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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검의 서재입니다.

고양이집사의 은밀한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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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검
작품등록일 :
2022.04.22 03:25
최근연재일 :
2022.05.31 17:30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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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64,550

작성
22.05.1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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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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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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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캣커뮤니케이터 4

DUMMY

= 너무 어렸을 때라 그런가 기억 안나


“엄마는 한성이가 무지 많이 보고 싶어. 하지만 연락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해”


= 둘이 싸웠어?


“아니. 엄마 얘긴 나중에 하자. 엄마는 루나 얘기 듣고 싶어. 뭘 좋아하는 지. 엄마한테 하고 싶은 말은 뭔지 말야”


= 난 엄마가 주는 건 다 좋아.


“하긴 우리 루나는 가리는 거 없이 다 잘 먹지”


= 잘했으면 머리 쓰다듬어줘.


“오구오구, 울 이쁜 루나. 잘했쪄요”


은겸이 루나를 번쩍 안아 무릎위로 올려 엉덩이를 토닥였다.


고르고르고르고르.

루나는 골골송을 시원스럽게 뽑으며 머리를 은겸의 손에 마구 비벼댔다.


“엄마가 루나 만져줄 때 너무 세게 만지거나 하진 않아?”


= 괜찮아, 엄마가 만져주면 난 다 좋아. 세게 만져도 돼.


“골골송 듣고 있음 엄마도 기분 좋아져”


= 그럼 녹음했다 들어. 내가 제대로 뽑아줄게.


“오, 미쳐 거기까진 생각 못했었네. 그럼 생각난 김에 녹음해둘까?”


은겸은 내친김에 휴대폰에 루나의 골골송을 녹음했다.


= 우울할 때마다 들어. 그럼 기분이 나아질 거야.


“알았어. 루나 최고!! 성격도 제일 좋은 것 같아”


루나를 향해 엄지척을 하자 제각각 자고 그루밍 중이던 레아와 란, 하데스가 나는? 하고 묻듯 은겸을 바라보았다.


“질투쟁이들. 다 최고야. 서은겸네 집에는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착하고 멋지고 사랑스러운 고양이가 4마리나 살고 있어요~!”


은겸이 입에 양손을 모아 확성기처럼 소리치자 다들 만족한 듯 조금 전 하던 행동을 이어갔다.

루나는 아예 은겸의 허벅지 위에 배를 보이고 누웠다.


“불편하지 않아?”


= 괜찮아. 배 만져줘, 엄마. 엄마가 배 쓸어줄 때 기분 최고.


“난 루나가 엄마 핥아줄 때 온 몸에 소름 돋을 만큼 짜릿해”


= 지금 해줄까?


“겨울이라 좀 애매해. 나중에 여름 되면 그때 많이 핥아줘”


= 고르고르고르... 알았어. 엄마 부드러운 손 너무 좋다.


“엄마는 루나의 거침없는 친화력이 제일 좋아”


서로 응원의 말을 주고받으며 은겸은 추적스킬을 원격으로 몇 번 더 사용해보기로 했다.

장문으로 온 두 개의 톡을 읽었다.

루나를 비롯한 다른 냥이들도 다 들을 수 있게 소리 내어.


[페르시안 친칠라를 키우고 있는 사람입니다. 제 반려묘 두부가 가출했어요.

일주일 됐습니다. 이사 가는 날이었는데 이사짐을 싸는 사람들에 놀라 당황한 아이가 뛰쳐나갔어요.

평소 개냥이고 사람을 좋아해서 이동장에 넣지 않은 게 실수였습니다. 제 연락처 남깁니다. 연락주세요]


두부 집사가 톡에 올려놓은 귀엽고 예쁜 친칠라 사진을 반려묘들에게 보여주었다.


“안됐지? 참 예쁜 아인데 말야. 엄마가 두부 찾아주면 좋겠지?”


= 집나간 고양이를 어떻게 찾아?


“엄마에게 생긴 특별한 능력 덕분에 찾을 수 있게 됐어.”


= 와, 진짜? 그럼 빨리 찾아줘.


“고양이탐정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


은겸은 루나와 대화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고무되어 소리쳤다.

그리고 톡을 보냈다.


[고양이탐정 서은겸입니다. 현장 출장은 불가능하고 원격으로 두부 찾는 거 도움 드리고 싶은데 의뢰하고 싶으시면 전화주세요]


평일 오전이라 그런지 톡을 읽지 않고 있다.

일하는 중인 걸까?

기다리기 지루해 다른 장문의 톡을 읽었다.


[카페 댓글 보고 연락드립니다. 저는 토토냥 집사 파란하늘이에요.

토토를 입양한 건 5년 전이고 7개월 차에 중성화수술을 한 남자 아입니다.

평소엔 현관문만 열어놔도 구석에 숨을 정도로 겁이 많은 녀석인데 일주일 전에 가출했어요.

제 실수입니다. 최근 토토가 모래에 쉬를 하지 않고 자꾸 제 이불에 쉬를 해서 교육시킨다고 코를 좀 심하게 때렸어요.

그래도 성이 안차 밖을 엄청 무서워하는 걸 알고 벌주려고 현관 밖에서 반성하라고 억지로 내놓고 문을 닫았어요.

그리고 걱정 되서 바로 열었는데 현관 옆에서 벌벌 떨고 있던 토토가 문 여는 소리에 놀라 바짝 쫄더니 3층으로 달아났어요.

제가 사는 곳은 빌라 2층인데 위로 빠르게 올라가더니 제가 부르는 소리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3층을 지나 옥상으로 올라 옆집 옥상으로 점프해 사라졌습니다.

밖은 한 번도 나가본 적 없는 아이인데...

몸집도 작아 길고양이들하고 싸움이라도 벌어지면 심하게 다칠 것 같아 집 주변을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네요.

혹시 몰라 사진도 올려드립니다. 의뢰하고 싶은데 가능할지요?]


올려놓은 사진을 보니 토토는 코숏이었다.

토토가 어디를 헤매고 있을지 은겸도 안타까웠다.

빨리 찾아주고 싶어 두부집사에게 보낸 톡을 복사해 이름만 토토로 바꿔 톡을 보냈다.


토토집사 파란하늘님이 바로 답톡을 보냈다.


[원격으로라도 부탁드립니다. 찾는 건 제가 할 테니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조언을 주세요]


은겸은 원격의뢰 비용과 절차를 얘기해주었다.

5분 후 의뢰금이 입금되었다.

토토가 가출한 집 주소와 토토가 가출한 날짜를 물었다.


[주소는 전북 광주광역시 금암2동 금주로 54길 23입니다.

토토가 집을 나간 날짜는 11월 19일 월요일이고요]


지금은 수요일이지만 처음 톡은 월요일에 온 거였다.

토토 가출 후 10일이 지난 상태.

그 정도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겠다 싶었다.


“루나야. 이제 엄마가 여기 집에서 한발작도 움직이지 않고 전북 광주에서 가출한 고양이 토토를 찾을 거야. 잘 보고 있어”


= 엄마가 가기 힘든 곳이야?


“힘든 곳은 아니지만 원격으로도 추적이 가능하거든. 엄마한테 생긴 특별한 능력 중 하나야. 추적스킬 사용!”


은겸은 루나에게 설명해주고 바로 추척 스킬을 사용했다.


= 추적 스킬?


주소와 가출날짜를 얘기하자 광주지도가 상태 창에 나타나며 확대되었다.


“응. 그런 게 있어. 너네한텐 보이지 않지만 이 스킬을 사용하면 엄마 앞에 화면이 뜨면서 방금 말한 주소의 지도가 나타나. 그리고 토토라는 고양이가 어디에 있는 지 추적할 수 있어”


은겸은 토토의 정보를 입력하며 추적 스킬을 실행했다.


<공적 100점을 소모하여 스킬 추적 실행.

추적대상 : 고양이(코숏).

이름 : 토토.

나이 : 5살.

입력된 날짜와 위치 기준으로 추적한다.

입력 위치 기준 반경 10km이내만 탐색 가능>


추적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점이 선이 되어 주소지 근처를 맴돌았다.

확실히 고양이는 가출한 곳 주변에서 활동하는 게 맞았다.

토토도 한정된 영역 안에서 움직였다.


<토토 위치 확인.

전북 광주광역시 금암2동 금주로 52길 43, 태양빌라 지하실 5시 방향 폐지 더미 사이.>


토토를 찾았다.

붉은 선이 점이 되어 깜빡였다.

은겸은 토토 집사 파란하늘님에게 어떻게 알려줘야 의심하지 않고 받아들일지를 고민했다.

찾는 건 스킬의 도움을 받았지만 장소를 있는 그대로 알려줄 수는 없어 답답했다.


[파란하늘님 일단 토토가 있을 만한 곳들을 사진 찍어 보내주세요.

그럼 제가 느낌이 오는 곳들을 알려줄게요.

어둡고 좁은 곳 위주로 살펴주시고 집에서 100미터 이내를 주로 살펴주세요]


지하실이요!!

라고 외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기 위해 애썼다.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지금까지처럼 무리 없이 찾을 것이다.


= 엄마, 토토 찾았어?


“그럼, 벌써 찾았어.”


= 그럼 알려줘야지 왜 그러고 있어


“찾긴 했는데 그냥 알려주면 안돼. 일주일 넘게 헤매도 못 찾던 아이를 엄마가 10분도 안돼서 찾았다고 생각해봐. 기분이 어떨 거 같아? 아마 엄마를 이상하게 생각할 걸.”


= 인간들 감정은 복잡해.


“그래서 시간을 두고 천천히 적응시키는 거야. 엄마도 보통 사람처럼 열심히 찾고 있다는 걸 알려주는 거지. 어, 잠깐만...”


은겸은 루나에게 신나게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며 설명하다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뭔가 달랐다.

달라진 게 뭔지 찾기 위해 은겸은 한참을 뚫어지게 붉은 점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야 갑자기 뭐가 이상한지 깨달았다.


왜 이제 알았을까?

처음 위치를 알려줄 때까지만 해도 분명 점은 알려준 위치에서 깜빡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멈춰있다.

점이 깜빡거리지 않았다.


언제부터였을까?

은겸은 팔에 소름이 쫙 돋았다.

조금 전까지 심장이 박동하듯 규칙적으로 뛰던 붉은 점은 그냥 붉은 점일 뿐이었다.

뛰지 않았다. 그때였다.


<토토 추적 완료. 추적 스킬 종료>


토토 추적 완료?

추적스킬이 종료되었다는 문구가 떴다.

이런 문구는 본적 없었다.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것 같았다.


불안했다. 아닐 거라고 머리를 저어댔지만 마음은 조급해졌다.

시간을 두고 알려주려던 마음은 이미 안드로메다로 날아가 버렸다.

파란하늘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가 받자마자 은겸이 소리쳤다.


“파란하늘님 지금 어디세요?”


- 네? 어두운 곳 찾아보라고 해서 빌라 뒤쪽 그늘진 곳들하고 건물 사이 통로 확인하며 사진 찍고 있어요. -


“죄송한데 지금 제가 불러주는 주소로 빨리 달려가 주세요. 급해요.”


- 주소요? -


“금주로 52길 43, 태양빌라 지하에요”


- 거긴 왜? -


“제발, 어떻게 찾았는지 묻지 마시고 빨리 가보세요. 토토 상태가...”


은겸은 말을 이을 수 없었다.

불안으로 심장이 쿵쾅거리며 뛰어댔다.

제발 토토가 살아 있길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 탐정님. 정말, 우리 토토가 거기 있어요? 지금 당장 가볼게요. -


파란하늘님은 전화도 끊지 않고 달렸다.

그녀의 거친 호흡소리를 은겸도 들을 수 있었다.

계단을 뛰어 내려가는 소리,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문이 잠겨 있었는지 그녀는 다시 위로 뛰어 올라갔다.

태양빌라 주변을 한 바퀴 돌며 어떻게 해야 지하로 내려갈 수 있을지 살피는 것 같았다.


- 여기 지하로 통하는 작은 창이 보여요. 문은 잠겨있는데 여긴 열려있어요. 혹시 우리 토토가 이리로 들어갔을까요? -


파란하늘님이 은겸에게 물어왔다.


“네. 아마도 그쪽으로 들어갔을 거에요. 지하실로 들어갈 방법 없을까요?”


- 어떻게든 찾아야죠. 여기 입구에 월세 문의 휴대폰 번호가 있네요. 여기로 전화해볼게요. 탐정님 전화는 끊을게요 -


“지하실 들어가면 5시 쪽 폐지 더미 확인하세요!!”


은겸이 다급하게 말했지만 통화는 이미 끊겨 있었다.

파란하늘님이 들었는지 확신이 서지 않아 은겸은 톡으로 방금 말한 걸 써서 보냈다.


= 엄마, 무슨 일이야?


루나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머릿속으로 다이렉스로 들어오는 말인데도 떨림이 느껴졌다.


“토토가 이상해. 심장이 뛰지 않는 것 같아...”


= 그런 것까지 알 수 있어?


“확실한 건 아니야. 그냥, 그런 느낌을 받았어. 엄마가 틀렸기를 바라야지”


= 걱정하지 마, 엄마. 토토는 무사할 거야. 나도 같이 기도해줄게


“고마워.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루나와의 대화 종료.

재사용대기시간 : 23시간>


대화 스킬의 지속시간이 끝나 더 이상 루나와의 대화가 불가능했다.

루나랑 두런두런 얘기할 때는 불안해도 견딜 만 했는데 대화상대가 사라지자 불안, 초초, 걱정이 한꺼번에 밀려들었다.


푸른하늘님한테도 아무 소식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은겸이 보낸 톡을 읽었다는 것 정도.

1시간쯤 지났을 때 상태 창에 문구가 새겨졌다.


<코리안숏헤어 토토 5살.

구출 실패>




재밌게 읽으셨으면 선추코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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