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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달응뎅이 님의 서재입니다.

뇌황 전생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슈달응뎅이
작품등록일 :
2021.02.08 15:30
최근연재일 :
2021.04.01 16:44
연재수 :
6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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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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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29,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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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18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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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흑사방(黑私榜) 이름 좋은 말로 할 때 흑뢰방(黑雷榜)으로 바꿔라.]:5

DUMMY

소림사의 무승에게 시주라니?

붉은 홍복을 입은 하남성의 중에게 시주를 하는 자가 어디있단 말인가?

그것은 일반인에게도 통용되는 상식 중의 상식이었다.


'이런 무도한 자를 보았...'


소림은 술을 금한다.

법문은 동자승 시절부터 소림과 함께 했기에 술을 잘 모른다.

허나, 술을 마신 자들이 얼마나 큰 추테를 부리는지 잘 알고 있었다.


'아미타불, 불쌍한 중생이여.'


아마도 자신들이 그냥저냥한 중으로 착각해 객잔으로 시주를 온 것으로 착각한 모양이다.

그래도 마음씨는 착하다고 생각한 법문.


'다른 절에서 온 승려분들에게 엽전이라도 쥐어주는구나.'


남궁 세가의 공자가 박하다는 소리는 들어도, 적어도 재수가 없다고 중들이 쫓아내지는 않았다.

소림은 무가이기에 그런 일은 없지만, 씁슬한 현실을 나이가 드니 알 수 밖에 없는 것이 속세이자 중생들의 삶.


"아미타불, 시주 감사드립니다."


법문은 생소하지만, 자신 또한 양 손을 모으며 합장을 하고 고개를 숙인다.


"뭘 그리 큰 돈이라고."


손 사래를 치는 천문극.


"시주는 꽤나 취하신 듯 합니다?"

"아니, 멀쩡한데?"


술 마시고 자기가 멀쩡하단 사람치고 멀쩡한 사람은 없다.


"우리 손주! 아이고, 이 귀여운 썩을 것."


손을 쫙 하고 펴며 천문극의 볼 살을 잡아당기는 검황 남궁백.


'검황이?'


술을 아무리 마셔도 내력 조금만 운용하면 주독이 다 날아가버리는 지고의 경지의 무인.

소림사의 무황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인물이 지금 손주라고 하는 자에게 달려들어 볼을 잡아당기고 있다.


"영감탱이! 내가....볼 살을 잡아당겨질 위인이 아니거든?"

"알지! 우리 손주!"

"히끅! 그런데...오늘은 내가 정말 정말 기분이 좋다."

"나도 기분이...히끅 좋구나."


몇 병 나부끼는 하남두강주가 보인다.


'흐음...'


다른 이들은 멀쩡한데, 그 둘만 서로 엉겨붙는 모습을 보니 실로 눈쌀이 찌뿌려진다.


"아이고, 우리 손주가 미쳤고...또 말도 거지같고 그런데...암! 착하지! 시주도 하고 말이야!"

"그럼그럼. 착한거 하면 바로 나지...히끅!"

"죄송합니다. 한 분은 생애 처음으로 술을 마셨고...한 분은 폐관수련을 마치고 오랜만에 술에 취하셔서..."


아무리 그런다고 해도 소림의 일대제자들이다.

거기에 소림의 앞마당인 하남.

그런 곳에서 일대제자들이 왔는데 저러고 있는 것이 말이 되는가?

불도의 중심지에서 술을 마시고 고성방가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으니 어이가 없어지는 법문.

멋쩍게 제갈묘익이 수를 낸다.


"하남두강주를 맛봐서 그런 것도 있고...또 소림사가 있는 하남성의 절경과 풍취에 취한 듯 합니다."


제 집 앞마당을 칭찬하는데, 기분이 조금 누그러진 법문이었다.

다른 이들이라면 경을 칠 노릇이거나, 혀를 차고 지나쳤겠지만 일단 검황과 남궁 세가의 공자이다.

뭐라도 말해야 한다는 착찹한 기분에 기분이 울적해진 법문은 헛기침을 한 뒤 입을 연다.


"검황님. 모쪼록 우리 소림사가 있는 하남성을 방문해주시니 매우 반가..."


반갑다는 말을 하고 싶은데, 자꾸 앞에서 술주정을 부리는 두 사람.


"반..."

"어이구! 더 마실까?"

"그렇지! 암! 더 마셔야지!"

"반가운...마음입니다...무황께서도 아마 이 소식을 들으신다면 매우 기뻐..."


차마 무황이 기뻐한다는 말을 할 수가 없는 법문.

이런 적은 처음이고, 게다가 의인 중 의인이라고 생각했던 검황의 저 모습에 충격이 큰 법문.


"응? 아, 무황이 반갑다고?"


무황은 검황보다 10살은 많은 백수를 넘은 사람이다.

그런 사람에게 반말을 바로 내뱉는 검황.


"예...."

"아, 그래? 언제 한 번 정의맹 인사 들러야겠구만."

"어차피 흑사방 가고 가잖아."

"아차차,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까먹는구나. 우리 손주 기억력도 좋지."


정의맹을 들린다는 것은 이해했는데, 그 사이가 좀 이상하다.


"지금 뭐라..."

"법문 스님! 전 제갈 세가의 제갈 묘익이라고 합니다!"


바로 포권을 취하는 제갈묘익.


"아, 예..."

"저희는 일단 오대 세가 중 청선회에 속한 제갈 세가의 제갈 묘익, 그리고 황보 세가의 황보비웅, 그리고..."

"아니 그 전에..."

"하북 팽가의 팽보희. 이 분은 참, 남궁 세가 가모님의 조카가 되시며 가주님의 손녀분이 되시죠. 도봉이십니다."

"아...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아미타불."

"그리고 이 분은 사천 당가의 공녀이신 독봉 당서현 소저입니다."

"아...듣던대로 사천의 꽃이라 칭할만 하군요."

"하하, 승려분께서 그런 말씀이라니, 짖굳으십니다."

"하하, 그렇습니까? 헌데 시주께서는..."


땀을 뻘뻘 흘리는 제갈묘익.


"이 분들과 동행이십니까?"

"예?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흑사방에 들리신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말을 열심히 돌리는데도 직구로 내다 꽂는 법문.


"아, 잘못 들으셨겠죠. 흑사방이라뇨. 그런 사파 무리들을 왜 저희가 보러 갑니까? 아마, 산서를 지나가는데 사파들을 만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그런..."

"흑사방이 왜 사파 무리야! 내 진인들이야! 진인!"

'가만히 좀 있어. 이 미친 주군새끼야...'


제갈묘익은 식은 땀이 차올라 등이 축축해지기 시작했다.


"진인?"


법문은 눈을 게슴츠레하게 떴다.

그리고, 천문극의 상태를 확인해본다.


'분명...느껴지는 기운은 도계기공인데. 남궁 세가에는 도계기공이 있던가?...아니 그것보단 뇌황은 사공을 썼었는데...'


천문극이 도공을 익히지 않았다면, 꽤나 변명을 했을 제갈묘익은 그의 눈에서 읽힌 것을 알아차리고 바로 속삭이듯 말을 건다.


"망상증입니다. 망상증."

"망상증이요?"

"예, 자신이 뇌공을 사용하다보니, 어릴 때 벼락을 맞고 자신이 뇌황이라고 착각을 하는데..."

"아..."


그래서 저 남궁 백의를 입고도 소림 측에서 아무 정보도 듣지 못했구나 같은 생각이 든다.


'요즘 남궁세가에 소문으로 청가공자라고 소문이 난 공자가 있다고 하던데...'


분명 그 공자가 맞다면, 이제서야 소문이 난 것이니 앞 뒤가 들어맞는다.


'그렇군. 3공자라고 하던 청주공자는 지금까지 소식이 없었던 것이...'


벼락을 맞고 쓰러진 후, 뇌황이라고 착각 속에 빠져사는 것.

그런 시주를 불쌍히 여기지 않고, 술주정이나 부리는 몹쓸 놈이라고 생각하다니!


'검황님도.'


자신 손주가 미쳐서, 그것 때문에 속앓이를 하다가 홧김에 하남이라도 주독에 빠져버린 것이리라.


'아미타불, 아직 미련한 중생이도다. 아미타불...'


속으로 불경을 읊으며, 법문은 자신의 미숙함을 탓했다.


'무황 선불선사님께서는 아마도 반가워하시겠지.'


이 사실을 몰라도, 현기가 충만한 선불선사는 능히 저 불쌍한 아이의 상태를 알아차릴 것이다.


"하이고, 좋다. 하남에서 처음 먹어보는 술이로구나!"

"끌끌, 그리 좋으냐? 이 할애비도 힘이 불끈 솓는구나!"


아까까지 술주정이 너무한 몹쓸 할아버지와 손주로 보였는데, 뭔가 마음이 측은해지는게, 방금 받은 엽전이라도 쥐어주고 싶다.

분명 남궁 세가에다 돈도 많고 풍족한 생활을 할 사람들인데, 늙은 할아버지가 미친 손주를 데리고 다니며 몇 년만에 술이란 것을 먹고 서로 기뻐하는 모습같지 않은가?!

오늘이 아니면 다시 서글픈 현실이 다가와 격양되게 기뻐하는 할애비와 아무것도 모른채 천진난만하게 처음 배운 술잔을 드는 아이 같은 모습.


"크흠."


뒤에 있던 동법명인 법명 스님이 제갈묘익의 귓속말을 듣고 나서인지, 코를 훌쩍거린다.

아예, 뒤에서 눈물을 훔치는 법정 스님까지.


"아,아미타불..."

"아, 예..."


제갈묘익은 조심스럽게 합장을 마주하며 고개를 숙인다.


"부처님의 은혜가 함께 하시길 진심으로 빌겠습니다."

"예, 그리고...저 남궁적 공자님께서 시주한 것은..."

"아니요! 정말, 그저 저희도 그저 불가의 빈도인 것을...그것을 일깨워준 남궁적 시주께 너무나 감사한 마음일 뿐입니다."


세상이 본디 바보라고 하는 자들은 순수한 마음을 가진 깨끗한 중생일 뿐.

제갈묘익의 말 뒤로 뭔가 초연한 얼굴을 가진 채 맑은 얼굴로 합장했다.


"어, 가냐? 잘 가라!"


크게 손을 흔드는 천문극을 바라보며, 흐뭇한 얼굴로 소림 일대제자들이 물러난다.


"오늘은 부처님께 다시 문안을 드려야할 것 같구나..."

"부처님께서도 이렇게 하나의 마음가짐을 다시 배운 법문 스님을 보며 반기실 것입니다."

"...삿되도다...삿되어...지금까지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고 내 속에서 저울질을 했구나..."

"아미타불..."


숙연해지기도 했으며, 한 편으로는 홀가분해진 법명의 일대제자들은 양 손을 모아 합장한다.


"낄낄, 빡빡이들."


그들이 나가고 나서 낄낄대는 천문극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푹하고 내쉬는 제갈묘익.


'다행이야...정말...'


황보비웅이 정말 대견하다는 듯 제갈묘익에게 술을 따라준다.


"고생했어. 묘익."

"고맙다..."


당서현은 술잔을 가득 부어라 마셔라 하는 천문극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이미 술기운이 오를데로 오른 두 사람 외에도 취기가 오른 듯한 팽보희.

다른 당가의 사람들이 눈을 서로 교환한다.


"시할아버님. 제 잔도 받으시지요."

"어! 나도 안 주고 무엇하느냐! 나도 뇌황이다!"

"당연히 줘야지. 가가."

"아니, 결혼 안한다니까...그러네!"

"응, 일단 한 잔 받아."

"낄낄, 그래! 한 잔 따라 보거라!"


진상도 이런 개진상이 따로 없다.

누가 보면 어린 귀족집 공자가 아리따운 여식에게 희롱을 하는 듯한 모습.

주변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며 인상을 찌뿌렸으나, 주변 당가 무인들의 표독스러운 눈빛에 바로 눈을 내리 깐다.


"그래그래. 우리 손주며느리가 주는 술 아주 달디 달구나."

"좋디 좋구나."

"어디가서 이 취흥을 느끼느냐!"


아예 노래처럼 흥얼거리기까지 하는 두 사람.

아저씨들이 따로 없다.

어깨동무까지 하며 잔을 높이 들고 떠드는 검황과 천문극의 모습에 할 말을 잃은 제갈묘익과 황보비웅.

가족이라는 느낌을 받았는지 마음이 풀어져 취기가 오른 팽보희마저 잔을 들고 같이 노래를 따라부르기 시작한다.


"야, 내가 팽가는 싫어하거든? 근데, 넌 좀 사람 같다? 응...그래그래. 술 좀 빤다?"

"크으, 야 임마. 사촌누나거든? 죽을래?"

"뭐, 시벌. 먼저 태어났어도 가는데는 순서 없는거 몰라?"

"바보야. 그건 늙은 사람이 하는 말이야."

"아...그런가? 아냐 아냐. 나 뇌황이니까 너보다 90살은 많아."

"뭐래. 미친 놈."

"아니, 진짜라니까 아무도 안 믿어주네. 영감탱이! 그지!"

'드르렁.'


코까지 골며 검황 남궁백이 골아떨여져 있다.


"영감탱이! 영감탱이! 이 노친네가 벌써 처 자빠지네. 야야! 여기서 자면 입 돌아가!"

"시할아버님은 우리가 모실게."


당가의 무인들이 일어나 검황을 데리고 객잔 2층으로 올라간다.

누가 보면 납치인 듯 두 명이 팔, 다리를 잡고 옮기는 모습.


"아, 그래! 뭐 잘 재우겠지!"


다시 잔을 높이 들고 흥얼거리는 천문극.

제갈묘익과 황보비웅을 바라보는 당서현.

그 눈빛을 읽지 못할 제갈묘익이 아니다.


"자, 우리도 빨리 잠에나 드세나!"

"엥? 갑자기?"


허나, 황보비웅은 꽤나 눈치가 없는 편이었다.

제갈묘익이 뭐라 전음입밀을 하자 놀란 얼굴을 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팽보희 소저도 술이 좀 취했지 않소?"

"응, 나 안 취했..."


팽보희도 눈치가 없는 사람이 아니다.

당서현의 눈빛을 받자마자 자리에서 슬그머니 일어난다.


"아, 내일도 마차 타야하니까 빨리 잠자리나 들까?"

"야이 새끼들아! 벌써 자?! 부하 놈들이 빠져가지고는!"

"주군! 죄송하지만, 저희는 뇌황님만큼 강하질 못해서..."

"그래그래! 약하고 어린 것들은 빨리 가서 자야지!"


웃음짓는 천문극.

세 사람 또한 2층으로 빠지자, 탁자에는 두 사람 밖에 남지 않았다.


"동파육 좀 먹어."


젓가락을 들어 동파육을 떠먹여주는 당서현.


"아, 그래. 이건 독 안 들었지?"

"안 들었어."

"흐흐, 나 천독지체니까 뭐 필요도 없지만서도!"

"그래, 잘났다."

"암! 잘났지!"

"그러니 한 잔 더 해."

"그렇지!"


칭찬만 해주면 좋다고 술을 연거푸 마시는 천문극.

취기는 내공만 높으면 알아서 해독이 된다는 말은 다 거짓부렁이다.

아무리 빨리 해독이 된다고 해도, 그것보다 곱절로 술을 팍팍 마시고 있으니 답도 없는 것.

거기에, 당서현은 몰래 점소이를 불러 하남두강주가 아니라 초룡화주를 시킨다.


"초,초룡화주요?"

"돈은 얼마든지 내겠네."

"있긴 있습니다만...지금..."


천문극의 상태를 확인하는 점소이.

분명 저 사람은 초룡화주를 마시게 된다면 바로 기절할 수도 있다.


"응?"


점소이는 당서현의 눈을 보고 알아챈다.

이런 경우는 남자가 개수작을 부리는 것을 보긴 했지만, 여자가 이런 수작을 부리는 것은 처음인 경우였다.


'이건 뭔 문제가 되려나...'


나이도 비슷해보이는 두 사람.

그리고 여인이 저리 나오는 것은 범죄일까?싶어 고개를 끄덕이며 초룡화주를 대령한다.


"자, 마셔. 새 술이야."

"새 술? 무슨 술인데?"

"그냥 죽엽청같은거야."

"죽엽청? 좋지! 내가 말이야! 무림초출 때 술을 죽엽청으로 배웠다고! 그래서, 힘든 일...좋은 일 있을 때마다 생각이 나서 죽었었다니까!"

"그렇지? 쭉 해."

"그래야지!"


바로 술을 탁 마신 후 천문극의 기억은 끊겼다.


.


"어이쿠...여긴 어디야?"

"일어났어?"


옆 자리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린다.


"응?"


같은 이불보를 덮고 있는 여성.

그리고 전라의 자신을 발견한 천문극은 허허롭게 웃는다.


"이거 그...꿈인가?"

"해가 뜨고 새가 우는걸 보니 꿈은 아닌거 같은데? 술이 일찍 깨네. 아직 새벽인데?"

"아, 내가 원래 좀 아침잠이 없긴 한데..."


이불보를 반쯤 덮고 있는 그녀는 가슴 위까지만 겨우 가렸으며 그 위의 어깨가 전부 노출되어 있다.


"아...잠깐."

"왜?"

'퍽!'


머리를 주먹으로 치는 천문극.


"자해?"

"아, 꿈인가 해서."

"꿈이 아니라니까. 어디 좀 아픈거야?"

"워, 머리에 손 데지마. 두 손으로 겨우 가린거 보인다."

"볼 장은 다 봤었잖아?"

"기억이 없는데?"


당서현은 취한 천문극을 그대로 자신의 숙소로 끌고 왔었고, 독에 당했을 때처럼 전라로 만들어주었다.

이번에 다른 점은 자신도 전라가 되어 같이 잠을 잔 것 뿐.


"하룻밤 같이 한거?"


하룻밤은 하룻밤이다.

사실은 그저 같이 잔 것 뿐이지만.


"아...이런."


사천 당가다.

그 무시무시하고 짜증나며 가까이하기 싫은 사천 당가.


"내가 아무리 취했어도..."


못할 말이다.

여성에게 너는 안 건드린다는 말을 다음 날 사고 치고 나서 하는 것은 얼마나 쓰레기 같은 답인지 아는 천문극은 말을 삼킨다.

예쁘긴 예쁜 당서현.


'예쁘긴 해도 90살 연하는 아니잖아.'


어린 것.

핏덩이.

물론 자신이 남궁적의 기억도 가지고 있고, 어린 몸이긴 하지만 이건 성범죄를 넘어 성적으로 문제가 심한 성벽을 가진 놈이 된다.

절대는 아니지만 도덕적으로 건드리지 말아야지 같은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하던 천문극이었다.


"하지만, 난 뇌황이라 나이 차이가..."

"그런 나이 차이를 생각하다가 술김에 사고를 친거 아닐까?"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저 하룻밤의 꿈과 같은 일이라고 생각해줄 수는?"


생긋 웃는 당서현.


"없구나?"

"기억이 안 난다니. 뭐."

"뭐하게?"

"재현해줄까 해서."


천천히 자신의 손을 내리는 당서현.


"워! 난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된 15살 짜리 아이다!"

"아깐 뇌황이라며?"

"막 오락가락 해!"

"이해해야지. 뭐."

"응? 이해해준다고?"

"앞으로 남편이 될 사람인데 이해해야지, 누가 이해해줘?"

"........"


숙소에서 나온 두 사람.

그리고 이번에는 완전히 기쁜 표정으로 바뀐 제갈묘익과 황보비웅이 바로 포권을 올린다.


"경하드리옵니다."

"경하드리나이다."

"이 씨발 놈들아!!!"


천문극이 제갈묘익과 황보비웅을 쫓고, 그들이 부리나케 객잔을 달아난다.

점소이는 아침바람에 눈을 비비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허탈하게 웃는다.


'지랄, 저게 오대 세가라고?'


마당 쓸기나 하며 생각에 잠긴다.


'사람 사는거 다 똑같구나...'


어쩌면 지금 점소이로 사는 인생도 썩 나쁘지는 않겠구나 생각하는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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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흑사방(黑私榜) 이름 좋은 말로 할 때 흑뢰방(黑雷榜)으로 바꿔라.]:1 +1 21.02.16 2,031 26 13쪽
17 [요즘 애새끼들은 버릇이 없어서 정신교육이 필수지.]:7 21.02.16 1,941 27 15쪽
16 [요즘 애새끼들은 버릇이 없어서 정신교육이 필수지.]:6 21.02.16 1,884 25 17쪽
15 [요즘 애새끼들은 버릇이 없어서 정신교육이 필수지.]:5 21.02.15 2,000 25 14쪽
14 [요즘 애새끼들은 버릇이 없어서 정신교육이 필수지.]:4 21.02.15 1,992 29 17쪽
13 [요즘 애새끼들은 버릇이 없어서 정신교육이 필수지.]:3 21.02.14 1,980 29 12쪽
12 [요즘 애새끼들은 버릇이 없어서 정신교육이 필수지.]:2 21.02.14 2,108 30 14쪽
11 [요즘 애새끼들은 버릇이 없어서 정신교육이 필수지.]:1 21.02.12 2,265 30 14쪽
10 [남궁세가 따위 개나 잡수라지.]:9 21.02.12 2,179 31 13쪽
9 [남궁세가 따위 개나 잡수라지.]:8 21.02.12 2,114 3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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