽은 것도 짜증나는데 도발까지 하네?

이를 악물고 녀석을 향해 고개를 획 돌렸다.


“뭐, 새끼야.”

“···.”


부들부들 이만 갈아댈 뿐, 반박할 수가 없었다. 생각해보면 명백한 내 잘못이었으니까.


“···시발.”


차오르는 짜증에 천장을 올려다보며 한탄했다. 아, 내가 캐리 하는 거였는데 정말.

머쓱함에 머리를 긁적인 뒤 다시 화면에 집중했다. 난 이미 죽었지만 팀원들이 잘해주겠지.


“흐아암···.”


피곤함에 기지개를 폈다. 귀가 조금 아파왔다. 곧바로 헤드폰을 뺀 뒤 주변을 둘러보았다.


“···많네 사람.”


딸깍딸깍. 키보드와 마우스를 연타하는 소리들로 가득한 이곳. 다름 아닌 PC방이었다.

나는 이미 죽어버렸기에 할 일이 없었다. 옆에 놈은 아직 바빠 보였지만.


“아! 저걸 못잡네.”


찬수 녀석이 키보드를 내려치며 짜증을 냈다.

여전히 게임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내가 죽었으니 조금 힘들겠지.

어쨌든, 지금은 학교가 끝난 뒤인 하교시간. 친구 놈인 찬수와 PC방에 왔다.

그야말로 평화로운 급식라이프. 공부 같은 건 안한다 이거지.


“아, 죽었다.”


이윽고 나와 같은 꼴을 당했는지, 짜증을 내며 키보드와 마우스에서 손을 땠다.


“졌냐? 우리 진짜 답 없네.”

“너는 혼자 삽질하다 죽은 거잖아.”

“너도 만만치 않고만. 0킬? 사람이냐?”

“새끼가···.”


녀석이 이를 악물고 나를 노려보았다. 노려보면 어쩔 건데 뭐, 자식이.


‘PC방 이용시간이 3분 남았습니다.’


두 컴퓨터에서 겹치듯 음성이 들려왔다. 조금 애매한 시간이라 뭐 할 것도 없었다.


“야, 이제 가자.”

“그려.”


내가 먼저 벌떡 일어나자 녀석도 같이 일어났다. 그대로 PC방에서 나와 집으로 향했다.


“야, 오늘 뭐할 거냐?”

“붕권이지 새끼야, 오늘이야 말로 발라주마.”


또 다시 화기애애하게 게임약속을 잡았다. 이 녀석이랑 나는 일단 이웃집이웃인 동시에 소꿉친구다.

찬수 놈의 부모님은 출장이 잦기도해서, 이젠 거의 친형제급으로 우리 집에 들락날락거린다.

문제는 진짜 친형제처럼 게임 때문에 대판 싸우기도 한다는 거지만.

그래도 친구사이에 다 그렇게 크는 거지, 뭐. 하룻밤 지나면 전부 풀리니 말이다.


“도착!”


얼마안가 우리 집 문 앞에 도착했고 도어락에 손을 가져갔다.


“자, 들어와라.”

“실례합니다.”


삑. 비밀번호를 입력한 뒤 문고리를 잡아당기고 입성. 가장 먼저 내방으로 향했다.


“호우!”


문을 열고 책가방은 구석에, 내 몸뚱어리는 침대로 내 던졌다. 역시 집이 최고다.

털이불의 보드라움을 온몸으로 느끼며 뒹굴 거리기 시작했다.


“야, 오늘 너희 집 부모님 안 계셔?”

“어, 그래서 오늘 뭐 시켜먹으래. 거기 돈 있잖아.”

“그래? 그럼 빨리 고르게 나와. 나 배고파.”

“알겠엉.”


베개에 얼굴을 파묻은 채 열심히 대화했다. 찬수 놈의 발소리가 거실로 이어졌다.

침대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 매트의 푹신함이 나를 유혹하고 있었었다.

삑. TV가 켜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이상 꾸물거리다간 찬수 놈이 화내겠지.

어쩔 수 없이 벌떡 일어난 다음 거실로 향했다.


“야, 뭐해? 왜 뉴스를 보고 있어? 노는 형님보자, 노는 형님.”


거실에 나왔더니 찬수 놈이 뉴스를 보고 있었는데, 꽤나 진지한 눈빛이었다.

대체 뭐가 재밌다고 저러는 건지. 채널을 돌리자고 말하자, 녀석이 손가락을 들어 TV를 가리켰다.


“저거 좀 봐봐.”

“응? 뭔데?”


화면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확실히 흥미가 갈 만한 문구가 띄어져있었다.


‘전 세계가 해킹당하다? 전 세계 사이트에 올라온 의문의 글.’


‘전 세계’, ‘해킹’ 딱 봐도 초딩들이 좋아할 단어들이었으니까.


“그런데 이게 왜?”

“이것 좀 봐봐.”

“뭔···.”


찬수 놈이 스마트 폰을 두드린 뒤 내 얼굴에 바짝 들이밀었다.

처음엔 조금 당황했지만 천천히 화면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어디보자···.”


{안녕하십니까, 이곳은 초능력 도시 [예루살렘]입니다.


먼저 이 글을 눌러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아마 제목에 적혀있는 단어에 이끌려 오신 거겠죠.

예, 맞습니다. ‘초능력’ 정말 흥미로운 단어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게 세상에 어디 있냐?

:허구속의 이야기이다

:거짓말 마라


그러나 위에 말대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반응일 것입니다.

맞습니다. 초능력은 허구의 것이며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는 말이죠.^^


일단은 초능력이 실제로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당신은 그 존재를 믿는 사람이고요.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겁니까?


:Yes!! Yes!!! Yes!!!!

:순간이동! 이얍!

:투시능력··· 우후후···


이렇게 재밌는 반응들을 보이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만큼 초능력이라는 것은 매력적인 존재입니다.


지금 당신이 어느 사이트에서 이 글을 읽고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저희는 전 세계의 모든 사이트에 이 글을 올려놓았습니다.


지구에 ‘우리가 나타났다!’라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함입니다.

당신들의 국가에 맞는 언어들로요.


혹시 몰라 예기하지만, 우리는 범죄 집단이 아닙니다.

사이트를 해킹해서 이상한 글을 올리는 사기꾼 단체는 더더욱 아니고요.


서론이 길다고요? 이런··· 그 정도 참을성도 없으시다니 걱정이군요.

좋습니다.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도록 하죠.


전 세계의 70억 인류 분들에게 다시는 없을 기회를 선사하겠습니다.

그것은 바로바로··· ‘초능력’입니다!


올해부터 매년, 전 세계에서 ‘천명’을 모집하려 합니다.

물론 조건이 존재하니 주의해 주세요.


-첫째,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진학하려는 이.


정상적으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진학하려는 이들을 대상으로만 신청을 받을 예정입니다.


이미 중학교에 재적중이라던가, 월반이라던가, 늦게 들어갔다든가 등등. 예외의 경우는 일체 안 됩니다.


-둘째, 독립이 가능한 이.


저희 도시는 강제적으로 기숙사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도시에 입주하는 모든 학생들은 주거지역에 배정된 기숙사에서 생활해야 합니다.


독립을 위한 다양한 지원들을 준비하고 있으니 안심해주세요!


-셋째, 하나님을 믿는 이.


종교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 이들 말고는 받지 않을 예정입니다.


독실한 신앙인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순히, 하나님이라는 존재를 믿으시면 됩니다.


위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하시는 이는 아래에 있는 링크를 클릭하시고, 절차에 맞추어 신청해주시면 됩니다.


조건에 대한 불만은 일체 듣지 않을 예정이니 유의해 주세요.^^


신청기간은 2018/12/31 23시 59분까지.

그리니치천문대의 표준시간을 기준으로 하겠습니다.


마감시간을 착각하지 않도록 주의해 주세요.

약 1년 정도의 신청기간이 매년 주어질 것이니, 여러분의 많은 기대 바랍니다.^^


지금까지 조건에 대해 이야기 했으니, 만약 여러분이 천명에 들어갈 경우를 설명해 드려야겠죠.


위에서 얘기했다시피, 우리는 여러분들에게 초능력을 선사해 드릴예정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모두가 얻을 수는 없답니다.


아직 연구 중인 단계이기 때문에 낮은 확률로 초능력이 발현되지 않는 이가 존재합니다.


그런 경우에 처하신 분에게는 유감을 표할뿐, 다른 배려는 없습니다.

그대로 퇴출될 예정이니, 이 점 명심해 주세요.


이렇게 설명을 해도 신뢰가 가지 않나요?

그럼 저희에 대해서 조금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저희는 오래전부터 인류의 진화에 대해 연구해 왔습니다.

다윈의 진화론을 바탕으로 말입니다.


그러나 그 결과! 우리는 놀라운 사실을 알아내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진화론은 쓰레기라는 것이죠! 오직 전능하신 주께서 우리를 창조하셨습니다!

또한, 이제 우리에게 ‘초능력’이라는 은총을 내려주셨습니다.


우리 [예루살렘]은 주님께 받은 은혜를 더욱 연구해, 여러분들을 진화시킬 사명을 내려 받았습니다!


사실 우리는 약 6년 전부터 비밀리에 존재해왔습니다. 이렇게 대대적으로 나서는 것은 처음이지요.


이미 ‘초능력’을 부여 받은 젊은이들이 다수 준비되어 있다는 말입니다!


먼저는 국가나 기업들과의 협상을 통해, 이들을 사회에 풀어놓는 것으로 저희를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이상 초능력 도시 [예루살렘]이었습니다.}


“···응?”

“개소리 같지?”


응, 정말로. 초능력이라니 말이 안 되잖아. 아무리 급식인 나라도 이런 건 안 믿는다.

솔직히 터무니없는 얘기였다. 그리고 이거 사이비단체 아닌가. 하나님? 딱 규격이 나오잖아.

일단 일요일마다 부모님 따라서 교회를 다니긴 하는데 말이지.


“우리 이거 신청해볼래?”

“···뭐?”


찬수의 제안에 확실히 호기심이 가기는 했다. 만약 진짜면 당첨이지. 다른 것도 아닌 초능력이니까.


“···그래!”

“좋아, 그럼 한다!”


밑져야 본전, 그런 마음으로 비장한 결정을 내렸다. 빠른 결단과 함께 신청을 하려는 그 순간!


“···야. 우리 아직 초3인데.”

“아···.”


이미 입구에서 컷 당해버렸다. 아무래도 다음 기회를 노려야겠다.

기다려라, 3년 후!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3년 기다릴 것 없이, 바로 6년 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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